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21,975,1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9. 24.부터 2026. 6. 19.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2019. 8. 20. 제정된 국립항공박물관법에 따라 항공문화와 항공산업의 유산을 발굴 · 보존 · 연구 및 전시함으로써 항공문화의 진흥과 항공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원고는 2003. 8. 26. 경기도 광주시 소속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되어 2005. 11. 20.까지 약 2년 3개월을 근무하다가 2005. 11. 21. 건설교통부로 전입하였고, 그 후 국토해양부, 국토교통부 소속 국가공무원으로 약 14년 1개월을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10. 14.부터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 B팀에서 피고의 설립에 관한 사무에 종사하다가 피고가 설립되자 국립항공박물관법 부칙(2019. 8. 20. 법률 제16490호) 제6조<1>에 따라 2020. 1. 2. 피고 직원으로 임용되면서 같은 날 국가공무원에서 퇴직(의원면직)하였다다. 피고의 인사규정, 보수규정, 보수규정 시행세칙, 명예퇴직제 등 운영세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보수규정 시행세칙라. 원고는 지방공무원 및 국가공무원 재직기간까지 포함한 원고의 재직기간(2003. 8. 26.부터 기산)이 명예퇴직 요건인 20년을 충족하였다고 생각하여 2024. 1. 9. 피고에 명예퇴직 신청서를 접수하였고, 피고는 2024. 3. 6.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명예퇴직예정일을 2024. 3. 31.로 하여 원고의 명예퇴직을 승인하는 의결을 하였다. 이후 피고는 2024. 3. 18.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명예퇴직수당 지급을 위한 예비비 사용 및 예산 전용 계획을 의결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의 명예퇴직 예정일 3일 전인 2024. 3. 28. 명예퇴직자 재선정을 안건으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명예퇴직을 위한 근속기간 산정 시 지방공무원경력(2년 3개월)을 제외해야 함에 따라 원고의 근속기간이 20년 이상 재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의 명예퇴직 승인 결정을 번복하고 최종적으로 이를 부결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불승인 결정에 대하여 이의를 신청하였으나, 2024. 4. 23.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이의신청을 거부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4. 4. 25.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2024. 5. 1. 퇴직하였고, 피고는 2024. 5. 10. 원고에게 퇴직금 31,722,93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9 내지 21호증, 을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가 명예퇴직을 위한 재직기간을 산정할 때 국가공무원 재직기간에서 지방공무원 재직기간을 제외한 것은 피고의 인사규정 제정 배경과 취지, 국립항공박물관법, 지방공무원법 등 관련 법률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고, 이를 전제로 원고의 재직기간이 20년에 미달한다고 보아 원고의 명예퇴직을 불승인하고 원고에게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인사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어서 채무불이행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원고는 이 사건 불승인 결정으로 인하여 명예퇴직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여 그 퇴직수당인 221,975,100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선택적으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손해배상금으로 221,975,1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일인 2024. 3. 28.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지방공무원과 국가공무원은 그 신분이 명백히 구별되고, 지방공무원법 제80조 제3항은 피고와 같은 사인의 인사사무 처리에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명예퇴직제도의 운용 및 지급대상자 선정에 관하여 재량을 가지고 있고, 국가공무원으로 근속한 기간에 지방공무원 재직기간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하여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변호사 등의 자문 등 신중한 법률검토를 거친 피고에게 고의 내지 과실이 있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될 수 없다.
판단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명예퇴직은 기본적으로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사법상 계약이다(대법원 2000. 7. 7. 선고 98다42172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의 신청을 받아 명예퇴직 대상자를 선정하는 경우 그 신청에 대한 승낙 여부의 결정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유보되어 있다. 다만, 이러한 사용자의 인사재량권은 명예퇴직 제도가 도입된 배경과 경위, 다른 대상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제한적으로 행사되어야 하고, 객관적인 자격을 갖춘 대상자의 명예퇴직신청에 대하여 부당한 사유를 내세워 수리를 거부하는 등으로 이를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사용자가 명예퇴직의 요건을 취업규칙에 정해 놓았고, 명예퇴직을 신청한 근로자가 그 요건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인사재량권을 합리적으로 행사하지 않고 그 신청을 거부하는 것은 취업규칙을 준수하여야 하는 사용자의 근로계약상의 기본적인 의무를 위반한 것이어서(근로기준법 제5조<2> 참조) 사용자는 이러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먼저 피고의 인사규정 제66조 제1항 단서(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의 '국가공무원으로 근속한 기간'에 지방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이 포함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아래와 같은 이 사건 조항의 문언,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조항의 '국가공무원으로 근속한 기간'에는 지방공무원법 제80조 제3항에 따라 국가공무원 재직기간으로 전환된 지방공무원 재직기간이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국립항공박물관법 부칙 제6조는 피고의 설립 사무에 종사하였던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원이 피고의 직원으로 임용될 것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피고가 설립된 때에 공무원에서 퇴직하고 피고의 직원으로 임용된 것으로 보면서(제2항), 그 직원의 정년은 피고의 정년이 더 장기가 아니라면 공무원 퇴직 당시의 직급에 적용되던 국가공무원법상의 정년을 따른다고 규정하여, 피고로의 전적에 따른 정년상 불이익을 방지하고 있다. 이는 새로 설립하는 피고를 입법목적에 맞도록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그 설립 사무를 수행하였던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원들을 피고의 직원으로 채용할 필요가 있어, 위 공무원들이 피고의 직원으로 전환 임용되어도 국가공무원으로 계속 재직하는 것에 비하여 신분에 불이익이 없도록 함으로써 위 전환 임용을 적극적으로 희망하도록 장려하기 위함이다. 이 사건 조항도 위 부칙 규정의 취지와 동일하게 피고 직원으로 전환 임용된 피고의 설립에 관한 사무를 수행하였던 공무원들에 관하여 국가공무원으로 재직하였던 기간을 피고의 재직기간에 산입함으로써 명예퇴직에서 불이익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자 마련된 규정이라고 해석된다.
