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확인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3. 7. 31.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 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심 법원은 청구취지 중 무기정학처분 무효 확인 청구를 인용하고, 감봉처분 및 해임처분 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만이 항소하였고, 원고는 최초 제1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전부에 대하여 항소하였다가 항소심 제1회 변론기일에서 감봉처분 무효 확인 청구 부분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였다. 따라서 항소심 법원의 심판범위는 해임처분 무효 확인 청구 부분에 한정된다.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및 선행 소송 등의 경과
원고는 C 소속 승려(법명 : M)이고, 피고는 C이 설립한 사립학교법상 학교법인으로서 D대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15. 5. 6.부터 D대학교 E캠퍼스 내 교내 사찰인 F의 교법사로 임용되어 근무하던 중 2020. 5. 6. 피고로부터 계약만료로 면직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받았다(이하 ‘선행 면직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20. 5.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선행면직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7. 24.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고, 피고가 2020. 9. 3.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1. 23.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피고가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22. 2. 10.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2015. 5. 6. 계약 체결 후 2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으며, 선행 면직처분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22. 2. 10. 선고 2020구합89841 판결), 위 판결은 2022. 3. 3. 확정되었다. 피고는 행정소송 진행 중인 2021. 5. 6. 원고를 F의 교법사로 복직시키면서 같은 날 원고와 무기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C은 원고가 선행 면직처분에 대하여 종단 내 시정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곧바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는 사유로 2021. 1. 21. 원고의 승적을 박탈하는 제적처분(이하 ‘이 사건 제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21. 4. 8. 이에 불복하여 C 등을 상대로 이 사건 제적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2. 4. 21. 이 사건 제적처분에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4. 21. 선고 2021가합524769 판결), 위 판결은 2022. 5. 10. 확정되었다.
원고에 대한 무기정학처분
원고는 2020년 하반기에 D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미술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하였다.
D대학교 일반대학원 학사운영실은 2022. 10. 13. D대학교 학생처장에게 아래와 같이 원고가 공개적인 매체에서 학교의 건학이념을 훼손하고 명예를 실추하는 발언으로 학생의 신분에 벗어난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를 요청하였다.
이에 D대학교 학생처장은 2022. 11. 24. 학생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위 발언이 D대학교 학칙 제59조, 제62조 및 학생준칙 제24조의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무기정학의 징계를 하고(이하 ‘이 사건 무기정학처분’이라 한다), 2022. 11. 25.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에 대한 감봉처분 피고는 2022. 10. 6. 원고에 대하여 복무규정 위반 등으로 진상조사 요청이 접수되자 2022. 10. 7.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2022. 11. 14.까지 진상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22. 12. 8.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아래와 같은 사유로 피고 취업규칙 제17조, 제18조, 제20조, 제28조 등을 위반하여 취업규칙 제94조, 무기계약직 임용에 관한 내규 제16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감봉 1개월의 징계를 의결하고(이하 ‘이 사건 감봉처분’이라 한다), 2022. 12. 12.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
D대학교 F 직원들은 2023. 6. 21. 피고에게 진정서를 제출하여 원고의 복무규정 위반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3. 6. 22. 원고에게 1 부서장이 2022. 12. 12. 이후 수차례 좌선실 업무지시 및 대면보고를 요청하였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점, 2 근무시간 중 F 업무와 관계없는 일을 근로학생에게 지시하거나 개인적인 업무(외부 방송, 법회 준비)를 한 점, 3 부서장의 허가 없이 업무와 관계없는 일로 근무지를 이석한 점, 4 업무시간 종료 전에 무단 퇴근한 점, 5 명상실에 개인운동기구를 비치하고 근무시간 중 운동을 한 점, 6 교직원 및 교법사로서 품위에 어긋나는 발언(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아래 17~18쪽의 글상자 기재와 같다)을 한 점 등에 관하여 서면진술서의 제출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2023. 6. 26. 이에 관한 답변을 작성한 서면진술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피고는 2023. 6. 26.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2023. 7. 6.까지 진상조사를 마친 후 2023. 7. 3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아래와 같은 사유로 피고 취업규칙 제17조, 제18조, 제28조, 피고 정관 제127조 등을 위반하여 취업규칙 제94조 및 무기계약직 임용에 관한 내규 제16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임하기로 의결하고(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한다), 2023. 8. 1.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관련 규정의 내용 피고 및 D대학교 내부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5, 7, 15, 17호증, 을 제1~3, 11, 15, 17, 18, 20~22, 24~29, 65, 66, 77~82, 84, 85, 87~8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3. 