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사망전 3개월동안 망인이 처리한 감정평가업무가 특별히 과중한 것도 아니었 고,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도중 힘을 주다가 기존의 뇌동맥류가 파열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1998.11.19, 서울고법 97구21279)
[요 지]
망인이 뇌동맥류 파열로 쓰러지기 전 일요일에도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감정평가사 시험감독업무를 수행하였다고는 하나, 시험감독업무가 과로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과중한 업무가 아닐 뿐만 아니라, 망인이 쓰러지기 전 3개월 동안 망인이 처리한 업무내역이 특별히 과중한 것도 아니었고, 망인의 경우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도중 힘을 주다가 기존의 뇌동맥류가 파열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히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망인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기존의 뇌동맥류가 파열되어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 망인의 업무와 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 사 건 / 1998.11.19 선고, 서울고법 97구21279호 판결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
* 원고 / 윤○○외 3명
* 피고 / 근로복지공단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소외 망 윤○○(1967.3.27.생)은 1991.7.1. ○○감정평가법인에 입사하여 감정 보조업무에 종사하여 오던 중 1996.7.15. 23:00경 뇌동맥류로 인한 뇌출혈 및 지주막하출혈로 쓰러져 노원○○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같은 달 28. 09:10경 위 뇌출혈을 선행사인으로 하고 뇌압상승증 및 뇌헤르니아를 중간선행사인으로 하여 연수압박에 의한 심폐정지로 사망하였다.
처분의 적법여부
원고들의 주장
위 망인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정확성이 필요한 감정평가업무에 종사하면서 매월 200시간 이상 출장 및 보고서 작성 등 격무에 시달려 왔는데, 특히 1996. 7.경에는 다른 달보다 약 1.5배 이상의 업무를 처리하는 등 과로가 누적되었고, 업무 전산화에 따른 업무미숙, 감정의뢰기관의 감정결과에 대한 항의와 평가의뢰취소통보 등 업무상 스트레스가 집중되었다. 결국 망인은 이러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뇌혈관 질환이 발병 또는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망인은 위 감정평가법인에서 현장조사 보조업무를 담당해 왔는데, ①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에는 조사자료 및 제반 증빙서류를 검토하고, 담당 감정평가사의 지시에 따라 가격결정 참고자료 및 서류를 작성하며, 감정서를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② 출장시에는 감정 대상 물건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 망인은 사무실에서 근무할 경우 평일에는 08:50경부터 19:00경까지 근무하였고, 토요일에는 08:50경부터 14:00경까지 근무하였다. 또한 망인은 1996. 5.에는 9회(시내 5회, 시외 3회, 숙박 1회), 같은 해 6.에는 13회(시내 9회, 시외 1회, 숙박 3회), 같은 해 7.에는 5회(시내 2회, 시외 1회, 숙박 2회)출장 근무를 하였는데, 6월과 7월의 숙박 출장지는 동해시ㆍ원주시ㆍ춘천시ㆍ예산군ㆍ구미시ㆍ청주시 등지로서 실제로는 당일 출장을 마치고 귀가하였다.
망인은 입사시에는 물론 그 이후 정기적인 건강진단결과로도 건강상 별다른 이상이 없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를 계속 유지해 왔다. 그런데 망인은 1996.7.14. 일요일에는 서울대학교에서 실시하는 감정평가사 시험감독으로 출근하여 08:30부터 12:10까지 근무하였고, 다음날인 같은 달 15. 사무실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18:30경 퇴근 한 후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23:00경 화장실에 다녀온 후 식은땀을 흘리며 응급실로 옮겨졌는데 뇌컴퓨터 촬영 결과 지주막하 출혈 및 뇌실질내 출혈이 발견되어 추가 검사 및 수술을 위해 노원○○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노원○○병원에서의 검사 결과로도 좌측 중뇌동맥에서 발생한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출혈이 확인되어, 망인은 1996.7.20. 뇌수술을 받았고 이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심한 뇌출혈로 인한 뇌압상승과 뇌혈류 장애로 뇌사상태에 빠져 결국 1996.7.28. 사망하게 되었다.
망인의 사망원인이 된 뇌동맥류는 선천성 혹은 후천성으로 발생한 결함과 혈류역학적 요소 등 원인으로 인하여 뇌동맥벽의 약한 부위로 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것으로 말하는데, 뇌동맥류의 발생 자체는 과로 및 스트레스와 관련이 없고,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다. 뇌동맥류는 격노, 싸움, 성교, 용변 등 흥분상태에 있거나 완성하게 활동하다가 동맥내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파열되는 경우가 많고, 정신적인 긴장이나 심리상태도 혈류역학적인 변화를 일으켜 뇌동맥류의 파열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뇌동맥류 파열시 압력이 매우 높은 경우에는 지주막하출혈과 뇌실질내출혈이 발병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대개 환자의 상태가 더욱 위중하게 된다.
그런데 위 망인을 진료한 노원○○병원의 의사 이○○의 소견에 따르면 ① 망인은 기존의 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지주막하출혈 및 뇌실질내출혈이 발생하여 결국 사망하였는데, 뇌동맥류가 언제 발생하였는지는 알 수 없고 ②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가 심하였다면 뇌동맥류 파열의 유발인자로 볼 수는 있으나, 과로나 스트레스가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사망의 직접 원인은 안 된다고 한다.
또한 대한의사협회에서도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과로나 스트레스가 뇌동맥류의 파열에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망인의 경우 당시 정황을 볼 때 화장실에서 용변 보는 도중 힘을 주다가 기존의 뇌동맥류가 파열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해 사망이 업무수행중의 사망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며,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2.25. 선고 96누17226 판결참조)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① 위 망인의 선행사인된 뇌동맥류의 발생은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와 관계없는 것이고 ② 망인의 업무가 감정평가사의 감정업무수행을 위하여 현장조사 및 자료정리 등 보조업무를 실시하는 것으로서 그 업무의 내용이 육체적ㆍ정신적 피로를 과도하게 유발할 정도로 과중한 것은 아니었으며, ③ 망인이 뇌동맥류 파열로 쓰러지기 전 일요일에도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감정평가사 시험감독업무를 수행하였다고는 하나, 시험감독업무가 과로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과중한 업무가 아닐 뿐만 아니라, 망인이 쓰러지기 전 3개월 동안 망인이 처리한 업무내역이 특별히 과중한 것도 아니었고 ④ 망인의 경우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도중 힘을 주다가 기존의 뇌동맥류가 파열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히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망인이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기존질병인 뇌동맥류가 파열되어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망인의 업무와 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재판장 판사 이종욱, 판사 강일원, 판사 유철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