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3. 29. 선고 2018가합10380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7. 12. 13. 원고에게 한 정직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308,856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5. 2.부터 2019. 3. 29.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 시내에서 시내버스 운수사업을 경영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5. 7. 14.부터 주식회사 C에 근무하다 2007. 4. 6. 피고에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왔다.

나.

원고는 안양 동안구 D 차고지를 출발하여 서울 구로구 온수동을 왕복하는 지선버스 노선인 E 노선(1회 운행거리는 약 50km, 정류장 수는 총 104개, 배차간격은 8분)에 배치되었다.

다.

피고 징계위원회는 2017. 12. 6. 아래와 같은 원고의 징계대상사실에 관하여 정직 10일을 의결하였고, 피고 대표이사는 2017. 12. 13.경 원고에게 위 징계위원회 의결결과를 통보함으로써 원고에게 정직 10일의 징계처분(주문 제1항 기재 징계처분으로서 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라 한다)을 하였다.

1)

원고는 2017. 7. 26. F 시내버스 운행 업무 중 서울 금천구 G 소재 H은행 정류장에서 승하차 후 차선을 변경하던 중 앞서 가던 승용차에 추돌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위 승용차와 시내버스를 각 손괴하였다(승용차 수리비 1,800,000원, 시내버스 수리비 300,000원, 이하 '제1 징계대상사실'이라 한다).

2)

원고는 2017. 10. 23. I 시내버스 운행 업무 중 'J아파트' 정류장을 지나 신호를 위반하고,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정류장 앞을 지나 중앙선을 넘어 신호를 위반하여 승객으로부터 민원이 제기되었다(이하 '제2 징계대상사실'이라 한다).

3)

원고는 다음과 같이 상습적으로 배차간격을 준수하지 아니하였다(이하 '제3 징계대상사실'이라 한다).

가)

2017. 10. 27. 1회차 운행 18분, 2회차 운행 20분, 3회차 운행 27분 각 지연운행

나)

2017. 11. 10. 1회차 운행 20분, 2회차 운행 28분, 3회차 운행 33분 각 지연운행

다)

2017. 11. 12. 1회차 운행 30분 지연운행

라)

2017. 11. 13. 1회차 운행 20분, 2회차 운행 27분 지연운행하고, 원고의 막차 운행결행

마)

2017. 11. 14. 1회차 운행에서 뒷차가 원고 운행 시내버스를 추월하여 결국 앞차와 45분 간격으로 종점에 진입하였다. 2회차 운행에서는 식사시간을 요구하여 02호가 먼저 출발한 뒤 14분 후 출발하여 앞차와 35분 간격으로 종점에 진입하였다. 3회차 운행에서는 03호가 먼저 출발한 뒤 운행하여 앞차와 31분 간격으로 종점에 들어오는 바람에 막차가 결행되었다.

라.

원고는 위 징계위원회 의결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다. 피고 재심징계위원회는 2017. 12. 20.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 피고 대표이사는 같은 날 원고에게 위 의결을 통보하였다.

마.

이 사건 징계처분은 2017. 12. 25.부터 2018. 1. 7.까지 집행되었다. 그 기간 동안 원고는 1,308,865원의 임금을 적게 수령하였다.

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제3 징계대상사실 일자 이후에도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7. 11. 15.부터 2018. 1. 18.까지 42회의 운행에서 배차간격을 준수하지 않고 지연운행을 하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

피고는 원고의 바.항 기재 지연운행 행위를 문제삼아 2018. 1. 18. 원고에게 대기발령을 통보하고 원고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였으나,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2018. 2. 5. 원고에게 마지막 개선 기회를 부여 한 뒤 개선이 되지 않는 경우 다시 징계처분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유로 징계처분 결정을 보류하였다.

아.

피고는 2018. 2. 7. 원고의 지연운행 비위에 대한 개선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2018. 2. 11.부터 2018. 5. 10.까지로 기간을 정하여 원고를 고정노선에 배치하는 대신 운전기사의 결원이 생긴 경우 그 노선에 투입되는 '예비기사'로 근무하도록 명령하였다.

자.

원고는 그 이후에도 피고로부터 다음과 비위를 지적 받았다.

