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판단 개요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 중 ‘처분 경위, 관계 법령,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절차적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처분 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부분은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제1 내지 3의 다항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1>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잘못이 있는지’에 관해, 이 법원은 제1심법원과 판단을 달리한다. 이에 관해서는 제2항에서 새로이 판단한다.
제1심판결 이유 11쪽 17행 다음에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원고는 “행정절차법 제21조, 제22조에서 정한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업무는 국민의 권리ㆍ의무와 직접 관계되는 사항이므로, 행정청은 이를 민간수탁기관(C)에 위탁할 수 없다.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2018. 6. 1. 시행된 시행지침을 의미한다)에 의하더라도, C이 피고로부터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업무를 위탁받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진행된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절차에 하자가 있다.”라고 주장한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11조(민간위탁의 기준) 제1항은 “행정기관은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소관 사무 중 조사ㆍ검사ㆍ검정ㆍ관리 사무 등 국민의 권리ㆍ의무와 직접 관계되지 아니하는 다음 각 호의 사무를 민간위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단순 사실행위인 행정작용(제1호), 그 밖에 국민 생활과 직결된 단순 행정사무(제4호)를 열거한다.
원고에 대해 이 사건 처분을 한 당사자는 엄연히 행정청인 피고이다. 피고 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C에 ‘국민의 권리ㆍ의무와 직접 관계되는 이 사건 처분’에 관한 권한을 위임․위탁하지 않았다. 이 사건 처분에 앞서 C이 수행했던 것은 ① 원고에게 ‘중도해지사유가 발생했다는 사정 및 이후 원고가 취할 수 있는 조치사항’을 안내하는 업무, ② 이에 관한 원고의 의견을 피고에게 전달하는 업무 정도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사실행위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로 인해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이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11조 제1항에서 정한 업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은 ① C과 같은 운영기관(민간수탁기관)의 업무에 관해 “청년공제(‘이 사건 공제’이다) 참여 청년 및 실시기업(중소기업)에 사업개요, 지침 중요사항 등 안내”, “청년과 실시기업에 대한 청년공제사업 실시 지도ㆍ관리” 등을 열거하고,<2> ② 그 의무에 관해 “운영기관은 청년ㆍ기업과의 상담 및 안내 시 ‘청년공제 개요, 참여자격, 참여제한, 공제부금 적립 및 지원금 신청, 납입중지 및 중도해지, 만기 시 수급 방법, 지원금 환수, 부정수급 시 제재’ 등 청년공제의 중요사항 등을 자율적인 방법으로 안내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3> 위 규정에 의하면, C이 수탁받은 업무에는 ‘원고와 같이 이 사건 공제에 참여하는 청년에게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에 관한 사항을 안내하고 청취된 의견을 피고에게 전달하는 업무’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제1심판결 이유 12쪽 13행 다음에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3) 문서주의 위반 여부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다른 법령 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서로 하여야 하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전자문서로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당사자등의 동의가 있는 경우(제1호), 당사자가 전자문서로 처분을 신청한 경우(제2호)를 열거한다.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은 ‘청년 및 기업은 워크넷-청년공제 홈페이지를 통해 이 사건 공제를 신청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이 사건 공제부금 납입내역도 워크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은 ‘청년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공제 홈페이지에서 이 사건 공제에 관한 중도해지와 계약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만기 도래 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공제 홈페이지에서 만기해지환급금의 지급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은 이 사건 공제 신청부터 종료에 이르는 전반적인 과정이 워크넷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공제 홈페이지 등을 통한 전자문서 형태로 진행되도록 규정한다. 원고 역시 이 사건 공제 가입 신청부터 만기해지환급금 지급 신청까지 모두 전자문서 형태로 진행하였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전자문서 형태로 원고에게 통지했더라도, 이는 고용보험법령에서 예정한 것이거나 당사자 등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은 처분 내용의 명확성을 확보하고, 처분의 존재 여부에 관한 다툼을 방지함으로써 처분상대방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이 사건 처분서의 기재 내용과 형식, 이 사건 처분 전후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전자문서 형태로 이 사건 처분을 했다고 해서 이로 인해 ’객관적으로 이 사건 처분의 존재 여부나 내용의 명확성에 의문이 생겼거나 원고가 이에 불복하는 데 지장이 생겼다‘고 보기도 어렵다.』
제1심판결 12쪽 14행의 “3)”를 “4)”로 고친다.
