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4. 2. 선고 2025노2980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사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6) 순번 120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3)(이하 별지 표시에서 '원심판결 별지'는 생략한다) 순번 1 및 범죄일람표(4) 순번 4에 대한 각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 및 범죄일람표(6) 순번 2, 5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위 각 부분은 분리 ·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해자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위반(사기)의 점을 전부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가)

피고인은 피해자 D으로부터 원래 계약한 물품(가방) 286,000개보다 19,387개를 초과한 305,387개를 납품받았는데, 위 초과납품분은 불량A/S처리용으로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위 초과납품분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기망행위 또는 피해자의 처분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 D에게 첫 납품일(2003. 12. 5.) 이전에 선급금으로 1억 9,000만 원(= 현금 5,000만 원 + 약속어음 및 당좌수표 1억 4,000만 원<1>)을 지급하였고, 그 후 2004. 2. 14.까지 잔금으로 최소 5억 6,500만 원(= 현금 1억 8,500만 원 + 약속어음 및 당좌수표 3억 8,000만 원<2>)을 지급하였는바, 피고인은 납품 이후 판매부진 등 경제사정의 변화로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위 선급금에 해당하는 물품에 대하여는 피해자 D이 기망당하여 납품한 것이 아니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2)

피해자 M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은 피해자 M과 납품계약을 체결한 직후 선급금 2,00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선급금에 해당하는 물품(가방)에 대하여는 피해자 M이 기망당하여 납품한 것이 아니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M에 대한 사기의 점을 전부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3)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은 피해자 I와 색칠공부교재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선급금 지급을 위해 피해자 I에게 약속어음을 발행하면서 피해자 I로부터 위 약속어음에 대한 담보로 유통이 아닌 보관 목적의 견질어음을 교부받았는바, 견질어음은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제3자에게 유통하지도 않았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을 전부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5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범죄일람표(6) 순번 120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직권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나.

판단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대하여 다시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에는 판결로써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7조 제3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2025. 1. 21. 'C에서 2004. 1. 27.부터 2004. 3. 4.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AO (주민등록번호 1 생략)의 임금 합계 1,345,000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점(범죄일람표(5) 순번 14)등으로 기소되어 그 사건(서울북부지방법원 2025고합80, 이하 '선행사건'이라고 한다)이 같은 법원 2024고합517 사건에 병합되었고, 2025. 5. 16. 다시 'C에서 2004. 2. 1.부터 2004. 2. 29.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AO (주민등록번호 1 생략)의 임금 합계 1,185,000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등으로 기소되어 그 사건(같은 법원 2025고합364, 이하 '후행사건'이라고 한다)도 위 2024고합517 사건에 병합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선행사건과 후행사건의 각 공소사실에 적시된 인적사항, 근무장소 및 근무기간 등에 비추어, 근로자 AO에 대한 후행사건의 공소사실은 선행사건의 공소사실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3>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범죄일람표(6) 순번 120 기재 근로자 AO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공소가 제기된 사건(범죄일람표(5 순번 14 기재 근로자 AO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다시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에 해당하므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중복기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나아가 원심은 위 공소사실 부분과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4.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피해자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의 점 및 피해자 M, I에 대한 각 사기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하였고, 이에 원심은 위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피해자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의 점

가)

관련 법리

(1)

계속적인 물품거래관계에 있어 신용상태가 악화되어 물품을 공급받더라도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의심스러운 상황에 처하였음에도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그 대금지급이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물품을 공급받는 경우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3. 5. 10. 선고 83도340 판결 등 참조).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계속적으로 물품을 공급받고 그 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하는 거래관계의 경우에도, 매수인의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되어 그 지급기일에 대금을 지급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예견하였거나 그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서 그러한 내용을 매도인에게 고지하지 아니하고 매도인으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았다면 편취의 범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1998. 8. 21. 선고 98도1148 판결 등 참조).

(2)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 있어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이로써 곧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그 영향이 없으므로, 사기죄에 있어 그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그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재물의 가치로부터 그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재물 전부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도7470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은 C를 대표하여 2003. 10. 24. 피해자 D(상호: E)으로부터 학생용 가방 286,800개를 대금 1,602,150,000원에 납품받기로 하는 내용의 '2004년 신학기 가방납품계약'을 체결하였다(증거기록 2-2권<4> 26~34쪽).

(2)

피해자 D은 2003. 12. 5.경부터 2004. 2. 11.경까지 C에 합계 1,702,984,200원 상당의 가방 및 보조가방 305,387개를 납품하였다.

