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8. 12. 선고 2020가단267525 판결

주문

1.

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15,0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17. 9. 25.부터 2022. 8. 1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

피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원고 B에게 15,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7. 9. 25.부터 2022. 8. 1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 B의 피고 C에 대한 청구와 원고 A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원고 B의 피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와 피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 중 50%는 원고 A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하고, 원고 B과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B이 부담하며, 원고 B과 피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사이에 생긴 부분 중 70%는 원고 B이, 나머지는 피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하 ‘피고 연구원’이라 한다)은 문화산업 및 관광진흥을 위한 연구, 조사, 평가를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공공기관이다.

피고 C는 피고 연구원 산하 D연구실 소속 부연구위원으로 피고 연구원에서 국고보금 지급사업인 ‘E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담당하였다.

원고 A는 2015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피고 연구원에 근무한 기간제 위촉연구원, 원고 B(개명전 이름은 F이다)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는 피고 연구원의 기간제 위촉연구원으로, 2018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연구원으로 각 근무하였는데, 원고들은 2017년 당시 이 사건 사업과 과 관련하여 팀장인 피고 C의 팀원으로서 피고 C의 관리 및 감독을 받았다.

나.

피고 C의 원고들에 대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피고 C는 아래와 같이 업무와 관련하여 원고들을 관리․감독하는 지위를 이용하여 위력으로써 원고들을 추행하였다.

1)

원고 A에 대한 추행

①

2017. 6. 1. 원고 A와 함께 경남 김해에서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KTX 열차 안에서 갑자기 원고 A의 허리를 감싸 안고, 한 손으로 머리를 눌러 피고 C의 어깨에 기대게 하고, 이후 서울역에 하차하여서도 집으로 가려는 원고 A의 손을 붙잡고 놓아 주지 아니하였다.

②

2017. 6. 20. 원고 A와 함께 경남 김해로 출장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원고 A의 손을 잡고, 거부의 의사를 밝혔음에도 다시 한 번 손을 붙잡았다. ③ 2017. 9. 23. 원고 A와 함께 출장을 간 춘천시에서 회식을 마치고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던 중, 갑자기 원고 A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껴안고 입을 맞추려고 하였다.

2)

원고 B에 대한 추행

2017. 9. 8. 원고 B과 함께 김포공항 발 울산 행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가던 중, 옆 자리에 앉아있던 원고 B의 손을 갑자기 잡고,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눌러 피고 C의 어깨에 기대게 하고, 머리를 들자 다시 같은 방법으로 원고 B의 머리를 눌러 어깨에 기대게 하였다.

다.

피고 C에 대한 형사 재판의 경과

피고 C는 위 다.항 기재의 각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업무상위력등에 의한추행)의 점 등으로 기소되어,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고단207호로 2021. 11. 3.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피고 C가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가 기각되어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원고 B에 대한 부당해고로 인한 행정소송

⑴. 원고 B은 2018. 1. 1.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후로도 이 사건 사업을 하였는데, 피고 연구원은 2020. 1. 29. 원고 B으로부터 ‘피고 연구원과 원고 B 사이의 근로계약이 2020. 2. 29.자로 종료된다’는 취지의 계약 해지통보 및 확인서를 교부받았다(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라 한다).

⑵. 원고 B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7. 30.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해고에 해당하고, 피고 연구원이 이 사건 사업의 종료를 이유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인 원고 B과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원고 B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에 피고 연구원이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재심신청이 기각되자, 피고 연구원은 서울행정법원 2020구합8906호로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하였다.

⑶. 위 행정법원은 2021. 11. 26. 피고 연구원이 이 사건 사업의 종료를 이유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한 것은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하거나 적법한 해고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피고 연구원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⑷. 이에 원고 B은 2022. 2. 3. 피고 연구원에 복직되어 피고 연구원 산하 G에서 근무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2호증, 갑 제60, 61호증, 을나 제3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A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 C의 추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1)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A

피고 C이 원고 A를 추행하여 원고 A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 C와 피고 C의 사용자인 피고 연구원은 공동하여 원고 A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또한 피고 연구원은 피고 C의 추행사실에 대하여 원고 A가 2017. 9. 25. 부서장이자 성희롱고충위원회 위원인 H에게 신고를 하였으나 피고 연구원의 적법한 절차에 따른 처리, 가해자와의 분리 등을 조치에 이르지 않았고, 오히려 피고 C에게 신고사실을 누설을 하는 불법행위를 하여 원고 A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으므로, 피고 연구원은 원고 A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C

피고 C가 원고 A를 추행한 바 없고, 2017. 6. 1.과 2017. 6. 20. 추행에 대하여는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다)

피고 연구원

2017. 6. 1.과 2017. 6. 20. 추행에 대하여는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피고 C의 개인적인 범죄행위이고, 피고 연구원은 피고 C의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으므로 면책사유가 존재한다.

