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아래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2,3호증, 을제 2호증의 2,25,26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1990. 10. 26.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의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일하던 중, 1993. 5. 13. 노동조합 결성과 동시에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당선되어 1993. 7. 6.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라 원래의 회사업무는 하지않고 위원장으로서 조합활동에만 전념하였다.
그런데 참가인 회사는 단체협약의 효력 기간이 끝나자, 1995. 1. 18. 원고에게 생산1부 생산1과 계장으로 원직복귀하도록 복귀명령을 내렸는데, 원고가 이를 거부하자 같은 해 2. 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다.
그리하여 원고는 같은 달 16. 경기도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여, 동 위원회에서 같은 해 3. 16. 원고의 신청 중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 사항은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고 원고의 해고에 대한 부분은 기각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같은 해 4. 6. 기각된 해고 부분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해 5. 19. 기각되었다.
원고의 주장
원고를 비롯한 생산직 종업원 35명이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원고가 위원장으로 선출되자, 참가인 회사는 노동조합을 와해시키기 위하여 개별조합원들에게 탈퇴를 강요하고 단체교섭에 불응하는 등 노동조합의 조직 및 운영에 지배·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하다가 끝내는 위원장인 원고를 해고하였는 바, 원고에 대한 해고도 위와같은 부당노동행위의 연장선상에서 원고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해고한 부당노동행위다.
처분의 적법여부
사실관계
앞서든 증거들 및 갑 제5,6,7,8호증, 을 제2호증의 3 내지 24, 을 제5,6,9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D, E, F의 각 증언(D, F의 각 증언 중 아래 일부 믿지 않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어긋나는 증인 D, F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원고는 1993. 5. 13.경 뜻이 맞는 생산직 종업원 35명과 함께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위원장으로 당선되었다. 그러자 참가인 회사 회장인 소외 G는 조합원들을 개별면담하면서 탈퇴를 강요하여 1993. 6. 중순경에는 14명 정도의 조합원들이 조합을 탈퇴하기에 이르렀고, 나아가 G는 조합임원들을 징계에 회부하고 원고가 회사 자금을 횡령하였다는 허위사실로 원고를 고소하기도 하였다. (횡령죄는 1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어 상소심에서 확정되었다)
그리하여 노동조합에서는 같은 달 16.부터 파업에 돌입하였다가, 같은 해 7. 6.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서로 고소를 취하하고, 참가인 회사는 징계회부하였던 것을 철회하며 노조대표 3인, 회사대표 3인으로 구성하는 징계위원회를 구성하되 위원장은 참가인 회사 대표이사가 맡고 징계결정시 가부동수이면 위원장의 결정에 따르기로 하며, 3개월 후 회사가 정상화 되었을 때 단체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우선 17개 조문으로 된 약식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파업을 끝냈다.
그리고 단체협약 체결시 그 효력기간은 1년으로 하되, 기간종료 후라도 갱신 체결시까지는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은 계속되는 것으로 정하였고, 또 참가인 회사가 조합대표의 조합활동 전임을 인정하는 조항(11조)을 협약의 내용 중에 포함시켰다.
위와같은 합의에 따라 원고는 노동조합 활동에만 전념하면서 같은 해 10. 13. 참가인 회사에게 단체교섭의 재개를 요구했지만 참가인 회사는 아직 회사가 정상화되지 않았다고 교섭을 거절하였고, 그 후에도 원고는 1994. 1. 11.까지 11차례나 참가인 회사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참가인 회사는 마찬가지 이유로 1994. 6. 30. 이후에나 교섭을 재개하자며 원고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한편 참가인 회사는 1993. 11. 15. 시흥시 H에 제2공장을 설립하면서 조합원 4명과 비조합원 2명에 대해 제2공장으로 전보명령을 내렸고, 위 조합원 4명이 전보명령이 부당하다며 제2공장으로의 출근을 거부하자 정직 3월의 징계를 하였고(그 중 I과 J은 결국 참가인 회사의 명령에 승복하고, 노동조합에서도 탈퇴하였다), 같은 해 12. 3.에는 부위원장인 소외 K에 대해서도 제2공장으로 전보명령을 내려, K은 이를 거부하다 1994. 4. 11.경 사직하였다.
그리고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 L는 위와같이 노동조합을 인정하여 약식 단체교섭까지 체결하고도 1993. 12. 1. 직원월례조회에서 노동조합은 정리되어야 한다든가 노조원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혐오하는 발언을 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제시하는 단체교섭 재개시점인 1994. 6. 30.이 지나서도 처음 35명으로 출발한 노동조합이 11명 내지 12명으로 줄어드는 등 노동조합 활동이 위축되자 참가인 회사에 별다른 단체교섭을 요구하지 않아, 앞서의 약식 단체협약의 효력 기간은 1994. 7. 5.로서 1년이 되어 종료되었는데,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게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 등의 요구를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참가인 회사는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됨에따라 노조대표의 전임규정도 효력을 상실했다고 보아, 같은 해 10. 중순경부터 구두로 원고에게 원직으로 복귀하도록 하였으나 원고는 거절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위원장으로서의 별다른 노동조합 활동도 없이 참가인 회사의 원직복귀명령을 거부하고 있는 동안, 참가인 회사의 부장·차장·과장 등 13명의 부서장들은 같은 해 12. 12.경 생산성 향상회의에서 원고의 원직복귀와 노동조합의 해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채택하면서 해산하지 않을 때에는 제2 대책을 강구하겠다면서 은근히 노동조합의 해산을 강요하였고, 원고가 이를 거절하자 같은 달 28. 재차 호소문을 채택하였다.
