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일반택시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최저임금법 적용 사업장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다음과 같이 피고에 입사하여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거나, 근무하다가 퇴사한 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은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피고와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일정액(이하 ‘사납금’이라고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에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각 임금협정서에 따른 피고의 기본적인 근무형태, 사납금 등은 아래와 같다.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위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그 전에 수년간 유지되던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을 2015. 10. 23. 2015년 임금협정부터 5시간 30분으로, 2016. 12. 21. 2017년 임금협정부터 5시간으로, 2018. 12. 27. 2019년 임금협정으로부터 각 4시간 30분으로 단축하는 합의를 하였다(이하 위 각 합의를 해당 임금협정 연도별로 ‘이 사건 (해당 연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고 기재하고, 이를 모두 합하여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고 한다).
한편, 피고의 각 임금협정 년도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임금, 최저임금 등은 다음표 기재와 같다.
<1>
<2>
<3>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시간급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별지 청구금액표 중 ‘원고’란 기재 각 원고들에게 같은 표 ‘합계액(원)’란 기재 각 돈과 이에 대하여 같은 표 ‘기준일’란 기재 각 기준일로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4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 A, C, B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으면서 “퇴직금 및 제수당에 대하여 일체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약함”이라고 기재된 영수증에 서명함으로써 퇴직금에 관한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원고 A, C, B의 이 사건 소 중 위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에 관한 부분은 부제소합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판단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0다1780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권리의무의 주체인 당사자 간에서의 부제소합의라도 그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그 합의 당시 각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게 된다(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0다6508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A, C, B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으면서 피고에게 서명하여 제출한 영수증에는 “퇴직금 및 제수당에 대하여 일체 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 A, C, B은 피고로부터 별다른 아무런 이의를 유보하지 않은 채 위 퇴직금을 수령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위 기재 부분은 영수증에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는 것으로서 퇴직금을 지급(중간정산) 받고자 하는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징구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퇴직금 지급에 관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고 한다)의 규정은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액의 하한을 규정한 것이므로, 노사 간에 퇴직급여법이 보장한 하한에 미달하는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합의는 퇴직급여법 제8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인바(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다25113 판결 참조), 원고 A, C, B가 이 사건에서와 같이 법정하한에 미달하는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취지의 부제소합의는 당사자 사이에 처분할 수 없는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 그 효력이 부인되어야 하는 점, ③ 위 퇴직금지급신청서 등의 작성 당시 원고 A, C, B과 피고 사이에 최저임금 미지급 등과 관련된 구체적인 분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 A, C, B과 피고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의 여부를 다투는 분쟁까지 예상하고 위 서류를 작성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퇴직금지급신청서 등의 기재가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부분까지 민사상 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변경이 없음에도,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2014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 40분이 적용되어야 하는바,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액표 기재와 같이 위 정당한 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산정된 최저임금에서 원고들이 기 지급받은 비교대상임금을 공제한 최저임금 미지급액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위 정당한 최저임금에 기초하여 산정된 통상시급에 따른 야간근로수당과 원고들이 기 지급받은 야간근로수당의 차액인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위 정당한 최저임금에 기초하여 산정된 평균임금에 따른 퇴직금과 원고들이 기 지급받은 퇴직금의 차액인 퇴직금 미지급액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2014년 이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정하고 있다가, 이 사건 2015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로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30분으로, 이 사건 2017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로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으로, 이 사건 2019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로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30분으로 재차 단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1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통하여 원고들의 시간당 고정급의 액수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 한 것이라거나, 이 사건 특례조항 등 강행법규의 적용을 잠탈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러한 점들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판단된다.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면서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근무하여 왔다.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근무 여부나 운행 형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었고,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택시운송사업자인 피고가 노동조합과 자율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경우, 앞서 본 법리와 같은 특별한 사정들이 없는 한 이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다. 그리고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들에게 입증책임이 있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택시운전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교통편익을 증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정급의 비율이 높아진다고 논리필연적으로 사납금이 인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 특례조항 제정 당시 택시운송업계의 수입구조에 비추어 볼 때, 택시운송사업자의 주요 재원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사납금이었으므로, 별도로 경비절감이 기대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 사건 특례조항에 의하여 최저 임금의 인상에 따라 고정급이 증액됨에 따라 사납금 인상도 예견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입법된 취지와 관련 법규에서 전액관리제를 도입한 사정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특례조항은 택시운송사업자가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운송수입금의 비중을 점차 높여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및 이를 통한 완전월급제를 유도하는 취지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09. 7. 1.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후 약 6년 3개월이 경과한 2015. 10. 23. 이 사건 2015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그로부터 약 1년 2개월 후인 2016. 12. 21. 이 사건 2017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그로부터 약 2년 후인 2018. 12. 27. 이 사건 2019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각 체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사이에 위와 같은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었고, 그 사이에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은 상황의 변경이 있었는데,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직후 소정근로시간을 절반가량 단축한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안과 다른 점이다.
