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 10. 13. 선고 2013가단61828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B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B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2, 3, 4, 10, 21호증(가지번호 포함), 을제10 내지 2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선정당자사)는 C의 아버지이고, 선정자 B는 C의 어머니이다.

나.

C은 2009. 3. 2. 피고회사에 게임제작프로그래머로 입사하여 제작본부의 A1프로젝트 담당부서 소속 프로그래밍팀 D의 E으로 근무하던 중 2012. 3. 8. 10:00경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소재 피고회사 근처의 아파트에서 투신하여 자살하였다.

다.

C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무하였는데, 근무일에는 18:30 근무시간이 끝난 후에도 회사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고, 내성적 성격으로 사망 당시 직장동료 중 특별히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특별히 분쟁관계에 있는 사람도 없었다.

라.

C에게는 여자친구 F가 있었는데, 임신 후 C이 헤어지려 한다는 두려움 등으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고, 그 현장에 우연히 원고(선정당사자)가 있었던 관계로 원고(선정당사자)가 C과 F의 관계를 알게 되었으며, 이후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B는 C과 F의 교제를 반대하여 왔고, F는 그후 유산, C 가족의 교제 반대, C의 적극적이지 못한 태도 등에 분노하여 2011. 12. 30. 칼을 가지고 C의 집에 찾아와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마.

C은 2012. 2. 20. 자신의 가족들에게 가족들이 반대하더라도 F와 함께 지내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고, C이 사용하던 피고회사에 있는 컴퓨터에는 F와의 그동안의 관계 및 향후 가족과 결별하더라도 F와 함께 살겠다는 내용을 기재한 문서파일이 저장되어 있었다.

바.

F는 C이 자살하기 전날인 2012. 3. 7. 오후에 피고회사로 C을 찾아와 다툰 사실이 있고, 그 과정에서 C의 뺨을 때리기도 하였으나, C은 그날 F와 함께 지낼 주택을 임차하였고, 17:25경에는 F와 함께 휴대폰을 구입하기도 하였다.

사.

C은 2012. 1.부터 사망시까지 13회에 걸쳐 9일간의 휴가를 사용하였고, 특히 2012. 2.부터는 2. 7. 오후, 2. 10. 전일, 2. 21. 전일, 2. 27. 오후, 3. 5. 오후에 휴가를 사용하였다.

아.

원고(선정당사자)는 C의 자살은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부지급처분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선정당사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하여 서울행정법원 2013구합22789호로 위 부지급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4. 9. 2. C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2.

주장 및 판단

원고(선정당사자)는 주위적으로 망 C이 2012. 3. 8. 자살하기 1달 전부터 게임개발 성공에 대한 압박감으로 집에 귀가하지도 아니한 채 야근과 철야작업을 하고 있었으므로, 사용자인 피고에게는 위와 같은 과도한 근무로 인한 우울증, 판단력 상실의 발생 및 그에 따른 자살이라는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고, 이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 상의 보호의무 위반으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원고(선정당사자)는 손해액에 관하여 망 C의 손해가 일실소득 471,343,188원, 위자료 30,000,000원인데 위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엘아이지손해보험 주식회사로부터 40,000,000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으므로 결국 C의 손해는 461,343,188원이고, 원고(선정당사자)의 손해액은 C의 장례비로 지출한 12,000,000원과 위자료 10,000,000원의 합계 22,000,000원이며, 선정자 B의 손해액은 위자료 10,000,000원인데,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B가 C을 각 1/2의 비율로 상속하여 C의 손해배상채권을 각 230,671,594원씩 상속하였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에게 252,671,594(=22,000,000원+230,671,594원), 선정자 B에게 240,671,594원(=10,000,000원+230,671,594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C의 사망일인 2012. 3. 8.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종합하여도 C이 사망하기 한달 전부터 귀가하지 아니한 채 야근 또는 철야근무를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 기초사실에서 본 ①C이 2012. 2.부터 사망한 같은 해 3. 8.까지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 5회의 휴가를 사용한 점, ②C과 같은 팀에서 근무한 G이 당시 업무량이 한달에 한두번 정도 22:00까지 야근할 정도로 많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던 점(을제12호증) 등을 종합하면, 사망 당시 C이 과다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피고회사에게 과다한 업무에 따른 C의 자살을 방지하지 못한 과실이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선정당사자)의 주위적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선정당사자)는 예비적으로, C은 과도한 야근과 성과에 대한 압박 등에 따른 우울장애로 자살한 것이므로, C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이고, 따라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82조 소정의 유족보상 109,589,041원, 같은 법 제83조 소정의 장의비 9,863,013원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에게 64,657,533원(=유족보상금의 1/2인 54,794,520원+장의비 9,863,013원), 선정자 B에게 유족보상금의 1/2인 54,794,52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C의 사망일인 2012. 3. 8.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82조 제1항에 의하면 근로자가 업무상 사망한 경우에 사용자가 그 유족에게 평균임금 1,000일분의 유족보상을 하여야 하고, 같은 법 제83조에 의하면 근로자가 업무상 사망한 경우에 사용자가 평균임금 90일분의 장의비를 지급하여야 하는바, 사용자에게 위와 같은 유족보상금과 장의비 지급의무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근로자가 업무상 사망하였어야 한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C이 사망할 무렵 다수의 휴가를 사용하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아 그 업무량이 과다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직장동료와 분쟁이 있었던 자료도 없는 반면, 여자친구와의 교제문제로 가족 및 여자친구와 갈등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갑제13호증의 기재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종합하여도 C이 과다한 업무 및 성과에 대한 압박으로 우울장애를 앓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자살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설령 C이 업무와 관련하여 우울장애를 앓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자살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므로,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우울증이 발생하였고 우울증이 자살의 동기나 원인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곧 업무와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함부로 추단해서는 안 되며,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및 직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자살자에게 가한 긴장도 또는 중압감 정도와 지속시간, 자살자의 신체적·정신적 상황과 자살자를 둘러싼 주위 상황, 우울증 발병과 자살행위 시기 기타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기존 정신질환 유무 및 가족력 등에 비추어 자살이 사회평균인 입장에서 보아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로 말미암은 우울증에 기인한 것이 아닌 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고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해야 하므로, 근로자가 자살한 경우에도 자살원인이 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업무에 기인한 것인지는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 등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게 되나, 당해 근로자가 업무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자살에 이를 수밖에 없었는지는 사회평균인 입장에서 앞서 본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는데(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두24644 판결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C이 업무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하여 자살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C의 사망을 업무상 사망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선정당사자)의 예비적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 B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