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4. 24. 선고 2012고정3771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금천구 C건물 807호 소재 D (주)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소프트웨어개발 및 보험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9. 8. 27.부터 2011. 11. 25.까지 근로한 E의 2011년 7월분 임금 50만 원, 2011년 8월분 임금 100만 원, 2011년 9월분 임금 100만 원, 2011년 10월분 임금 150만 원, 2011년 11월분 임금 150만 원, 2010년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110만 원, 2011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130만 원, 퇴직금 6,859,730원 등 합계 14,759,73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검사는 위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였으나, 퇴직금 부분에 대해서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의 근로자 개념이나 범의에 대한 판단 기준이 다르지 않으므로, 공소장 기재 적용법조 그대로 판단한다).

2.

판단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E는 2009. 8. 27.경부터 D ㈜(이하 'D'라고만 한다)에서 근무하였고, 2009. 9. 1.자로 위 회사와 연봉금액 3,600만 원으로 연봉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한 사실, E는 본인의 급여에 대한 압류를 피하기 위하여 2010. 8. 31. 피고인의 회사에서 퇴사처리해줄 것을 요구하고, 그 다음달부터 배우자인 F의 명의로 급여를 받기 시작하였고, 그 때부터 E 명의의 4대 보험도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실, 위 연봉계약서에는 퇴직금 중간정산액이 마지막 1년 급여 합계의 12분의1에 근무년수를 곱한 금액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E는 퇴사처리 당시 기존 근무기간 1년에 대한 퇴직금을 별도로 지급받지 않은 사실, E는 퇴사처리 전후로 피고인의 회사에서 동일한 직책을 유지하고 유사한 업무를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퇴사처리나 F 명의로 급여가 지급되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E는 계속하여 D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인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E는 위 퇴사처리 이후에는 휴가 사용에 대하여 별도로 피고인의 지시를 받지 않았고, 휴가 사용 여부에 대한 장부조차도 비치되어 있지 않았던 점, E의 출퇴근 시간이 다른 정규직 직원들에 비해 상당히 불규칙하였던 점, 퇴사처리 직후 피고인이 회사 직원들에게 '이제부터 E는 보험영업사원들 전체 실적대비 1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받는 프리랜서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것이니 많이 도와주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E의 퇴사처리 후의 근로가 종전의 근로관계와 단절되었다고 생각하여 E에게 보험영업사원들의 실적 부분에 대한 성과급만 주어도 되고 그 이상 지급한 부분은 퇴직금의 분할 지급이라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피고인에게 E의 임금, 수당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도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행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박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