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3. 4. 1.부터 피고(당시 상호는 주식회사 D이고, 2019. 4. 16. 현재의 상호로 변경하였다)의 촉탁직 근로자로 마을버스 운전업무에 종사하다가 2019. 5. 2.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사람이다. 피고는 여객운송사업을 하는 회사로서 서울 금천구 일원의 마을버스 운행을 하고 있고, 피고 승계인수인은 여객운수사업을 하는 회사로서 2020. 3.경 피고로부터 마을버스 E 노선에 관한 영업을 양수하였다.
피고 회사에는 원고가 가입한 산업별 노동조합인 F노동조합의 G지부 H지회(이하 ‘제1노동조합’이라 한다)와, 기업별 노동조합인 I 노동조합(이하 ‘제2노동조합’이라 한다)이 설립되어 있다.
피고와 제2노동조합은 2018. 9. 13. 근로시간, 임금 및 퇴직금, 제수당, 인사(고용, 표창, 징계), 교육, 후생복리,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위 단체협약 제35조(정년)에서 ‘조합원의 정년은 만61세(12월)로 한다. 단, 고령화시대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고용 확보를 위해 정년(촉탁직) 이 후에는 1년 단위로 소노사협의회의 적격심사를 거쳐 근로계약을 체결, 재고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계약해지시는 소노사협의회 심사를 통해 결정한다. 단 촉탁직은 만 70세를 넘길 수 없다’라고 정하였다.
피고와 제2노동조합은 2018. 9. 18. 위 단체협약 제35조를 ‘조합원의 정년은 만 61세(12월)로 한다. 단, 정년 퇴직 후 건강, 사고, 근무성적이 양호한 조합원 중에서, 안정적인 고용확보 등 회사의 경영상 필요한 인원을 1년 단위로 소노사협의회의 적격심사를 거쳐 채용할 수 있으며 만68세를 넘길수 없다’라는 내용으로 변경하는 단체협약 변경합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변경합의’라 한다).
피고는 2019. 4. 22. 원고에게 2019. 5. 2.자로 원고의 정년이 도래하여 근로계약이 자동 종료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29, 3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는 제2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어 체결한 것이고, 제2노동조합의 대표자인 J이 대표권을 남용하고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으며, 민주적으로 형성된 조합원들의 의사에 의하여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협약자치원칙의 내재적 한계를 일탈한 것이고, 피고와 제2노동조합이 실제로 단체교섭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는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으로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
이 사건 변경합의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성립된 후 재교섭을 한 것인데,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정한 재교섭의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는 무효이므로, 단체협약 제35조의 정년 규정은 효력이 없고, 원고가 정년에 도달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통지는 정당한 사유 없는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원고는 이에 대한 해고무효확인 및 피고와 피고 승계인수인에게 해고일 다음날부터 복직일까지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제1노동조합은 피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당시 조합원이 1인이었므로, 단체교섭에 관한 당사자능력이 없었다. 따라서 제1노동조합은 교섭창구 단일화절차에 참여할 수 없고, 제2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를 논할 수 없다.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는 아무런 절차적ㆍ실체적 하자가 없으므로 유효하다.
판단
제1노동조합이 단체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
제1노동조합이 피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한 2018. 5. 25. 당시 제1노동조합의 조합원이 1인 뿐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8. 6. 12. 제1, 2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사실을 공고하면서 제1노동조합의 조합원을 4인이라고 파악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 체결과정에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
교섭창구 단일화절차 위반 여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하고,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기로 동의하거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정하지 못한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된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제1항 내지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의6].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제1노동조합은 2018. 5. 25., 제2노동조합은 2018. 5. 23. 각 피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한 사실, 피고는 2018. 6. 12. 제1노동조합(교섭요구노동조합원 수 4인)과 제2노동조합(교섭요구노동조합원 수 18인)을 교섭요구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공고한 사실, 피고는 2018. 6. 21. 제2노동조합을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보고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공고한 사실, 피고와 제2노동조합이 2018. 7. 1. 첫 단체교섭을 실시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제1, 2노동조합은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일인 2018. 6. 12.로부터 14일 이내에 피고로부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겠다는 동의를 얻거나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지 못하였으므로, 2018. 6. 12.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8. 6. 27. 제2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피고가 그보다 앞선 2018. 6. 21. 제2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공고하기는 하였으나 그 당시 제1, 2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었다거나 제1노동조합이 위 공고에 대하여 이의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에 관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J의 대표권 남용 여부
