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9. 26. 선고 2024누66473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3. 5. 12. 원고에 대하여 한 진폐유족연금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다음과 같이 일부 고치거나 추가하는 부분을 빼면 제1심판결의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칭을 포함하여 이를 인용한다.

○

제1심판결 제2면 제6행의 "D광업소에서"를 "분진사업장인 대한석탄공사 D광업소"로, "D광업소(E)"를 "대한석탄공사 D광업소(E)"로 각 고친다.

○

제1심판결 제2면 제11행의 "배우자이다."를 "배우자로서 망인의 사망이 진폐증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이유로 피고에게 진폐유족연금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다."로 고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은 2004. 3.경부터 2019. 1.경까지 심폐기능이 정상(F0)이기는 하였고, 그 병형이 1/0(양쪽 폐에 원형 또는 불규칙한 작은 음영이 조금 있고, 큰 음영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으로 경미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진단결과가 망인의 심폐기능 상태를 정확히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 망인은 진폐증으로 인하여 폐기종, 만성기관지염의 증상을 동반하는 진폐증의 합병증인 만성폐쇄성폐질환<1>에 걸리기도 하였다. 따라서 고령인 망인에게 당뇨,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폐렴 발병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하더라도, 진폐증 및 그로 인한 합병증이 망인의 폐렴 내지 사망의 주된 원인이었다. 설령 당뇨, 고혈압 등 망인의 다른 병력 등이 망인의 폐렴 내지 사망의

주된 원인이었더라도, 진폐증 및 그로 인한 합병증이 위와 같은 다른 병력 등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진폐증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4, 5, 6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 촉탁 결과, 이 법원의 G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J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망인은 25년간 진폐에 걸릴 위험이 있는 분진작업에 종사하였다.

2)

망인의 진폐 정밀진단 이력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은바, 망인은 2000. 1. 26. 진폐증으로 처음 진단받고 2004. 3. 16.부터 장해등급을 부여받게 되었으며,<2> 2013. 6.경 상세불명의 폐기종으로 진료를 받기도 하였다. 망인의 진폐건강진단소견서에 따르면, 망인에게는 2017. 8.경 기침과 호흡곤란 정도를 1단계부터 5단계까지로 구분할 때 3단계 정도의 호흡곤란 증상이, 2019. 1.경이 되어서는 기침뿐 아니라 객담과 4단계 정도로 2017년도보다 한 단계 악화된 호흡곤란 증상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3)

망인의 건강보험 수진내역에 의하면, 망인은 ① 2011년경 위의 악성 신생물 초기 진료를 받는 등 위암으로 인하여 위 절제 수술을 받았으며, 2015. 9.경까지 관련 진료를 받았고, ② 2019. 8.경 상세불명의 담낭염으로 진료를 받았으며, ③ 2010. 6.경부터 2019. 12.경까지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았고, ④ 2010. 3.경부터 2020. 1.경까지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았으며, ④ 2017. 9.경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는 등, 망인은 진폐증을 제외한 여러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4)

망인은 2019. 11. 6.경 폐렴으로 인한 호흡곤란, 발열 등의 증상으로 그 다음날인 같은 해 11. 7. 피고 산하의 태백병원에 입원하여 같은 해 12. 2. 퇴원하는 등, 호흡곤란 등을 이유로 위 병원에 수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가, 2020. 2. 14. 사망하였다. 사망 당시 망인은 만 81세였고, 사망진단서상 직접사인은 진폐증이었다.

5)

피고의 자문의들은 '망인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폐렴으로 판단되고, 폐렴 발생에 진폐증보다 당뇨, 고혈압, 치매 등의 질환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 '폐렴의 원인은 진폐증의 악화보다 치매, 뇌경색 후유증, 고령 등 전신상태 악화인 것으로 판단된다.'고소견을 밝혔다.

6)

진료기록 감정 촉탁 감정의인 G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J(이하 '감정의'라고 한다)은 '진폐증의 병형과 폐 기능 검사결과가 폐의 상태 및 심폐기능 장해의 정도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고, 진폐증의 병형이 경증이라고 하더라도 폐기종<3>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망인에게 2017. 6. 15.경부터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던 것이 확인되고, 2019. 12. 6.과 같은 해 12. 17. 각 시행된 흉부 CT 검사 결과 양 폐야의 폐렴에 의한 침윤과 폐흉수, 진폐증에 동반된 폐기종과 간질성 섬유화<4>가 확인되며, 그 후로도 폐의 침윤과 흉수 등의 증가가 관찰되어 폐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었고, 망인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경증이라고 볼 수 있어도 진폐증과 관련이 있다.'는 취지의 소견으로 감정 촉탁 내지 사실조회에 대하여 회신하였다. 나아가 감정의는 '망인의 진폐증의 정도가 사망할 정도로 뚜렷한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진폐증이 없는 고령자의 경우에도 폐렴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망인의 폐렴 발병 및 사망 원인으로 망인의 나이, 과거 위 절제 수술, 당뇨, 고혈압, 치매 등의 요소가 존재하여, 망인의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망인의 폐렴 및 사망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그러한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이 없는 환자에 비하여 폐렴의 예후가 더 나빴다고 할 수 있어, 폐렴 발병후 사망에 이르기까지 망인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였다고 의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취지의 소견으로 회신하였다.

