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6. 12. 선고 2024누58892 판결

미지급보험급여및미지급위로금부지급처분취소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피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한 본안전항변을 비롯한 주장들에 관하여 제2항과 같이 판단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다.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인용한다.

2.

추가 판단

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망 A의 소송수계인 B 청구 부분]

1)

피고 주장의 요지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는 "산재보험법 제81조에 따른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자의 결정에 관하여는 산재보험법 제65조 제1항, 제2항 및 제4항을 준용한다."고 규정하여, '수급권자인 유족이 사망한 경우'에 관한 같은 조 제3항을 준용하고 있지 않다. 이는 수급권자인 유족이 사망한 경우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은 상속되지 않고 소멸한다는 입법자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배우자로서 수급권자인 유족 망 A이 사망함으로써 이 사건 소송 중 망 A의 청구 부분은 종료되었고, 그 자녀인 B이 소송절차를 수계할 수 없다.

2)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자인 근로자가 사망한 이후 산재보험법 제81조, 제65조 제1항, 제2항, 제4항에 따른 선순위 유족이 사망한 경우,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가 수급권자인 유족이 사망한 경우 그 보험급여의 지급순위에 관하여 정한 산재보험법 제65조 제3항을 준용하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도, 재산권의 상속에 관한 일반법인 민법의 규정에 따라 그 선순위 유족의 상속인에게 미지급보험급여의 수급권이 상속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주로 보험가입자(사업주)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고부담을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업무상 재해라는 사회적 위험을 보험방식에 의하여 대처하는 사회보험제도이다. 이에 따른 산재보험수급권은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권리로서 사회적 기본권과 재산권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는 이중 적 성격을 갖고 있다. 특히 장해급여제도는 본질적으로 소득재분배를 위한 제도가 아니고, 사업자가 근로자 및 사용자 자신을 위하여 근로자의 평균임금에 상응하게 일정비율로 납입한 보험료를 바탕으로 불의의 업무상 재해에 대비하여 업무상 재해를 당한 근로자에게 재해 이전의 생활수준을 보장해 주기 위한 것으로서 손해배상 내지 손실보상적 급부인 점에 그 본질이 있는 것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이 갖는 두 가지 성격 중 사회보장적 급부로서의 성격은 상대적으로 약하고 재산권적인 보호의 필요성은 보다강하다고 볼 수 있다[헌법재판소 2009. 5. 28. 선고 2005헌바20, 22, 2009헌바30(병합) 결정 등 참조]. 또한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은 유족이 수급권 자체를 새롭게 취득하는 성격의 권리가 아니라 유족이 그 보험급여의 수급권을 수급권자로부터 승계하는 성격의 권리에 해당한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망인 및 망인 사망 당시 선순위 유족이었던 배우자 A에게 지급되지 않은 미지급 장해급여 수급권은 오로지 근로자의 일신에만 전속하는 권리가 아니라 승계의 대상이 되는 비일신전속적 재산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공무원연금법 제33조, 군인연금법 제12조, 사립학교 교직원연금법 제38조는 각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 급여를 받을 유족이 없는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한도의 금액을 유족이 아닌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이 없을 때에는 그 사망한 사람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여 상속을 제한하는 특별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산재보험법령 자체에 미지급 보험급여수급권의 상속을 제한하는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는 미지급보험급여 수급권자 결정에 관한 규정으로, 위 조항이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의 상속을 제한하는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산재보험법 제58조 제1호는 장해보상연금등의 수급권의 소멸사유로 '사망'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64조 제1항 제1호에서도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의 상실사유로 '사망'을 규정하고 있으나, 산재보험법령 자체에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의 소멸사유로 '수급권자의 사망'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조항을 찾아볼 수 없다. 입법자가 직접 근거 법률에서 특별한 규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법원이 일반법을 제쳐 두고 다른 규정을 우선 적용하여 권리관계에 변동을 가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9.24. 