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국내·외 원자력 및 기타의 발전사업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용역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로서 상시 2,30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한다. 원고는 2011. 12. 12. 피고에 입사하여 책임기술원(차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 등
피고 감사실은 2016. 12. 27.부터 2017. 1. 16.까지 원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 후, 징계요구권자인 피고의 감사는 2017. 1. 17. 원고에 대하여 취업규칙 제56조(징계) 및 상벌규정 제21조(징계사유)에 따른 해임의 징계처분을 요구하였다.
피고는 2017. 1. 19. 원고에 대하여 보직해제 및 대기발령 조치를 하였고, 피고 인사위원회는 2017. 1. 25. 해임을 의결하였다. 원고는 2017. 1. 26. 해임되었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원고에게 교부된 징계처분장에 기재된 징계의결 사유는 아래와 같다.
피고의 취업규칙 및 상벌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제10, 11호증, 제34호증의 2, 제37, 41, 4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이유로 들고 있는 것들은 모두 사실과 다른 것이어서 원고에 대한 해고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가 이메일을 발송하고, 대외기관에 민원, 진정을 제기하며, 피고 임직원들을 고소, 진정한 것은 피고의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고만 한다)에 위반한 업무처리 등을 알려 시정하게 하고 책임자를 처벌받게 하며, 원고의 산업재해에 대한 적법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것이다.
피고가 교부한 징계처분장에는 구체적인 해고 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해고사유 통지가 적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인사위원회 개최 사유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하여 인사위원회에서 소명의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설령 원고가 피고의 규정을 일부 어긴 사실이 있더라도 이를 해고사유로 삼는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이 없어 위법하다.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
절차적 적법성
징계처분장의 내용에 의하면, 피고가 교부한 징계처분장에는 원고가 해고의 실질적 사유를 알 수 있을 정도로 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설령 그 기재 내용이 충분치 않다고 하더라도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15. 7. 9. 선고 2014다76434 판결 등 참조), 갑 제3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이루어진 감사 담당 직원들과의 문답 과정에서 위 각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하여 문답한 사실, 피고는 2017. 1. 19.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송부하면서 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첨부하였는데, 위 처분요구서에 징계사유가 상세히 기재되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징계처분장의 징계사유 기재 정도에 관계없이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2017. 1. 19.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와 구체적 해고 사유가 기재된 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이메일로 송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그 무렵부터 인사위원회가 이루어진 2017. 1. 25.까지 인사위원회 출석 및 진술을 위한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위법성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존부
인정사실
갑 제19, 21, 25호증, 을 제1, 12, 14, 15, 17, 20, 21, 23 내지 27, 36, 37, 3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사내 메일 발송
원고는 2015년 말경부터 2016년 초경까지 받는 사람 및 참조인으로 적게는 수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을 지정하여 다수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데, 원고가 보낸 이메일에는 원고의 업무와 관련성이 적기나 없고, 통상의 업무 수행으로 보기 어려운 자료 내지 정보의 제공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거나, 받는 사람 등에게 민,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경고하고, 피고 임직원을 비난하는 내용과 표현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위 이메일의 절반 이상을 업무시간에 작성하였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일부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피고 및 대표이사 등 임직원들에 대한 고소, 고발
원고는 피고 직원인 ① C, D, E을 'C, D, E이 2015. 12. 15. 09:00~15:15경까지 기동감찰팀 사무실 방안에서 원고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던 중 소리를 치거나 위협하여 원고가 6시간 15분가량 위 장소를 이탈하지 못하게 하여 감금하였다'는 취지로, ② F, G, H을 '원고가 제기한 민원 등의 이첩 건에 관하여 정식적인 결재나 작성권한 없이 민원답변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발송하였다'는 취지로 각 경북김천경찰서에 진정하여, D, E, C에 대하여 특수감금 혐의로, F, G, H에 대하여 사문서위조의 혐의로 내사가 이루어졌으나, 2016. 4. 5. 경 모두 범죄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내사 종결되었다.
원고는 피고 법무팀장 을 '피고와 관련된 민·형사상 소송업무 및 법률자문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에 종사하면서, 국가계약법 등에 위배하여 변호사선임 및 법률자문계약 사무를 체결하여 하여 피고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취지로 김천경찰서에 진정하였으나, 김천경찰서는 2017. 1. 2.경 에 대한 업무상 배임의 점에 관하여 범죄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내사 종결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이던 J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소하였으나, 2017. 7. 20. J에 대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 처분이 이루어졌다.
원고는 피고 직원 K, L이 공사자재 구매계약 협의를 하면서 국가계약법을 위반하여 피고에 손해를 입혔다는 취지로 업무상 배임의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2017. 3. 22. K에 대하여는 증거불충분으로 '범죄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이 이루어지고, L에 대한 고소는 범죄혐의 없음이 명백하여 각하되었다.
대외기관에 대한 진정, 민원
원고는 2015. 10.경부터 2016년경까지 피고와 관련하여 국민권익위원회, 한국전력공사, 산업통상자원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구미지청 등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민원, 진정을 포함하여 다수의 민원 등을 제기하였다. 원고가 아래의 각 민원 등을 통해 지적한 내용들이 사실로 확인되거나, 민원 등의 취지에 따라 피고 및 관련자들에게 어떠한 최종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경찰관 업무방해 등 소란행위
원고는 2015. 11. 10.경 주취 상태로 대한법률구조공단 앞에 있던 중 출동한 경찰관들과 동행하여 피고 경비실에 온 후 피고 당직자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귀가 조치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신분증을 요구하는 경찰에게 주접을 떨고 있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순찰차 번호판과 출동 경찰관 2명의 얼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경찰관이 원고를 위협하였다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하였다.