대표이사가 대표권의 범위 내에서 한 행위는 설사 대표이사가 회사의 영리목적과 관계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 할지라도 일단 회사의 행위로서 유효하고, 다만 그 행위의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가 되는 것인데(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는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대표권한을 남용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갑 제4, 3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는 종전 단체협약에는 존재하지 않던 촉탁직 근로자의 정년을 신설하고, 연간 기본급 200%의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던 기존의 규정을 ‘추후 재협의를 통해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변경하며, 성실수당을 월 65,000원에서 월 60,000원으로 감축하는 등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J이 노동조합의 목적과 관계없이 J 또는 피고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를 하였고 피고 또한 이를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에 대표권 남용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노동조합법 제29조의 4 제1항).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교섭의 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는 단체협약 체결에 이르기까지의 단체교섭 과정에서도 소수노동조합을 절차 면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지 않아야 할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한다. 이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과정에서 소수노동조합을 동등하게 취급하고 공정대표의무를 절차적으로 적정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정보를 소수노동조합에 적절히 제공하고 그 의견을 수렴하여야 한다. 다만 단체교섭 과정의 동적인 성격 및 실제 현실 속에서 구현되는 모습, 노동조합법에 따라 인정되는 대표권에 기초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교섭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재량권 등을 가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이러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과정의 모든 단계에 있어서 소수노동조합에 일체의 정보를 제공하거나 그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완벽하게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고, 이때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단체교섭의 전 과정을 전체적ㆍ종합적으로 고찰하여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누락하거나 충분히 거치지 아니한 경우 등과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함으로써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다263192 판결 등 참조).
갑 제40호증의 기재 및 증인 K의 증언에 의하면, 제2노동조합은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촉탁직 근로자 정년 신설에 관하여 교섭하였다는 사실을 제1노동조합 및 그 조합원들에게 별도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증거 및 을 제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될 당시 피고의 근로자들 사이에서 주로 문제가 되고 있었던 것은 상여금 및 성실수당의 지급 여부와 액수였던 점, 피고와 제2노동조합은 2018. 7. 2.부터 2018. 8. 13.까지 3차례에 걸쳐 단체교섭 논의사항을 공고하였고 위 공고에는 성실수당 및 배차시간 변경 등에 관한 논의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 피고와 제2노동조합은 이 사건 변경합의가 있은 후 그 변경내용을 기재한 공고문을 휴게실에 게시한 점[증인 K은 2018. 9. 18. 무렵 위 공고문을 보지 못하였다고 증언하였으나, 2018. 9. 18.자로 작성되고 피고와 제2노동조합의 직인이 날인된 공고문(을 제10호증)이 존재하고 해당 공고문이 단체교섭 협의사항에 관한 다른 공고문과 유사한 양식으로 작성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위 공고문을 실제로 게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등에 비추어 보면, 제2노동조합이 촉탁직 근로자의 정년신설에 관한 논의 사실을 제1노동조합 및 그 조합원들에게 별도로 통지하지 않은 것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제1노동조합 및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정도에 이르러,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협약자치원칙의 한계를 일탈하였는지 여부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의 개개 조합원의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직접 결정하는 규범적 효력을 가지는 것이므로 단체협약의 실질적인 귀속주체는 근로자이고, 따라서 단체협약은 조합원들이 관여하여 형성한 노동조합의 의사에 기초하여 체결되어야 하는 것이 단체교섭의 기본적 요청이다(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 등 참조).
