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 한다)를 비롯한 발전 5개사<1>에 근무하는 근로자 및 발전산업 관련 근로자 등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조합원수는 약 2,000명이고 그 중 C에서 근무하는 조합원은 약 400명이다. 피고는 C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2011. 6. 7.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현재 조합원은 약 1,200명이다.
피고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29조의2<2>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되어 C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노동조합으로 2014. 1.경부터 현재까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피고는 2014. 7. 24. C과 '공기업 정상화를 위한 노사 특별합의'(이하 '2014. 7. 24.자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는데, 2014. 7. 24.자 합의에는 '휴직·휴가', '산재보상', '건강검진', '학자금', '각종 격려금 및 위로금', '복지포인트' 등 복리후생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피고와 C은 위 합의사항 중 단체협약 관련 내용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내용을 가지고 종전 단체협약 및 관련 취업규칙은 위 합의로 대체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4. 7. 24.자 합의 과정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지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이하 '소수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인 원고로부터 그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 사실이 없었을 뿐 아니라, 원고에게 교섭과 관련한 정보제공을 한 사실도 없었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2014. 7. 24.자 합의를 체결할 때까지 단체교섭이 진행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였다.
피고는 2014. 8. 28. 다시 C과 '공기업 정상화를 위한 노사 특별합의'(이하 '2014. 8. 28.자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는데, 2014. 8. 28.자 합의에는 퇴직금을 축소하기 위하여 평균임금 산정 시 경영평가성과급을 제외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이와 관련하여 피고와 C은 위 합의사항에 따라 보수규정 등을 개정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4. 8. 28.자 합의 과정에서도 소수노동조합인 원고로부터 그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 사실이 없었을 뿐 아니라, 원고에게 교섭과 관련한 정보제공을 한 사실도 없었다. 피고는 2014. 8. 28.자 합의 내용이 단체협약 사항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그 잠정합의안에 대하여 조합원 찬반투표 절차를 거쳤는데, 피고 소속 조합원들의 찬반투표 결과(찬성율 52%)를 반영하여 위 잠정합의안에 대하여 가결 결정을 하였다{독자적으로 실시한 원고 소속 조합원들의 찬반투표 결과(찬성률 1.2%)는 반영하지 않았다}.
한편, 피고는 C과 사이에, 2014. 10. 22.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을, 2015. 12. 10. 임금협약을, 2016. 10. 27. 임금협약을, 2017. 12. 26.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을, 2018. 12. 27. 임금협약을 각 체결하였는데(이하 위 각 협약을 '이 사건 각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이라고 한다), 그 과정에서 이 사건 각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에 관한 원고의 요구안을 제출받아 이를 반영하여 피고의 노동조합안을 마련한 다음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는 등 사전에 원고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쳤고, 이후 원고에게 C과의 협의를 통하여 만들어진 잠정합의안을 송부하였으며, 2015년과 2016년에는 C과의 교섭에 관한 회의록을 원고에게 송부하였고, 2018년에는 잠정합의안에 대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하였으나, 이 사건 각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에 대하여 원고 소속 조합원들과 피고 소속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하자는 원고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고, 원고가 독자적으로 실시한 원고 소속 조합원들의 찬반투표 결과를 반영하지도 않았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17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1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29조의2에 따라 소수노동조합인 원고와 법정위임관계에 있고, 노동조합법 제29조의4<3>에 따라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① 2014. 7. 24.자 합의 및 2014. 8. 28.자 합의(이하 위 각 합의를 '이 사건 각 합의'라고 한다) 과정에서 소수노동조합인 원고로부터 그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 사실이 없고 원고에게 교섭과 관련한 정보제공을 한 사실도 없을 뿐 아니라, ② 이 사건 각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 과정에서도 의견수렴 및 정보제공에 소홀하였고 최종 의사결정 과정에서 원고 소속 조합원들의 찬반투표 결과를 반영하지 않는 등 위임사무를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피고는 위임인인 원고에 대해 노동조합법 제29조, 제29조의2 및 민법 제390조에 따른 채무 불이행(법정위임관계 위반)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3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하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공정대표의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이하 '소수노동조합'이라 한다)에도 미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교섭의 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는 단체협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단체교섭 과정에서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절차적으로 차별하지 않아야 할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은 단체교섭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적정하게 이행하기 위하여 소수노동조합을 동등하게 취급함으로써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과 관련하여 필요한 정보를 적절히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할 의무 등을 부담한다. 다만 단체교섭 과정의 동적인 성격, 노동조합법에 따라 인정되는 대표권에 기초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교섭 과정에서 보유하는 일정한 재량권 등을 고려할 때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이러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정을 아울러 고려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소수노동조합에 대하여 일체의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고, 단체교섭의 전 과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필 때 소수노동조합에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고 인정되는 경우와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때에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다. 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단체교섭 과정에서 마련한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하 '잠정합의안'이라 한다)에 대해 자신의 조합원 총회 또는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의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면서도 소수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 동등하게 그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거나 그들의 찬반의사까지 고려하여 잠정합의안에 대한 가결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를 가리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다262582 판결 참조).