이 사건 특례조항 제정 후 서울특별시는 2013년경부터 택시운송사업자 사납금 인상을 제한하면서, 택시요금을 인상하고,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질적 처우개선 정책을 추진하였다. 서울 지역의 택시 기본요금은 2013. 10. 12. 중형택시를 기준으로 종전 2,4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되고, 할증요금의 변경거리와 시간이 144m당 100원에서 142m당 100원으로 변경되는 한편, 승차거부 완화를 위해 서울을 벗어나는 모든 지역에 대해 시지역 외 할증(이른바 시계외 할증) 20%를 적용하였다. 그리고 2015년경부터는 택시호출 서비스가 보편화됨으로써 택시영업 형태가 기존 ‘순항배회형’에서 ‘순항배회형 + 호출형’으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로 인하여 2016년 서울법인택시의 1일 결제건수가 2.7건 감소하고, 1대당 영업거리가 2013년 대비 14.2km 줄어든 반면, 1대당 일평균 운송수입은 2013년 304,845원에서 2016년 326,900원으로 7.2% 늘었으며, 근무시간당 운송수입금이 14,145원에서 15,276원으로 1,131원 만큼, km당 수입도 2013년 1,084원에서 2016년 1,228원으로 13.3% 증가하는 등 택시 운행수입이 2013년도보다 향상되었다. 또한 택시에 손님이 실제 탑승하고 이동한 비율인 실차율도 2013년 64%에서 2016년 67%로 소폭 향상되었다. 이처럼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환경이 개선되었다. 한편 위 기간 LPG 충전소의 평균 공급단가 하락, 운행거리 단축으로 택시운송사업자의 대당 운송원가는 감소된 반면, 운송종사자, 즉 택시운전 근로자 감소현상이 강화되고, 그에 따라 택시운송사업자별 택시 보유대수도 감소하여 택시운송사업자의 매출액인 운송수입이 감소되었다.
피고를 비롯한 서울지역 택시운송사업자들로 구성된 F조합은 구성원들의 위임을 받아 서울지역 택시운전근로자들로 구성된 G 서울지역본부와 사이에 이른바 다음과 같이 중앙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당시 서울특별시는 위 중앙임금협정에 서울특별시의 정책추진 내용, 즉 사납금 인상 제한 또는 감액, 기본급 인상, 연료 지원 등이 반영되도록 하였고, 택시운송사업자들에게 중앙임금협정을 준수하도록 행정지도를 하였다.
이와 같이 이 사건 특례조항 제정 이후 상당한 기간 경과 후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이뤄진 점,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에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환경, 근무시간이 변화한 점, 이 사건 특례조항 제정 이후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무렵까지 서울특별시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처우개선 정책을 추진하며 사납금 인상을 억제하였고, 이를 반영한 중앙임금협정의 체결을 유도하였으며, 이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중앙임금협정이 체결된 점, 서울특별시가 중앙임금협정을 준수하도록 행정지도를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있어서 이러한 상황 변화, 즉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거리 감소, 근무시간 감소, 운송수입금 증가 등 근무형태, 운행시간 변화와 택시운전근로자들에 대한 처우개선 정책, 중앙임금협정의 내용 등과 같은 사정들이 그 합의의 동기, 내용에 반영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피고로서는 수익구조에 의한 경영상 어려움에 대비하여 사납금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사납금 인상은 제한된 점,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들로서는 시간당 고정급에 소정근로시간을 곱한 고정급 총액이 증액됨으로써 사납금 상승을 유발하는 것보다는 사납금이 동결됨으로써 사납금 납부의 부담을 덜고 위에서 보는 것 같이 늘어난 운송수입금 가운데 사납금을 내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을 더 획득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도 있었던 점(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있어서는 세금, 건강보험료 등을 고려해도 그러한 측면이 유리한 면이 있다), 소정근로시간이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해당 연도 최저임금이 증가하면 최저임금법 준수를 위하여 시간당 고정급도 높아져야 하고, 이에 따라 시간당 고정급에 소정근로시간을 곱한 고정급 총액이 증액되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그 재원 마련을 위한 사납금 증액의 압력이 생기는 점, 최저임금법과 이 사건 특례규정은 단순히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소정근로시간으로 산정된 시간당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줄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노사가 자유롭게 합의할 수 있으며, 달리 당시 입법자가 택시운전근로자들에 대하여 소정근로시간의 하한을 정하지 않았던 점<4>,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기해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볼 만한 사정이나 증거는 부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노동조합이 모두 각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교량한 후 진정한 의사에 따라서 이 사건 특례규정과 최저임금법의 규정에 반하지 않는 임금 구조를 만들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명시적인 합의를 이룬 것은 존중될 필요가 있고, 제반 사정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쉽사리 무효화되어서는 안 된다.
