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내용은 제1심판결 이유 제1항 부분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나. 관계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내용은 제1심판결 이유 제2의 가, 나항 및 별지 부분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판단
관련법리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되어 2023. 7. 1.부터 시행되기 전의 것)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제125조가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제5조 제2호 본문). 따라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 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5, 8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망인은 E으로부터 벌목작업을 위탁받거나 도급받은 관계에 있었다고 보인다. 따라서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E은 아파트 층간 차음재의 제조 ·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G의 대표이사로서, 임야인 사고 장소에 벌목을 하고 부지를 조성하여 차음재 제조 공장을 건축하려 하였다. 벌목작업은 공장 건축을 위한 사전작업이었을 뿐이고, 벌목 외에 E이 원하는 특정한 작업 결과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E으로서는 벌목작업을 도급 주지않고 자신이 직접 근로자를 고용하여 지휘 · 감독을 하며 수행할 이익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망인은 2023. 1. 5. 산림간벌 등을 목적으로 하는 ㈜H에 입사하여 벌목작업을 하였는데, 같은 달 6일 작업 중 목을 다쳐 입원치료를 받은 후 2023. 2. 9.경 퇴원하였다.
E이 2023. 2. 22. 08:30경 망인이 혼자 벌목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 망인에게 '작업을 중단하고, 혼자 작업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벌목작업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후속 공사에 지장을 받게 되거나 자신이 조사를 받게 될 것 (사용자가 아니라 도급인이라도 조사는 받게 될 수 있다)을 염려하여 또는 망인을 배려하여 사고를 방지하고자 한 말이었을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를 두고 작업의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달리 E이 벌목작업과 관련하여 망인에게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다.
망인의 지인인 I과 망인 사이에 2023. 2. 21. 있었던 전화 통화를 녹취한 녹취서(갑 제23호증의 4)에 의하면, I이 망인에게 벌목작업을 인부를 써서 할 것인지 묻자, 망인은 "모르겠다. 안 오면 혼자 해도 돼. 혼자 하나 둘이 하나 뭐", "열흘 안에는 혼자해도 다 끝난다."라고 대답하였고, I이 작업기간 단축을 위하여 인부를 쓰라고 하면서 '㈜H의 근로자를 뽑아 쓰라'거나 '인부를 소개해 주겠다'는 취지로 제안하자, 망인이 인부를 쓰는 데에는 동의하면서 "그 못 뽑아내. 거기[㈜H]도 바빠 가지고 지금 사람 4, 5명씩 해 가지고 지금 3군데 일하거든.", "나무 베는 저거는 영 모르는 사람하고 일하면 위험해서 안 돼."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 망인은 2023. 2. 21. 위 통화 후 지인에게 전화하여 '함께 벌목작업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였고(갑 제23호증의 1), 사고 발생 당일에도 인부들을 써서 벌목작업을 하려고 준비하였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보아, 망인은 E의 구체적인 지시 없이 스스로 벌목작업에 몇 명의 인원을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I이 E을 대신하여 벌목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I과 망인 사이의 전화 통화를 녹취한 녹취서들(갑 제20 내지 23호증. 갑 제23호증의 1 제외)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리고 작업기간 단축 요청 또한 도급의 경우에도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원고는 망인이 E으로부터 8일간 일당 25만 원씩, 총 200만 원을 받기로 하였고, 이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진 임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I과 원고 소송대리인의 변호사 사이에 2023. 4. 3. 있었던 전화 통화를 녹취한 녹취록(갑 제9호증, 3쪽)에 의하면, E 측이 망인에게 벌목작업을 위한 비용과 기간을 묻자, 망인이 '200만 원에 3~4일이면 할 수 있다'고 하였고, 이에 E이 '한 열흘 안에만 하면 되니 천천히 하고 혼자 작업하지 말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벌목작업의 기간은 약 열흘의 한도 내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던 반면, 보수액은 200만 원으로 고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스스로 투입인력에 관한 계획을 세웠던 점도 고려하면, 망인이 E과 8일 동안 일당 25만 원씩을 받기로 약정하였다기보다는, 오히려 망인이 대략적인 한도 내에서 작업일수나 작업방법에 재량권을 가지고 벌목작업을 완수하는 대가로 E으로부터 200만 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고 보인다. "일당 25만 원"과 "8('일' 또는 '인')"은 망인 한 사람이 8일간 작업을 한다는 의미로 언급된 것이 아니라, 벌목작업의 품셈으로서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망인이 지급받기로 한 보수는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벌목작업의 완수라는 일의 완성에 대한 대가라고 할 수 있다.
망인은 200만 원에서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소한의 작업보조원을 고용하여 일을 완성시킬 수도 있었으므로, 망인이 벌목작업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이윤 창출이나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였다고 볼 수 있다.
E은 망인에게 구체적인 출퇴근시간을 지정하지 않았다. 반면 망인과 ㈜H 사이의 근로계약에서는 근로시간이 07:30부터 16:00까지로 지정되어 있었다. E이 망인에게 벌목작업 장소를 지정하기는 하였으나, 벌목작업을 도급 주는 경우에도 작업 장소는 도급의 목적이 되는 작업의 내용 내지 범위를 구성하는 것으로서 도급인이 이를 지정할 수밖에 없다. 한편 망인은 E을 위한 벌목작업에 자신의 장비를 사용하였다.
E이 망인의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피의사실에 대하여,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은 2024. 1. 22. 'E이 망인에게 벌목작업 과정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작업에 관여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E에게 사업주임을 전제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결정을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김유진(재판장) 원종찬 오현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