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0. 4. 17. 원고에게 한 산재보험급여액 53,363,060원의 징수부과처분을 취소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내용은 제1심판결 이유 제1항 부분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망인의 유족은 2016. 12. 29.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가 2017. 3. 24. 이 사건 부지급 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불복기간의 경과로 확정되어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망인의 유족은 이 사건 부지급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를 밟지 않은 채 그 불복기간이 지난 후에야 다시 동일한 내용의 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부지급 결정과 저촉되는 이 사건 지급결정을 하였다. 이 사건 지급결정은 확정된 이 사건 부지급 결정에 반하는 것으로서 위법하고, 그 하자가 중대 · 명백하여 무효이며, 이를 토대로 한 이 사건 처분 역시 위법하다.
망인의 업무시간이 7시부터 19시까지라는 점에 대하여 원고와 유족 측의 의견이 일치된다는 점은 사실이 아니며, 망인의 근무시간은 1일 평균 8시간씩 1주 평균 6일근무로, 1주 평균 48시간이다. 또한 망인의 업무가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망인은 평소 잦은 음주와 흡연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 망인의 업무와 그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음에도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계 규정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내용은 제1심판결 이유 제2의 나항 및 별지(다만 제목을 위와 같이 "관계 규정"으로 하고, 이 판결문의 별지 기재 규정을 추가한다) 부분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인정사실
피고 소속 공무원 K이 2017. 1. 10. 작성한 출장조사복명서(갑 제12호증의 4)에는 "피재자의 업무가 종료되는 시각은 당일 고기 손질 업무가 종료되면 퇴근을 하게 되고, 통상 15:00경에서 16:00경에 업무가 종료되며, 업무가 많을 경우 17:00경에서 18:00경에 종료되고, 피재자의 유족이 제출한 자료에는 19:00경에 업무가 종료되었다고 기재된 내용에 대하여는 유족의 대리인이 방문하여 면담 당시 명절 등으로 업무가 정말 많을 경우 19:00경에 종료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고 하였음"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K은 2017. 1. 25. 재해조사서(갑 제12호증의 3)를 작성하였는데, 여기에는 "피재자의 업무가 종료되는 시각에 대하여 E에서는 당일 고기 손질 업무가 종료되면 퇴근을 하게 되고, 통상 15:00경에서 16:00경에 업무가 종료되며, 업무가 많을 경우 17:00경에서 18:00경에 종료된다는 주장이고, 피재자의 유족은 회사 대표로부터 19:00경에 업무가 종료된다고<1> 주장함", "E에는 피재자의 출퇴근 시각에 대한 기록이 없고, 피재자가 인근 고시원에서 생활하면서 걸어서 출퇴근을 하여 근무시간을 산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업무시작 시각을 07:00, 업무종료 시각을 17:00으로 추정하여 근무시간 산정으로 업무가 정말 많을 경우 19:00경에 종료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고 하였음"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망인의 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 54시간(9시간 × 6일), 발병 전 4주
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 48시간,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 50시간 30분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의 처 H는 2017. 2. 19. 피고에게 '피재근로자 근로내역 확인서'(갑 제4호증, 갑 제12호증의 7)를 제출하였는데, 여기에는 통상 근무시간이 1일 평균 8시간, 1주 평균 6일 근무로, 휴게시간이 점심시간 60분으로 각 기재되어 있다. 이후 피고는 2017. 3. 24. 이 사건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망인의 사망과 관련하여 2019.6. 4. '뇌혈관질병 · 심장질병 부담요인 조사'(을 제2호증, 갑 제13호증의 3)를 작성하며 "재해자의 업무시간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근거가 없으나, 재해자 측과 사업주 측의 주장이 오전 07시 시업, 오후 19시 종업으로 일치하는 점을 고려하여 업무시간을 산정함", "휴게시간: 점심시간 1시간, 아침시간 및 저녁시간 1시간을 포함하여 총 2시간으로 산정함.(재해자, 사업주 측 주장 동일)"이라는 내용을 기재하였다.