제1심판결 14쪽 3행 다음에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에서 정한 ‘중도해지 시 환급금’ 내용에 일부 제재적 성격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시기업에 고의ㆍ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중도해지사유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해석하는 이상, 이 사건 공제계약 약관의 내용이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공제계약 자체는 원고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사이에 체결된 것이지만, 이에 따라 지급되는 만기해지환급금에는 중소기업 청년근로자 및 핵심인력 성과보상기금(‘성과보상기금’)으로 조성된 취업지원금(‘청년지원금’으로도 불린다. 이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반환 또는 환수를 명했던 지원금이다)도 포함되었다. 원고와 중소벤처 기업진흥공단 사이의 계약관계와 별도로, 정부 지원금인 취업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공법적 관계가 별도로 형성된 것이다. 이와 같은 취업지원금이 잘못 지급된 경우, 고용보험법 제35조 제3항은 그 반환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피고는 행정청의 지위에서 이에 근거하여 이 사건 처분을 했던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공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에 하자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공제계약 약관에 따라 이 사건 공제계약이 해지되었음’을 전제로 ‘계약 당사자 지위’에서 이 사건 처분을 했던 것이 아닌 이상,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주장 또는 만기 시까지 이 사건 공제계약이 유효하였다는 주장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와 직접 관계되는 사항으로 보기 어렵다.<4>』
재량권 일탈ㆍ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이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할 때에는 이를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 필요와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ㆍ교량한 후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4두40258 판결 참조).
일반적으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해야 하고,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개인이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해야 했고, 행정청이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이를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두45671 판결 등 참조).
판단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 내지 8, 10 내지 13, 15, 18, 20호증, 을 제2, 4 내지 7, 9호증(가지번호 있는 서증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이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에 관한 비례의 원칙 또는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공제 사업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청년의 고용안정 및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실시하는 취업지원사업이자(고용보험법 제25조 제1항 제3호, 같은 법 시행령 제35조 제2호),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중소기업 청년근로자의 고용과 핵심인력의 장기재직 촉진 및 중소기업 인력양성을 위한 성과보상공제사업이다(중소기업인력법 제35조의2 내지 제35조의6). 이는 ‘미취업 청년이 중소기업 등에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을 돕고, 이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이 사건 공제 사업은 청년ㆍ정부ㆍ실시기업(중소기업)이 함께 공제금을 적립하는 형태로 설계되었다.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은 청년이 적립하는 돈을 ‘자기부담금’, 정부가 적립하는 돈을 ‘취업지원금’, 실시기업이 적립하는 돈을 ‘기업기여금’으로 부르는데, 이 사건에서는 정부 적립금인 ‘취업지원금’의 환수가 문제 된다.
결국, ‘이 사건 공제에 가입한 청년이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장기간 근속한 경우, 위와 같이 함께 적립한 공제금을 만기해지환급금으로 지급함으로써, 이들로 하여금 일시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이 사건 공제 사업의 핵심이다.