(3)

피고인은 피해자 D에게 물품대금으로 2003. 11. 16.부터 2004. 1. 20.까지 현금 합계 2억 3,500만 원을 지급하였고, 2003. 11. 22.부터 2004. 2. 14.까지 약속어음및 당좌수표 합계 12억 500만 원을 발행하였는데, 위 약속어음 및 당좌수표 중 지급기일이 2004. 3. 15. 이전인 합계 5억 2,000만 원의 약속어음 및 당좌수표는 정상 결제되었다(증거기록 2-2권 9~10, 36쪽).<5>

(4)

피고인은 2004. 3. 16.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도피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1)

기망의 고의 여부

위 인정사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2003. 10.경 당시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피해자 D으로부터 가방을 납품받더라도 지급기일에 그 대금을 지급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예견하였거나 그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서 그러한 내용을 고지하지 아니한 채 납품계약을 체결한 후 위 피해자로부터 가방을 납품받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즉, 단순히 납품 이후 경제사정의 변화로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피고인은 'CD'라는 상호로 개인사업체를 운영해 오다가 2001. 8. 31. 자본금 5,000만 원으로 C를 설립하였다. C는 설립년도인 2001년에 71,023,906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였고, 2002년에 당기순이익 84,218,551원을 기록하였으나, 2003년에 다시 당기순손실 244,220,000원을 기록하였다(증거기록 1권 180~185쪽).

㈏ C의 CB은행(구 R은행) 당좌계좌는 2002. 7.경부터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상태를 오가는 등 자금사정이 좋지 못하였다(증거기록 1권 175쪽). 그럼에도 피고인은 2003. 2.경부터 일본 회사들과 총 7~9억 원의 라이센스계약을 체결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C 또는 피고인 개인 명의로 사채를 융통하기까지 하였고(증거기록 1권 210쪽), 피해자 D과 납품계약을 체결한 2003. 10.경 무렵에는 사채빚만 5억 원 이상<6> 부담하고 있었다(증거기록 1권 149쪽). 나아가 C는 2004. 1.경 이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였다(증거기록 1권 35쪽).

㈐ C의 사무실 및 창고는 남양주시 B에 있었는데(증거기록 1권 23~24, 92쪽), 위 토지 및 건물은 CJ(피고인의 부인)과 CK (C의 이사)의 공동소유로서 2003. 10.경 무렵 C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중소기업은행의 근저당권(채권최고액 4억 원) 및 피고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H의 근저당권(채권최고액 2억 5,000만 원)이 각 설정되어 있었는바(증거기록 1권 90~93쪽), 설령 피고인의 주장에 따라 위 토지 및 건물의 시가가 10억 원 정도였다고 하더라도(증거기록 2-1권 36쪽), 당시 C가 부담하고 있던 채무의 규모에 비추어 보면 위 토지 및 건물만으로는 사실상 담보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7>

㈑ 피고인은 귀국 후 검사 면담 당시 '2003. 1.경부터 회사 사정이 나빠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권 141쪽), 검사 피의자신문 당시 '(2003. 10.경 당시 재산상태는) 좀 어려웠다. C 약속어음 끊어놓은 것을 막으려고 3억 원 정도 사채를끌어 썼다. 2003. 2.~2004. 2.경까지 약속어음 막은 것이 20억 원 가까이 된다. 제 채무랑 C 채무를 따로 정리할 수 없다. 회사자금이 부족하면 제가 사채를 끌어 쓰기도하고 그 돈을 회사자금으로 메우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총 채무는 15억 원 정도 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1권 211쪽).

