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4. 1. 9.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2,469,231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금융투자회사의 정보처리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1. 6. 9.부터 2011. 11. 30.까지 피고에 청년인턴으로 근무하였고, 2012. 1. 9. 피고에 기간제 직원으로 입사하여 2013. 1. 9. 피고와 계약기간을 2013. 1. 9.부터 2014. 1. 8.까지(12개월)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3. 5.경 피고의 정규직 전환 심사전형에 관한 안내를 받고 이에 응시하였는데, 정규직 전환 심사에는 총 27명이 응시하여 그 중 21명이 인성검사를 통과하였고, 상위 6명의 점수는 아래 표 기재와 같으며, 원고를 포함한 4명이 합격기준을 통과하여 최종 합격하였다.
한편, 정규직 전환 심사 중 2013. 6. 20. 실시된 면접 평가에서 응시생들(상위 6명)이 받은 각 면접관 별 평균 면접 점수와 중간값 평균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원고는 2013. 6. 28. 피고의 인력개발부로부터 '정규직 전환 결과 안내'라는 제목으로 '원고가 전형 단계별 합격기준을 통과하였고, 정규직 전환 예정일은 2014. 1. 9.이며 개인별 인정경력에 따른 직급 및 호봉은 추후 공지하겠다.'는 내용의 안내 메일(이하 '이 사건 전환예정통보'라 한다)을 받았다.
그런데 피고의 노조 측에서 원고에 대한 채용과정의 특혜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피고 감사부의 특별감사가 실시되었고, 피고의 감사부는 2013. 12. 23.경 '피고 사장 H는 자신의 출신학교 동기 동창의 자녀인 원고에게 평균 96점 이상을 부여하도록 면접관들에게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지시하였고, 이에 따라 면접관들은 비자발적으로 원고에게 해당 점수를 부여하여 결과적으로 원고가 부당하게 정규직으로 채용되었다.'는 내용의 감사결과가 기재된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14. 1. 7.경 원고에게 '피고 감사부의 특별감사 결과에서 원고의 정규직 직원 전환 결정 취소를 요구하였고, 회사 차원의 내부 검토, 외부기관의 조사·수사 및 후속조치의 필요성이 있어 정규직 전환 예정일(2014. 1. 9.) 이후부터 외부기관 조사·수사결과 등에 근거한 후속조치 시행 시까지 정규직 전환 유예가 결정되었다.'는 취지의 정규직 전환 유예 안내 통보(이하 '이 사건 유예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그 무렵부터 피고에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이후 검찰에서 원고에 대한 특혜채용,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피고의 전임사장인 H에 대해 수사를 하였으나, 검찰은 2015. 6. 23. H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15. 11.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세 차례에 걸쳐 피고 인사팀장에게 자신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하여 문의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피고는 2016. 3. 15. 원고에게 '감사부의 감사결과 및 그에 대한 법률적 검토의견, 채용 예정 분야의 충분한 인력 공급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정규직 전환은 시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어 정규직 전환 예정 통지를 취소한다.'는 취지의 통보(이하 '이 사건 취소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부터 9, 을 1, 3,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3. 6. 28. 정규직 전환 예정자로 선발됨으로써 전환 예정일인 2014. 1. 9.부터 정규직 근로계약관계로 전환되었는데, 피고는 2014. 1. 7. 근거 없는 원고에 대한 특혜채용 의혹을 이유로 이 사건 유예통보를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한 부당해고를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유예통보는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정규직 전환 예정일인 2014. 1. 9.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매월 임금 중 일부로서 기간제 근로계약 당시 임금인 월 2,469,231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의 기간제 근로계약은 2014. 1. 8. 종료하였고, 그 이후 근로계약이 체결된 바 없어 원고는 2014. 1. 9. 이후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며, 이 사건 전환예정통보는 단순히 원고가 심사 과정에서 합격기준을 통과하였음을 통지한 것일 뿐 정규직 전환통보로 볼 수 없어 원고에게 정규직 근로계약체결의 기대권이나 계속적 근로제공에 대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는 특별감사를 통하여 원고에 대한 불공정한 채용 및 정규직 전환심사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4. 1. 7. 원고에게 이 사건 유예통보를 하였고, 2016. 3. 1. 당초의 감사결과 및 채용 예정 분야의 인력 공급 상황을 고려해 이 사건 취소통보를 한 것이므로 그 실질에 있어서도 정당한 조치였다.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의 유무 및 이 사건 유예통보의 실질적 해고해당 여부
