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당심에서의 청구취지
확장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1995. 9. 11.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매월 21일에 금 527,029원씩의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비용(청구취지 확장 비용 포함)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 내지 갑제10호증, 을제1호증 내지 을제11호증, 을제13호증의 1 내지 을제21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중인 C, D, 당심 중인 E, F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항공화물 하역업, 지상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77. 11. 23. 소외 G의 총무부 차량과 운전원으로 입사하였다가 기구개편에 따라 1986. 9. 1. 그 계열사인 피고 회사에 전입하여 이 사건 파면처분 전까지 장비지원과 운전반장으로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피고 회사는 항공사에 대한 서비스질의 향상을 목적으로 램프(RAMP)버스 운전원들에게 비행 행선지 안내방송을 할 것과 내부교신을 위한 차량 워키토키의 소음방지 방안으로 이어폰을 착용하여 내부교신을 들을 것을 교육·계도하였는데 원고는 그 지시에 따르지 않았고, 1995. 6. 7. 15:20경에는 피고 회사의 장비지원과 장인 소외 H이 원고 및 소외 I, C에게 행선지 안내방송 및 이어폰 착용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하자 원고 등은 안전운전을 이유로 이어폰 착용을 거부하면서 차라리 다른 부서로 보내달라고 반발하였다(운전자의 이어폰 착용은 안전운전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관할관청의 견해이다).
피고 회사는 같은 달 12일 및 15일에 열린 제8차 현업부문 인사소위원회에서, 원고 등의 위와 같은 지휘명령 위반의 건에 대하여 원고 등에게 견책 및 타부서 전출의 징계를 하였고, 같은 해 8. 23. 원고에게 제주지점으로, 위 C에게 부산지점으로 각 전근명령을 하였다.
원고 및 위 C은 전근명령에 반발하여 원고는 같은 달 31일부터, 위 C은 같은 해 9. 4.부터 각 계속하여 전근지에 부임하지 않고 무단결근하였고, 이에 피고회사는 같은 해 10. 9. 제13차 현업부문 인사소위원회에서 원고 및 위 C에 대하여 취업규칙 제46조 제3항 제5호, 인사규정 제11조 제3항 제5호에 기하여 각 파면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같은 해 9. 6.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위와 같은 전근명령에 대하여, ① 정당한 이유 없는 전직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이므로 당연무효이고, ② 자유로운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보복인사조치로서 노동조합법 제39조 위반이므로 당연무효이며, ③ 노동조합 또는 본인과의 어떠한 협의 내지는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취해진 인사권 남용이고, ④ 타지방 전출시 본인의 생활상의 불이익에 대한 비교교량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당 인사조치라고 항의하는 서신을 보냈고, 파면된 후 같은 해 10. 28. 인사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내지 인사권 남용을 이유로 파면처분의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기각되었다.
피고 회사의 인사규정 제20조에는 "① 회사는 업무상의 필요에 따라 직종변경, 보직변경 및 전근을 명할 수 있다. ② 직원의 전근시의 부임일자는 발령일로부터 3일 이내로 한다. 단 인계인수일자가 별도로 정해져 있을 때에는 이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취업규칙 제46조 제3항 제5호 및 인사규정 제11조 제3항 제5호는 직원이 "무단결근을 10일 이상 계속하였을 때"에는 파면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1988년에는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상무위원으로서, 1989년에는 노동조합 운영위원으로서, 1990년부터는 노동조합 대의원으로서 활발하게 노동조합 활동에 참여하여 온 경력이 있는 한편, 용역지원2과의 운전반장으로서 노동조합의 대의원이었던 1990. 8. 23.에는 연속 휴무 문제로 상사인 수석감독 소외 J와의 시비 끝에 위 J를 구타하여 전치 6주의 하악골골절상을 입혀서 피고 회사로부터 같은 달 25일자로 정직 3월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위 전근명령은 징계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원고와 사전에 아무런 협의를 거치지 않았고, 원고의 노조활동을 탄압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이며, 업무상 필요도 없고, 원고에게 현저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인사권의 남용으로서 무효이므로, 이에 불복하여 결근한 데 대하여 행해진 파면처분 역시 무효이고, 또한 무효인 위 파면처분 때문에 원고가 매월 금 1,527,029원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의 복직시까지 이 금원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원고가 위와 같은 정직 3월의 징계 후에도 개전의 정이 없었고 평소에도 회사의 직무명령에 잘 따르지 않았으며, 원고가 위와 같이 위 H의 정당한 지시를 거부하면서 다른 부서로의 전출을 희망하였으나 원고를 받아들이려는 부서가 없었으므로 원고의 직종을 고려하여 램프버스가 운행되는 제주공항으로 전근명령을 한 것이고, 또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특정지역에서의 근무를 근로계약의 조건으로 삼은 바도 없으므로, 위 전근명령은 정당하고, 따라서 이에 불복하면서 10일 이상 무단결근한 원고에게 내려진 파면처분도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파면처분의 효력에 관한 판단
원고가 위 전근명령에 항의하는 뜻으로 위와 같이 결근을 하고 이를 이유로 위 파면처분이 행하여졌고, 전근명령이 유효한 것이 아닌 한 그와 별도로 원고의 무단결근을 파면의 사유로 삼을 수는 없으므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위 파면처분이 정당한가 여부는 위 전근명령이 유효한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먼저 위 전근명령의 유효성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근로자에 대한 전근명령은 피용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피용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또는 제105조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고, 전근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근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다52928 판결 등).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에 대한 피고 회사 제주지점으로의 전근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을제8호증의 2의 기재와 위 증인 E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운전중의 이어폰 착용이 안전운전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관할관청의 입장임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위에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1977. 11. 23. 위 G에 입사하여 1986. 9. 1. 계열사인 피고회사에 전입한 이래 위 파면처분을 당하기까지 서울지역에서만 근무하여 왔고, 처 및 12세, 15세 된 자녀들을 두고 있으며 제주와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실, 피고 회사는 위 전근명령 전에 원고에게 제주지점에 근무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타진하는 등 그의 생활상의 불이익에 관한 적절한 배려를 위한 협의나 상의를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 회사의 위 전근명령은, 피고 회사의 업무상 그 필요성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 대하여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할 수 있는 정도를 현저히 초과한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 있어서도 원고에게 가장 불이익이 적도록 적절한 배려를 하기 위하여 신의칙상 요구되는 사전 통보나 원고의 의사반영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피고 회사의 인사의 필요성의 범위를 일탈한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와 같이 무효인 전근명령에 대한 항의 내지 시정요구의 수단으로서 원고가 위와 같이 결근을 하였다면 이는 통상의 무단결근과는 달리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를 지속하게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정도의 비위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사건 파면처분은 징계권의 남용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에 대한 위 파면처분이 무효인 이상 원,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는 것이므로, 원고가 위 파면처분으로 인하여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수령지체로 인한 것이고 원고는 실제로 근무하였는지에 관계없이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그 임금의 수액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파면처분 당시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매월 21일에 평균 금 1,527,029원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고 그 이후 위 임금이 변동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위 파면처분 다음날부터 복직시까지 매월 21일에 위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위 파면처분의 무효확인과 임금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당심에서의 확장청구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확장전 청구에 관하여 이와 결론을 같이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에게 그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7. 5. 27.
판사 이융웅(재판장) 이기택 박형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