-2018. 2. 18. 신호위반으로 경찰에 적발됨

-

2018. 2. 26. 승차거부

-

2018. 2. 22.부터 4. 10.까지 33회에 걸쳐 배차간격을 준수하지 않고 지연운행을 함

차.

피고는 자.항 기재 등 비위에 관하여 징계위원회 의결절차를 거쳐 2018. 5. 8. 원고를 징계해고하였다.

카.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과 별도로 위 징계해고 처분에 불복하여 이 법원 2018가합107726호로 해고무효확인 등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법원은 위 징계해고의 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그 징계양정이 적정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2019. 3. 29. 원고승소판결을 선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0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징계처분 무효확인 청구 부분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한 징계사유 없이 이루어진 것이거나 그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위법·무효라고 주장한다.

1)

징계사유 부존재 하자

가)

제1 징계대상사실에 관하여

원고가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는 제1 징계대상사실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한 정식기소되지 않은 교통사고를 이유로 근로자에게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단체협약에 위반된다.

나)

제3 징계대상사실에 관하여

원고는 교통상황 및 도로사정에 맞추어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정상적으로 운행하였을 뿐 직장질서를 위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배차간격을 준수하지 못한 결과만으로는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다.

2)

징계양정의 과중

원고가 제2 징계대상사실과 같이 신호위반 행위 등을 하는 바람에 승객으로부터 민원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나, 이와 같은 사유로 다른 근로자들을 징계한 사례가 없음에도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 정직 10일을 결정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여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

나.

판단

1)

징계사유의 존부

가)

제1 징계대상사실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사업장에 조직된 노동조합 지부의 상급단체인 K노동조합과 피고가 포함된 사용자단체인 L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운전직 종업원(조합원)이 승무 중 고의가 아닌 부주의 또는 불가항력적으로 사고가 야기되었을 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사고로 인하여 약식기소된 자(정당한 사유 없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사고자 제외)에 대하여는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제30조)라는 규정이 있다. 위 단체협약 규정은 교통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높은 운전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운전직 근로자의 잘못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하더라도 정식 기소되지 않을 정도의 비교적 가벼운 교통사고인 때에는 그 사고가 근로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발생한 경우에 한정하여 징계 등 불이익한 인사조치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제1 징계대상사실과 같은 교통사고로 정식기소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교통사고 당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아야 하는바,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원고가 교통사고를 거듭 일으킨다는 점만을 주목하여 제1 징계대상사실을 징계사유로 인정하였을 뿐, 고의나 중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음은 물론, 이에 관하여 아무런 심의를 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제1 징계대상사실은 단체협약상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으므로 적법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다만, 원고가 위와 같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점을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자료로 삼는 것마저 금지된다고 할 수는 없는바, 이에 관하여는 뒤에서 살핀다).

나)

제3 징계대상 사실

(가)

갑 제1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취업규칙 제55조(징계)는 다음과 같은 사유등을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본 규칙을 수차에 한하여 위반한 때

5.

고의로 업무능률을 저해하거나 업무수행을 방해한 때

12.

업무상의 지휘명령을 위반한 때

16.

5회 이상 견책 또는 경고처분을 받았거나 3회 이상 징계처분을 받았을 때

18.

타 종사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폭행하였을 때

21.

타종사원의 근무 또는 출근에 지장을 준 때

22.

운전직 종사원이 승무 중 운행질서를 문란 시키게나 사고를 야기시킨 때

29.

사업장 내에서 업무수행을 방해하게나 동조한 때

31.

근무 중인 다른 종사원의 업무 또는 작업을 방해하거나 고의로 저해 시킨 때

38.

