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3. 18. 원고와 A 사이의 B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2. 관계 법령 등
이 법원이 위 각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 제2면 이유 부분 4행 다음에 "원고는 국가철도공단법에 따라 2003. 12. 26. 설립·허가를 받고 대전 동구 중앙로242에 본사를 두면서 상시 2,158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철도시설의 건설 및 관리 등의 사업을 시행하는 공공기관이다."를, 제2면 이유 부분 5행의 "원고는" 다음에 "2023. 8. 25. A에 대하여 인사위원회에 징계 요구를 하고,"를 각 추가하는 것 이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해당 부분 기재(별지 포함, 다만 이 판결문의 별지를 추가한다)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제1 징계사유의 존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D센터에 있는 A의 PC로 원고의 내부 전산망인 F 시스템에 접근하려면 PC부팅암호, 윈도우 암호, 사원번호, F 암호를 입력하는 과정을 모두 거쳐야 하므로 A이 이러한 암호와 사원번호를 제3자에게 유출하지 않는 한 제3자가 A의 PC로 원고의 비공개 문서를 열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제3자가 A의 사원번호로 이 사건 문서를 열람하였다는 사실 자체로 A이 문서 유출을 방치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한편이 사건 문서는 모두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의 탄성분기기<1> 품질시험에 관한 문서인데, A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이 사건 D센터에 빈번하게 출입하였던 I, H이 G의 경쟁회사인 주식회사 J(이하 'J'라 한다)의 직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문서 전체가 I, H을 통하여 J에 유출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관련 법리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5, 10, 13 내지 18호증, 을 제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문서 전체 중 그 일부는 A이 직접 인쇄하여 J 직원 I, H<2>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나머지 부분은 A의 묵인 및 방조하에 I, H이 A의 PC에서 문서를 열람, 인쇄 및 촬영하는 방식으로 A이 이 사건 문서 전체를 외부에 유출하였다는 제1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원고는 A과 J의 유착관계 및 비공개 문서 유출 의혹에 관하여 2023. 3. 23.경 원고 감사실을 통한 감사에 착수하였고, 원고 감사실은 2023. 8. 8. 조사결과보고서(이하 '이 사건 조사결과보고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는데, 위 보고서에 의하면, 2018. 4.
부터 2020. 10.까지 A이 I, H에게 F 시스템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이 사건 문서 전체중 일부는 직접 인쇄하여 전달하고, 나머지는 A의 묵인 하에 I, H이 A의 PC에서 열람, 인쇄 및 촬영한 사실이 인정되었다. 원고 감사실은 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J와 경쟁관계에 있는 G이 탄성분기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하여 받고 있는 품질시험 관련 문서 중 A이 F 시스템에 로그인하여 열람, 인쇄한 문서 225건을 특정하였다. 이 사건 조사결과보고서는 원고 감사실 직원이 2023. 3. 22.부터 2023. 7. 21.까지 약 122일 동안A, H을 직접 조사하고, 전자문서 접근기록(열람, 인쇄 등)을 수집하였으며, 현장조사까지 한 뒤에 작성된 것이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A, I, H도 원고 감사실 조사 과정 내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조사결과보고서 내용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그 내용의 신빙성이 높다고 보인다.
