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A은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에 입사한 뒤 2012. 10. 8.부터 2013. 7. 16.까지는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에 파견되어 E의 지휘·감독 아래 임원(본부장) F의 전속 운전기사로 약 9개월 가량 근무하다 F이 2013. 7. 17. 피고의 전무이사로 선임되자 피고 사업장으로 자리를 옮겨 D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한 채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F의 전속 운전기사로 1년 3개월 가량 계속 근무하다 2014. 10. 16. 퇴사하였다.
원고 B는 마찬가지로 D에 입사한 뒤 2013. 8. 13.부터 2014. 12. 31.까지 1년 4개월 가량 E에 파견되어 E의 지휘·감독 아래 임원(상무) G의 전속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G가 2015. 1. 1. 피고의 임원으로 선임되자 피고 사업장으로 자리를 옮겨 D와의 근로관계를 유지한 채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G의 전속 운전기사로 2년을 계속 근무하다 2016. 12. 31.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 전 항변에 관하여
피고의 주장
원고 A은 퇴사 이후 3년 9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원고 B는 퇴사 이후 1년 7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각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원고들이 그 동안 다른 회사에 취업하여 근무하였던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실효의 원칙에 위반되어 부적법하다.
판단
민사소송법 제1조 제2항은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의성실의 원칙은 모든 법률관계에 적용될 수 있는 법의 일반원칙이므로 소권의 행사에 관하여도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그 파생원리의 하나인 실효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실체법상의 권리와 소권은 개념상 구별되는 것으로 이행청구권의 존재를 주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실체법상의 권리 유무와 무관하게 소권을 행사할 수 있고, 법률관계의 조기확정 필요성 등에 따라 출소기간을 제한하는 별도의 입법이 있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이행의 소에 있어서 소권의 행사에 어떠한 기간제한이 있지 않다. 따라서 소제기 자체를 하지 않을 것 같은 태세를 보여 상대방에게 그에 관한 신뢰를 주었다는 등의 예외적 사정없이 단지 장기간 소권을 행사하지 아니하였다가 뒤늦게 오래 전 과거의 법률관계에 기한 권리를 주장하며 소를 제기하였다는 점만으로는 그 소제기가 실효의 원칙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
피고는 근로관계가 조기확정이 필요한 법률관계로서 원고들이 퇴사 이후 장기간 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다른 회사에 취업하였다는 점을 들어 이 사건 소제기가 실효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에게 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할 것 같은 신뢰를 주었다고 보기 어렵고, 또 원고들의 위와 같은 행태로 인하여 피고가 소송상 지위의 불안을 겪게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청구원인에 관하여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파견근로자로서 E과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E과 피고에게 동일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들의 파견근로기간 2년이 만료할 당시의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9. 4. 30. 법률 제164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 한다)에 따라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고, 그 의무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원고들이 제때에 피고에 고용되었더라면 얻었을 수입 상당액인 별지 표 '손해배상 청구액' 해당란 기재 각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구 파견법 제6조 제1항은 근로자 파견의 기간에 관하여 일정 예외를 제외하고는 1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되, 같은 조 제2항은 파견사업주·사용사업주·파견근로자간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때 연장된 기간을 포함한 총파견기간은 2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제6조의2 제1항 제3호는 위와 같은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로 하여금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원고 A은 2013. 7. 17., 원고 B는 2015. 1. 1. 피고에 파견되었다가 그로부터 2년이 경과하기 전에 원고 A은 2014. 10. 16., 원고 B는 2016. 12. 31. 각 퇴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사용사업주인 피고가 파견근로자였던 원고들을 사용한 기간은 2년을 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파견기한 제한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고, 그 위반을 전제로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생겼다고 할 수도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먼저 E에 파견되어 E의 임원이던 F, G의 전속 운전기사로 근무하다 위 임원들이 피고로 소속을 옮기게 되어 원고들은 위 임원들과 함께 소속을 변경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는 E과 원고들 사이의 파견근로관계를 승계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구 파견법상의 파견기간 제한 위반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는 E 파견기간을 합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들이 동일한 임원의 전속 운전기사로서 근무 내용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E과 피고는 별개의 법인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이 E에 근로를 제공하다 피고로 근무지를 옮겼다면 피고와의 파견근로관계는 새로이 시작한다고 보아야 할 뿐이고,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파견근로관계의 승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서울고등법원 2019. 5. 17. 선고 2018나2043041 판결, 대법원 2019. 8. 30자 2019다242281 판결도 같은 결론이다).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임재남 공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