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9. 12. 26. 망 A에게, 2019. 12. 30. 원고 C에게 한 각 미지급 보험급여 및 위로금 부지급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A의 배우자인 망 D은 E탄광에서, 원고 C의 배우자인 망 F는 대한석탄공사 G 광업소에서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망 D은 2002. 6. 19. 장해등급 제13급에 해당하는 진폐 진단을, 망 F는 1997. 3. 12. 장해등급 제11급에 해당하는 진폐 진단을 받았다. 그 후 망 D은, 망 F는 진폐 및 그 합병증으로 요양하던 중 사망하였다.
피고는 2019. 3. 21. 망 A에게 망 D에 관한 장해일시금 및 진폐장해위로금 지급결정을, 2018. 7. 2. 및 같은 달 4. 원고 C에게 망 F에 관한 장해일시금 및 진폐장해위로금 지급 결정을 하였는데, 그 각 금액은 망 A, 망 F의 각 진폐 진단일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었다.
이에 망 A과 원고 C은 지급결정일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장해일시금 등을 산정해야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이미 지급된 장해일시금 등과 위와 같은 방법으로 재산정한 장해일시금 등의 차액을 지급해줄 것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관계법령에 따르면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의 경우 평균임금은 직업병이 확인된 날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하고, 직업병이 확인된 날이라 함은 그 직업병에 관한 진단서 또는 소견서의 발급일이다. 따라서 진폐 진단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한다."라는 이유로, 2019. 12. 26. 망 A에 대하여, 2019. 12. 30. 원고 C에 대하여 각 미지급 보험급여 및 위로금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망 A과 원고 C은 이 사건 각 처분에 불복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소송계속 중이던 2023. 12. 11. 망 A이 사망하여 그 자녀인 B이 이 사건 소송 절차를 수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6조 제3항 본문은 보험급여를 산정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이 지난 이후에는 매년 전체 근로자의 임금 평균액의 증감률에 따라 평균임금을 증감하되, 그 근로자의 연령이 60세에 도달한 이후에는 소비자물가변동률에 따라 평균임금을 증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균임금의 증감 제도는 오랜 기간 보험급여를 받거나 오랜 기간이 지난 후 보험급여를 받을 때, 평균임금을 산정할 사유가 생긴 날인 재해일 또는 진단 확정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보험급여액을 정할 경우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시정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두2103 판결 참조).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고자 하는 산재보험법의 입법 목적과 평균임금 증감 제도를 둔 취지에 아래와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2010. 5. 20. 법률 제10305호로 개정된 산재보험법 시행 전에 지급 사유가 발생한 진폐에 대하여 장해보상일시금을 산정하는 경우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지급을 거부하거나 늦춤으로 인하여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가 하락한 경우에는 보험급여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해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19두45616 판결 참조).
산재보험법 제36조 제3항 본문은 평균임금을 증감하여야 하는 경우를 특별히 한정하고 있지 않고, 평균임금 증감의 종기(終期)에 관해서도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피고는 ① 유족보상연금이나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할 경우에는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의 평균임금을 연금 지급 시까지 증감을 하고, ② 유족보상일시금을 지급할 경우에는 사망 시까지 증감을 하며, ③ 평균임금 산정 사유 발생일 자체도 경우에 따라서는 어느 특정일로 앞당긴 후 증감을 하는(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2810 판결에 따른 실무 처리) 등 보험급여의 실질적인 가치가 유지되도록 평균임금 증감의 시기나 종기를 다양하게 적용하여 평균임금을 증감하고 있다.
통상적인 경우에는 재해근로자가 장해를 진단 받아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사유가 발생하면 지급 신청을 하여 곧바로 피고로부터 지급결정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장해진단일부터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보험급여의 지급을 거부하거나 지급을 늦춘 경우에는 산재보험법은 지연보상을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의 지급 거부나 지체가 불법행위에 이르지 않는 한 재해근로자가 손해를 보전 받기 어렵다. 이러한 제도 미비의 상황에서 부당한 지급 거부 또는 지체 시 보험급여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하는 것은 재해근로자의 보호와 행정의 적법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평균임금 증감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망 D, 망 F의 각 진폐진단일을 기준으로 그들에 관한 장해일시금 등을 산정한 것은 위법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각 처분 역시 위법하다.
진폐근로자의 경우에는 요양 중이라도 장해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판결이 1999년부터 선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계속하여 장해급여 부지급처분을 해왔다. 또한 대법원판결의 취지에 따라 요양 중인 진폐근로자에 대하여 장해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 업무처리기준을 변경한 이후에도, 피고는 진폐근로자의 장해급여 지급 신청에 대해서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또다시 지급을 거부하였었다. 그리고 위와 같은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이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판결이 선고되자, 결국 피고는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지 않기로 하는 내부 기준을 마련하여 진폐근로자에게 장해급여 등을 지급하기 시작하였다.
망 D, 망 F에 관한 장해일시금 등의 지급결정은 각 진폐 진단일로부터 각 17년, 21년가량이 경과한 후에서야 비로소 이루어졌다. 그런데 위 망인들에 관한 장해일시금 등의 지급결정이 이토록 늦어지게 된 것은 1)항에서 언급한 사정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달리 위 망인들이나 망 A, 원고들의 잘못으로 지급결정이 지체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망 D, 망 F의 각 진폐 진단일과 장해일시금 등 지급결정일 사이의 시간적 간격을 감안하면, 진폐 진단일의 평균임금을 기초로 장해일시금 등을 산정할 경우 그 실질적 가치는 필연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장해 일시금 등에 적용될 평균임금을 증감할 필요성이 현저하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윤상일
각주1) 당초 원고는A이었으나 그가 사망함에 따라 소송수계가 이루어졌다. 이를 반영하여 청구취지를 위와 같이 정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