이 사건 해임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징계절차상 하자 존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임처분은 다음과 같은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피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의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였고, 징계 과정에서 원고에게 충분한 반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 직전에 개최된 ‘2023. 7. 20. 자 징계위원회의 전체 회의 과정이 녹음된 파일을 제출(요약되지 아니한 회의록이 있다면 함께 제출)하라’는 2024. 5. 29. 자 문서제출명령을 받고도 이를 제출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민사소송법 제349조에 따라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 즉 피고가 위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게 반론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
판단
을 제24, 78, 80, 84, 8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피고는 2023. 6. 21. F 직원들로부터 원고의 복무규정 위반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청받아 2023. 6. 22. 원고에게 서면진술서의 제출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2023. 6. 26. 자신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힌 진술서를 제출한 점, 2 원고는 서면진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해임처분의 이유가 된 행위들과 그 근거 규정들을 고지 받고 위 행위를 하게 된 경위와 동기 등에 관하여 상세히 답변한 점, 3 피고는 2023. 6. 28. 제1차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어 원고에게 2023. 7. 5. 개최되는 제2차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것을 통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과정을 통해 이 사건 해임처분의 사유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여 진술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았다고 보이고, 원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의 사유와 핵심적인 쟁점 등에 관하여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23. 7. 20. 자 징계위원회가 ‘소명 자료인 녹음파일을 재생해 달라’는 원고의 요구를 거부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반론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해임처분의 징계절차를 무효로 돌릴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자료가 없다.
민사소송법 제349조는 당사자가 문서제출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에 법원이 상대방의 그 문서에 관한 주장, 즉 문서의 성질, 내용, 성립의 진정 등에 관한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지 그 문서에 의하여 증명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주장사실까지 반드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5다60369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위 문서제출명령에도 불구하고 ‘위 녹음파일은 삭제되었고 요약되지 않은 회의록은 작성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이를 제출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퇴정하기 전의 징계위원회 심의 과정에 관하여 원고는 앞서 주장한 바와 같이 징계위원회가 원고의 녹음파일 재생 요구를 거부한 것 외에는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한 구체적인 사정에 관하여 주장한 바 없고, 원고가 퇴정한 후의 심의과정은 원고의 방어권 보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원고는, 징계위원들이 위 징계위원회 도중에 원고를 퇴정시킨 후 사실이 아닌 얘기를 주고받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대화 내용을 전부 들어보면 원고가 종단 실권자를 비판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징계를 하는 것임이 명백히 드러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이는 절차상 하자가 아닌 징계사유나 징계양정에 관한 주장일 뿐이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법원은 이 사건 해임처분이 실체적으로 무효라고 판단하므로 위 주장을 판단할 필요가 없다) 피고가 문서제출명령에 불응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원고의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절차상 하자 주장은 이유 없다.
이중징계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임처분의 징계사유 중 좌선실 관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부분과 부서장 허가 없이 근무시간을 어기고 근무시간 중 개인적인 학업 등을 하였다는 부분은 이미 이 사건 감봉처분으로 징계를 받은 비위행위를 재차 징계사유로 삼은 것이어서 이중징계에 해당한다.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 또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감봉처분은 원고가 2022년 8월경부터 이 사건 감봉처분이 이루어진 2022년 12월경까지 좌선실 관리 업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실을 그 사유로 하고 있고 이 사건 해임처분의 징계사유는 이 사건 감봉처분 이후에도 원고가 지속적으로 좌선실 관리 업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어서, 이 사건 감봉처분 이후 새롭게 발생한 근무태만을 그 징계사유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원고가 부서장의 허가 없이 정해진 근무시간보다 일찍 퇴근하거나 근무시간 중 개인적인 소송준비, 운동 등을 하였다는 사실은 이 사건 감봉처분의 징계사유에는 포함되지 아니한 내용이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은 이중징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징계사유의 존부 이 사건 해임처분의 사유는 원고가 1 2022년 12월 이후 부서장의 업무지시(좌선실 관리 및 보고)를 이행하지 않았고, 2 부서장의 허가 없이 근무시간을 어기고, 근무시간 중 상습적으로 개인적인 학업, 소송준비, 운동을 하였으며, 3 교법사의 신분으로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여 객관적으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발언으로 학교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켰다는 것이다(순서대로 ‘이 사건 제1 징계사유’ 등으로 칭하고, 통틀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므로 차례로 살핀다.