국가공무원법 제74조의2 제1항은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자가 정년 전에 스스로 퇴직하면 예산의 범위에서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지방공무원법 제80조 제3항은 지방공무원이 국가공무원에 임용될 경우 경력계산을 할 때 지방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은 국가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만일 피고가 설립되지 않아 원고가 국토교통부 소속 국가공무원으로 계속 재직하였다면, 원고는 지방공무원 재직기간까지 포함하여 근속기간을 산정함으로써 명예퇴직에 필요한 20년 근속 요건을 충족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공무원에서 국가공무원으로 전환되었다가 다시 피고 직원으로 전환 임용된 사람의 경우에는 이 사건 조항의 '국가공무원으로 근속한 기간'에 지방공무원 근속기간이 포함된다고 해석해야만 피고 직원으로 전환되지 않을 때보다 불이익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지방공무원법 제80조 제3항은 지방공무원이 국가공무원에 임용될 경우 경력계산을 할 때 지방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은 국가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지방공무원에서 국가공무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지방공무원 재직기간은 국가공무원 재직기간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정한 '국가공무원으로 근속한 기간'에 지방공무원 재직기간을 산입하는 것이 위 조항의 문언을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2024. 3. 6. 자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명예퇴직을 승인하였다가 오로지지방공무원 재직기간 산입만을 문제 삼아 2024. 3. 28. 자 인사위원회에서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을 한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의 인사규정에서 정한 명예퇴직 요건 및 피고의 심사에 따른 명예퇴직 기준을 충족하였다고 보인다.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은 오로지 피고가 취업규칙인 이 사건 조항을 잘못 해석함에 기인한 것이 분명하므로, 명예퇴직 승인 여부에 관하여 피고에게 상당한 재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취업규칙에 따라 명예퇴직을 승인해야 할 피고의 근로계약상의 의무를 불이행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러한 채무불이행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 즉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이 없었더라면 명예퇴직신청이 받아들여져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았을 명예퇴직수당 상당액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의 범위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연봉월액은 4,932,780원, 지방공무원 재직기간을 포함한 총 재직기간은 20년 8개월, 정년 잔여연수는 약 13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의 보수규정 시행세칙 제14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명예퇴직수당 계산 시 정년 잔여연수 10년을 초과하는 기간은 별도의 명예퇴직수당을 추가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정년 잔여연수를 10년으로 본다. 보수규정 시행세칙의 같은 항 제2호, 제1호에 따라 산정한 원고의 명예퇴직수당은 221,975,100원[= 147,983,400원(= 4,932,780원 × 50% × 60개월) + 73,991,700원(= 4,932,780원 × 25% × 60개월)]이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위 명예퇴직수당 상당액인 221,975,1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이행청구일(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3>인 2024. 9. 24.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항소심 판결 선고일인 2026. 6.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피고가 취업규칙인 인사규정을 잘못 해석한 것이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거나 전체 법질서의 관점에서 사회통념상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3다314022 판결 참조)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불법행위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일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에게 위에서 인정하는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우(재판장) 신용호 이병희
각주1) 제6조(직원임용의 특례) ① 국토교통부장관은 이 법 시행 당시 박물관 설립에 관한 사무에 종사하던 소속 공무원을 본인의 희망에 따라 법인인 박물관의 직원으로 임용될 사람과 그러하지 아니하는 사람으로 구분하여야 한다.
제1항에 따라 박물관의 직원으로 임용될 것을 희망한 사람은 법인이 설립된 때에 공무원에서 퇴직하고 박물관의 직원으로 임용된 것으로 본다.
제2항에 따라 공무원에서 퇴직하고 박물관의 직원으로 임용된 사람의 정년은 그 직원의 퇴직 당시의 직급에 적용되던 국가공무원법상의 정년에 따른다. 다만, 박물관 직원의 정년이 「국가공무원법」상의 정년보다 장기일 때에는 박물관 직원의 정년을 따른다.
각주2) 제5조(근로조건의 준수) 근로자와사용자는 각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을 지키고 성실하게 이행할 의무가 있다.
각주3) 지연손해금은 금전채무의 이행지체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기한이 없는 채무에 해당하므로, 확정된 지연손해금에 대하여 채권자가 이행청구를 하면 채무자는 그에 대한 지체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22. 3.11. 선고 2021다232331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