피고 소속 공무원 L는 2019. 8. 14. 재해조사서(갑 제13호증의 2)를 작성하였는데 재해조사서 '6. 재해유형별 업무내용', '가. 근로내용 및 직력'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위 재해조사서에는 '업무시간 조사표 작성 근거'로 "고인의 업무시간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근거가 없으나, 유족 측과 사업주 측의 주장이 오전 07시 시업, 오후 19시 종업으로 일치한 점을 고려하여 업무시간을 산정함"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망인의 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각 60시간으로 기재되어 있다.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19. 11. 19. "유족 측과 사업주 측의 주장이 주 6일 근무하였다고 하고 오전 7시에 작업을 시작해서 19시에 업무를 끝냈다는 일치된 의견을 고려하여 업무시간을 산정함"이라고 밝히며 망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 제1항 제2호의 업무상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9. 11. 29. 이 사건 지급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12, 13호증, 을 제2, 3,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지급결정이 이 사건 부지급 결정에 저촉되어 위법한지 여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내용은 제1심판결 이유 제2의 라. 1)항 부분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망인의 업무와 그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의 '업무상의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은 업무상의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게 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 인과관계는 의학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하며,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 이때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9두6260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업무와 그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망인의 사망이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26조 제1항 제1호에 보험급여액 징수사유로 규정된 '사업주가 고용 산재보험료징수법 제11조에 따른 보험관계 성립신고를 게을리한 기간 중에 발생한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고용노동부 고시(2017. 12. 29. 제2017-117호)「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은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고,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하는데, 특히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등 업무부담 가중요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며,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라도 위 업무부담 가중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업무의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당초 망인의 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을 54시간으로,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48시간으로,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50시간 30분으로 조사하여 이 사건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가, 망인의 유족으로부터 2차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받고는 망인의 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각 60시간으로 조사하여 이 사건 지급결정을 하였다. 피고가 이처럼 망인의 업무시간을 달리 인정한 유일한 근거는, 망인이 업무를 07:00에 시작하여 19:00에 종료하였다는 데에 사업주인 원고 측 주장과 망인 유족 측 주장이 일치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원고 측이 위와 같이 망인의 시업시각 및 종업시각을 각각 07:00, 19:00 로 주장하였다고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 그러한 증거의 제출을 명한 이 법원의2025. 8. 27. 자 석명준비명령에 대하여 피고 소송수행자는 이 법원 4차 변론기일에 그러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피고 측이 작성한 '뇌혈관질병 · 심장질병 부담요인 조사'와 2019. 8. 14. 자 재해조사서에 원고 측이 위와 같이 주장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것이 원고 측의 주장을 정확히 옮겨 적은 것인지, 아니면 곡해하여 적은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누가 언제, 어디서 원고 측의 누구로부터 위와 같은 주장을 들은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도 없다. 반면, 이 사건 부지급 결정 과정에서는 피고 측이 재해조사서 외에 출장조사복명서도 작성하였고, 원고 측으로부터 '피재근로자 근로내역 확인서'를 제출받기도 하였는바, 이들 서류를 통해 당시 원고 측이 한 주장의 내용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부지급 결정 과정에서는 원고 측이 망인의 업무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는 취지로 적극적으로 다투었는데, 그처럼 다투었던 원고 측이 2차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청구에 따른 조사 과정에서는 별다른 이유 없이 종전 주장을 번복하여 망인의 업무시간을 1일 평균10시간(12시간 - 휴식시간 2시간)으로 인정하였다고 하는 것도 석연치 않다.
더욱이 피고는 이 사건 부지급 결정 과정에서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여 설날인 2016. 2. 8.부터 5일간 휴무한 것으로 인정하였다가, 이 사건 지급결정 과정에서는 망인이 위 기간에도 하루도 쉬지 않고 근무한 것으로 인정하였는데, 이처럼 휴무 여부를 달리 인정한 근거가 무엇인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축산물 도소매업체인 이 사건 사업장이 설날 연휴, 심지어 설날 당일에까지 영업을 하였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결국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이 사건 부지급 결정 과정에서 조사된 50시간 30분을 초과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망인은 정육원으로,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원고 측은 이 사건 부지급 결정 과정에서, 통상 03:00경 돼지고기(평균 5~6마리, 많을 경우 7~8마리)가 배달되고, 06:00경 출근한 M이 뼈를 분리하는 발골 작업을 하면, 07:00~07:30경 출근한 망인이 서 있는 자세에서 칼로 비계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수행하였으며, 원고 부부는 주로 판매 등 업무를 수행하면서 망인의 업무도 병행하였다고 진술하였고, 또한 당일 고기 손질 업무가 종료되면 망인이 퇴근하는데, 그 업무는 통상 15:00~16:00경 종료되고, 업무가 많을 경우 17:00~18:00경 종료되며, 명절등으로 업무가 대단히 많을 경우에는 20:00경 종료되기도 한다고 진술하였다. 아울러 원고 측은, 휴식시간은 12:00경부터 13:00경까지의 식사시간 1시간이지만, 그 외에도망인은 수시로 담배를 피우며 휴식을 취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망인은 전날 휴무 후 2016. 2. 22. 07:00경 출근하여 작업복으로 갈아입지 않은 채 M의 발골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이 사건 사업장 밖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망인 업무의 내용 및 시간과 사고 경위가 위와 같았다면, 망인의 업무 내용이 업무부담 가중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가중 정도는 크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원고 측은 위와 같이 망인이 고기에서 비계 등을 제거하는 작업만을 수행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지급결정 과정에서 망인이 '다듬기, 고기 지방 제거 및 잔털 제거 작업' 외에 '등뼈를 톱날로 자르는 업무, 족발을 다듬거나 부산물을 손질하는 업무'도 수행하였다고 인정하였는데, 무엇을 근거로 이처럼 인정하였는지도 알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받아들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판사 김유진(재판장) 원종찬 오현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