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지방공기업법에 근거하여 서울특별시 양천구청장이 지정하는 시설 및 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함으로써 구민의 생활편익과 복지증진 및 자치구정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된 공법인이고, 원고는 2002년경 피고 공단에 입사하였다가 2015. 4. 30. 해고된 후 2016. 5. 1. 복직하여 2020. 6. 30. 퇴직하였다.
행정안전부는 2015. 7.경 청년고용과 성과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정년과 임금을 조정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내용의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발표하였다.
피고는 2015. 9. 23. 위 권고안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직원 설명회를 개최하고, 2015. 9. 24.부터 2015. 9. 25.까지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직원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피고 직원 총 79명 중 73명의 찬성(찬성율 92.4%)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안이 가결되었다.
피고 직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인 'B노동조합 양천구시설관리공단'은 2015. 10. 29. 임금피크제를 반영하는 내용의 피고 정관, 직제규정, 인사규정, 보수규정, 복무규정 등 변경에 동의하였다.
피고는 2015. 11. 23. 이사회를 개최하여 정관, 직제규정, 인사규정, 보수규정(2017. 1. 1.부터 보수규정은 폐지되고 연봉규정이 적용된다), 복무규정 등을 변경한 뒤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는데 관련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17. 8. 22.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연봉계약을 하였으나, 2018년과 2019년에는 연봉계약서 작성을 거부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가소43096호로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여 2017. 7.부터 2018. 8.까지 기간에 대한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19. 3. 29. 청구 기각의 판결을 받았고, 항소하였으나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나55185호로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서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에 의한 적법한 동의가 있었다는 등의 이유로 항소가 기각되었고 상고 또한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9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가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한 과반수 동의를 받고 적법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했지만 원고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따른 임금피크제 규정에 대하여 개별적인 동의를 한 사실이 없어 원고에게 유리한 기존의 취업규칙이 여전히 적용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기존의 취업규칙을 기초로 산정한 2018. 1.부터 2020. 6.말까지의 기본연봉차액 26,526,540원, 초과근무수당차액 4,398,460원, 성과급차액 451,09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는 2018. 1.부터 2018. 8.까지 기간에 대하여 원고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여 기본연봉차액과 초과근무수당차액을 청구(이하 '이 사건 청구부분'이라 한다)하고 있다.
살피건대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가소43096호로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여 2017. 7.부터 2018. 8.까지 기간에 대한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청구기각 판결을 받아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 청구부분에 미치므로 종전 확정판결과의 모순금지의 원칙에 따라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머지 부분에 대한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러한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97조를 반대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고 할 경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집단적 동의를 받을 것을 요건으로 정한 것이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4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근로조건은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서 자유로운 합의에 따라 정해져야 하는 사항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취지이다. 이러한 각 규정 내용과 그 취지를 고려하면,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 참조).
판단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취업규칙에 대하여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적법하게 변경한 것이 인정되므로 기존의 취업규칙은 효력을 상실하여 기존의 취업규칙이 여전히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가사 원고의 청구가 기존의 취업규칙과 같은 내용으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것을 주장하는 취지로 해석해 보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7. 8. 22. 연봉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는 연봉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피고 연봉규정은 연봉내역의 구성이나 연봉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임금 산정방법이나 금액은 연봉계약을 통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위 연봉규정을 토대로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가 변경된 취업규칙과 다른 내용으로 개별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