선고 2020두31699 판결 등 참조). 재산권적 성격을 갖는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에 관하여 수급권자가 사망하였을 경우 그 상속을 제한하거나 수급권을 소멸시키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면, 원칙적으로 일반법인 민법에 따라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은 상속의 대상이 되어 사망자의 상속인에게 포괄승계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미지급 보험급여에 관한 규정인 산재보험법 제81조는 구 산재보험법(1973. 1. 15. 법률 제24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1973. 3. 13. 법률 제2607호로 개정되면서 제12조의2를 신설한 것이다. 2004. 6.경 노동부 산재보험과에서 발행한 '산재보험 40년 사'에서는 위 조항의 신설 이유를 '보험급여는 수급권자에게 지급하는 것이므로 그 수급권자가 보험급여를 청구하기 전에 사망한 때에는 그 보험급여의 청구 및 수령권을 하나의 재산권으로 보아 원칙적으로 민법상의 상속 규정에 의하여 그 사망한 수급권자의 재산상속인에게 상속되어야 할 것이나, 보험급여에 있어서는 복잡한 상속법의 적용을 피하고 수급권자에 의하여 부양되고 있던 유족을 보호하기 위하여 미지급 보험급여에 관한 특칙을 규정함으로써 그 한도에서 상속에 관한 민법의 규정을 배제하고자 함. 따라서 보험급여의 수급권자가 보험급여를 청구 또는 지급받기 전에 사망한 때에는 일반 상속인과는 관계없이 ① 요양비, 휴업급여, 장해급여, 유족특별급여, 장의비 또는 일시급여의 경우에는 사망한 수급권자에 의하여 부양되고 있던 배우자, 자녀, 부모, 손, 조부모 또는 형제자매를 청구권자로 하여 지급하며, ② 유족급여의 경우에는 사망한 수급권자의 다음 순위의 수급권자에게 지급함'이라고 밝히고 있다(2025. 4. 8. 자 피고 준비서면 10~18쪽). 이에 따르더라도 산재보험법 제81조,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의 규정은 보험급여의 수급권자가 사망하는 경우 그 수급권자에게 귀속되어 있었던 보험급여 수급권이라는 권리의 승계상대방과 방법에 관하여 특별히 정하고 있는 조항으로, 위 규정은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의 상속을 완전히 배제하는 규정이 아닌, 수급권자를 명확히 판단하고 신속한 보상을 위한 목적에서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의 상속성을 전제로 일정한 범위의 근친자에 대하여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상속인에 우선하여 수급받을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상속의 특칙 규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라)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77조가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자의 결정에 관하여 유족간 수급권 순위에 관한 산재보험법 제65조 제1항, 제2항, 제4항은 준용하면서 "수급권자인 유족이 사망한 경우 그 보험급여는 같은 순위자가 있으면 같은 순위자에게, 같은 순위자가 없으면 다음 순위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한 산재보험법 제65조 제3항을 준용하지 않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산재보험법 제65조 제3항은 업무상 재해로 인한 근로자의 사망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유족의 경제적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유족급여(유족보상일시금, 유족연금 차액일시금) 등에 있어 그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에 관한 규정으로, 근로자의 유족은 근로자 사망 시점에 직접 자기의 고유의 권리로서 유족급여의 수급권을 취득하게 되고(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두11845 판결 참조), 제65조 제3항은 위와 같은 유족급여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수급권자인 유족이 사망한 경우 수급권의 귀속 내지 이전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 미지급 보험급여는 보험급여의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 그에게 지급하여야 할 보험급여로서 아직 지급되지 아니한 보험급여의 수급권을 산재보험법에서 정한 순위에 따라 우선순위에 있는 유족에게 승계하도록 하는 것으로, 유족 고유의 권리로 인정되는 유족급여와는 그 목적이나 취지, 법적 성격을 달리한다. 따라서 유족급여와 취지나 성격을 달리하는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자 결정에 있어서 제65조 제3항을 준용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자인 유족이 사망한 경우 일률적으로 수급권이 소멸하고 피고와의 법률관계가 종료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

마)

미지급 보험급여는 본래 원수급권자 생전에 지급되었어야 할 것으로, 원수급권자가 미지급 보험급여를 수령하지 못함으로써 사망 당시 유족이 생활보장을 제대로 받지 못한 측면이 크므로 그 생활보장을 위해 그로 인한 수급권을 유족에게 승계되도록 한 것으로 보이고, 유족이 사망한 경우 기존 생활보장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여 발생한 채무는 상속인에게 상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미지급 보험급여 수급권을 유족의 상속인에게 상속되도록 하는 것이 산재보험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