A은 2023. 5. 9. 원고의 감사실 1회 조사를 받으면서 이 사건 문서의 열람및 인쇄 경위에 대하여 질문을 받자 "어떤 분이 찾아오셔서 문서를 열람하고 출력해도 되냐고 물어보았고 그러시라고 이야기했습니다."라고 진술하거나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조사자가 I, H과의 관계에 관하여 질문하자 'I과 H이 사무실에 무단침입하여 출력한 것 같다.', 'I과 H이 문서에 접근하여 열람 혹은 출력한 것을 두 번 정도 목격한 적이 있다.', 'I이 문서를 열람 및 인쇄하는 행위가 2018년 말부터 2019년도까지 이루어졌다.' 'H이 문서를 열람해서 사진 촬영한 적이 있다. 사진을 찍겠다고 이야기를 하길래 아무 생각 없이 촬영하라고 이야기하였다.', 'H이 문서를 열람 및 인쇄하는 행위가 2019년 초부터 2020년 10월까지 이어졌다.'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하였는데, 그 경위에 관하여 '출력된 내용을 보니 생각이 나서 사실대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A은 이후 2023. 6. 2. 원고의 감사실 2회 조사에서는 'I과 H로부터 2018년~2019년 사이에 이 사건 문서의 열람 또는 출력을 2~3번 정도 부탁받은 사실이 있다.', '자신이 직접 출력하여 주지는 않았고 H에게 열람하게 하여 직접 열람 및 출력 해갔다. 2018~2019년 사이에 2~3번 정도 I과 H의 부탁으로 직접 출력하여준 적은 있다.', 'I과 H이 오랜 기간 문서를 빼간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 지속적으로 문서를 가져가거나 열람한 것 같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도 저에게 당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한편, 조사관의 "문서의 중요성은 몰랐으나 I 상무, H 상무에게 문서가 유출되는 행위를 방치한 사실은 인정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하여 "네 인정합니다."라고 답변하였다.
한편, A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J가 G의 탄성분기기 성능 검증 관련 자료를 부당하게 입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조사를 받았는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위원이 이 사건 문서 전체를 제시하면서 '귀하의 열람 및 출력 내역이 200건이 넘게 드러났는데 출력 및 열람내역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기 바란다.'라고 질문을 하자, A은 '솔직히 말씀드리겠다. 보여주신 내역의 대다수는 I과 H이 출력한 내역이다. I과 H은 열흘에 한 번 꼴로 제 사무실을 찾아올 정도로 횟수가 빈번했다. 일부는 H의 부탁으로 제가 출력하여 H이 사무실에 방문할 때 전달한 내역도 있다. I은 2018년 초부터 제 사무실에 와서 2019년 초까지 G과 관련된 자료를 출력해갔다. I과 친분이 있어 자료를 출력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H은 제가 연락처를 삭제한 이후에는 더 이상 출력하지 않고 휴대폰 카메라로 모니터 화면을 사진으로 찍어갔다.'고 진술하였다.
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당시 G의 탄성분기기 성능 검증 관련 자료의 입수 경위 및 목적에 관하여, I은 '제가 보다 수월하게 정보를 입수할 것으로 판단하여 A 차장에게 G의 50kg 분기기 성능검증 관련 문서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2018.4.에 G은 원고에 50kg 분기기 성능검증을 신청하였고, G의 분기기 성능검증 대응은 당시 N팀 소관이라 저는 당시 N팀장이었던 H 상무를 도와주기 위해 A 차장에게서 정보를 파악하여 H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시작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당시 G의 탄성분기기 성능 검증 관련 자료를 입수하기 시작한 경로와 경위, 활용내역에 관하여, H은 'A 차장을 통해 입수하였다. 2019년 초경 I 상무가 자신을 C의 D센터로 데려가 A 차장을 소개하였다. I 상무는, 지금까지 G의 분기기 성능검증 관련 자료를 자기(I)가 입수해왔으나, 이제부터는 제(H)가 G의 성능검증 관련 자료를 입수하여 O 상무에게 전달할 것을 제게 지시하였다. 그리하여 저는 2019년 초부터 한 달에 한 번 꼴로 C에 있는 D센터를 방문하였고, A 차장은 미리 출력해 둔 G의 분기기 성능검증 관련 문서를 제게 전달하거나 저와 함께 D센터 2층의 본인(A) 사무실로 올라가 G의 분기기 성능검증 관련 문서를 찾아 출력하여 제게 주었다.'라고 진술하였다. H은 2023. 7. 11. 원고 감사실 조사과정에서도 '이 사건 문서 중 일부는 A으로부터 직접 받았고, 이 사건 D센터에 A과 동행하여 출입하였고, A의 묵인 하에 PC에서 이 사건 문서 중 일부를 열람 내지 촬영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 사건 문서는 원고의 내부 전산망인 F 시스템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문서로, 이 사건 문서를 열람, 인쇄하려면 접근 권한이 있는 사원번호를 이용하여 F 시스템에 로그인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문서는 모두 A의 사원번호로 열람, 인쇄된 것이고, A의 사원번호를 이용한 F 시스템 로그인은 이 사건 D센터에 있는 A의 개인 PC IP주소를 통하여 이루어졌다.
