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들의 본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예비적 반소를 통틀어 원고(반소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택시 여객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이고, 원고 A는 2017. 8.경, 원고 B은 2019. 4.경 각 피고에 고용되어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각 2020. 2. 25. 및 2019. 3. 25.경 퇴사한 사람들이다.
원고들은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게 되었다.
피고는 2009. 6. 23.경 피고의 노동조합과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이하 ‘2009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2009년 임금협정은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으로 정하였다(피고의 주장에 따르면 위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은 2006년부터 동일하였다고 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특별히 다투지 아니한다).
피고는 그 이후로도 노동조합과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왔는데 2015년도까지는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하지 않다가 2015. 7.경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휴게시간을 4시간으로 늘리고 성실수당을 신설하였다(이하 ‘2015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운전자의 임금구성은 정액급여(기본급 + 제수당 + 상여금) 또는 성과급으로 구분한다.
임금산정내용은 별표#1 월정액급여 임금표준산정예시표를 참고하여 단위사업장별로 산
정한다.
피고는 그 이후 소정근로시간을 다시 줄이는 임금협정을 한 바는 없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피고와 노종조합 사이의 2015년 임금협정은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2015년 임금협정 이전의 1일 소정근로시간인 6시간 40분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최저임금 및 이에 근거하여 산정된 퇴직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 퇴직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2009년부터 2014년 임금협정까지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2015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주 36시간으로 변경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여 피고 차고지 밖 도로 위에서 일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수익을 관리하였고,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원고들이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일한 한편,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들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는바,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에서 본 법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인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2009. 7. 1.을 전후로 하여 특별히 소정근로시간을 줄이지 아니하였고 동일한 소정근로시간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때로부터 6년 이상 그대로 유지하였던 점, ③ 2015년 임금협정 당시에는 다음과 같은 사정 변경이 발생하는 과정에 있었는바, 즉 을 제7호증(서울특별시 도시교통본부 택시물류과 2017. 4. 13.자 보도자료)의 기재에 의하면, 2016년 서울법인택시의 1일 대당 영업거리가 2013년 대비 14.2km 줄어든 반면, 1일 대당 운송수입은 22,055원 증가하였고, 서울특별시는 2013년 단거리 승차거부 완화를 위해 기본요금을 2,400원에서 3,000원으로 600원 인상하고, 시계 외 할증을 전면 확대하였는데, 전체결제건수는 15만 9,000건 감소하였으나(= 75만 6,000건 – 59만 7,000건), 시계 외 할증 전면 확대 및 앱택시 활성화의 영향으로 건당 영업거리가 2013년 5.79km에서 2016년 6.3km로 8.8% 증가하였고, 요금인상 효과까지 합해져 1건당 영업수입은 2013년 6,327원에서 2016년 7,659원으로 21.1% 증가하였으며, 1대당 일평균 운송수입도 2013년 304,845원에서 2016년 326,900원으로 7.2% 늘었고, km당 수입도 2013년 1,084원에서 2016년 1,228원으로 13.3% 증가하는 등 2016년도 택시운행수입이 승객감소에도 불구하고 2013년도보다 향상되었으며, 택시에 손님이 실제 탑승하고 이동한 비율인 실차율도 2013년 64%에서 2016년 67%로 소폭 향상되는 등 영업환경이 개선된 사실이 인정되는 점, ④ 이처럼 2013년도에 택시 요금 인상과 시계 외 할증 전면 확대로 1건당 영업수입 및 일평균 운송수입이 증가하는 과정에 2015년 임금협정 전으로부터 1년 전인 2014년 임금협정시 1일 운송수입금 기준 금액에 변동이 있었으나 2015년 임금협정에서는 이를 동결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이러한 상황에 기본급은 인상되어 왔다는 점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며, 서울택시 요금이 인상되는 경우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재협의하기로 정하기도 하였고, 나아가 원고들 스스로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됨을 인정하는 성실수당 70,000원이 신설되고 자유로운 휴게시간이 증가되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1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3. 26. 선고 2019가합115977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4. 30. 선고 2020나23624 판결 등 참조).
예비적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본소 청구를 기각하는 이상 원고들의 본소 청구가 인용될 것을 조건으로 하는 피고의 예비적 반소 청구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