한편,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를 기준으로 하여, 그가 소정근무일인 월 26일을 모두 근무할 때의 비교대상임금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연도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바로 전의 단축되기 전의 일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된 시간당 고정급액과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로 인하여 단축된 일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된 시간당 고정급액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 단축되기 전의 일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시간당 고정급은 이미 해당 연도에 정해진 최저임금액을 상회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로써 최저임금법의 저촉을 회피하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5>. 이처럼 최저임금법에 따른 계산 결과, 실제로 최저임금법의 저촉 회피라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는 경우까지도 노사 간에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회피할 의도가 있었다고 추단하거나 간주하여, 노사가 자율적으로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한 것을 탈법행위로 보아 그 합의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6>
앞서 본 근무환경과 근무시간 변화에 비추어 보면, 사납금이 동결되면,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사납금 부담이 증가하지 않게 되고, 사납금을 내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을 더 획득하고자 추가 근무를 선택할 수도 있으며, 줄어든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휴식을 취할 것을 선택할 수도 있게 된다. 따라서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정근로시간을 합의하는 대신 이로 인하여 사납금 증액을 막게 된다면, 그러한 합의가 반드시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의 경우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사납금을 감소하거나 유지하였고, 증액하더라도 소폭 증액하였을 뿐이다(2015년은 사납금 감소, 2017년은 1일 3,000원 증가, 2019년은 사납금 미변동). 또한 소정근로시간을 어떻게 정한 것인지와 무관하게, 택시운전 근로자들은 자신이 실제로 근무한 시간 동안 얻은 사납금 초과운송수입금은 스스로 취득한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바로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거나, 이 사건 특례규정의 입법취지, 즉 택시 운전근로자들의 생활의 안정, 국민의 안전과 교통편익 추구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그렇게 볼 만한 사정들이 입증되었거나 그에 대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나아가 사납금 제도 자체가 상당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납금 제도의 문제점이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로 인하여 확산되었거나 가중되었다고 볼 증거는 없다(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로 인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사납금 지급에 대한 부담을 상쇄하기 위하여 고정급 증액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게 된 대신, 사납금 금액 자체의 증가가 억제된 측면도 존재하고, 피고가 전액관리제에 의하지 않고 사납금제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근본 원인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 사건 특례규정이 사납금과 이에 따른 초과운송수입금이 생산고에 따른 임금 형태로 존재함을 전제로 규정된 것으로서 이 사건 특례규정에 따르더라도 사납금제는 그 전제가 되는 것인바,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이 사건 특례규정을 회피하기 위한 것인지를 판단함에 있어 직접 관련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포함된 각 임금협정을 무효라고 볼 수 없는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원고들의 청구원인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피고의 예비적 상계항변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정훈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단262216
판결선고
2023. 7. 25.
별지
각주1)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 적용되던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2호 및 제3호는 주 단위 또는 월 단위로 지급된 임금에 대하여 ‘1주 또는 월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을 시간에 대한 임금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었고, 여기에서 말하는 ‘1주 또는 월의 소정근로시간’에는 주급제 혹은 월급제에서 지급되는 유급휴일에 관한 임금인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제외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였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다64245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다7879 판결 등 참조), 한편, 고용노동부는 주휴수당 관련 시간을 포함하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피고와 그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임금협정 체결 시 주휴수당 관련 시간을 포함하여 월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고(임금협정 각 13조 또는 14조 및 별표), 이에 따라 위 ‘임금협정상 월 소정근로시간’과 같이, 월 소정근로시간을 주휴수당 관련 시간이 포함된 203시간, 168시간, 152.09시간, 137시간(각 1주일에 하루 6시간 40분, 6시간, 5시간을 주휴수당 관련 시간으로 본 것으로 보인다)으로 정하였다. 따라서 고정급이 실제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따지기 위하여, ‘일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주휴일을 제외한 산식{일 소정근로시간 × 만근 26일 × 11개월 + 일 소정근로시간 × 만근 24일 내지 25일(2월 일수에 따라)}으로 월 소정근로시간을 계산하면 위와 같다.
각주2) 각 임금협정서 각 14조 및 ‘임금표준 산정표’에서 기본급, 통상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은 월 소정근로시간
각주3) 이 사건 특례조항은 피고의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고, 일반적으로 1년 미만 근로자의 최저임금 문제가 택시업계에서 해결하여야 할 문제였으므로, 비교대상임금은 각 임금협정에 첨부된 월정액급여 임금표준산정표(1년 미만, 월 26일 근무)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급여인 기본급, 근속수당, 승무수당, 성실부가수당, 상여금 등을 합산한 금액 또는 총액에서 야간근로수당을 제외한 금액으로 산정하였다.
각주4) 이후 2019. 8. 20.에 이르러서야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1조의2에서 택시운전근로자들에 대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주 40시간 이상으로 정하도록 규정하였다(서울에서의 시행일 2021. 1. 1.).
각주5) 2015년 임금협정의 경우 당시 예정된 2016년 최저임금과 비교하더라도, 단축전 소정근로시간 적용 시 2016년 최저임금을 약간 하회하나,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적용시 2016년 최저임금을 상당히 상회하는바, 그 증가 폭에 비추어, 반드시 2016년 최저 임금의 잠탈 의도만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각주6) ‘비교대상임금’을 ‘단축 전 소정근로시간’ 또는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