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6. 9. 선고 2019가단267529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13,537,342원, 원고 B에게 12,972,697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7. 3. 15.부터 2020. 6. 9.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채권추심업무 용역계약(2010년경부터 '채권추심업무 위임계약', 2011년경부터 '위임계약' 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 A는 2010. 9. 3.부터, 원고 B는 2011. 7. 8.부터 2017. 2. 28.까지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제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1)

원고들

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의 형식이나 명칭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로서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위임을 받아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고 그 성과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는 개인사업자에 불과하다. 피고는 원고들의 근태를 관리하거나 채권추심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를 한 적이 없다.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판단

1)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들의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않고,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원고들이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 갑 제5 내지 제10호증, 갑 제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는 원고들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들로 하여금 피고가 지정하는 채권추심업무 및 관련 부수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사실, ② 피고는 원고들이 근무할 지점 등을 지정하고 실적 목표 등을 제시한 후 그 실적에 따라 추심할 채권의 배분에 차등을 둔 사실, ③ 실적이 부진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야근 또는 휴일 출근을 권고하는 방식으로 실적 목표 달성을 독려한 사실, ④ 원고들의 출근 시간은 08:30, 퇴근 시간은 19:00로 정해져 있었는데, 피고는 전산망의 로그인 등을 통해 원고들의 출퇴근 현황을 관리한 사실, ⑤ 원고들이 현장 방문을 위해 외근을 하는 경우에는 피고에게 보고하거나 피고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실, ⑥ 피고는 원고들의 업무수행을 위하여 근무 장소와 책상, 컴퓨터 등 사무집기를 제공하고 일부 경비도 지원한 사실, ⑦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시받은 채권추심업무를 제3자에게 대행하거나 위임하는 것은 금지된 사실, ⑧ 이 사건 계약에는 업무수행방법, 수수료 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에 유사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을 제3 내지 5호증, 을 제15호증, 을 제19호증, 을 제2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휘, 감독을 받으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1)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한편 피고는, 원고들이 계약기간 동안 위임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는 등 개인사업자로서의 이익을 취해오다가 계약이 해지된 이후에는 근로자임을 주장하면서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피고가 앞서 본 채권추심원들의 근무형태, 근무조건, 보수지급방법 등을 주도적으로 결정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가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퇴직금 액수의 산정

(1)

원고들의 퇴직 전 3개월 간 임금 총액이 원고 A는 6,393,586원, 원고 B는 7,042,082 원이고,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1일 평균임금에 원고들의 계속근로연수를 곱하여 계산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의 퇴직금이 원고 A는 13,537,34원, 원고 B는 12,972,697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퇴직금으로 원고 A에게 13,537,34원, 원고 B에게 12,972,697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원고들과 근로관계가 종료된 날인 2017. 2. 28. 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임이 역수상 명백한 2017. 3.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6. 9.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한편, 원고들은 위 2017. 3. 15.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이율을 적용하여 청구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는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 위 지연손해금률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이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퇴직금 지급요구 사건에서 지방고용노동위원회가 위 채권추심원들을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내사종결 처리한 사실,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이 청구한 퇴직금 사건들 중 일부 사건에서는 채권추심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구기각 판결이 선고된 적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임금의 존재 여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므로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따라 위 2017. 3. 15.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의 기간에는 연 20%의 지연손해금율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