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3. 4. 18.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판결 제2쪽 제3행의 "2021. 3. 26." 다음에 "주식회사 D에서 전기공으로"를 추가한다.
제1심판결 제3쪽 "[인정근거]"에 "갑 제9호증"을 추가한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21. 3. 26. 지게차와 충돌한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로 업무상부상을 입기 전까지 여러 사업장에서 정상적으로 육체노동을 해왔는데,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흉복부 장기 부위에 호흡기능 장해(이하 '이 사건 장해'라 한다)가 발생하였고, 그 장해 정도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상 장해등급 제5급에 해당한다. 이와 다른 전제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앞서 든 증거, 갑 제3 내지 8호증, 을 제3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B병원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와 사실조회결과, 제1심법원의 C병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동요가슴(flail chest), 흉골골절, 다발성 갈비뼈골절(좌 2, 4~6번), 외상성 혈액가슴증, 내흉동맥의 손상, 폐렴, 좌측 외복사 골절, 좌측경골 골절, 좌측 슬개골 골절, 좌측 비골 골절, 좌측 발 쐐기뼈 골절, 좌측 발꿈치뼈 골절, 좌측 허벅지 심부근막과 피하조직의 분리, 좌측 하지 다발성 열상, 좌측 다리 연부조직결손의 상병을 입었다. 그중 흉복부 관련 상병은 동요가슴, 흉골골절, 다발성 갈비뼈 골절(좌 2, 4~6번), 외상성 혈액가슴증, 내흉동맥의 손상이다.
원고는 2021. 3. 26.부터 2021. 5. 27.까지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이후 같은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계속하였다. 원고의 부산대학교병원 진료기록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1. 3. 26. 양측 내흉동맥 손상과 관련하여 양측 내흉동맥 색전술(both internal mammary artery embolization)을 받았다(을 제3호증 제20쪽).
원고는 2021. 4. 1. 흉골 골절, 동요가슴(flail chest), 다발성 늑골 골절 등을 원인으로 흉골 골절 관혈적 정복술(sternum fracture, open reduction)을 받았다. 당시특이사항으로는 '역설적 흉벽 운동(paradoxical movement)'이 관찰되었다(을 제3호증 제2쪽). 한편, 당시 늑골 고정술은 시행되지 않았고(을 제3호증 제3쪽),<1> 이후 원고에 대한 영상검사에서 늑골 골절 부위에 유의미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으며(을 제3호증 제15~17쪽), 다발성 늑골 골절에 대하여는 보존적 치료가 이루어졌다(을 제3호증 제27쪽).
원고는 2021. 4. 14. 흉골 골절로 인한 호흡기능 저하를 이유로 기관절개술(tracheostomy)을 받았고(을 제3호증 제4, 27쪽), 호흡기능이 저하되어 호흡재활치료를 시작하였다(을 제3호증 제27쪽).
원고는 2021. 7. 5.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았는데, 당시 진료기록에는 과거력으로 'old Tb pleurisy(과거 결핵성 흉막염)'가 기재되어 있다(을 제3호증 제11쪽).
원고를 치료한 부산대병원 외상외과 주치의의 소견은 다음과 같다.
피고 통합심사위원회의 소견은 다음과 같다.
제1심법원의 C병원(호흡기 내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소견은 다음과 같다.
제1심법원의 B병원(흉부외과)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및 사실조회에 따른 소견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04. 11.경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21. 3. 26.까지 전기공 근로자로서 각종 전기공사 등에서 육체노동을 수행하였다. 원고의 건강보험 수진내역상,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21. 3. 26. 이전까지 고혈압, 심장비대 등의 진료 기록만 있을 뿐, 특별히 호흡기 질환이나 호흡 장애 등의 문제로 진료를 받은 내역은 없다.
판단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에서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두10360 판결,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두6186 판결 등 참조).