이 사건 제1 징계사유
피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하며 원고에게 보낸 ‘징계처분 통보서’(을 제27호증)에서 이 사건 제1 징계사유가 “2022년 12월 이후 부서장의 업무지시(좌선실 관리 및 보고)를 이행하고 있지 않음”이라고 명확히 밝혔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좌선실 관리 업무에 국한된다.
먼저 좌선실 관리 업무가 원고가 수행해야 하는 업무에 해당하는지를 본다.
원고는, 선행 면직처분을 받은 원고가 2021. 5. 6. 복직하자, 피고는 원고가 승려 신분을 회복(원고는 복직 전인 2021. 1. 21. 종단으로부터 이 사건 제적처분을 받았다)할 때까지만 잠정적으로 교법사 고유의 업무가 아닌 좌선실 관리 등 단순 행정업무를 부여한 것이었기 때문에, 원고가 승려 신분을 회복한 후부터는 좌선실 관리 업무가 더 이상 원고의 담당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원고가 2021. 5. 6. 교법사로 복직할 당시 아직 이 사건 제적처분에 대한 무효 확인의 소가 계속 중이었고(2022. 5. 10. 무효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는 원고의 복직 전에 다른 교법사를 채용하였기 때문에 원고에게 원고가 선행 면직처분 전에 수행하였던 업무를 그대로 맡길 수 없는 사정이 생겼다. 최초 피고는 원고에게 ‘법회 및 타종 지원’, ‘법당(좌선실) 관리’, ‘결계, 포살 접수 및 수계 업무’ 등을 맡기려고 하였다가(갑 제7호증의3), 2021. 6. 9.경 원고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여 여기에 ‘교내 신행상담’ 업무를 추가하였고(을 제19호증), 원고도 좌선실 관리가 포함된 위 업무 분장을 수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관계에다 아래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승적을 회복한 후에도 교법사로서 여전히 좌선실 관리 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원고가 선행 면직처분을 받기 전에는 교법사로서 법회 주관, 포교지 발행, 장학생 선발, 법회 출석자 체크ᆞ보고, 중간결재 담당자 등의 업무를 해 왔을 뿐, 좌선실 관리 업무를 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F은 피고 교내의 법회를 주관ᆞ운영하고, 교법사는 F장을 보조하는 지위에 있으며, 원고의 근로계약에서는 원고 또는 교법사의 업무 범위를 별도로 정한 바 없다. 또한 피고가 운영하는 D대학교 F은 개원 이래 1명의 교법사만을 두었고, 2020. 5. 6. 원고에 대하여 선행 면직처분을 한 후 원고의 뒤를 이어 새로운 교법사를 임명하였는데,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인용되어 피고가 2021. 5. 6. 원고를 교법사로 복직시키면서 처음으로 2명의 교법사를 두게 되었다. 피고가 원고의 복직 후 업무 내용을 일부 변경한 것은 교법사의 지위와 역할, 근로계약의 내용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선행 면직처분 이후 이루어진 인사질서, F의 경영상의 필요, 업무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이고(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47074 판결 참조), 원고가 승적을 회복하더라도 이러한 업무 분장의 필요성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종전에 수행하지 않았던 좌선실 관리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업무 분장이 원고가 승적을 회복한 후부터는 자동으로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2 원고는 갑 제42호증(2021. 6. 2. 원고와 D대학교 총무처장 N, 총무팀장 O이 대화한 내용을 녹취한 문서)을 근거로 피고가 승적을 회복하기 전까지만 좌선실 관리 업무를 부여하였다고 주장한다. 위 녹취록에 의하면, ‘신분(승적)이 회복되면 원래 하던 업무로 원직복직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원고의 말에 N이 ‘예예’라고 대답하고, O이 ‘승적이 회복되면 그때 가서 업무분장을 다시 한 번 논의할 수 있다’는 말을 한 사실이 확인되지만, 그러한 사실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좌선실 관리 업무를 원고의 승적 회복 시까지 임시로 부여하였다거나 승적 회복 시 종전의 업무로 복귀시키겠다고 확정적으로 약속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감봉처분을 받은 2022. 12. 12. 이후에도 좌선실 관리 업무를 소홀히 하였는지를 살핀다. 원고는 피고의 진상조사 과정에서부터 ‘이 사건 감봉처분을 받은 후에는 좌선실 관리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해 왔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며(을 제24호증 3쪽, 을 제68호증의1 3쪽, 2024. 3. 18. 자 준비서면 3쪽 등) 그 증거로 원고가 보고를 위해 촬영한 좌선실의 사진(갑 제109호증)을 제출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는 좌선실의 청소 상태 등 문제가 생기면 행정팀에 알리고 퇴근하였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라거나 “좌선실 정리를 원고가 하지 않고 청소보살님, 사용하는 학생들, 좌선실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 스님들께 전가하였다”라고 주장하고 있다(2025. 3. 31. 자 준비서면 12쪽, 2025. 4. 10. 자 준비서면 11쪽. 한편 피고가 지적하는 갑 제106, 107호증, 을 제9, 10호증은 이 사건 감봉처분 전의 기간에 대한 것으로, 이 사건 해임처분의 징계사유와는 관련이 없다).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인 피고가 부담하는데, 다른 직원들의 건의서(을 제77호증)를 포함하여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좌선실 관리 업무를 원고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모두 혼자 해야 한다거나 설령 원고의 좌선실 관리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그 정도가 징계사유에 해당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1 징계사유 중 좌선실 관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아니한다.
