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 15. 선고 2019가합10742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자동차를 제조․판매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서 재직하던 중 원고 J, K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2009. 5. 31., 원고 J는 2009. 6. 30. 각 희망퇴직한 사람이고, 원고 K는 2009. 6. 8. 피고로부터 정리해고 된 사람이다.

나.

피고는 1999. 8. 기업구조개선작업(Workout) 대상기업으로 선정되어 채권단 주도 아래 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였고, 2005. 1. 중국 M회사가 피고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기업구조개선작업이 종결되었다.

다.

피고의 차량 판매대수는 2002년 최고 실적으로 기록한 후 2003년부터 증감 변동은 있으나 대체로 감소추세에 들어갔고, 2008년에는 피고의 주력 차종인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SUV, Sports Utility Vehicle)에 대한 세제 혜택이 없어지고, 위 차량의 연료인 경유 가격의 상승으로 차량 선호도가 감소한데다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국내외 금융위기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판매가 급감하였다.

라.

위와 같은 매출 감소는 피고 현금보유액의 감소로 이어졌는데, 2008년에는 판매부진 외에 파생상품 거래에서의 손실 및 국내외 금융위기에 따른 금융권의 지원 중단으로 가용할 수 있는 현금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들어 피고는 근로자들의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정도의 유동성 부족을 겪게 되었다. 이에 피고는 2009. 1. 9.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2009. 2. 6. 개시결정을 받았다.

마.

피고는 2009. 1. 말경 기준으로 상시 근로자 7,135명을 고용하고 있었다.

바.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 피고(실제 행위 주체는 법원이 선임한 공동관리인 N, O이나, 편의상 ‘피고’라고 한다)는 P에 경영 전반에 대한 진단 및 회생전략 수립을 의뢰하였다. 이에 따라 P에는 2009. 3. 31. 작성한 검토보고서에서 ‘경기 침체 및 경제력 약화 등으로 매출액이 감소하고 영업실적이 악화된 결과 자본 감소 및 유동성 부족 사태가 초래되었고, 동종업체와 비교하여 수익성, 효율성, 재무건전성이 취약하여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인력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비용절감과 효율성 개선 등을 제시하였다. 인력구조조정과 관련하여 P는 향후 생산판매계획 등을 고려할 때 총 2,646명 규모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사.

피고는 P가 제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입각하여 총 2,646명을 감원하는 인력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한 다음, 법원의 허가를 받아 2009. 6. 8. 위 2,646명에서 그 무렵까지 희망퇴직 등으로 퇴사한 1,666명(원고 J, K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포함)을 제외한 980명(원고 K 포함)에 대하여 정리해고(이하 ‘이 사건 정리해고’라 한다)를 단행하였다.

아.

Q노동조합 R지부(이하 ‘노조’라 한다)는 2009. 5. 22. 피고의 인력구조조정에 반대하며 피고의 평택공장을 검거한 채 파업에 돌입하였는데,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 노사의 대립이 극한 상황에까지 이르다가 피고와 노조는 2009. 8. 6. 노사대타협을 하면서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을 무급휴직, 희망퇴직, 영업직 전직 등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L의 회생을 위한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정리해고자 980명 중 459명이 무급휴직으로 전환되고, 그 밖에도 상당수가 희망퇴직, 전직 등으로 전환되면서 최종적으로 정리해고된 근로자는 모두 165명이 되었다.

자.

한편 기업회계기준서는 유형자산의 진부화 또는 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유형자산의 사용 및 처분으로부터 기대되는 미래의 현금흐름 총액의 추정액이 장부 가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장부가액을 회수가능가액으로 조정하고, 그 차액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서 회수가능가액은 순매각가액과 사용가치 중 큰 금액으로 하는데, 순매각가액은 합리적인 판단력과 거래의사가 있는 제삼자와의 독립적인 거래에서 매매되는 경우에 예상처분가액에서 예상처분비용을 차감한 금액이고, 사용가치는 해당 자산 또는 자산그룹의 사용으로부터 예상되는 미래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말한다. 피고는 2008년 재무제표 작성 당시 위 기업회계기준서에 따라 토지를 제외한 유형자산의 사용가치와 장부가액과의 차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하면서 손상차손액으로 517,687,494,022원을 계상하여 2008년 재무제표상 당기순손실과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피고는 2007년 수립된 사업계획을 기초로 해당 유형자산에서 생산될 차량의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예상 매출수량을 추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해당 유형자산의 사용가치를 산정하였는데, 위 사업계획에서 2009년과 2010년에 단종되는 것으로 계획된 일부 기존 차량에 대해서는 위 단종계획을 반영하여 예상 매출수량을 추정한 후 미래현금흐름을 산출하였으나, 그 후속 차량으로 출시가 계획된 신차의 예상 매출수량은 고려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할 경영상 위기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노조 와해 등을 이루고자 하는 의도에서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과다하게 계상하여 2008년도 재무제표를 조작하고, S에게 위와 같이 조작된 재무제표를 제공하여 이를 근거로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검토보고서가 작성되도록 하였으며, 인력구조조정의 불가피성만을 강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 K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을 기망하였고, 위 원고들은 희망퇴직이 불가피하다는 착오에 빠져 희망퇴직원을 제출하게 되었는바,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위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위 원고들이 입은 손해(희망퇴직으로 얻지 못하게 된 임금 상당액과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원고 K의 경우는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피고의 경영상 위기가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피고는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 사건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는바, 이 사건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K에게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K가 입은 손해(정리해고 됨으로 인하여 얻지 못하게 된 임금 상당액과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갑 제4 내지 8, 10, 14 내지 22, 27, 28, 29, 3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들 주장과 같이, 피고가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을 할 경영상의 위기가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노조 와해 등의 의도를 가지고 회계조작 등을 통하여 원고들을 기망하여 희망퇴직을 하도록 하였다거나 근로기준법 제24조 요건을 갖추진 못한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오히려 을 제2, 4 내지 7, 9, 10,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2008년도 재무제표 등은 합리적인 판단에 기초하여 적법하게 작성되었고, 원고들에 대한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는 피고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한 따른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1)

대법원은 2014. 11. 13. 이 사건 정리해고에 따라 해고된 근로자들이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청구소송의 상고심[대법원 2014다20875, 2014다20882(병합)]에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고, 피고는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2)

위 사건의 환송 전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2나14427, 2012나74290(병합)]에서 감정인 T은 피고의 2008년도 재무제표의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산정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감정을 실시하고, 피고가 인식한 손상차손은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산정되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3)

노조는 2011. 10. 6. 금융감독원에 피고가 2008년 재무제표에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과다하게 계상하는 등으로 회계를 조작하였다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금융감독원은 2012. 5. 8. ‘2008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계상된 유형자산 손상차손의 적정성에 대하여 정밀 검토한 결과 회계처리기준을 중요하게 위반한 사항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처리결과를 회신하였다.

4)

P가 작성한 검토보고서에 의하면, 당시 인력구조조정이 필요하였던 주된 원인은 피고의 향후 자동차 생산․판매량 대비 피고의 과도한 인력규모에 있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병욱(재판장) 노미정 김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