감정인의 감정결과는 그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23다217534 판결 등 참조). 또한 법원은 감정인의 감정결과 일부에 오류가 있는 경우에도 그로 인하여 감정사항에 대한 감정결과가 전체적으로 서로 모순되거나 매우 불명료한 것이 아닌 이상, 감정결과 전부를 배척하여야 할 것이 아니라 그 해당되는 일부 부분만을 배척하고 나머지 부분에 관한 감정결과는 증거로 채택하여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18.10. 4. 선고 2015다49675 판결 등 참조). 한편 동일한 사항에 관하여 상반되는 수개의 감정결과가 있을 때 법원이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그중 하나에 의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수 개의 감정결과를 종합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경험칙이나 논리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적법하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2다21227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와 원고의 이 사건 장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고, 위 장해는 산재보험법상 장해등급 제5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동요가슴, 흉골 골절, 다발성 갈비뼈 골절 등 흉복부 부위에 중한 상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동요가슴(flail chest)은 여러 개의 갈비뼈가 골절되어 흉곽 일부가 따로 움직이는 상태로서, 숨을 쉴 때 흉벽 일부가 정상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역설적 흉벽 운동(paradoxical movement)을 일으켜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상병으로 알려져 있다. 동요가슴은 호흡곤란, 흉통, 폐손상을 동반할 수 있고, 흉부 기능장해, 통증, 호흡기능 저하 등의 후유장해로 이어질 수 있다.<2> 실제로 원고는 흉골 골절 및 동요가슴에 대하여 흉골 골절 관혈적 정복술을 받았고, 당시 역설적 흉벽 운동이 관찰되었다. 또한 원고는 사고 직후 흉골 골절로 인한 호흡기능 저하를 이유로 기관절개술을 받았고, 이후 호흡재활치료를 시행받았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중증 흉부외상이 원고의 호흡기능 저하및 흉부 통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B병원 흉부외과 감정의는 원고에 대하여 직접 신체감정을 실시하여, 폐기능검사 · 심전도검사 · 흉부 영상검사 등 객관적 검사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영상검사상흉골 및 늑골의 변형이 확인되었고, 원고가 흉통 및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위 감정의는 흉부외과적 장해평가는 검사소견 및 영상소견뿐 아니라 흉곽 골절 및 수술 여부 등의 치료 병력, 통증의 유무 등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전문적 견해를 제시하면서, 원고의 장해 정도를 제5급으로 평가하였다. 이처럼 B병원 흉부외과 감정의는 원고를 직접 대면하여 각종 검사를 실시한 후 그 결과와 치료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장해의 양태 및 정도를 판단한 것이므로, 주로 진료기록과 영상자료를 중심으로 심사하거나 진료기록감정을 한 판단보다는 신빙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밖에 특별히 위 감정방법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볼 만한 사정도 발견되지 아니하므로, 위 감정결과는 존중함이 타당하다.
반면, C병원 호흡기내과 감정의는 원고에 대한 진료기록을 감정하였다. 위 감정의는 원고의 폐기능 저하가 기존 흉막질환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흉부외상이 원고의 호흡기능 저하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정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위 감정의는 사고 이전 폐기능검사 결과가 존재하지 않아 기왕의 흉막질환이 폐기능 저하에 미친 영향을 단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흉부장기 장해등급 역시 단순한 진료기록 및 폐기능검사 결과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피고는 호흡기능 장해와 관련해서는 호흡기내과 감정의 소견이 흉부외과 감정의 소견보다 전문성이 높아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감정인의 감정결과는 여러 증거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고, 동일한 사항에 관하여 상반되는 수개의 감정결과가 존재하는 경우 법원은 감정인의 전문분야만을 기준으로 증명력의 우열을 정할 것이 아니라 감정의 내용, 방법, 기초자료, 논리적 정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위 C병원 호흡기내과 감정의는 주로 폐기능검사 수치와 진료기록을 중심으로 판단한 반면, 위 B병원 흉부외과 감정의는 원고를 직접 대면하여 폐기능검사, 영상검사 및 치료 경과를 확인하고, 흉곽 변형, 통증에 따른 호흡곤란 및 활동장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장해 정도를 판단하였다. 위 B병원 흉부외과 감정의는 호흡기내과와의 협진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외상후의 통증에 따른 호흡곤란 및 활동장해에 대한 고려가 장해정도 판단에 중요한 요소임을 설명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호흡기내과 진료기록감정결과를 근거로 흉부외과 신체감정결과의 증명력을 쉽사리 배척하기는 어렵다.