이 사건 처분에서 문제 된 ‘2년형 청년공제’를 예로 들면, ① 공제에 가입한 청년은 자기부담금으로 공제계약 성립일로부터 2년간 매월 125,000원씩 합계 300만 원을 적립하고, ② 정부는 취업지원금으로 5회에 걸쳐 합계 900만 원(공제계약 성립일로부터 1개월 후 75만 원, 6개월 후 150만 원, 12개월 후 225만 원, 18개월 후 225만 원, 24개월 후 225만 원)을 적립하며, ③ 실시기업(중소기업)은 기업기여금으로 5회에 걸쳐 합계 400만 원(공제계약 성립일로부터 1개월 후 45만 원, 6개월 후 70만 원, 12개월 후 95만 원, 18개월 후 95만 원, 24개월 후 95만 원)을 적립한다. 그 후 청년이 2년간 중소기업에 근속하는 등 지급요건을 충족할 경우, 만기해지환급금으로 1,600만 원(= 자기부담금 300만 원 + 취업지원금 900만 원 + 기업기여금 400만 원)을 받게 된다.
실시기업(중소기업)이 부담하는 ‘기업기여금’도 결국은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된다. 실시기업이 2년간 지원대상 청년의 고용을 유지할 경우, 정부는 실시기업에 채용유지 지원금으로 합계 500만 원을 지급하는데, 실시기업은 그중 400만 원을 기업기여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결국,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1,300만 원(= 취업지원금 900만 원 + 기업기여금 4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적립금이 모두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되는 것이다. 이는 자기부담금의 약 4.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기도 하다.
위와 같은 지원금의 재원은 정부의 출연으로 설치․운용되는 성과보상기금이다. 이 사건 공제 제도의 취지와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성과보상기금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에게 적정하고 공평하게 배분되어야 하고, 또 이 사건 공제 사업이 실효성 있게 장기적으로 운용되기 위해서는 성과보상기금의 재정건전성은 충실히 확보되어야 한다. 나아가 행정의 적법성 확보, 고용노동부장관이 이 사건 공제 제도를 도입한 취지, 이 사건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다른 근로자와의 형평 측면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보험법령과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에 반하여 과도하게 잘못 지급된 취업지원금은 당연히 국고에 환수되어야 한다. 이 사건 처분은 이와 같은 공익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 사건 공제계약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원고가 이직의 기회를 포기한 채 이 사건 실시기업에서 2년간 근속하였던 점에서, 이 사건 처분에 따른 원고의 불이익을 가볍게 취급할 수는 없다. 또한, 중도해지사유의 발생 및 그 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 원고의 귀책사유도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공제 제도에 관한 사회 일반의 신뢰 역시 가볍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피고 역시 원고의 이와 같은 불이익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한 뒤 이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을 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이 사건 공제 제도의 취지 및 성과보상기금의 재정건전성 확보’라는 공익과 원고의 사익 보호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절충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도해지사유 발생 시 지급되는 해지환급금 등에 관해, 이 사건 공제계약 체결 당시 시행되던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은 ‘해당 청년이 중도해지사유 발생 시점까지 근무한 기간에 적립한 취업지원금의 50%에 해당하는 금액만 해지환급금으로 지급하고, 실시기업에 지급한 기업기여금은 전액 환수하도록’ 규정하였다.
