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1. 10. 24. 선고 91구2627 판결

주문

1.

피고가 1990.7.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은 이를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갑 제1호증의 1ㆍ2, 갑 제2호증의 1ㆍ2(을 제2호증과 같다), 갑 제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소외 ○○화학공업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위 회사 총무과 과장대리로 근무하던 원고가 1990.4.30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후 귀가하여 위 회사 직원들의 급료계산을 하다가 23:30경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구토를 일으키는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겼는 바, 병명이 자발성 뇌내출혈 및 뇌실내출혈, 고혈압으로 판명되고 우측 반신마비 등이 발생하여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병세가 호전되지 않고 있는 사실, 원고가 위 질병이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이라고 하여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조의 3 소정의 요양급여신청을 하였으나 피고가 1990.7.5 원고의 질병이 사업장 밖에서 일어났고 또 업무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은 없다.

2.

피고는 위 처분사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위 질병은 원고가 5년전 위 회사 총무과로 옮긴이래 급여계산 및 임금대장관리 업무를 비롯한 잡다한 총무과 업무를 거의 혼자서 도맡아 하게 되어 직장에서는 물론 집에까지 와서 업무를 처리하여야만 할 정도로 과도하게 근무함으로써 생긴 과로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라고 볼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업무외 재해로 보고서 한 피고의 요양불승인처분은 위법하므로 이의 취소를 구한다고 주장한다.

3.