그 후 참가인 회사는 1995. 1. 18. 원고에게 위 부서에 복귀하도록 정식으로 인사명령을 내렸는데, 원고는 이를 거절하면서 그제서야 같은 달 20. 참가인 회사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노조전임 문제는 단체교섭에서 다루어질 사항이라며 복귀명령에 불응하였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원고에게 4차례의 원직복귀독촉 끝에 같은 해 2. 3. 원고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여, 같은 달 6.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였으나 원고는 물론 노조측 대표가 통보를 받고도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자 그 다음날로 위원회를 연기하였고, 그 다음날에도 원고와 노조측 대표가 마찬가지로 참석하지 않자 참가인 회사측 위원들만으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취업규칙 제20조 제1항 제5호의 "회사의 정당한 인사명령에 불응하거나, 직무상의 지시명령에 부당하게 반항하여 회사의 인적질서 유지를 문란하게 한 때"의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하여 원고를 해고하기로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참가인 회사는 같은 날 원고를 해고하였다.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상의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가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자의 노동조합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해고사유로 한 것인지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해고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해고를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징계절차의 준수 여부, 징계재량의 남용 여부 기타 부동노동행위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을 비교,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23. 선고 94누3001호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참가인 회사가 위 ①항 인정사실과 같이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하고 조합임원들을 징계에 회부하며, 원고의 조합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허위사실로 원고를 고소하고, 또 위 ⑥항 인정사실과 같이 참가인 회사 대표이사가 노동조합을 정리해야 한다는 등의 노조활동을 혐오하는 발언을 하고, 위 ⑨항 인정사실과 같이 부서장들이 조합 해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채택하여 조합 해산을 은근히 강요하였다면 이는 노동조합법 제39조 제4호의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에 속하고, 또한 위 ④항 인정사실과 같이 참가인 회사가 아직 정상화 되지않았다는 구실로 계속 단체교섭을 거부했다면 이 또한 같은 법 제39조 3호의 부당노동행위에 속한다.{원고는 위 ⑤항 인정사실과 같이 전보명령을 거부한 조합원들을 징계한 것도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나, 전보명령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전보명령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이나 제105조의 규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1991. 10. 25. 선고 90다20428호 판결 참조), 이러한 특별사정이 보이지 않는 이 사건에서 전보명령을 거부한 조합원들을 징계한 것이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단체교섭 재개시기로 삼은 1994. 6. 30.이 지나도 단체교섭 재개요구 등 별다른 노조활동을 하지 않았고, 그러는 사이에 위 단체협약은 1994. 7. 5. 협약기간이 종료되어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나서는 그 효력이 상실되었으며, 위 노동조합 대표의 전임규정은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시까지 효력을 지속시키기로 한 규범적 부분도 아니어서(규범적 부분은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을 말하는 것으로서 조합대표의 전임규정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같은 해 10. 중순경부터의 참가인 회사의 원직 복귀명령에 응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와같은 복귀명령 불응 행위는 취업규칙 제20조 제1항 제5호의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리고 원고는 1994. 1. 11.경 단체교섭을 중단한 이후 별다른 노조활동을 하지 않다가 참가인 회사가 1995. 1. 18. 정식으로 원직복귀 인사명령을 내리자 그제서야 같은 달 20.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노조전임 문제는 단체교섭에서 다루어질 사항이라며 복귀명령에 불응하고 있으나 노조전임을 규정한 단체협약이 위와같이 효력을 상실한 이상 원고는 일단 원직에 복귀한 후 단체교섭을 요구해야 할 것이지 복귀도 하지 않고 단체교섭만 요구할 수는 없으므로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원고를 해고한 것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일 뿐 이를 부당노동행위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위에서 본 참가인 회사의 부당노동행위 중 1994. 12.경의 노동조합 해산촉구 호소문 채택행위 이외에는 모두 원고가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다 중단한 1994. 1. 17. 이전의 행위이고, 호소문 채택행위도 원고가 별다른 노조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참가인 회사의 원직 복귀명령에도 불응하고 있는 사이에 참가인 회사의 부서장들이 원고의 원직복귀와 노동조합 해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채택한 것으로 그와같은 부당노동행위 이후에 원고에 대한 해고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위와같은 경위로 원고를 해고한 것이 그 해고사유가 표면적인 구실에 불과하여 징계권 남용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참가인 회사가 위와같은 사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어서, 해고가 부당노동행위임을 전제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6. 10. 15.
판사 이규홍(재판장) 강신섭 양승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