㈒ 피고인은 '신학기 가방의 특성상 2003. 12.경까지는 가방을 납품받아야만 2004. 1.경부터 매장에 진열하여 판매를 시작할 수 있는데, 피해자 D의 납품지연으로 납품된 가방 대부분을 매장에 진열조차 하지 못하였고, 납품된 가방의 80%가 제고로 남게 되어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피해자 D이 당초 납품계약에서 정한 납품기일보다 다소 늦게 가방을 납품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피해자 D은 이 사건 이전에도 약 3년간 C에 총 18~20억 원 상당의 가방을 납품해 왔는데(납품대금은 모두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경우 거래규모가 16억 원 이상으로 위 3년간 거래총액에 근접하는 수준인 점(증거기록 2-2권 47~48,66쪽). ② 이에 피해자 D이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라며 납품규모를 줄여달라고 요청하자, 피고인은 납품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숨긴 채'납품대금은 틀림없이 지급할 테니 나를 믿고 납품하라'며 2003. 12. 10.<8> 피해자 D에게 '피고인이 납품대금으로 발행한 약속어음이 제때 지급되지 못할 경우 10억 원의 당좌수표를 발행해 준다'는 내용의 지급보증서를 공증해 주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피해자 D을 안심시켜 계속 납품하도록 한 점(증거기록 2-2권 12~16쪽), ③ C의 계약직근로자들 100여 명은 2004. 3.경까지도 C 매장이 입점한 수십 여 곳의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서 근무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이 미국으로 도피하기 전에 피해자 D에게 납품지연으로 인한 책임을 묻거나 납품을 독촉한 흔적이 전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판매부진이 피해자 D의 납품지연으로 인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피고인은 '2004년 신학기 제품 판매가 성공하면 납품대금을 충분히 변제할 수 있다'고 믿었으므로 변제의사가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는 단순한 피고인의 주관적 기대에 불과하고 그러한 기대가 합리적인 것임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객관적인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 D과 납품계약을 체결한 2003. 10.경 무렵 약 15억 원에 달하는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등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였으므로, 설령 2004년 신학기 제품 판매가 성공하더라도 그로 인한 수익은 결국 기존 채무의 '돌려막기'식 변제에 충당되었을 가능성이 크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초과납품분에 대한 사기 여부

피고인과 피해자 D 사이의 납품계약상 피해자 D이 납품하기로 한 가방은총 286,800개(1,602,150,000원 상당)임에도 불구하고 위 피해자가 18,587개를 초과한 합계 305,387개(1,702,984,200원 상당)를 피고인에게 납품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고소대리인 Z의 진술서(증거기록 2-2권 53~54쪽)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 D은 위 초과납품분 18,587개를 불량A/S처리용 등으로 인정하여 별도로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납품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그러한 내용을 고지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 D을 기망하여 가방을 납품받았고, 피해자 D은 피고인으로부터 정상적으로 납품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피고인에게 위 초과납품분을 포함한 총 305,387개의 가방을 납품하였는바, 만일 피해자 D이 정상적으로 납품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았더라면, 납품계약에서 정한 286,800개는 물론 위 초과납품분 18,587개도 납품하지 않았을 것임이 명백하므로 로, 결국 피해자 D은 피고인의 대금지급 의사 및 능력에 관한 기망행위로 인하여 위 초과납품분까지 납품한 것이어서 위 초과납품분에 관하여도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그로 인한 피해자 D의 처분행위가 존재하고, 위 초과납품분에 대하여는 별도로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선급금에 해당하는 납품분에 대한 사기 여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D과 납품계약을 체결한 후 가방을 납품받기 전에 위 피해자에게 현금 5,000만 원과 액면금 합계 2억 2,000만 원<9>의 약속어음 및 당좌수표를 발행하였고, 그중 액면금 합계 액면금 합계 1억 4,000만 원<10>의 약속어음 및 당좌수표가 정상 결제된 사실은 인정된다(증거기록 2-2권 36, 55쪽).

그러나 ① 앞의 관련 법리에서 본 바와 같이,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 있어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이로써 곧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그 영향이 없으며, ② 피고인은 납품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그러한 내용을 고지하지 아니한 채 위 피해자를 기망하여 가방을 납품받았는바, 피고인이 위와 같이 선급금을 지급한 것은 결국 정상적으로 납품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을 숨기기 위한 기망행위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므로, 결국 위 선급금에 해당하는 납품분을 포함한 가방 305,387개 전부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해자 M에 대한 사기의 점: 선급금에 해당하는 납품분에 대한 사기 여부

가)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C를 대표하여 2003. 12. 29.경 피해자 M(상호: N)으로부터 학생용 가방 11,697개를 대금 110,056,800원에 납품받기로 하는 내용의 납품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인은 위 납품계약 체결 즉시 선급금 2,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위 피해자는 2004. 1. 15.경부터 2004. 2. 3.경까지 피고인에게 합계 110,056,800원 상당의 가방 11,697개를 납품한 사실, 피고인은 위 피해자에게 위 선급금 외에 납품대금으로 액면금 합계 92,941,000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였으나 위 약속어음은 모두 지급거절된 사실이 각 인정된다.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03. 12. 29.경 당시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피해자 M으로부터 가방을 납품받더라도 납품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그러한 내용을 고지하지 아니한 채 위 피해자로부터 선급금 2,000만 원에 해당하는 납품분을 포함한 합계 110,056,800원 상당의 가방 11,697개를 납품받아 이를 편취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2003년 초부터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피해자 CM과 납품계약을 체결한 2003. 12. 29.경 무렵에는 위 피해자로부터 가방을 납품받더라도 약정 지급기일에 납품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 자신도 이를 예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피해자에게 그러한 사정을 고지하지 아니한 채 마치 납품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것처럼 위 피해자를 기망하여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가방을 납품받았다.