살피건대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6ㆍ11ㆍ15ㆍ33ㆍ34, 을 제1호증,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 을 제7호증, 을 제8호증의 1ㆍ2ㆍ3ㆍ4ㆍ5의 각 기재(다만, 갑 제5호증의 33, 을 제1호증의 기재중 뒤에서 배척하는 부분은 제외)와 당원의 ○○대학교 부속 ○○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촉탁결과(다만, 위 사실조회촉탁결과 중 뒤에서 배척하는 부분은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해 보면, 원고는 1953.7.15생으로 1978.2 위 소외회사에 입사하여 생산부기사로 근무하다가 1986.1경부터 총무과에 전보된 후 1989.8.1부터는 과장대리로 승진하여 근무하면서, 주로 회사인감증명, 관리업무(인감신청 및 발송), 급여계산 및 임금대장관리업무, 문서접수 및 발송 등 서무업무, 식당관리, 지도점검 등 식당관리업무, 사내제증명발급업무 및 관공서 공과증명 신청업무, 의료보험, 국민연금, 노동조합비 등 회계관리업무, 보일러, 압력용기, 냉동기 등 각종 기기검사 및 검사신청업무, 일본인 출입국 신청 및 제반서류 작성관리업무(위 소외회사는 내국인과 일본인의 합작회사이다)를 담당하여 통상 08:00 이전에 출근하여 문서수발과 법인등기 및 인감신청 업무로 법원, 등기소, 우체국을, 의료보험 및 국민연금업무로 관할 의료보험조합과 연금공단본부를, 공장기계검사 신청관계로 열관리공단과 가스안전공사를, 일본인 출입국 업무로 재무부 등을 찾아다니며 하루중 거의 반나절을 외부에서 시간에 쫓기면서 업무를 보고, 반나절은 회사에서 위 각종 업무에 관한 문서작성 및 정리와 약 250여명 사원 전체의 구내식당 운영을 위한 계획, 식품구매 및 그 단가계산업무 등으로 바쁜 업무를 보내다가 19:00 내지 20:00경이 되어서야 퇴근하였으나 위 업무시간으로는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므로 거의 매달 봉급 때가 되면 밀린 업무관계서류 및 장부를 집에 가져가서 결혼전 경리사원으로 일한 바 있는 처의 도움을 받아 밤늦게까지 일을 하였는데, 위 반복되는 과다한 업무 이외에 이 사건 발병 약 4개월 전부터는 1989.11경 주주총회, 같은해 12월말 송년회, 1990.1초 시무식, 같은해 2월경부터 노ㆍ사간 임금협상처리, 같은해 3.31 위 소외회사 창립기념행사, 같은해 4.10 노동절행사로 인한 노ㆍ사간 협의 등 위 소외회사 회장, 사장, 중역 등이 참석하는 큰 행사의 실무자로서 행사계획수립 및 집행에 이르기까지 제반업무를 수행함으로써 더욱더 업무의 압박감을 느껴왔던 사실, 그리하여 원고는 1989.11 위와 같은 과중한 업무를 혼자서 감당할 수 없음을 위 소외회사에 호소하면서 여직원이나 신입사원 1명이라도 보충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위 소외회사로부터 조금만 참고 일하면, 인원을 보충시켜 주겠다는 언질만 받았을 뿐 인원보충이 되지 않았으며, 업무량을 감당하기 힘들어 1990.1 중순과 같은해 3월경 두차례에 걸쳐 위 소외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위 소외회사가 만류하므로 13년여 근무해 온 직장에 대한 애착도 있고 하여 그대로 근무해 왔던 사실, 원고는 이 사건 발병 직전인 1990.4.29까지는 같은달 30일에 지급되는 상여금 지급관계로 그 지급명세서를 작성하였고, 위 소외회사 노ㆍ사간의 임금협상이 줄다리기 끝에 위 회사 4월 봉급 지급일인 1990.5.5에 임박해서 같은해 2월분부터 소급하여 인상하는 것으로 타결된 후에는 같은해 5.2은 석가탄신일, 같은해 5.5은 어린이날, 같은해 5.6은 일요일이어서 휴무일인 관계로 같은해 5.4 전사원의 4월분 봉급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같은해 5.1까지는 급여명세서를 경리과에 통보하여야 하므로 위 급여명세서를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이 같은해 4.30과 그 다음날인 같은해 5.1 밖에 없어 촉박한 상황이었는 바, 이 사건 발병일인 1990.4.30, 08:00경 회사로 출근하여 계속 봉급관계서류와 장부를 가지고 4월분 급여명세서 작성을 하였으나 도저히 혼자서 위 기간내에 업무를 처리할 수 없어서 20:00경 관계서류와 장부를 가지고 퇴근한 후 가족들과 집근처 식당에서 같이 저녁을 먹은 다음 21:20경 귀가한 후 22:00경부터 처와 함께 관계서류와 장부를 보면서 급료계산을 하던중 23:30경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나서 체한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아 즉시 병원으로 옮겼으나 자발성뇌내출혈, 소뇌부 및 뇌실내출혈, 고혈압의 질병이 발병하고 말았고 그 후 계속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현재까지 병세가 호전되지 않고 언어 및 보행장애가 있는 사실, 원고는 특별한 질병이 없이 평소 건강하였으며 1987.10.28 및 1989.10.30 회사에서 실시한 건강진단에서 혈압 등이 정상적이어서 건강한 것으로 판정되었던 것인데, 원고의 경우 이 사건 뇌내출혈 및 고혈압은 그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으나 육체적ㆍ정신적 과로로 인하여 발생할 수도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반하는 갑 제1호증의 2, 갑 제2호증의 2, 을 제3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갑 제5호증의 33, 을 제1호증의 각 일부기재, 당원의 사실조회촉탁결과 중 일부는 이를 믿기 어려우며, 달리 위 사실을 번복할 증거가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발생전까지 특별한 질병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기존 질병으로 인하여 원고의 뇌내출혈, 고혈압이 초래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의 위 질병은 원고가 위 소외회사 총무과장대리로 승진하여 근무해 오면서 계속되는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인하여 피로가 점차 쌓임으로써 정신적ㆍ육체적 과로가 심화된 상태에서 이 사건 발병 당일인 1990.4.30에는 1990.5.5, 4월분 봉급지급일에 임박하여 노ㆍ사간에 임금협정이 타결됨에 따라 인상된 율에 의하여 250여명 회사직원들의 4월분 급여명세서를 1990.5.1까지 작성해야만 되는 사정이 생겨 빨리 위 업무를 마쳐야 한다는 부담감 아래 하루종일 회사에서 일하다가 그것도 부족하여 관계장부와 서류를 집에 가지고 가서 밤늦게까지 일하던 중 마침내 과로가 극도화되므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의 위 뇌내출혈 및 고혈압은 직장내에서 발병한 것이 아닐지라도 업무에 기인한 것으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4.

그렇다면 원고의 위 질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