마지막으로, F장의 대면보고 지시 미이행이 정당한 징계사유가 되는지를 본다. 원고는 대면보고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원고는 ‘좌선실 관리 후 보고서를 작성하여 원고의 하급자인 행정실 과장의 결재를 거쳐 F장에게 주 1회에서 주 5회 대면으로 보고’하도록 지시한 것은 원고에 대한 보복적 업무지시이자 직장 내 괴롭힘에 이르는 정도의 모욕적 지시여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05, 107호증, 을 제3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F장이 당초 원고에게 주 1회 대면보고를 지시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 이에 F장이 2022. 12. 12. 원고에게 좌선실 관리 후 주 3회 대면보고를 할 것을 지시한 사실, 원고가 전산상으로 이미 보고를 했다고 하면서 징계절차(이 사건 감봉처분)가 진행 중이므로 징계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대면보고를 하지 않겠다고 하자, F장이 2022. 12. 27. 원고에게 대면으로 보고할 것을 다시 지시한 사실, 원고가 작성해야 하는 보고서 양식에 행정실 과장의 결재란이 존재하는 사실이 인정된다(원고의 주장과 같이 F장이 주 5회 대면보고를 지시한 바는 없다). 그런데 원고에 대한 업무 지시 및 감독권자인 F장이 원고에게 주 1회 대면보고를 지시한 이상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따라야 하고, 원고의 주장과 같이 F장의 외근 등으로 대면보고에 다소간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주 1회의 대면보고는 그 일시가 지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그 보고 양식도 간단하여 원고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임의로 전산상 보고를 했다고 하여 보고 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F장은 원고가 소송, 징계처분 등 여러 핑계로 계속 대면보고를 하지 않자 보고 횟수를 주 3회로 늘려 보다 강제성을 부여하려 한 것으로 보이므로, 대면보고 횟수를 늘린 것이 부당한 지시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보고서 서식에 행정팀 과장의 중간결재란이 있는 것만으로 위 지시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한 이상 원고가 대면보고를 거부한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제1 징계사유 중 대면보고 지시 미이행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이 사건 제2 징계사유
원고는 1 을 제30호증의 기재와 같이 2023년 6월의 근무일 중 대부분을 3~10분 정도 일찍 퇴근한 사실, 근무시간 중에 2 몇 차례 신행상담을 위해 근무지를 이석하고, 3 불교 관련 공부를 하거나 이 사건 소송 등을 준비하였으며, 4 하루 15분 정도 명상실에서 참선요가 등 운동을 한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2 징계사유는 근무를 태만히 하고 복무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으로서 정당한 징계사유가 된다.