관련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계약이 만료된 후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도 유추적용될 수 있으므로, 근로자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사용자가 이에 반하여 부당하게 정규직 전환을 거절하는 것은 효력이 없다.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위 각 증거에 의해 알 수 있는 제반 사정, 즉 원고는 2011. 5.경 인턴사원 공개채용 심사(서류심사, 인·적성검사, 면접심사, 신체검사)에 합격하여 2011. 6. 9.부터 2011. 11. 30.까지 피고의 상경 분야인턴으로 근무한 점, 원고는 2012. 1. 9. 피고의 기간제 직원으로 채용되어 경영지원부(인력개발팀)에서 근무를 한 점, 원고는 2013. 5.경 피고의 정규직 전환 심사(업적평가, 적성검사, 정성평가, 면접평가)에 응시하여 2013. 6.경 심사에 합격한 점, 피고는 2013. 6. 28. 원고의 정규직 전환 예정일은 2014. 1. 9.이고, 개인별 인정 경력에 따른 직급 및 호봉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하는 등 정규직 전환의 시기 및 근로조건을 명시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전환예정통보를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는 피고의 정규직으로 전환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피고가 2014. 1. 7. 원고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에 반하여 이를 거절하는 취지로 한 이 사건 유예통보는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유예통보가 부당한지 여부
을 1, 3, 5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의 H 전임사장과 원고의 부친이 대구상고 동창이고, 2012년 재경동문회 임원으로 재직한 점, 원고가 인턴으로 입사할 당시 피고의 상경계열 선발 예정인원이 5명에서 11명으로 증원되었고, 이로 인하여 서류 전형과 인·적성 검사에서 최하위 점, 면접 심사에서 하위점(13명 중 10등)을 받은 원고가 인턴으로 선발된 점, 청년인턴 평가에서 13명 중 12등을 한 원고가 기간제 추천 단일 후보로 선정되어 피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된 점, 정규직 전환 심사 이전에 마련되어 있던 피고의 비정규직 운영체계 개편(2012. 12. 24.자), 비정규직 해소방안(2013. 1. 24.자)에는 행정지원 분야의 비정규직 근무우수자의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정하여져 있었음에도 2013. 5.경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되었고, 이로 인하여 행정지원팀이었던 원고가 피고의 정규직 전환 심사를 받을 수 있었던 점, H 전임사장이 이례적으로 정규직 채용 면접 심사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점, 원고는 정규직 전환 심사 중 업적 평가 (15%) 결과 27명 중 21등에 불과하였음에도 면접 심사 (40%)에서 21명 중 1등을 한 점, 원고가 받은 정량(업적, 적성) 평가, 정성평가 점수에 비추어 면접에서 96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점(85점)에 도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면접점수 96점을 받아 85. 01점으로 합격을 한 점 등 원고의 채용 및 정규직 전환 과정이 공정하였는지 의심스러운 사정이 엿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 1, 3, 4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노조가 특혜채용 등의 혐의로 H 전임사장을 검찰에 고발하였으나, 2015. 6. 23. 혐의 없음 처분이 내려진 점, 원고가 정규직 전환 심사 중 적성검사(15%)는 27명 중 4등을, 정성검사(30%)는 21명 중 7등을 한 점, 원고에 대한 면접심사에서 H 전임 사장이 원고에게 다른 4명의 면접관들보다 낮은 점수를 준 점, 원고보다 면접점수를 낮게 부여받아 합격점인 85점을 받지 못한 5, 6등의 경우에도 전체 면접 평균 점수인 89.18점에 근접한 90.25점과 89,00점을 받은 점, 불합격자 면접점수의 평균(88.11점)과 합격자 면접점수의 평균(93.73점)이 큰 격차를 보이지도 않는 점, 면접 평가가 일부 면접관의 주관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최저점과 최고점을 제외한 중간값의 평균으로 면접점수가 산정되는 점, 감사부의 특별감사에서 면점관들이 원고의 면접점수를 높여주라는 지시, 부탁을 받은 적이 없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채점을 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피고가 불공정하고 편파적으로 정규직 전환 심사를 하여 원고가 합격기준을 통과하게 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피고의 불공정한 심사로 원고가 정규직에 채용되었다는 피고 감사부의 감사결과를 이유로 원고에게 한 이 사건 유예통보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유예통보는 실질적인 부당해고로서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원고는 여전히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 동안 고용관계는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부당한 해고를 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근로자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사건 유예통보가 무효임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갑 9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유예통보 당시 원고의 임금이 2,469,231원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4. 1. 9.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월 2,469,231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한다.
판사 김도현(재판장) 목혜원 서청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