갑 제29, 31호증, 을 제17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J의 증언에 의하면, 제2노동조합은 기업별 노동조합이고 그 대표자인 위원장의 임기는 최초로 선출된 경우 3년, 그 후는 1년이며 연임할 수 있는 사실, J은 2016. 3.경 제2노동조합의 대표자로 선출되었으나 3년의 임기가 종료된 후 별도의 선출 절차 없이 계속 재직하고 있는 사실, 제2노동조합과는 별개의 사업장을 조직대상으로 하고 있는 L노동조합의 위원장 M이 ‘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피고와 제2노동조합의 단체교섭에 참석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에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제2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2019. 3. 이후 J의 위원장 연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J은 단체교섭을 하는 것이 처음이어서 이에 관한 조언을 얻기 위하여 M을 단체교섭에 참석시키고자 하였고, 이에 대하여 조합원들과 피고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보이는 점, M이 피고와 제2노동조합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제2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의 의사에 반하는 주장을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조합원들이 관여하여 형성한 노동조합의 의사에 반하여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실제로 단체교섭을 하지 않았거나 기타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
증인 J은 ‘단체교섭을 주말에 한 기억이 없다. 제2노동조합의 총무부장 N은 2018. 9. 18. 단체교섭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증언하였으나, 위 증언은 을 제17호증의 1 내지 3, 7의 각 기재 및 증인 J이 65세로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선뜻 믿기 어렵다. 갑 제45호증, 을 제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N이 2018. 8. 9.과 2018. 8. 21. 오전 운행업무를 마친 시각이 13:54과 14:03경임에도 임단협 회의록에는 위 각 날짜 14:00에 개최된 단체교섭에 참석한 것으로 기재된 사실이 인정되나, N이 위 각 단체교섭에 조금 늦게 참석하였거나 N의 도착을 기다리기 위하여 실제 단체교섭 시각을 늦추는 것도 가능하므로, 위 인정사실을 근거로 단체교섭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 밖에 갑 제47호증의 1의 기재만으로는 피고와 제2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한 사실이 없다거나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 체결 과정에 기타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4호증의 2, 3, 을 제7 내지 10,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와 제2노동조합의 임단협 회의록에 기재된 논의 내용과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의 내용이 일치하는 사실, 피고와 제2노동조합이 2018. 7.경부터 단체교섭 협의사항을 수차례 공고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와 제2노동조합은 실제로 단체교섭을 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 과정에 원고가 주장하는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는지 여부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의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779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에 의하여 2018. 9. 18. 촉탁직 근로자에 관한 정년규정이 신설되고, 상여금에 관하여 추후 재협의하기로 하며, 성실수당이 삭감되는 등 근로조건이 변경된 사실, 피고가 2019. 5. 2. 원고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0 내지 14, 19, 35, 3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6. 12. 21. 피고로부터 해고되었다가 부당해고구제신청 및 행정소송을 거쳐 2018. 12. 10. 복직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는 정년과 상여금 및 성실수당에 관하여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한 것이고, 위와 같은 변경으로 인하여 원고는 부당해고를 다투어 복직한지 6개월여 만에 다시 피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결과가 초래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든 증거 및 갑 제37호증, 을 제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종전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규직 정년(60세)을 경과한 근로자에 대하여 소노사협의회의 적격심사를 거쳐 1년 단위로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하여 왔는데, 정규직 정년은 60세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촉탁직 근로자는 제한 없이 근로할 수 있어 정년 규정의 신설 필요성이 있었던 점, ② 피고 근로자들의 업무는 마을버스 운행이므로, 고령으로 운전능력이 저하된 근로자가 계속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버스이용객과 시민의 교통안전에 위험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은 점, ③ 피고는 종전 단체협약에도 불구하고 O조합과 P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정서를 근거로 연간 기본급 150% 이상의 상여금과 성실수당의 지급을 거부하고 있었던바, 제2노동조합은 상여금과 성실수당에 관한 조항을 단체협약에 다시 명시하여 피고의 지급의무를 확인받고자 하였고, 그 과정에서 상여금에 관하여는 추후 재협의하고 성실수당의 액수는 삭감한다고 합의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되던 2018. 9. 13. 당시에는 원고의 해고에 관한 행정소송 제1심이 계속 중이었으므로 피고와 제2노동조합이 원고의 복직을 예상하고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를 체결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는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할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고, 원고를 해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변경합의의 재교섭 요건 및 절차 준수 여부
이 사건 변경합의가 이 사건 단체협약에 규정된 재교섭의 요건 및 절차를 위반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4, 34호증, 을 제10,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 부칙 제3조는 ‘사회적 경제적 여건의 변화 또는 협약에 누락되었거나 법률의 개정 등으로 인하여 수정되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본 협약의 유효기간 중이라도 노사 쌍방이 동의하였을 때 보충교섭을 할 수 있다’라고 정한 사실, 피고와 제2노동조합은 2018. 8. 9. 단체교섭에서 촉탁직 근로자의 정년을 68세로 하는 것에 합의하였으나 2018. 9. 13. 날인한 단체협약서에는 위 정년이 70세로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이에 피고와 제2노동조합은 2018. 9. 18. 위 오기를 수정하기 위하여 이 사건 변경합의를 하고 단체협약 변경합의서를 작성, 날인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와 제2노동조합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부칙 제3조에 따라 단체협약서에 누락된 촉탁직 근로자의 정년을 68세로 한다는 사항에 관하여 쌍방의 동의 하에 이 사건 변경합의를 한 것이므로, 이 사건 변경합의는 재교섭 요건 및 절차를 준수하였다고 볼 수 있다.
소결론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는 중대한 절차적ㆍ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유효하므로, Q생인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35조에 따라 68세가 되는 2019. 5. 3. 정년 만료로 당연 퇴직하였고, 이 사건 통지는 정년 만료 사실을 통지한 것에 불과하여 해고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통지가 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 상당액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병욱(재판장) 노미정 김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