라.

판단

1)

관련 법리

분진작업에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진폐 및 합병증 등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근로자의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였을 때 진폐 및 합병증 등과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된다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사망의 주된 발생 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기존의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하게 되었거나, 업무상 발병한 질병으로 인하여 기존 질병이 자연적인 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어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두12922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7두6809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망인에게 업무상발병한 진폐증과 그로 인한 합병증인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사망의 주된 발생 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 외에 망인이 갖고 있던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망인이 폐렴에 걸려 사망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업무상 질병인 진폐증도 사망의한 원인이 되었거나, 적어도 망인이 보유하고 있던 진폐증과 그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하여 폐렴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상 질병인 진폐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

망인의 진폐 정밀진단 이력에 따르면, 망인이 2005. 5. 3.경 심폐기능에 대하여 '경미 장해'로 진단받은 것을 제외하고 2000. 1.경부터 2019. 1.경까지 심폐기능을 '정상'으로 판정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① 감정의는 2017. 6. 15.경 망인에게 이미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었고<5> 위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망인의 진폐증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으며, ② 통상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유해 입자와 가스의 흡입에 의하여 발병하는데, 망인처럼 직업적으로 분진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발병 할 수 있고, 망인은 분진이 발생하는 석탄 관련 업무에 25년이나 되는 장기간 동안 노출되었던 점, ③ 망인은 2017. 6. 15.경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진단받기 4년 전인 2013. 6.경에도 이미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증상인 폐기종으로 진료를 받기도 한 점, ④ 망인의 진폐증 병형이 중하지는 않았더라도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는 상태였고, 폐 기능 검사결과는 실제 폐의 상태 및 심폐기능 정도와 다를 가능성이 있는 점, ⑤ 망인은 2017. 8.경 중급(中級) 정도의 호흡곤란 증상을 가지고 있다가 2019. 1.경 더 심해진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5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3의 사.항에 따르면 호흡기계 질병으로 고농도의 석탄 등에 노출되어 발생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이 규정되어 있는데,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인정 요건을 위 별표에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심폐기능이 정상으로 판정되었더라도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발병한 상태일 수 있고, 망인에게 폐렴이 발병하기 전에 이미 진폐증으로 인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나)

감정의는 '진폐증 및 그 합병증에 의해 폐 실질의 파괴가 있는 환자는 세균

배출 기능이 악화되고, 그에 의해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같은 합병증이 없는 일반인에 비하여 폐렴에 잘 걸리거나 폐렴에서 회복되기 더욱 어렵다.', '망인의 의무기록에서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는 연하장해 등은 확인할 수 없었고, 망인에게 폐 실질 파괴와 폐 기능 저하가 있었으며, 위와 같은 폐 실질 파괴 및 폐 기능 저하와 망인의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과의 연관성이 인정되고, 오로지 노화만으로 망인의 기도 폐쇄와 폐 실질 파괴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망인이 사망 당시 만 81세로 고령인 사실이 폐렴 내지 사망의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없을뿐더러, 망인의 나이, 과거 위 절제 수술 이력, 당뇨, 고혈압, 치매 등 기저질환과 망인의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 중 어떤 것이 폐렴 내지 사망의 더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판단할 수 없다.',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 폐렴 발병 후 사망에 이르기까지 망인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였다고 의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다른 원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망인이 사망하였다.'고 판단했던바, 그와 같은 소견에다가 위에서 본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망인은 폐렴이 발병하고서 3개월가량 수차례 호흡곤란 등으로 인하여 입, 퇴원을 반복하다가 사망하여 폐렴 발병과 사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었고, 망인의 폐렴은 흡인성 폐렴이 아닌 일반(세균성또는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보이는데<6>, 통상적으로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까지 보유한 환자의 경우 폐의 정상적인 방어기능이 떨어져 폐렴에 걸리기 쉬운데다, 그와 같은 감염성 질환이 폐에 발병할 경우 폐의 구조적·기능적 손상 탓에 그 치료가 지연되고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점까지 보태어 보면, 망인의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망인의 폐렴 발생의 원인 중 일부였다고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폐렴으로 인한 증세 악화에 기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피고의 자문의들은 진폐증이 망인의 폐렴 및 사망과 연관성이 낮다는 소견을 제시하고, 감정의도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망인의 폐렴 및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소견을 제시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의견은 진폐증이 폐렴 발병의 주된 또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이해되고, 더욱이 이러한 소견은 진폐증으로 인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도 아닐 뿐 아니라,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 폐렴 발병 이후 망인의 증상악화에 기여한 정도까지 충분히 고려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감정의는 위와 같이 판단하면서도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다른 원인과 복합적으로 (사망에) 작용하였다.'는 감정의견을 제시하였고, 위와 같이 감정한 후에 '망인의 폐렴 및 사망에 어떠한 원인이 우위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거나,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 폐렴 발병 후 사망에 이르기까지 망인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데 기여하였다고 의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취지의 사실조회 회신을 한 사실을 고려하면, 감정의가 처음에 하였던 '직접적인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의견은, 망인의 진폐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 폐렴 발병 내지 사망의 주된 원인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보일 뿐, 그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인하는 것이라고까지 볼 것은 아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차문호 박형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