조기 퇴근의 경우, 못 채운 근무시간이 매우 짧기는 하지만, 빈번하고 상습적으로 이루어졌다. 원고는, 그 대신 출근을 일찍 했다거나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원고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시 퇴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변명하나, 이는 퇴근시간을 준수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근무지 이석의 경우,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신행상담실(교법사실)을 제공하지 않아 신행상담을 할 수 없었고 그래서 몇 차례 교내 카페 등에서 신행상담을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사전에 보고 및 승인 없이 근무지를 이탈한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
근무시간 중 공부의 경우, 피고가 문제 삼는 것은 원고가 근무시간 중에 원고의 대학원 공부(불교미술학)를 하였다는 것인데, 원고는 2023. 7. 5. 피고의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근무시간에 개인적인 학업을 위해서 공부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하여 ‘제가 대학원 공부하는 것도 당연히 스님으로서 필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제가 법회 활동을 하고 그에 필요한 연구 작업들은 다 교법사의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근무시간에 불교 관련 서적을 보는 것은 교법사 업무와 상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교법사의 업무와 상충된다고 주장하려면 D대에서 불교 미술학과를 폐과해야 한다’라고 답변한 점(을 제68호증의1 9~11쪽)에 미루어, 근무기간 중에 대학원 공부를 한 사실을 어느 정도 시인하고 있고, 다른 직원들의 건의서(을 제77호증)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원고는 이러한 공부가 교법사의 업무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하나, 불교와 관련된 공부라는 이유로 근무시간 중에 개인적인 대학원 공부를 하는 것까지 허용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근무시간 중에 소송 준비를 한 것은 근무태만 및 복무질서 문란에 해당하며, 근무시간 중에 요가나 운동을 한 것도 운동시간의 길이와 빈번성에 비추어(원고는 피고에게 제출한 을 제80호증 서면진술서에서 ‘매일 하루 20분에서 30분간 참선 요가를 하였다’고 기재하였다) 마찬가지로 이에 해당한다.
이 사건 제3 징계사유
원고는 다수의 인터넷 방송에 출연하여 피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은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을 하였음을 자인하고 있다. <각주1> <각주2> <각주3> <각주4> 나) 원고는 이 사건 발언이 종단과 D대학교의 정상적인 운영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한 것이고 대부분 근거가 있거나 원고가 경험한 것으로서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여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원고가 D대학교 교법사로서 방송에서 발언할 때에는 사실 확인을 충분히 거쳐야 함에도 사적인 복수심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언한 것이므로 정당한 징계사유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살피건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가 인터넷 방송에 출현하여 한 이 사건 발언 중 아래 (6)항에서 설시하는 두 발언의 경우에는 D대학교 직원으로서의 품위와 학교의 명예.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여 정당한 징계사유가 되지만, 나머지 발언들은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것으로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발언 중 아래 (5)항과 (6)항에서 설시하는 발언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C과 D대학교의 상황에 관한 의견을 표명한 것이지, 어느 사람의 어느 행동을 특정하여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원고가 언급한 I 의혹, D대학교가 종단에 대한 자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그간 다른 승려들이나 언론 등에서 꾸준히 제기된 이슈들이다.
특히 2022. 10. 9. 자 발언과 2022. 10. 11. 자 발언은 원고가 C 중앙종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입후보자의 신분으로 선거운동에서 한 발언으로, 중앙종회의원으로 선출될 경우의 포부와 활동의 방향을 개진하는 차원에서 한 것이므로 원고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필요가 매우 크다.
2022. 11. 18. 자 발언과 2023. 5. 19. 자 발언은 선거운동 중 발언은 아니다. 그러나 종교 조직은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고 대학은 자율성을 요체로 하므로, 이에 관한 내부의 비판이 허용되어야 할 필요가 크다. 원고의 위 발언들에는 다소 저속하거나 과장된 표현, 논리적 비약이 일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C과 D대학교 지도부에 대하여 청렴성과 대학의 자율적 운영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원고는 이 사건 발언 도중에 D대학교 교법사임을 밝히기는 했으나, 선거운동 발언의 경우에는 입후보자의 경력과 지위를 밝히는 것이 문제될 수 없고, 선거와 무관한 발언의 경우에도 D대학교를 비판하는 내용에 비추어 원고의 발언이 D대학교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이해될 여지는 전혀 없다고 보인다.
‘D대학교 R 교수와 S 교수가 학기 중에 3주 이상 수업을 빼고 천리순례를 다녀왔다’는 발언(2022. 10. 9. 자)은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들이 학기 중인 10월에 3주간 천리순례를 다녀온 것은 사실로 보이고(피고도 사전에 보강을 하여 결강이 없었다고만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사전에 보강수업을 실시하였더라도 학생들의 학습권에 지장을 초래한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발언은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고 그 내용도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징계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원고는 위 발언으로 인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에 대하여 경찰에서 같은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받은 바 있다(갑 제31호증).
이와 달리, ‘J위원회 사무총장실이 그 사무실 바닥의 일부를 파내어 아래층의 총장실의 대화 내용을 도청했다’는 의미의 발언(2022. 10. 11. 자)과 ‘D대 총장 선거입후보자가 이사들에게 돈을 주고 떨어지면 돌려받았다’는 발언(2022. 11. 18. 자)은 정당한 표현의 자유의 행사로 보기 어렵다. 위 도청 발언은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이고, 위 총장 선거 발언은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대상자의 범위가 좁고 그에 속하는 모든 사람이 돈을 주고받았다는 의미이거나 듣는 사람이 그렇게 이해할 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원고는 위 발언들이 사실이거나 원고가 그렇게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였다. 원고가 공익적 목적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런 근거 없이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여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하는 것까지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또한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두922 판결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참조).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사용자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사용자가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사업장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참조).