피고가 이 사건 각 합의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
원고는, 노동조합법 제29조, 제29조의2, 제29조의4 등의 규정에 비추어 소수노동조합인 원고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피고가 법정위임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피고에 대해 민법 제39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이행을 구하나, 위 각 규정만으로 원고와 피 고가 법정위임관계에 있다거나 피고가 원고에 대해 민법 제681조, 제683조에 따른 선관주의의무 또는 보고의무를 부담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다263192 판결 및 그 원심판결인 서울고등법원 2017. 8. 18. 선고 2016나2057671 판결 등 참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만, 이 사건 각 합의에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에 관한 사항 또는 단체협약의 내용에 해당하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피고는 이 사건 각 합의 과정에서 소수노동조합인 원고로부터 그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 사실이 없었을 뿐 아니라, 원고에게 교섭과 관련한 정보제공을 한 사실도 전혀 없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책임(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나, 한편 원고는 소장 등에서 피고가이 사건 각 합의 이후 원고에게 합의서를 공개한 사실 및 피고가 2014. 8. 28.자 합의안에 대한 원고 소속 조합원들의 찬반투표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늦어도 그 무렵 피고가 이 사건 각 합의에 관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를 배제함으로써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알게 되었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그로부터 민법 제766조 제 1항에 따른 소멸시효기간 3년이 경과한 후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 부분에 관한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고, 원고의 위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피고가 이 사건 각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가 법정위임관계에 있다거나 피고가 원고에 대해 민법 제681조, 제683조에 따른 선관주의의무 또는 보고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피고의 불법행위책임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이 사건 각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을 교섭, 체결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요구안을 제출받아 이를 반영하여 피고의 노동조합안을 마련한 다음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는 등 사전에 원고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쳤고, 이후 원고에게 C과의 협의를 통하여 만들어진 잠정합의안을 송부하였으며, 2015년과 2016년에는 C과의 교섭에 관한 회의록을 원고에게 송부하였고, 2018년에는 잠정합의안에 대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하였으나, 이 사건 각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에 대하여 원고 소속 조합원들과 피고 소속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하자는 원고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고, 원고가 독자적으로 실시한 원고 소속 조합원들의 찬반투표 결과를 반영하지도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관련 법리를 보태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각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을 교섭, 체결하는 과정에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함으로써 원고에 대한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송인권
각주1) 2001. 4. 2.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D공사에서 E 주식회사, F 주식회사, C 주식회사, G주식회사, H 주식회사 등 발전 5개사가 분사되었다.
각주2) 제29조의2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2개 이상의 노동조합 조합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교섭대표기구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 다만, 제2항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기한 내에 사용자가 이 조에서 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기로 동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절차(이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라 한다)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한 내에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한다.
제2항에 따른 기한내에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지 못하고 제1항 단서에 따른 사용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위임 또는 연합 등의 방법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가 되는 경우를 포함한다)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된다.
제2항과 제3항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지 못한 경우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은 공동으로 교섭대표단(이하 이 조에서 "공동교섭대표단"이라 한다)을 구성하여 사용자와 교섭하여야 한다. 이 때 공동교섭대표단에 참여할 수 있는 노동조합은 그 조합원 수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100분의 10 이상인 노동조합으로 한다.
제4항에 따른 공동교섭대표단의 구성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해당 노동조합의 신청에 따라 조합원 비율을 고려하여 이를 결정할 수 있다.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함에 있어 교섭요구 사실, 조합원 수 등에 대한 이의가 있는때에는 노동위원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노동조합의 신청을 받아 그 이의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다.
제5항 및 제6항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 및 효력은 제69조와 제70조제2항을 준용한다.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참여 방법,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을 위한 조합원 수 산정 기준 등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교섭비용 증가 방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각주3) 제29조의4 (공정대표의무 등)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제1항을 위반하여 차별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있은 날(단체협약의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가 제1항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단체협약 체결일을 말한다)부터 3개월 이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
노동위원회는 제2항에 따른 신청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인정한 때에는 그 시정에 필요한 명령을 하여야 한다.
제3항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명령 또는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 등에 관하여는 제85조 및 제86조를 준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