A은 이 사건 D센터에서 '콘크리트 재료의 품질 시험 관련 업무'를 하였고, 이 사건 문서는 '탄성분기기 품질시험'에 관한 문서인바, A이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이 사건 문서를 열람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A 스스로도 원고 감사실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내지 원고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자신은 탄성분기기 관련 이 사건 문서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는 A의 PC를 통하여 열람, 인쇄된 이 사건 문서 전체가 I, H에게 유출 목적으로 열람, 인쇄되었다는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보인다.
원고의 품질관리처에 소속된 직원 중 이 사건 D센터에 상주하여 근무하는 직원은 A이 유일하고, 나머지 직원은 대전에 위치한 원고의 본사에서 근무하면서 필요한 경우에만 이 사건 D센터를 방문하였다. 또한 원고 감사실의 조사 결과 A의 PC에서 이 사건 문서에 대한 열람, 인쇄 행위가 있었던 2018. 4.경부터 2020. 10.경까지 본사에 근무하는 품질관리처의 직원이 D센터를 방문한 것은 3회뿐인 것으로 나타나는바, A이 아닌 다른 품질관리처 직원이 A의 PC를 이용하여 이 사건 문서를 열람 내지 인쇄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나 특별한 사정이 밝혀진 것도 없다.
이 사건 D센터는 출입자의 통제가 필요한 보호구역이고, A이 근무하던 이 사건 D센터 2층 사무실은 건물 출입구 현관과 2층 사무실의 출입통제용 도어락을 통과하여야 출입이 가능하다. 또한 이 사건 D센터에 있는 A의 개인 PC에서 F 시스템에 로그인하기 위해서는 PC부팅에 필요한 암호, 윈도우 암호, 사원번호, F 암호를 입력하여야 하는데, 개인 PC에 PC부팅에 필요한 암호와 F 시스템의 암호가 부착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사원번호가 적혀 있지는 않았으므로, A 스스로 자신의 사원번호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은 이상 제3자가 A의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이 사건 문서에 접근하였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A은 2023. 9. 7. 원고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사유는 인정한다.', '징계에 관한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처벌은 받겠지만, 고의성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제1 징계사유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고, 그 고의성만을 부인한 것으로 보인다.