2)

판단

가)

2017. 6. 1. 추행행위와 2017. 6. 20. 추행행위

위 인정사실과 같이, 피고 C가 2017. 6. 1.과 2017. 6. 20. 원고 A를 업무상 위력에 의하여 추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고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 피해자가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하였는지는 개별 사건에서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다54686 판결, 대법원 2008. 04. 24. 선고 2006다30440 판결 등 참조). 단기소멸시효는 형사상의 소추와는 무관하게 설정한 민사관계에 고유한 제도이므로 그 시효의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관련 형사사건의 소추 여부 및 그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 05. 27. 선고 2010다7577 판결).

살피건대, 위 1.항 기재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A에 대한 추행의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 A가 피고 C의 각 추행행위 즉시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불법행위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 또는 확대된 손해가 있었다거나, 원고 A에게 유죄확정판결 선고 전까지 민사청구가 불가한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피고 C에 대한 유죄판결이 2021. 11. 3.에 선고되었다 할지라도 원고 A는 피고 C의 추행이 있었던 2017. 6. 1.과 2017. 6. 20.에는 피고 C의 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고, 이러한 위반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 충분하다.

따라서 원고 A의 피고 C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추행이 있었던 날인 2017. 6. 1.과 2017. 6. 20.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0. 9. 18.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원고 A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 사건 소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결국 피고들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다.

나)

2017. 9. 22. 추행행위

위 1.항의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C가 2017. 9. 22. 원고 A를 업무상 위력에 의하여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 A가 그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 C는 원고 A에게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 연구원의 이 사건 사업을 맡아 그 소속 연구원인 원고 A를 지도․감독하는 지위에 있던 피고 C가 자신의 업무 수행과 시간적․장소적 근접성이 인정되는 출장지의 회식 직후 원고 A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추행을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피고 연구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연구원은 피고 C의 사용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 연구원은 매년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원고 A에 대한 피고 C의 추행사실이 밝혀지자 즉시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피고 C를 파면하는 등 피고 C의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기에, 면책사유가 존재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 연구원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연구원이 피고 C의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피고 연구원의 사후조치 등 위반의 책임

1)

인정사실

가)

위 1항 기재 인정증거와 갑 제46호증, 갑 제49호증, 을나 제2호증, 을나 제5호증, 을나 제9,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

피고 연구원의 복무규정에 의하면, ‘피고 연구원의 원장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직원으로부터 고충의 신고를 받은 때에는 공정한 처리절차를 마련하여 해결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며 직장 내 성희롱을 한 자에 대해서는 부서의 전환, 징계, 기타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48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 연구원의 ’성희롱․성매매 예방지침’에서는 ‘피고 연구원의 원장은 성희롱 및 성매매 발생시 필요한 조치를 적절하고 신속하게 이행하여야 한다(제4조 제1항)’, ’고충상담원 등 성희롱 고충과 관련된 사안을 직무상 알게 된 자는 사안의 조사 및 처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 사안 관계자의 신원은 물론 그 내용 등에 대하여 이를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3조 제4항)‘고 규정하고 있다.

○

피고 연구원의 원고들에 대한 2017년 당시 부서장이자 성희롱고충심의위원이었던 H은 원고 A가 피고 C로부터 추행을 당한 직후인 2017. 9. 25. 원고들과 면담을 하면서 원고 A로부터 피고 C의 추행사실을 듣고도 자신이 성희롱고충심의위원인 사실을 말하였음에도 사건의 처리, 조사, 분리조치 등 피해자 보호에 대한 안내를 하지 않았다.

○

오히려 H은 원고 A에게 피고 C에 대한 징계절차 의지를 재차 물었고, 같은 날 바로 피고 C가 원고 A를 불러내어 사과를 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C가 H을 통해 원고 A와 H과의 면담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 A는 2020년 7월경 피고 C의 추행행위에 대한 피고 연구원의 조사 과정에 피고 연구원의 성고충 상담이나 심의절차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

원고 A는 2017년 10월경에 피고 연구원을 퇴사하였다.

