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1,2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 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의 11, 12, 22, 54, 56(을제21호증의 2와 같다), 57, 62, 73 내지 75, 을제1호증의 1 내지 3, 을제2호증의 1 내지 3, 을제4호증의 1 내지 3, 을제5호증의 1 내지 3, 을제6호증의 1 내지 3, 을제7호증의 1 내지 3, 을제8호증의 1 내지 4, 을제10호증의 1, 2, 을제13호증의 1, 2, 을제14호증의 1 내지 3, 을제15호증의 1 내지 3, 을제16호증의 1 내지 3, 을제17호증의 1 내지 3, 을제18호증의 1 내지 3, 을제19호증의 1, 2, 4 내지 8, 10, 13 내지 18, 을제20호증의 1 내지 3, 을제22호증, 을제23호증, 을제27호증, 을제28호증의 5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원고들은 별지 2. 미지급 퇴직금 표 나항 기재 각 일자에 피고 회사(그 당시 피고 회사의 상호는 'P 주식회사'였고, 1981. 10. 31. 현재의 명칭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같은 표 다항 기재 각 일자에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였다.
피고 회사는 국내,외에서 건설공사를 수행하는 회사로 그 직원들도 국내의 본사 및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해외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등 이원적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그들에 대한 퇴직금제도 역시 이원적으로 구성되어 있었는 바, 원고들을 비롯한 국내 근로자에 대하여는 별지 1. 퇴직금지급율 표 기재와 같이 근속년수에 따라 지급율이 누진되도록 되어 있는 퇴직금지급규정(이하 누진제 퇴직금규정이라고 한다)이 적용되어 왔고, 해외 건설현장에서 근로하는 기능직 사원에 대하여는 표준근로계약서(피고 회사는 노동부 지침에 따라 리비아 현장등 해외 파견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노동부 작성 표준근로계약서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에 기재된 바에 따라 근속년수에 퇴직시의 평균임금의 30일분을 곱한 금액을 지급하는 퇴직금규정(이하 단수제 퇴직금규정이라고 한다)이 적용되고 있었다.
피고 회사는 1981. 4. 1. 누진제 퇴직금규정을 단수제 퇴직금규정으로 하향조정하여 변경하였고, 다만 누진제 퇴직금규정의 적용을 받던 직원에 대하여 1981. 3. 31.까지 근속기간에 대하여 종전 지급율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경과 규정을 두었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를 퇴직하면서 입사일부터 1981. 3. 31.까지의 근속 기간에 대하여는 누진제 퇴직금규정에 의하여, 그 이후부터 퇴직일까지의 근속 기간에 대하여는 단수제 퇴직금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퇴직금인 별지 2. 미지급 퇴지금 표 사항 기재 각 금원을 수령하였다.
당사자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원고들을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위와 같이 누진제 퇴직금규정을 단수제 퇴직금규정으로 불리하게 변경한 것은 무효이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들의 근속기간 전부를 누진제로 계산한 같은 표 라항 기재의 각 지급율에 같은 표 마항 기재 각 평균임금을 곱하여 계산한 정당한 퇴직금인 같은 표 바항 기재 각 금원에서, 원고들이 수령한 같은 표 사항 기재 금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인 같은 표 아항 기재 각 금원을 미지급 퇴직금으로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 회사의 퇴직금지급규정은 소속 근로자들의 퇴직금에 관한 사항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고, 위 단수제 퇴직금규정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퇴직금 지급율을 종전보다 하향 조정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규정이므로, 그러한 변경에 있어서 종전 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들로부터 집단적 의사 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지 않는 한, 종전 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할 것인바, 누진제 퇴직금규정에서 단수제 퇴직금규정으로 개정함에 있어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은 동의를 얻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단수제 퇴직금규정은 일응 무효라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단수제 퇴직금규정은 1980. 12. 31. 법 제3349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28조 제2항의 규정취지에 따라 피고 회사 내 최다수 근로자인 해외 건설현장의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던 퇴직금지급율과 동일하게 지급율을 변경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 단수제 퇴직금규정은 유효하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다.
살피건대, 위 을제22, 23호증 및 갑제1호증의 15 내지 18, 34, 61, 을제24호증, 을제25호증의 1 내지 3, 을제26호증, 을제32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증인 Q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법에 '퇴직금제도를 설정함에 있어서 하나의 사업내에 차등제도를 두어서는 아니된다'라는 조항(제28조 제2항)이 신설되고, 또 부칙 제2항에 '사용자는 이 법 시행 당시의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이 제28조 제2항에 위배될 때에는 1981. 3. 31.까지 이 법에 적합하도록 이를 변경하여 노동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하며, 신고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해 사업내의 최다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퇴직금제도를 적용하는 것으로 본다'라는 경과규정이 두어져 법이 시행됨에 따라 노동관계 당국으로부터 위 법규정의 취지에 따른 시정지시를 받고 이에 따라 1981. 3.경 그 퇴직금규정의 개정 작업에 착수한 사실, 피고 회사는 토목, 건축, 플랜트 등의 건설공사를 수행하여 오는 회사로, 1980. 6.경부터 피고 회사는 1명의 사장이 그 밑에 국내사업장을 지휘, 감독하는 부사장과 해외영업본부, 해외관리본부, 해외기술본부, 리비아본부를 지휘, 감독하는 부사장 등 2명의 부사장을 두고 위 모든 사업을 통할하였으며, 리비아 건설현장은 1981. 당시 피고 회사의 최대규모의 사업장이었고, 그 본부는 벵가지에 설치되어 수시로 항공편이나 텔렉스로 서울에 있는 피고 회사의 본사에 보고하고 그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여 온 사실, 1981. 3. 31. 당시 국내에는 원고들을 포함하여 2,05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고, 위 리비아 건설현장에서는 2,900명의 기능직 사원이 근무하고 있어 해외 건설현장의 근로자가 최다수 근로자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법 규정에 따라 1981. 4. 1. 국내 건설현장의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던 누진제 퇴직금규정을 해외 건설현장의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단수제 퇴직금규정으로 개정하면서, 다만 개정 전부터 재직하던 직원들에 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은 기득권보장 규정을 따로 둔 사실, 피고회사는 위 변경된 퇴직금규정을 1985. 9. 23.경 관할 노동사무소에 신고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은 하나의 사업 내에서 직종, 직위, 업종별로 서로 다른 퇴직금제도를 두어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고, 위 조항에서 말하는 하나의 사업이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영상의 일체을 이루는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한다 할 것인 바, 위에서 인정한 피고 회사의 경영형태 등을 감안하여 보면, 피고 회사의 국내 본사 및 건설현장과 해외 건설현장은 위 법조 소정의 하나의 사업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정부에서 해외취업근로자보호를 위하여 해외 건설현장의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관계를 별도로 지도하였다 하여 해외 건설현장을 국내의 그것과 다른 별개의 사업이라고 볼 수는 없다), 비록 피고회사가 원고들을 비롯한 국내 건설현장의 근로자들의 퇴직금지급율을 누진제에서 단수제로 변경하면서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따라 피고 회사가 동일한 사업내에 있는 피고회사의 다수 근로자인 리비아건설현장의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던 것과 동일하게 국내 건설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지급율을 하향 조정하여 개정한 조치는 유효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개정된 단수제 퇴직금규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그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 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7. 4. 29.
판사 이융웅(재판장) 이기택 박형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