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건설공사의 도급관계에서 하수급인이 하도급받은 공사중 일부를 원수급인의 공사현장과 분리된 장소에서 수행한 경우 원수급인의 사업장과 동일한 위험권 내로 볼 수 있다(1999.12.24, 서울고법 99구9775)
[요 지]
건설공사의 도급의 경우 하수급인이 하도급받은 공사 중 일부를 작업상 편의 등의 사정으로 말미암아 원수급인의 작업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그 공사가 부품이나 재료를 제조하는 경우처럼 부수적인 것이거나 또는 하도급받은 전체 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아니하는 등 전체적으로 보아 하수급인이 원수급인의 작업장과 단일한 작업장 내에서 하도급받은 공사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원수급인의 사업장과 동일한 위험권이 아닌 곳에서 작업을 하였다 할 수 없으므로, 산재보험법 제9조의 적용이 있다 할 것이다.
* 사 건 / 1999.12.24 선고, 서울고법 99누9775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1999.7.13 선고 98구11846판결
[주 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양회공업 주식회사(이하 "○○양회공업"이라고 한다.)로부터 주식회사 ○○리(이하 "○○리"라고 한다)가 도급받아 시공하는 ○○양회공업의 단양공장 증설공사 중 싸이로(SILO, 시멘트 가공용 대형탱크) 구조물공사를 ○○리로부터 하도급받은 합자회사 ○○건설중기(이하 "○○건설중기"라고 한다)의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던중, 1997.4.30 안산시화공단에서 싸이로 설치에 필요한 철골의 용적잡업을 하다가 싸이로 드럼이 왼쪽 발을 역과하는 바람에 "좌제1족지간 관절부 불완전 절단, 좌제2족지 근위지간 관절탈구, 좌제3족지 원위지간 관절탈구, 좌제3족지 근위지골 열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원고는 1997.7.5 위 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의 충주지사장은 1997.8.2 "원고는 안산시화공단 작업장에서 피재된 것으로 당사 관내인 ○○양회공업 단양공장 내에서 ○○리가 원수급인이 되어 시공하는 SILO 설치 공사와는 사업장을 달리하는 별도의 제조업으로 분리 적용되어야 하며, 제조부문에 대하여는 산재보험을 안산지사에서 별도 가입 후 요양신청을 하라"고 하면서 원고의 요양신청을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사업이 수차의 도급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경우에는 그 원수급인을 사업주로 본다고 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9조에 따라, 원수급인인 ○○리가 위 단양공장 증설공사에 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고 한다)에 가입한 이상 ○○리로부터 그 공사의 일부분인 싸이로 설치공사를 하도급을 받은 ○○건설중기 소속 근로자인 원고는 ○○리가 가입한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이 된다.
피고의 주장
법 제9조는 건설업에 있어 그 건설공사가 수차의 도급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경우 원수급인의 사업장과 동일한 위험권 내에서 또다시 하도급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으로서, 하수급인의 작업 장소가 원수급인이 시공하는 공사장과 분리되어 동일한 위험권이 아닌 다른 장소인 경우에는 별도의 사업장으로 보아야 하므로 법 제9조의 적용이 없으며,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법시행규칙 제5조(생산제품의 설치공사에 대한 적용특례)에 해당하는 제조업 소속 근로자로서 위 단양공장 증설공사에 관하여 ○○리가 가입한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이 될 수 없다.
판 단
법 제9조는 "사업이 수차의 도급에 의하여 행해지는 경우 그 원수급인을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주로 본다"고 규정하여 사업이 수차 도급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경우 원칙적으로 그 원수급인을 법이 정하는 사업주로 하고 그로 하여금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사업주를 하수급인으로 할 경우 업종이 자나치게 세분되어 보험관리상의 어려움이 뒤따르고 또 단일한 작업장 내에서 하수급인의 업무가 수시로 바뀔 경우 그 때마다 업종을 달리하는 보험관계를 새로 설정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사업의 범위를 원수급인을 기준으로 하여 보다 포괄적으로 설정함으로써 산재보험 관리상의 편의를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대법원 1998.2.10 선고 97누18585 판결 참조), 건설공사의 도급의 경우 하수급인이 하도급받은 공사 중 일부를 작업상 편의 등의 사정으로 말미암아 원수급인의 작업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그 공사가 부품이나 재료를 제조하는 경우처럼 부수적인 것이거나 또는 하도급받은 전체 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아니하는 등 전체적으로 보아 하수급인이 원수급인의 작업장과 단일한 작업장 내에서 하도급받은 공사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원수급인의 사업장과 동일한 위험권이 아닌 곳에서 작업을 하였다 할 수 없으므로, 법 제9조의 적용이 있다 할 것이다.
