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7. 9. 30. 선고 97나15243 판결

판결요지

근로기준법 제5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며, 국적,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0조는 "이 법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4조는 "이 법에서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내ㆍ외국인을 불문하고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일정 이상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라면 누구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되며 외국인이라는 것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있어 어떠한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고, 또 이 사건 근로계약의 준거법을 대한민국 법률로 정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니, 원고들이 외국인이라는 점을 들어 근로기준법의 적용이 없다는 피고의 위 항쟁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근로계약에 의하면, 원고들이 임무를 인수한 날로부터 계약기간 동안 피고 회사로부터 일정 급여를 지급받고 피고 회사의 다른 일반 조종사들이 수용하는 피고 회사의 모든 근무규정을 준수하면서 피고 회사가 작성하는 비행 및 훈련 계획(Schedule)에 따라 피고 회사의 지시ㆍ감독을 받으며 노선기장(Line Captain)으로 근무하도록 되어 있고, 실제로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피고의 구체적인 지시ㆍ감독을 받아 왔다 할 것인 바,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대하여 근로관계(종속노동관계)에 있음에 비추어 고용계약이라 할 것이고 이를 용역계약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용역계약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이 부분 항쟁도 이유 없다 할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8조의 퇴직금 규정은 근로자가 퇴직하는 경우에 생활보장수단으로 지급되는 퇴직금을 법제화한 강행법규로서, 개별적인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위 퇴직금 규정의 적용이 있음은 물론, 퇴직금 부지급의 합의 또는 하나의 사업장에 2개의 퇴직금 제도를 인정하는 합의 또는 규정은 모두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배되어 무효라 할 것이다.

먼저, 외국인 조종사들이 내국인 조종사들에 비하여 높은 임금을 받은 것은 피고 회사의 기장 수급과, 외국인 기장의 높은 기술숙련도, 기타 제반 복지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관계로 말미암은 것으로서 피고가 원고들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원고들의 임금수준을 국내 조종사에 비하여 높게 정함으로써 그 임금속에 퇴직금이 포함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과 사이에 이 점에 관한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원ㆍ피고들 사이에 원고들의 임금속에 퇴직금 상당액을 포함시키기로 하는 의사합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하나의 사업장에 2개의 퇴직금제도가 존재하게 되는 결과가 되어 퇴직금차등제도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이다. 뿐더러 본래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하는 것임에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은 그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단순히 국내 조종사보다 많다는 것에 불과하여 위와 같은 퇴직금 산정방식에 부합하지도 아니하고, 또한 퇴직금이 임금의 후불적 지불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중간정산요구가 있는 등의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주는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퇴직금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근로계약이 종료될 때 비로소 그 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인 바, 원ㆍ피고들이 원고들의 임금을 정함에 있어 퇴직금 상당액을 포함시키기로 의사합치가 이루어졌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니 원고들이 지급받은 임금에 퇴직금 상당액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나아가 외국인 조종사들이 내국인 조종사들에 비하여 높은 임금을 받은 것은 피고 회사의 기장 수급과 외국인 기장의 높은 기술숙련도, 기타 제반 복지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관계로 말미암은 것인 이상 원고들이 임금 이외에 여하한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하였다거나, 실제로 피고 회사가 내국인 항공기 조종사와 외국인 항공기 조종사 사이의 임금체계 및 임금액수에 있어서 차등을 두어 외국인 조종사에게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였다거나, 또는 피고가 이 사건 후 용역회사와 조종사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외국인 조종사는 피고 회사에 대하여 퇴직금청구소송을 제기하지 못한다는 약정을 하였는데 그 조종사의 임금이 원고들과 비슷하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지급받은 임금에 퇴직금 상당액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어서 피고의 이 부분 항쟁도 이유 없다 할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