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D대학교 등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은 E종교단체 소속 승려로 법명은 ‘F’를 사용하고 있고, 2015. 5. 6.부터 D대학교 서울캠퍼스의 교내 사찰인 G의 교법사로 임용되어 근무하였다.
D대학교는 2020. 5. 6. 피고보조참가인에 대하여 2020. 5. 5.자 계약만료로 면직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피고보조참가인은 2020. 5.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7. 24. 피고보조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하고 2015. 5. 6. 근로계약 체결 후 2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는데 구체적인 해고사유가 불분명하고,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피고보조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1>
원고는 2020. 9. 3.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1. 23.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한편 E종교단체은 2021. 1. 21. 피고보조참가인이 D대학교 G 교법사 직에서 면직되자 종단 내 사정기관의 시정 절차를 밟지 않은 채 D대학교 총장 및 이사장을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점 등을 이유로 E종교단체 승려법 제47조 제14호, E종교단체 종무원법 제33조 제2항에 따라 제적 결정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은 징계처분 무효확인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현재 소송계속 중이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합524769).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나 제4호증의 1, 2, 3, 을나 제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D대학교는 E종교단체이 설립한 학교이고, G은 D대학교 내 사찰로서 G의 교법사는 주로 법회 주관 등의 종교활동에 종사한다. 또한 피고보조참가인은 한시계약직 직원의 채용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용되었고, 출강, 외부법회에 있어 자유롭게 참여하였으며, 근무일수나 출퇴근시간 등에 관하여 취업규칙, 복무규정을 적용받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보조참가인은 종교인으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이 5년 동안 G 교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피고 보조참가인 역시 교법사는 한시적 보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을 교법사의 지위에서 해촉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1)원고는 2015. 5. 6.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2019. 5. 6.까지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을 (근로자) 피고보조참가인
연봉계약기간
G은 D대학교 총장 산하 조직으로 G장 1명, 교법사 1명, 사무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업무로는 재학생, 교직원, 일반신도 대상 법회 및 종교행사 주관, 교직원과 학생 및 동문 등 모든 이들의 신행상담, 교직원 인사 업적평가에 신행 평정, H청년 지도자 장학생 육성, 각종 신행단체 활동 협조, 합창단 운영, 복지시설 수탁경영, 수계식 및 수련회, 학기 중 I 출판, J 발간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G의 역대 교법사는 다음과 같다.
피고보조참가인은 H청년지도자 장학생 관리, 2017년 2학기부터 2019년 1학기까지 ‘Q’ 강의, H대학원의 R 강의, 월요일 아침 예불과 법회주관, 기숙사인 S의 부사감, 징계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업무를 맡았다.
피고보조참가인의 출입국 내역과 확인되는 연차사용 내역은 다음과 같다.
피고보조참가인은 2015. 6. 1.부터 2021. 5. 31.까지 T사의 비상근 박물관장으로 재직하면서 월 30만 원 내지 5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았고, 2019. 12.경부터 U사에서 교무를 맡았다.
[인정근거] 갑 제1, 9호증, 갑 제12호증의 1, 2, 3, 을가 제2호증의 1, 2, 을가 제4호증, 을나 제1호증의 1, 을나 제11호증의 1, 을나 제12호증, 을나 제13호증의 1, 을나 제14, 15호증, 을나 제16호증의 1, 2, 을나 제17, 18호증의 각 기재, 을나 제11호증의 2, 3, 을나 제13호증의2, 3의 각 영상, 서울출입국ㆍ외국인청장, E종교단체의 각 사실조회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피고보조참가인이 근로자인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1, 14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22호증, 을나 제23호증의 1, 2, 3, 을나 제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보조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G 운영내규 제5조 제3항에 의하면, 교법사는 H 관련 박사학위과정 수료 이상인 자이거나 비구(니)계 수지 15년 이상의 E종교단체 승려 중에서 임용한다. 역대 교법사들 중 승려가 있기는 하나, 승려가 아닌 자도 교법사로 임명된 전력이 있다. 이처럼 교법사가 순수한 종교인의 직책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보조참가인은 2015. 5. 6.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래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다. 위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장소, 근무시간, 근무일, 연봉과 같은 근로조건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복무에 관하여는 한시계약직 임용에 관한 내규와 대학의 취업규칙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은 법회와 같은 종교행사 이외에도 학교 강의, 장학생 관리, 기숙사 부사감, G 예산신청 시 중간결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보수를 지급받았다.
D대학교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제21조 제1항은 “직원은 총장의 허가 없이 임지를 떠나거나 타 사업에 종사 또는 관여하지 못한다. 다만, 연구를 목적으로 외국에 여행하고자 할 때에는 교직원해외여행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한다. 피고보조참가인이 2015. 8.부터 2019. 12.경 무렵까지 21회 해외로 출국을 하였는데, 휴가원을 제출하였거나 업무상 출장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지 아니한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보조참가인은 교직원에게 주어지는 방학 동안의 집중휴가기간, 공휴일 등을 이용하여 국외여행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일부 사례의 경우에는 휴가원 결재를 받은 점에 비추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보조참가인은 상당한 기간 동안 T사 박물관장으로 재직하였다. 그러나 피고보조참가인이 종단의 업무상 목적으로 D대학교 총장의 허가를 받아 재직하였다고 주장하고, 재직기간에 비하여 받은 보수가 적고 비상근직이다. 또한 피고보조참가인이 2019. 12.경부터 U사에서 교무를 맡았으나, 승려로서 휴일에 근무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교법사로서의 업무에 방해되는 겸직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보조참가인이 승려로서 다른 직원들보다 다소 느슨한 근무조건에서 근무하였고, 다른 한시계약직 직원들과 다른 채용절차를 거쳐 임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H종단이 설립한 학교의 특수성 때문으로 보이고, 이를 이유로 근로자성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피고보조참가인이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되었는지 여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리고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한다.
피고보조참가인에게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사유가 없고, 2년을 초과하여 계속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한 사실은 앞에서 본바와 같으므로, 피고보조참가인은 2015. 5. 6. 근로계약 체결 후 2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해고사유의 존재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면, 해고를 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원고는 G 교법사가 한시적 보직이고, 다른 승려에게도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역대 교법사 중에 10여년 이상 근무한 경우도 있고, 피고보조참가인에게 근로계약상 해지사유나 취업규칙상의 면직사유가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이를 정당한 이유라고 보기 어렵다.
원직복직 가능성 여부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종단에서 제적 처분을 받았고, 이에 따라 E종교단체 승려의 지위를 상실하여 G 운영내규 제5조 제3항의 자격요건이 상실되어 피고보조참가인이 교법사로서 원직복귀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보조참가인이 제기한 징계처분 무효확인 청구의 소가 계속 중이고, 을나 제3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보조참가인은 2021. 5. 6.부터 2022. 2. 28.까지 무기계약직 연봉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교법사로 근무 중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소결론
피고보조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최초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난 뒤 2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음에도 원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