(2)

피고인은 위 피해자로부터 가방을 납품받기 전에 지급한 선급금에 해당하는 납품분에 대하여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11> 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 있어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이로써 곧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그 영향이 없으며, ② 피고인은 납품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그러한 내용을 고지하지 아니한 채 위 피해자를 기망하여 가방을 납품받았는바, 피고인이 위와 같이 선급금을 지급한 것은 결국 정상적으로 납품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을 숨기기 위한 기망행위의 일환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3)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 견질어음에 대한 사기 여부

가)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은 2003. 11. 30.경부터 2003. 12. 31.경까지 피해자 I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으로부터 합계 3,575만 원 상당의 색칠공부교재(범죄일람표 (1) 순번 1, 2)를 납품받았고, 위 납품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2003. 12. 29.경부터 2004.1. 12.경까지 J에 액면금 합계 3,462만 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다(증거기록 2-3권37, 41~42, 48~55쪽).

(2)

피고인은 2004. 1. 31.경부터 2004. 2. 29.경까지 J으로부터 합계48,334,000원 상당의 색칠공부교재(범죄일람표(1) 순번 3, 4)를 추가로 납품받았는데, 그 전인 2004. 1. 21.경 위 추가납품분에 대한 선급금 명목으로 J에 액면금 5,000만 원의 약속어음 1장(어음번호 CN, 지급기일 2004. 5. 31.)을 발행하면서 위 피해자로부터 위 선급금에 대한 담보 목적으로 J이 발행한 액면금 5,000만 원의 약속어음 1장(어음번호 L, 지급기일 2004. 5. 25., 이하 '이 사건 견질어음'이라고 한다)을 교부받았다(증거기록 2-3권 38, 42~43, 58~63쪽).

(3)

피고인이 J에 색칠공부교재에 대한 납품대금 또는 선급금 명목으로 발행한 (1)항 및 (2)항 기재 각 약속어음은 나중에 모두 지급거절되었다.

나)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2004. 1. 21.경 당시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J에색칠공부교재 추가납품분에 대한 선급금 명목으로 발행한 약속어음이 지급기일에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을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위 약속어음이 정상적으로 지급될 것처럼 피해자 I를 기망하여 그 담보(즉, 피고인이 발행한 약속어음이 정상적으로 지급되었음에도 J 측의 추가납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경우 선급금 반환 등 담보) 목적으로 이 사건 견질어음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되므로,<12>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사기죄의 객체인 재물은 소유권의 객체로 될 수 있는 물건이면 충분하고, 담보 목적으로 교부된 약속어음이라 하더라도 제3자에게 유통된 경우 어음의 소지인이 배서의 연속에 의하여 그 권리를 증명하는 때에는 발행인이 소지인에게 어음법 제17조 단서의 해의가 있었음을 주장 · 증명하지 못하는 한 소지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어서(어음법 제77조, 제16조 제1항 참조) 객관적 ·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견질어음은 비록 피고인이 J에 발행한 선급금 명목의 약속어음에 대한 담보목적으로 교부된 것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형법상의 재물로서 사기죄의 객체가 된다(무효인 약속어음공정증서가 형법상의 재물로서 사기죄의 객체가 된다고 본 대법원 1995.12. 22. 선고 94도3013 판결 등 참조).

(2)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2003년 초부터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2004. 1. 21.경 J에 색칠공부교재 추가납품분에 대한 선급금 명목으로 약속어음을 발행할 무렵에는 위 약속어음이 지급기일에 정상적으로 지급될 수 없는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 자신도 이를 예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I에게 그러한 사정을 고지하지 아니한 채 마치 위 약속어음이 지급기일에 정상적으로 지급될 것처럼 위 피해자를 기망하여 그에 대한 담보 명목으로 이 사건 견질어음을 교부받았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견질어음을 유통하지 않았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견질어음에 대한 사기죄는 피고인이 피해자 I를 기망하여 이 사건 견질어음을 교부받는 즉시 기수에 도달하였고, 피고인이 그 후 이 사건 견질어음을 실제로 유통하였는지 여부는 기수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여 양형사유로만 참작될 수 있을 뿐이다(한편, 증인 CC의 당심법정에서의 진술<13> 등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견질어음을 실제로 유통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

5.

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유죄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