한편 제조업을 주업으로 하는 사업자가 제품 판매에 부수하여 설치업무를 할 경우 당해 제조업의 범위에 관한 해석기준에 관하여 법시행규칙(1997.12.31 노동부령 제1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는 "사업주가 상시적으로 고유제품을 생산하여 당해 제품의 구매자와의 계약에 의하여 직접 설치하는 경우로서 다음 각 호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설치공사는 이를 당해 제품의 제조업에 포함되는 것으로 한다."고 하면서 각 호로 "1. 제조한 제품이 독립적으로 성능을 발휘할 것, 2. 도급단위별로 제조부문의 근로자수 또는 임금총액의 비중이 설치공사의 근로자수 또는 임금총액이 비중보다 클 것, 3. 도급단위별로 제조부분의 도급금액이 설치공사부문의 도급금액보다 클 것, 4. 도급단위별로 자가생산제품의 설치공사외에 다른 건설공사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할 것"을 들고 있다.
그런데 갑 제3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 법원의 ○○건설중기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 취지를 종합하면, 철근콘크리트공사, 토목 및 건축업 등을 영위하는 건설업체인 ○○건설중기가 ○○리로부터 하수급한 싸이로 구조물 설치공사는 시멘트 원료를 혼합하는 콘크리트 원형토(직경22m, 높이 60m)을 제작하여 이를 설치하는 공사로서, ○○건설중기는 공사기간을 1997.4.1.부터 같은해 9.30.까지로, 공사대금을 금 1,170,000,000원으로 정하여 위 공사를 하도급받은 사실, ○○건설중기는 단양공장 공사현장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우선 안산시화공단의 작업현장을 임차하여 그 곳에서 싸이로의 부품인 외부철판과 트러스를 제조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그 기간은 1997.4.1 경부터 같은해 5.30경까지이고, 그에 소요된 비용은 금 62,540,300원으로서 전체 하도급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약 5% 남짓인 사실, 한편 ○○건설중기는 1997.4.1경부터 같은 달 30경까지는 안산공장에서 부품 제조작업만 하다가 그 이후 같은 해 5.31경까지는 안산공장에서의 부품 제조작업과 단양공장에서의 설치작업을 병행하였으며, 부품 제조작업이 완료된 1997.6.1경 이후에는 단양공장 공사현장에서 이를 설치하는 작업만을 한 사실을 인정 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건설중기는 싸이로나 그 부품을 상시적인 고유제품으로 생산하여 판매하는 제조업자가 아니고, ○○리로부터 싸이로 설치공사를 하수급한 다음 그 설치공사를 시행하기 위하여 싸이로의 부품을 제조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어서, ○○건설중기의 이 사건 부품 제조를 법시행규칙 제5조에 의한 제품 제조업을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건설중기가 전체 공사금액이 5% 남짓한 범위의 부품 제조작업을 원수급인의 작업장이 아닌 위 안산공장에서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공사가 전체 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공사는 모두 단양에서 시공되었으며, 단양공장의 공간부족 때문에 그와 같이 작업을 하게 되었던 사정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전체적으로 보아 하수급인인 ○○건설중기는 원수급인인 ○○리의 작업장과 동일한 위험권 내에서 위 싸이로 설치공사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수급자인 ○○리가 위 증설공사에 관하여 가입한 산재보험은 그 하수급인인 ○○건설중기의 싸이로 설치공사에도 적용되며, 위 싸이로 설치공사는 원고가 재해를 입은 부품 제조행위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재해의 현실적인 발생장소가 단양공장 공사현장이 아니라는 점만으로 ○○리가 가입한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고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김명길(재판장), 한범수, 정영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