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4. 12. 23. 선고 94나3529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갑제1호증의 1, 2. 3(각 판결), 을제1호증(변제영수증), 을제2, 3, 4호증의 각 1내지 9(각 영수증)의 각 기재 및 제1심 증인 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이에 반하는 증거가 없다.

가.

피고회사는 악기류를 제조 판매하는 회사이고, 피고회사에 원고 은 1986. 11. 10. 입사하여 현악기 1과 사상직 근로자로, 원고 는 1987. 11. 18. 입사하여 현악기 2과 목공직 근로자로, 원고 은 1983. 7. 1. 입사하여 현악기 2과 조립직 근로자로 각 근무하여 왔다.

나.

피고회사는 원고들이 모두 피고회사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1991. 6. 1.부터 같은달 9.까지 냉각기간 중에 불법파업을 주도하고, 이로 말미암아 피고회사에 조업방해로 인한 손해를 가져오게 하였으며, 고의로 회사의 물건을 파괴하고, 동료 근로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였으며 또한 정당한 이유없이 작업장을 무단 이탈하였고, 이를 제지하는 상사의 지시를 거부하였으며 노동조합을 제쳐두고 비합법적인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같은해 7. 11. 원고들을 징계해고하였다.

다.

원고들은 피고회사의 위 징계해고처분에 불복하여 피고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등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992. 3. 31.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91가합15764호로서, 원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나, 피고가 1991. 6. 9. 위 비상대책위원회와 위 비상대책위원회가 현악기공장에서 농성중인 사태를 즉시 해산하고, 다음 날부터 전 사업장을 모두 정상가동할 것을 전제로 비상대책위 원인 원고들을 포함하여 위 불법파업 등에 가담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는 합의를 한 바가 있고, 위 합의의 취지는 농성기간중의 모든 행위에 대하여 농성근로자들의 민, 형사상의 책임뿐만 아니라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회사측의 징계권행사에 따른 책임까지도 포괄하여 면책시킨다는 취지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위 합의 이전의 위와 같은 행위를 들어 징계해고를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피고가 1991. 7. 11. 원고들에 대하여 한 해고는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위 해고일로부터 원고들을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7일에 원고 에게 매월 금 620,820원을, 원고 에게 매월 금 670,380원을, 원고 에게 매월 금 750,960원을 각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고, 동 판결은 항소심에서 피고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고, 1993. 9. 28. 대법원에서 피고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됨으로써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원고들은 위 판결이 확정된 후 수차 피고회사에 대하여 원직복직을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회사는 매월 원고 에게 금 620,820원, 원고 에게 금 670,380원, 원고 에게 금 750,960원씩의 임금 상당액만 지급할 뿐 현재까지 원고들을 원직에 복직시키지 아니하고 있다.

2.

원고들의 청구

원고들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① 피고가 1991. 7. 11. 정당한 사유없이 원고들을 해고함으로써 원고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② 또한 피고는 앞서 본 해고무효확인 판결의 확정으로 근로관계의 존속이 확인되었으면 원고들을 복직시켜야 할 것임에도 그 복직을 거부함으로써 원고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 내지는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부당해고로 인한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하는 것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 그 해고가 무효로 되었다는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는 할 수 없고,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할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어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하는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에 나아간 경우등 징계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 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인바,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해고가 무효로 된 것은 피고회사가 징계해고사유로 삼은 원고들의 불법파업주도등의 행위는 원고들을 징계해고할만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되는 것이나, 다만 그 징계해고처분이 원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피고의 약정에 위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는 것이므로 이러한 해고가 위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한다 볼 수 없고, 달리 원고들의 전거증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해고가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인즉,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할 것이다.

나.

복직거부로 인한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1)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과 피고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존속하고 있음이 위 해고무효확인판결의 확정으로 확인되었음에도 피고회사가 원고들을 복직시키지 아니하고 있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 바, 피고회사의 위 복직 거부행위가 위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사용자의 근로수령의무 즉 사용자가 취업을 거부할 경우 근로자에게 임금청구권외에 별도로 현실로 취업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취업청구권)가 인정됨이 그 전제가 된다 할 것이므로 근로자에게 동 취업청구권이 인정될 것인가의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자에 있어서 근로는 동인들의 인격의 실현 행위인 성격을 가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할 것이나, 이러한 근로의 실현은 근로계약이 고도로 인적(人的)인 관계라는 점에서, 사용자측의 인격적 수용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할 것이고, 이러한 수용은 특별히 명확한 법적 근거가 있는 경우(예컨대, 노동조합법 제42조 제1항에 따른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명령으로서의 원직복직 명령)라든가, 당사자 사이에 특약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와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의 취업청구권과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생기게 된다는 의미에서의 사용자의 근로수령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주장, 입증이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회사의 복직거부가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이 된다 할 수는 없고, 달리 원고들의 전거증에 의하더라도 피고회사의 위 복직거부행위가 위 근로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이 된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이 부분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할 것이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에게 피고회사에 대한 취업청구권이 인정될 수 없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회사의 복직거부행위가 원고들의 취업청구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의 불법행위가 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다만 근로자에게 있어 임금획득외에 근로자의 능력이나 기술의 습득, 유지 또는 향상등 근로로 인하여 취득할 별도의 이익이 있는 경우(예컨대 견습공, 연구원, 배우, 수련의등, 다만 이러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현실취업의 묵시적 특약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에 의한 취업거부가 근로자의 위와 같은 취업이익을 침해한 불법행위가 될 수는 있다 할 것이나, 이 사건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도 아무런 주장, 입증이 없으므로 피고회사의 위 복직거부행위가 원고들의 취업이익을 침해한 행위로서의 불법행위가 된다고 할 수도 없고, 달리 원고들의 전거증에 의하더라도 피고회사의 위 복직거부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이 부분 청구도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위자료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고, 항소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5조, 제89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4. 12. 23.

판사 이상경(재판장) 정덕모 이현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