제2 징계사유의 존부
원고 주장의 요지
A은 원고 감사실 조사에서 'H에게 아들의 취업을 부탁했다'고 명시적으로 진술하였고, H도 그에 부합하게 진술하였다.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A이 업무상 관련자인 H에게 아들의 취업을 청탁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청탁으로 인하여 취업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A은 제2 징계사유의 시기에 관하여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2020년 여름에서 가을 사이 정도'라고 하였고, 원고의 감사실에서는 그로부터 3년이 도과하기 전인 2023. 3. 23. 자체감사를 개시하면서 품질관리처장에게 조사개시를 통보한 후 2023. 8. 8. 조사결과를 통보하였으므로,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감사법'이라 한다) 제24조 제3항에 따라 제2 징계사유의 시효는 품질관리처장이 조사종료 통보를 받은 2023. 8. 8.부터 1개월이 경과한 날에 만료한다. 원고는 위 1개월이 경과하기 전인 2023. 8. 25. A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하였으므로 제2 징계사유는 시효가 도과하지 않았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종합하면, A이 H에게 아들의 취업을 청탁한 사실은 인정되나, 제2 징계사유의 시효가 도과하기 전에 A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 2 징계사유는 그 시효가 도과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 임직원행동강령 제10조의2에 의하면 '임직원은 임직원 및 직무관련자등을 상대로 하여 본인 또는 다른 임직원 및 친족 등 타인의 취업을 위하여 직 · 간접적으로 청탁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정 응시자와 관련하여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해하는 행위가 발생하거나 불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응시자의 채용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청탁 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
A은 2023. 6. 2. 원고의 감사실 2회 조사에서 "아들의 취업을 부탁한 적이 있다. 이력서를 주면서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아들의 학력을 이유로 거절 당했다"고 진술하였고, 조사관의 "I, H과 친분이 생기게 된 계기가 문서를 제공함으로써 접점이 생겼고,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어 그 친분이 있기에 중간에 아들의 취업을 부탁한 것으로 보이는데 맞나요?"라는 질문에 "맞다. 그래서 아들의 취업을 부탁했다."라고 진술하였다. H도 2023. 7. 11. 원고 감사실 조사에서 "A씨 아들이 취업을 해야 되는데 직원을 뽑지 않느냐고 해서 직원은 상시 뽑으니 자격요건이 맞으면 지원을 해보라고 하였고, 요건이 안 맞아서 불합격되었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에 의하면, A이 H에게 이력서를 주며 J에 아들의 취업을 부탁한 것은 원고 임직원행동강령 제10조의2에 규정된'청탁'이라고 판단된다.
A의 위와 같은 부탁에도 불구하고, 학력 문제로 아들이 실제로 J에 취업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A의 위와 같은 부탁을 '청탁'이라고 평가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A은 2023. 5. 9. 원고 감사실 1회 조사 당시 '몇 년 전에 사위의 이력서를 가지고 와서 J에 넣어보라 이야기한 적은 있다. 현재 재직 중에 있다.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으나 C에 공장장님께 부탁하였고 C 공장의 생산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A이 J에 사위의 취업도 부탁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정황도 A이 J에 아들의 취업을 청탁한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판단된다.
다만 A은 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의 감사실 조사 과정에서는 시기를 특정하여 진술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H도 제2 징계사유에 관한 원고의 질문에 대하여 시기에 관하여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심문회의에서 A이 'H에게 아들의 취업이 가능한지 물어본 시점이 언제인지 잘 모르겠고 2020년 여름에서 가을 사이 정도였던 것 같다'고 진술한 것 외에 제2 징계사유의 행위 시기를 특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 측도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심문회의에서 'A이 취업 청탁의 시기를 기억하지 못하고 진술도 오락가락해서 취업청탁 시기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제2 징계사유의 징계시효(3년)가 도과하기 전에 A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가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공공감사법 제24조 제3항에 따라 징계시효가 정지되었다가 원고 감사실이 이 사건 조사결과보고서를 품질관리처장에게 통보한 2023. 8. 8.부터 1개월이 경과하기 전인 2023. 8. 25. 