기타 전 각호에 준하는 등의 행위로 사회통념상 회사경영질서 유지를 위하여 징계처분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취업규칙은 징계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행위를 한 정적으로 열거하면서도 '2. 본 규칙을 수차에 한하여 위반한 때', '12. 업무상의 지휘명령을 위반한 때', '38. 기타 전 각호에 준하는 등의 행위로 사회통념상 회사경영질서 유지를 위하여 징계처분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때' 등의 포괄적 규정을 함께 두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위반한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기하여 성실히 근로를 제공하여야 할 민사상 채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사업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는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데에 있으므로, 피고의 취업규칙이 정한 위 각 징계사유는 근로자가 어떠한 직장질서를 위반하였음을 전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제3 징계대상사실에서 어떠한 직장질서 위반의 점을 찾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갑 제11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승객이 지나치게 오래 시내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또 목적지까지 정시에 도착하도록 하는 등 시내버스 이용자들의 편의를 보장하고 시내버스가 대중교통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적정하게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내버스 운송사업자인 피고가 차고지에서부터 일정한 간격으로 시내버스를 출발시키고(이하 이 간격을 '배차간격'이라 한다) 각 시내버스들이 종점에 이를 때까지 앞차와의 사이에서 배차간격을 준수하여 각 시내버스가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운행되도록 유지하여야 하는 사실, 피고의 시내버스 운송사업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른 노선 여객자동차운송사업 면허를 받아 이루어지는 것으로 피고는 면허를 받을 당시 행정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상의 배차간격을 준수하여야 하며, 그 준수 여부 등에 관하여 끝임 없이 서울특별시 등 관계당국으로부터 감독을 받고 있는 사실, 만일 각 시내버스가 일정한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 시내버스가 배차간격보다 뒤쳐져 운행되게 되면(이하 시내버스가 배차간격보다 뒤쳐져 운행되는 것을 '지연운행'이라 한다), 각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이 많아지게 되고, 한 번 지연된 시내버스에 더 많은 승객이 몰리게 되며 그 결과 앞차와의 간격이 더 벌어지게 되는 사실, 만일 한 운전직 근로자가 지연운행을 하게 되면 그 날의 배차계획 전체가 어그러져 그 노선의 운전직 근로자들 전부가 제때에 휴식을 취하기 어렵게 되고 경우에 따라 막차가 결행될 수도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시내버스와 운전기사를 충분히 확보하여 시시각각 변화하는 교통상황에 탄력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어야 함은 물론, 각 운전직 근로자들이 평균적인 숙련도를 갖춘 채로 운전 업무 중 긴장을 유지함으로써 도로교통 위험 방지를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는 가운데에서 배차간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여서는 안 되고, 그러한 관리는 피고의 사업장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 불가결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피고 사업장의 형편상 다른 운전직 근로자들이 나타내는 평균적인 운전 업무와 다르게 지연운행을 반복하는 행위는 피고의 직장질서에 위반한 것으로 피고의 취업규칙이 정한 위 각 징계사유의 하나에 해당될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에게 업무상 과오가 있다는 점만으로 직장질서를 위반한 것이라 보기는 어려우므로, 근로자의 업무능력이나 업무성적이 사업주가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였다는 점만으로 근로자를 징계할 수는 없고, 이를 징계사유로 삼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업무능력이나 업무성적이 사업장의 평균적인 근로자들에 비하여 현저하게 낮고 사업주의 거듭된 촉구에도 불구하고 그 개선의 여지가 나타나지 않는 등 현저히 낮은 업무능력이나 업무성적이 불성실한 근무태도나 업무지시의 불이행 등 다른 직장질서 위반행위와 동일시 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원고가 2017. 10. 27.부터 2017. 11. 14.까지 11차례에 걸쳐 지연운행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을 제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아래와 같이 원고의 지연운행 시간은 제3 징계대상사실에 적시된 지연시간보다 적음을 알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시내버스 운행의 특성상 일시적인 교통상황의 변화, 앞 뒤 시내버스의 운행현황 등 제반 여건에 따라 각 근로자별로 운행시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배차간격을 항상 엄격히 지키기는 어려우므로 일정 한도에서는 각 시내버스가 배차간격보다 길게 또는 짧게 운행되는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2007년경 입사한 이래 특별히 지연운행이 문제되지 않았으나, 2017. 10. 27.부터 지연운행을 지적받기 시작한 점, ③ 지연운행의 횟수도 11번에 불과하고 그 지연시간을 보면, 10분 미만 1건, 10분 이상 20분 미만 8건, 20분 이상 30분 미만 1건, 30분 이상 1건인데 전체운행시간이 3시간 이상 되는 점에 비추어 이를 두고 현저한 지연운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위 지연운행은 업무상의 과오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그러한 업무상의 과오가 불성실한 근무태도나 업무상의 지시불이행과 동등하게 볼 정도에 이른다고 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제3 징계대상사실은 적법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한편, 원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 이후에도 지연운행을 계속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징계처분 전력 이외에도 당해 징계처분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사실도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작자료가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나, 단체협약이나 회사의 취업규칙 등의 징계규정에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를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그 징계처분의 당부는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양정의 사유로 삼은 사유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징계위원회에서 거론되지 아니한 사유를 포함시켜 징계처분의 당부를 판단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5두80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위원회에서 거론되지 아니한 지연운행 행위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적법 여부의 판단에는 고려하지 않기로 한다. 아래 '2) 징계양정의 적정성 여부'의 판단에서도 같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근로자 대표와 배차간격을 지키지 아니하는 지연운행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도록 협의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제3 징계대상사실은 적법한 징계사유가 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와 노동조합의 대표자들은 2014년경 배차간격 미준수 행위에 관하여 "과거 1년 이내 1회일 때에는 경고', '과거 1년 이내 2회일 때에는 정직 10일', '과거 1년 이내 3회일 때에는 정직 20일', '과거 1년 이내 6회 이상인 때에는 해고' 등 과거 1년 이내에 적발된 배차간격 미준수 행위의 횟수에 따라 징계양정을 가중하기로 협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협의는 지연운행 행위가 적법한 징계사유에 해당함을 전제로 그 징계양정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므로, 앞서 본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소결론