○

2020. 7. 22. 피고 C와 H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구성되고, 같은 달 26. 조사위원회가 개최되었으며,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기초하여 피고 연구원은 2020. 11. 2. H에게 원고들에 대한 성추행에 대한 관리․감독의무 위반의 사유로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연구원의 부서장이나 성희롱고충심의위원인 H이 성폭력 피해사실에 대한 적절한 절차의 안내, 조사, 부서전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에게 신고사실을 누설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 A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 연구원은 원고 A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에 대한 판단

원고 A의 나이, 성별, 직업, 이 사건의 경위와 그 방법 및 정도, 이로 인한 피해, 피고 C의 추행행위와 H과의 면담 후 퇴사에 이른 점 등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원고에게 배상할 위자료는 1,5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으로 원고에게 1,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 B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 C의 추행행위로 인한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

1)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B

피고 C의 추행행위로 인하여 원고 B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 C와 피고 C의 사용자인 피고 연구원은 공동하여 원고 B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또한 피고 연구원은 피고 C의 추행사실에 대하여 원고 B이 2017. 9. 25. H에게 신고를 하였으나 피고 연구원의 적법한 절차에 따른 처리, 가해자와의 분리 등을 조치에 이르지 않았고, 오히려 피고 C에게 신고사실을 누설을 하는 불법행위를 하여 원고 A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으므로, 피고 연구원은 원고 A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C

피고 C가 원고 B을 추행한 바 없고,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다)

피고 연구원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고, 피고 C의 개인적인 범죄행위이고, 피고 연구원은 피고 C의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으므로 면책사유가 존재한다.

2)

판단

위 1.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C의 원고 B에 대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행위가 인정된다. 다만, 위 1.항 기재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B도 추행의 경위에 비추어 피고 C의 추행 즉시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므로, 피고 C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추행이 있었던 날인 2017. 9. 8.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1. 9. 18.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원고 B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 사건 소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결국 피고들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다.

나.

피고 연구원의 사후조치 등 위반의 책임

위 2.의 나.항에서 인정사실과 위 2.의 나.항 인정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 A가 성희롱고충심의위원 H에게 피고 C의 추행사실과 관련하여 면담을 할 당시 원고 B도 피고 C의 추행사실을 알린 사실, 피고 C가 원고 B도 불러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말한 사실, 그러나 그 후로도 원고 B은 부서 전환 없이 피고 C과 같은 팀에서 계속적으로 이 사건 사업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연구원의 부서장이나 성희롱고충심의위원인 H과 피고 연구원은 성폭력 피해사실에 대한 적절한 절차의 안내, 조사, 부서전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에게 신고사실을 누설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 B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 연구원은 원고 B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 연구원의 직장 내 따돌림, 업무배제, 모욕적 언사,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원고 B은, 피고 C에 대한 추행 신고 이후 피고 연구원의 직원들이 원고 B을 집단적으로 따돌림하고,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피고 C로부터 모욕적 언사를 당하였고,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2019. 11. 28. 충남 천안시에서 있었던 행사에서 원인 불명의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피부 벗겨짐, 눈의 통증, 결막염 등의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였음에도 업무 진행을 강요하는 등 일체의 보호조치가 없었으므로, 피고 연구원은 그로 인한 원고 B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B이 제출한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아도 피고 연구원에게 원고 B의 주장과 같은 잘못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원고 B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피고 연구원의 부당해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1)

주장

피고 연구원은 원고 B을 부당해고하였으므로, 피고 문화원은 원고 B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12157 판결,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 B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B에 대한 해고가 피고 연구원이 오로지 원고 B을 피고 연구원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서 악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 연구원은 부당해고로 인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후 수개월 후 바로 원고 B을 복직시킨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비록 원고 B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여 무효라고 판단되기는 하나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하여 원고 B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손해배상의 범위에 대한 판단

결국 원고 B에 대하여는 피고 연구원의 사후조치 등의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책임만이 인정되고, 원고 B의 나이, 성별, 직업, 이 사건의 경위와 그 방법 및 정도, 이로 인한 피해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연구원이 원고 B에게 배상할 위자료는 1,5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연구원은 원고에게 1,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15,0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 후로 원고 A가 구하는 2017. 9. 25.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8.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연구원은 원고 B에게 15,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인 2017. 9. 25.부터 2022. 8. 1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 A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와 원고 B의 피고 연구원의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B의 피고 C에 대한 청구, 원고 A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원고 B의 피고 연구원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각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해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