징계의결 요구가 이루어졌으므로 제2 징계사유의 징계시효가 도과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공공감사법의 '자체감사'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감사기구 장이 그 소속되어 있는 기관 및 그 기관에 속한 자의 업무와 활동 등을 조사 · 점검하고 그 결과를 처리하는 것'을 말하는데(공공감사법 제2조 제1호), 원고의 감사실에서 원고의 품질관리처장에게 A에 대한 조사 개시 및 조사 결과를 통보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의 감사실과 품질관리처가 원고와 별개의 기관, 단체라고 볼 근거가 없으므로, 공공감사법 관련 규정은 이 사건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또한 공공감사법 제24조에 의하면, 중앙행정기관 등의 장은 특정 사건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 때와 이를 종료한 때에는 10일 이내에 자체감사 대상기관의 장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여야 하고(제1항), 제1항에 따라 조사 개시의 통보를 받은 기관 · 단체의 장은 감사가 진행 중인 특정 사건에 대하여는 제1항에 따른 조사 개시의 통보를 받은 날부터 징계 또는 문책 절차를 진행하지 못한다(제2항). 제2항에 따라 징계 또는 문책절차를 진행하지 못하여 법령 또는 해당 기관 · 단체가 정한 징계 또는 문책 사유의 시효기간이 만료되거나 시효의 남은 기간이 1개월에 못 미치게 될 때에는 그 시효기간은 제1항에 따른 조사종료의 통보를 받은 날 또는 제23조 제2항에 따라 처분 요구 또는 조치사항을 통보받은 날부터 1개월이 경과한 날에 만료되는 것으로 본다(제3항). 위와 같은 공공감사법 제24조의 문언에 의하면 조사 개시의 통보로 징계시효가 정지되는 것은 자체감사 대상기관의 장이 조사 개시의 통보를 받음으로써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여야 할 것인데, 원고 인사규정 제41조에 의하면 원고 소속 직원에 대한 징계권자는 원고의 이사장이고, 원고의 품질관리처장이 원고와 독립하여 소속 직원에 대한 징계 권한을 갖고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 이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징계의 시효 정지에 관한 공공감사법 제24조는 이 사건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1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하여 이 사건 파면 처분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A이 유출한 탄성분기기 품질시험 문서는 열차의 주행 경로가 갈라지는 분기기의 성능과 품질에 관한 자료로서, 철도 운행의 안전성 확보와 직결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원고는 탄성분기기의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철도시설의 성능을 확인하고 실제 운행선에 적용하는 타당성 검증을 위하여 2010. 8. 26. 철도시설성능검증지침을 제정하여 철도시설의 신규개발, 개량, 변경 등의 경우에 위 검증지침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고, 현재까지 철도시설성능검증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사업자로 분기기 입찰참가자격을 한정하고 있으며, 안전성이 중시되는 분기기의 특성상 철도시설성능검증을 통과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여 설치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이러한 탄성분기기 안전성 확보의 중요성과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는 공공의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철도 관련 업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A이 유출한 이 사건 문서는 외부로 유출되면 공공의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원고의 철도 관련 업무 수행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중요한 내부 자료로 봄이 상당하다.
더욱이 공공기관 직원의 경우 일반 사기업보다 강한 직업윤리 의식과 직무책임이 요구되는데, A은 2018. 4.경부터 2020. 10.경까지 약 3년에 걸쳐 문서를 지속적으로 외부에 유출하는 등의 비위행위를 반복적으로 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비위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문서를 인쇄까지 하여 제3자에 제공하거나 제3자에게 자신의 사원번호와 F 시스템 비밀번호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행위를 통하여 이 사건 문서 전체를 유출하였다. 이에 철도시설의 안전성과 직결되는 G의 탄 성분기기 품질시험에 관한 내용인 이 사건 문서가 G과 경쟁관계에 있는 J로 유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철도 관련 업무 내지 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판단된다.
한편, 원고 보안업무취급규정 제85조에 따라 A은 연 1회 이상 정기보안 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2017. 1. 5.부터 공단자료의 외부 유출을 금지하는 조치로 업무망에서 문서 인쇄 시 "이 문서는 국가철도공단 소유로 무단 유출을 금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인쇄되도록 하고 있었는바, A으로서는 이 사건 문서의 유출이 금지된다는 점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고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80조 제1항 및 [별표6]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비위유형 가운데 '5. 비밀업무의무 위반' 중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 '파면'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보면, A의 이 사건 제1 징계사유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A이 H에게 아들의 취업을 청탁한 사실 자체는 인정되고, 다만 제2 징계사유의 징계의결 요구 시효가 도과하였을 뿐인바, 징계시효가 지난 비위행위라 하더라도 그러한 비위행위가 있었던 점을 징계양정의 판단자료로 삼는 것까지 금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사정도 이 사건 파면 처분의 징계양정에는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혜선(재판장) 원종찬 오현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