이와 같이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 중 원고가 2017. 11. 23. 신호위반과 중앙선침범 행위를 하였다가 승객으로부터 민원을 받았다는 제2 징계대상사실만이 적법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나아가 제2 징계대상사실로 정직 10일의 이 사건 징계처분의 타당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아야 한다.

2)

징계양정의 적정성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그에 대한 징계를 하는 경우,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지만, 이러한 재량은 징계권자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재량이 아니며 징계사유와 징계처분과의 사이에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의 존재가 요구되므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법하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3다7909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그 사업 특성상 소속 근로자들이 교통법규나 시내버스 운행수칙 등을 위반하는 등으로 민원을 제기 당하여 행정관청으로부터 지적을 받거나, 경찰에 단속되는 일이 비교적 흔한 편이고, 공식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지 않더라도 각 시내버스의 운행실태를 전자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시스템(BIS)을 갖추고 있어 '과속', '정류장 무정차', '개문주행' 등 일정한 위반행위는 언제든지 적발할 수 있는 사실, 2017. 12. 20.경 관계당국으로부터 민원과 관련한 행정처분서 내지 사전통지서를 받아 사내 게시판에 게재된 근로자가 34명에 이르는 사실, BIS상 '과속', '정류장 무정차', '개문주행' 위반 건수가 2017. 12. 3. 16건, 2017. 12. 4. 13건, 2017. 12. 5. 22건 등 매일 다수의 위반행위가 발견되고 있는 사실, 피고는 통상 위와 같은 위반행위에 관하여는 사내 게시판에 그 위반사실을 게시하고, 위반 횟수가 많은 근로자들은 별도로 집계하다가 정도가 심해지면 운영부장의 면담을 거치도록 하는 등으로 노무를 관리하고 있을 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통법규 위반행위나, 시내버스 운행수칙 위반행위만으로는 징계절차를 개시하지 아니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달리 이 사건 징계처분은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하루에 저지른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의 교통법규 위반행위만을 징계사유로 삼은 것인바, 원고가 제1 징계대상사실과 같이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는 점, 제3 징계대상사실과 같이 업무성적이 좋지 않다는 점과 징계전력 등 제반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더라도, 위 교통법규 위반행위만을 징계사유로 삼아 중징계에 속하는 정직 10일을 결정한 것은 위와 같은 피고 사업장의 여건에 비추어 징계사유와 징계처분과 사이에 균형이 있다고 볼 수 없고, 다른 근로자들의 동종 위반행위는 불문에 부친 채 원고에 대하여만 징계처분에 나아간 조치의 정당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와 동종의 다른 위반자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 것이 되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이다.

3.

미지급 임금청구 부분

이 사건 징계처분이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집행으로 감액된 임금 상당액으로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1,308,856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인 2018. 5. 2.부터 이 판결선고일인 2019. 3. 29.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임재남 공민아

각주1) 피고가 통보서를 발송한 날은 2017. 12. 12.이다. 그 다음날인 2017. 12. 13. 원고에게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각주2) 피고가 징계위원회 의결서에 인용한 조항이다.

각주3) 대법원 1994. 12. 13. 선고 93누23275 판결도 같은 취지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