‘실시기업이 이 사건 공제계약 중간에 대기업으로 변경된 경우에도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에 따라 위와 같이 취업지원금과 기업기여금을 환수하는 것은 이에 가입한 청년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고용노동부장관은 2021. 7. 21.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을 개정하여 ‘실시기업이 대기업으로 변경되는 경우’를 이 사건 공제계약에 관한 재가입 사유로 추가하고 청년이 ‘공제유지’ 혹은 ‘중도해지 후 재가입’을 선택할 수 있는 특례를 마련하면서, 이를 2021년 이후 대기업으로 변경된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을 제2호증). 이후 고용노동부장관은 2021. 10. 15.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을 다시 개정하여 원고의 경우와 같이 실시기업이 중소기업기본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의 개정ㆍ시행에 따라 2020. 6. 11. 이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해당되어 대기업으로 변경된 경우에도 위 특례를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을 제4호증). 특례 적용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개정 전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이 적용될 경우, 원고는 ‘이 사건 공제계약의 유지’는 선택하지 못한 채 중도해지만 할 수 있었고, 중도해지 시 4회차까지 적립된 취업지원금(675만 원) 중 50%에 해당하는 3,375,000원만을 지급받을 수 있었으며, 정부의 실시기업에 대한 기업기여금 환수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실시기업에 해당 금액을 전액 반환해야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으로, 원고는 합계 6,375,000원(= 자기부담금 300만 원 + 취업지원금 3,375,000원)만 지급받을 수 있었다.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의 개정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공제계약의 유지’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대기업으로 변경되기 전까지 적립된 취업지원금과 기업기여금은 그대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단지 중도해지사유가 발생한 시점, 즉 이 사건 실시기업이 대기업으로 변경된 시점 이후에 적립되는 취업지원금과 기업기여금만 지급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으로, 원고는 합계 1,280만 원(= 자기부담금 300만 원 + 취업지원금 675만 원 + 기업기여금 305만 원)을 지급받게 되었다(다만 이 사건에서 기업기여금은 쟁송 대상이 아니다).
이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 대해 개정 후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을 적용함에 따라, 원고는 개정 전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과 비교할 때 약 2.9배에 달하는 해지환급금을 더 받게 된 것이다.
이는 ‘① 이 사건 실시기업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변경된 시점부터는 취업지원금 등의 지급을 금지함으로써 이 사건 공제 제도의 취지는 살리되, ② 이 사건 실시기업이 중소기업으로 인정된 기간에 대해서는 취업지원금 등을 감액하지 않고 전액 지원함으로써 이 사건 공제에 대한 원고의 신뢰는 보호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위와 같은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의 개정 경위, 피고가 개정된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을 원고에게 적용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재량권 자체를 행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공제계약 자체에서 이미 예정된 사항이고, 이 사건 처분 과정에 피고의 잘못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공제계약 약관은 ‘이 사건 공제는 중소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채용된 청년에 한하여 적용되고, 실시기업이 대기업으로 분류된 때에는 이 사건 공제계약이 해지되는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한다(제2조 제4호, 제4조, 제21조 제3항 제5호). 원고는 이 사건 공제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약관 내용을 모두 확인하였다. 또한, 이 사건 공제시행지침 역시 같은 취지로 규정한다.
이 사건 공제의 적용 대상인 ‘중소기업’의 범위는 불가역적인 사항이 아니다. 중소기업기본법은 일정한 혜택을 부여하는 ‘중소기업’의 범위를 입법 사항으로 규정하는데(제2조), 이는 중소기업 지원 취지와 목적, 경제환경의 변화 등에 따라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는 사항이고, 이에 따라 이 사건 공제가 적용되는 중소기업(실시기업)의 범위도 수시로 변경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사건 공제는 장기간에 걸친 공제금의 적립과 청년의 장기근속을 요건으로 하는 점에서, 그 중간에 얼마든지 사정변경이 있을 수 있고, 이에 따른 법률관계의 변경 또는 정부 지원금의 변경 등도 예측할 수 있는 사항이다. 해당 내용이 이 사건 공제계약 약관과 이 사건 공제 실시지침에 담겨 있기도 하다.