내부 문서의 출력, 반출, 이용
피고의 영업비밀보호관리규정은 '영업비밀이라 함은 회사가 보유하거나 보유할 정보로서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기타 기업 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제3조 제1항), 직원은 재직시 취득한 영업비밀을 이 규정에 따라 취급 관리해야 하며 허가 없이 이를 유출 공개 또는 사용할 수 없다. (제15조 제1항)'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입사 이후 '회사가 지정하는 업무에 필요하거나 회사의 사전 서면 동의가 있거나 회사의 규정에 의해 허용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밀정보를 복사, 녹음, 촬영, 저장 및 기타 방법에 의한 복제를 하거나 그 사본을 보유하지 않겠습니다. '라는 내용 등이 기재된 정보보호서약서에 서명하여 피고에 제출하였다.
원고는 2015. 12. 16. 피고의 '가나 N 사업 변경계약 의뢰에 대한 가이드라인', '설계가격 등 계약금액 현황자료' 등의 출력물을 원고 주소지에서 피고 대표이사에게 보내는 내용증명 우편에 첨부하여 발송하였다.
감사 거부 등
원고는 원고에 대한 특별감사와 관련하여 2016. 12. 27. 이루어진 문답내용을 정리한 문답서에 날인하는 것을 거부하고, 피고 대표이사, 감사담당자 등에게 '위 감사는 협박, 강요, 공갈을 하기 위한 감사를 빙자한 부당한 행위이고,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고소, 고발하겠다. '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과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원고의 근무평정은 아래와 같다.
판단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에게는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가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임직원을 상대로 사내 메일을 발송한 것은, 발송 횟수 및 받는 사람 및 참조인의 범위, 메일의 구체적 내용 등에 비추어 보아 사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 분명하며, 근무시간에 그와 같은 메일을 작성, 발송한 것이므로 직무상 의무 위반하고, 직무에 태만한 것이다.
원고가 피고 임직원을 수사기관에 고소, 진정한 것은 앞서 본 고소, 진정의 내용 및 수사 결과 등에 비추어 보아 어떠한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가 피고 임직원들을 수사기관에 고소, 진정한 것은 사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여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회사의 체면 또는 신용을 손상시킨 것이다.
원고가 대외기관에 합리적인 근거 없이 다수의 민원 등을 반복하여 제기한 것은 해당 민원을 처리하여야 하는 피고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직무상 의무 위반에 해당하고, 회사의 체면 또는 신용을 손상시킨 것이다.
원고가 경찰관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는 피고의 체면 또는 신용을 손상시킨 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의 영업비밀을 관련규정에 반하여 복제, 유출하고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것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원고가 감사 중 작성된 문답서에 서명을 거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제출한 문답과정 녹취서인 갑 제3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더라도 문답서 기재 내용(갑 제35호증)에 허위 사실이 기재되어 있다거나 원고에게 악의적으로 편집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가 문답서에 서명을 거부하는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원고가 문답서에 서명을 거부하고, 피고 대표이사 및 감사 담당자들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과 내용증명우편을 보낸 것은 직무상 의무에 위반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이메일을 발송하고, 대외기관에 민원, 진정을 제기하며, 피고 임직원들을 고소, 진정한 것은 피고의 국가계약법에 위반한 업무처리 등을 알려 시정하게 하고 책임자를 처벌받게 하며, 원고의 산업재해에 대한 적법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7,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민원 등이나 형사 고소 등을 통해 주장하는 사실들은 국가계약법에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갑 제36, 51호증과 관련한 2017년 연간 자체감사를 통해 확인된 사항들의 경우 원고가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여온 사항의 위법성이 지적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갑 제2, 11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 업무와 관련하여 2012년경 있었던 족구대회에서 족저근막염 등의 부상을 당하였고, 이에 대하여 통원 10일에 대한 요양급여 승인을 받은 사실, 피고의 가나 N 해외공사현장에 파견되어 근무하던 중 2013. 1. 7. 피고 직원인 O에게 폭행을 당하여 상해를 입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와 관련하여 피고가 고의로 부당하게 업무처리를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사내 메일 발송 횟수 및 내용, 민원 등의 제기 횟수 및 결과, 피고 임직원들에 대한 고소, 진정 횟수, 구체적 내용 및 그 결과 등에 비추어 보아, 이와 관련한 원고의 행위는 적법한 권리 행사로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피고 직원들에 대한 업무를 방해하고, 피고의 체면, 신용을 훼손의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관련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적정한지의 여부는 그 사유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의 사유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15742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가 발송한 사내 메일은 그 내용에 비추어 받는 사람 등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유발하여 피고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업무 분위기 저하 등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인 점, 원고는 다수의 민원, 진정을 제기하여 피고의 체면과 신용을 손상시켰고, 원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에도 계속적으로 민원 등을 제기한 점, 피고 임직원들을 상대로 원고의 자의적인 판단만을 근거로 형사 고소, 진정을 하여 피고 임직원들이 형사절차에 관여케 되어 업무에 방해를 받고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인 점, 낮은 근무평정에 원고가 현재까지 피고 및 피고 임직원들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임금지급 청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임재남 공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