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사고 이후 흉골 골절 관혈적 정복술 당시 늑골에 대하여는 고정 수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 B병원 흉부외과 감정의는 영상검사상 원고에게 흉골 및 늑골의 변형이 관찰된다고 확인하였고, 이러한 흉골 및 늑골의 변형은 이 사건 사고의 후유증이자 늑골 고정술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과 관계가 있다고 보인다. 늑골은 흉곽의 전체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흉곽은 호흡 시 늘어났다 줄어드는 운동을 반복함으로써 폐의 환기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흉골 및늑골의 구조적 변형은 호흡 운동 · 기능의 저하 및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이고, 실제 원고는 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흉통과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와 원고의 호흡기능 장해 사이의 관련성을 추단할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전까지 각종 전기공사 등에 참여하여 지속적으로 육체노동을 수행해 온 근로자이고, 기존에 특별히 호흡기 질환이나 호흡 장애와 관련하여 진료를 받은 내역은 찾을 수 없다. 이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전까지는 호흡기능에 특별한 이상 없이 정상적으로 육체노동에 종사하여 왔음을 뒷받침한다.
원고에게 기존에 결핵성 흉막 병변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전에 기존 질환으로 인하여 특별히 호흡기능 장해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동요가슴, 흉골 골절, 다발성 늑골 골절 등 중증 흉부외상을 입었고, 이후 기관절개술 및 호흡재활치료를 받을 정도의 호흡기능 저하를 겪었으며 현재까지도 흉통 및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고, 신체감정을 통해서도 호흡기능에 장해가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전후의 경과 및 사고와 증상 발현 사이의 시간적 근접성 등을 감안하면, 기존 결핵성 흉막 병변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중증 흉부외상이 기존의 취약한 폐기능 상태를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켜 현재의 흉복부장기 장해 상태에 이르게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산재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된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5조 제4호는 치유의 의미를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의하면, 장해급여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그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서 신체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지급할 수 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4977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이 사건 상병으로 요양승인을 받아 2022. 9. 23.까지 치료를 받았고, 피고도 장해등급결정통지서에서 원고의 치유일을 2022. 9. 23.로 인정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위 치유일 이후에도 지속적인 흉통 및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고, 원고에 대한 폐기능검사 결과에 의하면 원고의 폐기능은 2023. 2. 8. 기준 FVC 54%, FEV1 64%, FEV1/FVC 82%였고, 2024. 6. 18. 신체감정 당시에도 FVC 56%, FEV1 67%, FEV1/FVC 81%로 유사한 수준의 저하 소견을 보였다. 이와 같이 원고는 치유 내지 증상고정 상태에서 호흡기능 장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인다.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8조 [별표 5] 제7호 가목에 따르면, 흉부장기의 장해란 심장 · 심장막 · 폐장 · 늑(흉막) · 횡격막 등에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변화가 인정되고 그 기능에도 장해가 증명되는 경우를 말하며, 흉부장기의 장해로 노동능력이 일반인의 4분의 1 정도만 남은 사람은 장해등급 제5급으로 인정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는 영상검사상 흉골 및 늑골의 변형이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지속적인 흉통 및 호흡곤란이 존재하며, 폐기능검사상 지속적인 기능저하 소견 또한 확인된다. B병원 흉부외과 감정의는 검사 결과, 영상소견, 치료 경과 및 통증에 따른 활동 장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장해정도를 제5급으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의학적 소견과 감정결과에 따른 장해등급 판정을 쉽사리 배척하기 어렵다.
결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판사 문광섭(재판장) 박연욱 이광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