결국, 중소기업 범위의 변경을 포함한 중도해지사유의 발생과 이에 따른 취업지원금의 환수는 이 사건 공제 제도와 이 사건 공제계약 약관 등에서 이미 예정된 사항으로 보아야 한다. 원고 역시 ‘이와 같은 사유가 발생할 경우 또는 사후에 해당 내용이 확인되는 경우 취업지원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사정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고, 또 이를 감수하기로 하고 이 사건 공제에 가입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공제계약 약관과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은 모두 ‘중도해지사유 발생시, 청년과 실시기업이 공동으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이 사건 공제계약에 관한 해지를 신청하도록’ 규정한다. 실시기업이 대기업으로 변경된 경우를 포함하여 중도해지 사유의 발생은 이 사건 공제에 가입한 청년과 실시기업이 가장 잘 알 수 있는 항목이므로, 이들로 하여금 공동으로 해지를 신청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원고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이 사건 실시기업이 대기업으로 변경되는 등 이 사건 공제계약에 관한 중도해지사유가 발생했는데도 원고와 이 사건 실시기업이 해지 신청을 하지 않는 바람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도 이를 모른 채 원고에게 만기해지환급금을 전액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게 된 것은 2021. 11.경 전수조사를 통해 중도해지 사유 유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실시기업이 대기업으로 변경된 사실을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실시기업이 대기업으로 변경된 경우와 같은 ’중도해지사유의 발생 시점’과 ’해당 사실을 행정청이 인지하는 시점‘ 사이에는 부득이하게도 시간적 간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인지의 지연에 피고의 책임을 물을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만기해지환급금 지급을 전후한 원고와 관련 행정관청의 문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이 사건 공제계약 만기 전인 2020. 8. 25.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운영의 이 사건 공제 홈페이지에 ’이 사건 실시기업에 2018. 7.에 입사하였으나 이 사건 공제에 늦게 가입하는 바람에, 2020. 9.경 24회차 부금을 납입할 예정인데, 2020. 9. 25.까지 이 사건 실시기업에 재직하면서 24회차 부금을 납입하고 같은 달 26일에 퇴사할 경우 만기해지환급금을 받을 수 있는지‘를 문의하였다.
이후 원고는 위 홈페이지에서 ‘이 사건 공제 만기해지환급금 수령은 24개월 동안 지급요건(취업지원금, 기업기여금, 자기부담금)이 모두 적립되어야 만기 신청이 가능한데, 원고의 이 사건 공제계약 기간은 2018. 10. 10.부터 2020. 10. 9.까지이므로 만기일은 2020. 10. 9.이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공제계약 만기 후인 2020. 12. 3. C의 고객 상담 센터에 ‘이 사건 공제계약의 만기가 지났는데도 만기해지환급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는데, 만기해지환급금을 지급받기 전에 이 사건 실시기업에서 퇴직하여도 되는지’를 문의하였다.
이후 원고는 C에서 ‘C의 검토 후 고용센터의 검토를 거쳐 만기해지환급금이 지급될 것이고, 원고의 이 사건 공제계약 청약 승인일이 2018. 10. 10.이므로, 2020. 10. 9.까지만 이 사건 실시기업에 근무해도 된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원고는 2021. 2. 25.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만기해지환급금 1,600만 원을 지급받았고, 2021. 8. 10. 이를 증명하는 만기증서, 공제부금 납입확인서, 공제금 지급 산출 보고서를 발급받았다.
위와 같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C의 답변 내용과 그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들의 답변 내용이 ‘원고가 만기해지환급금 요건을 모두 적법하게 충족하였고, 잘못 지급된 취업지원금이 있더라도 피고가 원고에 대해 그 환수를 명하지 않겠다’는 공적인 견해표명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공제에 대한 원고의 신뢰를 최대한 보장하는 형태로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졌던 점에서,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제한되는 원고의 사익보다 적다고도 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해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승주(재판장) 조찬영 김무신
각주1) 제1심판결 2쪽 14행의 “1,600만을”은 “1,600만 원을”, 7쪽 15행이 “잘못 지원금의”는 “잘못 지급된 지원금의” 오기로 보인다.
각주2) 갑 제15호증 8쪽(기록 뷰어 기준)
각주3) 갑 제15호증 81쪽(기록 뷰어 기준)
각주4) 이 사건 처분 후에 개정된 이 사건 공제 시행지침(2023년, 갑 제26호증)을 근거로, 이 사건 처분에 공공재정 부정청구 금지 및 부정이익 환수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항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적용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취업지원금 지급 결정의 일부 취소’의 취지가 당연히 포함되었다.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