판단 원고는 D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포교하고 불교 교리를 가르치는 교법사 겸 C 승려로, 원고의 지위와 역할에 비추어 대면보고 지시를 미이행하고 근무시간에 제대로 근무를 하지 않거나 근거 없는 발언으로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원고의 행위를 가볍게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징계처분 중에서도 근로자 지위를 박탈하는 해임처분을 한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에서 원고가 교법사 신분으로 이 사건 발언을 한 것(이 사건 제3 징계사유)과 이 사건 감봉처분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하여 좌선실 관리업무를 이행하지 않으며 F장의 대면보고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 사건 제1 징계사유)이 중한 비위행위로 보이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3 징계사유의 대부분과 이 사건 제1 징계사유 중 좌선실 관리 업무 미이행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20. 5. 6. 선행 면직처분을 하였고, 2022.
탈하는 해임처분을 한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에서 원고가 교법사 신분으로 이 사건 발언을 한 것(이 사건 제3 징계사유)과 이 사건 감봉처분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하여 좌선실 관리업무를 이행하지 않으며 F장의 대면보고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 사건 제1 징계사유)이 중한 비위행위로 보이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3 징계사유의 대부분과 이 사건 제1 징계사유 중 좌선실 관리 업무 미이행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20. 5. 6. 선행 면직처분을 하였고, 2022. 11. 25. 이 사건 무기정학 처분을 하였다. 또한 피고를 설립한 C은 2021. 1. 21. 원고가 선행면직처분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승려 신분을 박탈하는 이 사건 제적처분을 하였다. 위 각 처분은 모두 무효로 판명되었고, 그 중 선행 면직처분과 이 사건 제적처분은 원고가 이 사건 해임처분의 각 징계사유 행위들을 하기 전에 이미 법원으로부터 무효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 상태였다. 원고가 F장의 대면보고를 이행하지 않고 전산보고를 고집한 것은 피고 측으로부터 반복적으로 부당한 처분을 받아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무너지고 갈등이 격화된 상황으로 인하여 유발된 측면도 있다.
게다가 원고로서는 이러한 피고 측의 불이익 조치가 피고와 종단의 비리를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원고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느꼈을 것이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발언의 대상이 된 피고 측의 비리가 더욱 사실이라고 믿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선행 면직처분이 무효라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을 받아 복직한 원고로서는 교법사가 원고 혼자만 있던 종전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신행상 담실을 원고 개인의 사무실로 사용할 것으로 기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는 복직한 원고에게 기존의 업무와 달리 단순 행정 사무를 더 많이 수행하도록 하였고, 종전과 달리 개인 사무실도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이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업무나 환경의 변화가 원고의 지속적인 업무 태만과 그로 인한 근무 분위기 훼손 등을 정당화할 만한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나, 복직된 후로도 한동안 이 사건 제적처분 무효 확인 소송이 계속되고 있어 그 지위가 불안정했던 원고의 근로 의욕이 상당히 떨어질 만한 동기가 되기는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해임처분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그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한편 원고가 2024. 11. 28. C으로부터 공권 정지 5년의 징계처분(정지기간 동안 종단 내 일체의 공직에 취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처분으로 보인다)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을 제92호증), 원고의 승려 신분이 상실된 것은 아니고, 공권의 보유가 교법사의 자격요건이라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공권이 정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확인의 이익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해임처분의 무효 확인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위 청구 부분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우(재판장) 신용호 이병희 각주1) 내연의 처(妻)를 거느린 승려를 이르는 말이다. 원고는 C의 전 총무원장이었던 망 L스님과 그 주변의 인사들이 I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L스님의 세력을 ‘I카르텔’, ‘Q카르텔’이라고 칭하였다. 각주2) L스님을 의미한다. 각주3) L스님이 설립한 사단법인 H에서 개최한 종교 행사를 의미한다. 각주4) D대학교 총장실 바로 위층의 같은 위치에는 D대학교 J위원회 사무총장실이 있는데, 그 사무총장실 바닥을 깎아내어 얇게 만든 뒤 아래층인 총장실의 대화를 엿들으려고 하였다는 취지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