구 「진폐의예방과진폐근로자의보호등에관한법률」 (2007. 4. 11. 법률 제837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진폐예방법'이라 한다)은 진폐에 걸린 근로자 및 그 유족에 대한 위로금의 지급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근로자의 건강 보호와 복지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구 진폐예방법 제37조 제3항은 "장해위로금은 진폐로 인하여 산재보험법에 의한 장해급여의 대상이 된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퇴직한 근로자가 진폐로 인하여 산재보험법에 의한 장해급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위로금은 근로자나 그 유족에게 지급하되 유족의 결정에 관하여는 산재보험법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부칙(2010. 5. 20.) 제4조는 "이 법 시행 전에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장해위로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근로자가 이 법 시행 후에 진폐 장해등급이 변경된 경우에도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장해위로금을 지급한다."는 경과규정을 두었다. 또한 구 진폐예방법 제39조는 "장해위로금은 근로자 또는 그 유족이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에 갈음하여 위로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에 한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구 진폐예방법의 입법 취지, 관련 규정의 내용과 체계 등에 비추어,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 또한 그 본질이 손해배상인 비일신전속적 재산권으로서, 관련 규정이 정한 바에 따라 앞서 살핀 산재보험법령상 미지급 보험급여의 수급권 상속에 관한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

본안과 관련한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보험급여 지급결정일을 기준으로 장해급여 등을 산정하게 되면 같은 기간 동안 휴업급여와 장해급여의 중복지급이 가능하여 장해보상연금을 선택한 진폐근로자의 경우와 차별이 심화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각 처분사유는 '장해급여 및 진폐장해위로금은 청구사유 발생일인 진폐 진단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적용하여 산정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장해급여 및 진폐장해위로금의 산정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 사건 각 처분사유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다.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1두8827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 중복 보상 및 형평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위와 같은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사유로 추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는 '장해급여와 진폐장해위로금은 법적 성격이 명확히 구별되므로, 보험급여 지급 결정일까지 증감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장해급여 등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19두45616 판결을 진폐장해위로금의 산정에까지 확장하여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구 진폐예방법 제38조 제2항은 '장해위로금은 산재보험법에 의한 당해 근로자의 퇴직 당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재보험법에 의한 진폐에 의한 장해보상일시금의 100분의6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19두45616 판결'은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하여 그 산정 기준이 되는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적절히 증감하여야 한다는 취지이므로, 장해위로금의 산정 기준이 되는 산재보험법의 진폐에 따른 장해보상일시금 액수를 산정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하고,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 및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의 법적 성격의 차이와 위 대법원 판결 법리의 적용 여부는 논리적으로 관련이 없다.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피고는 '보험급여 지급결정일까지 증감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장해급여 등을 산정하는 경우, 장해보상연금을 선택한 수급권자의 상병 정도가 중함에도 휴업급여 등이 공제됨에 따라 장해일시금을 선택한 수급권자보다 지급받는 급여의 수준이 더 적어지는 등 불합리한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2,266억 원이 넘는 추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어 국가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므로, 행정소송법 제28조에 따른 사정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행정처분이 위법한 때에는 이를 취소함이 원칙이고, 그 위법한 처분을 취소 · 변경함이 도리어 현저히 공공의 복리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 극히 예외적으로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정판결을 할 수 있는 것이며, 그 요건인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아니한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법 · 부당한 행정처분을 취소 · 변경하여야 할 필요와 그 취소 · 변경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 등을 비교 · 교량하여 그 적용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두8359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주장하는 장해보상연금 수급권자와 장해보상일시금 수급권자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수급액의 역전 현상은 피고가 장해보상일시금 지급을 지연함으로써 초래된 문제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처분의 취소가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행정소송법 제28조 제2항, 제3항에서 '법원이 사정판결을 함에 있어서는 미리 원고가 그로 인하여 입게 될 손해의 정도와 배상방법 등을 조사하여야 하고, 원고는 행정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의 청구를 당해 취소소송이 계속된 법원에 병합하여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예산상 문제는 사정판결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김형진 김선아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