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7. 23. 선고 2020가합101202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3 '인용금액'란 기재 각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별지 2 '퇴직일'란 기재 각 일자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공항, 공항시설, 비행장시설 등의 건설 및 관리, 운영사업 등을 목적으로 한국공항공사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들은 피고의 연봉제 대상 직원(1급 및 2급)으로 근무하다가 별지 2 '퇴직일'란 기재 각 일자에 퇴사한 자들이다.

나.

피고는 단체협약 등에 따라 소속 직원들에게 기본급, 직무급, 성과급 등의 명목으로 임금을 지급하였다. 피고의 내부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6, 7, 9,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의 요지

가.

경영평가성과급은 근로제공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에 해당하므로 퇴직급여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경영평가성과급을 제외한 채 원고들에 대한 평균임금을 산정한 후 이를 기초로 퇴직급여를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퇴직급여를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는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근로자들의 임금을 삭감하였는데 이는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바, A 노동조합의 조합원에 해당하지 않는 2급 이상 직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려면 위 조합과는 별도로 2급 이상 직원들의 과반수 동의가 필요한데 피고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산정한 미지급 임금 및 이를 평균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미지급 퇴직급여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하여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절차적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에 대해서는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 적용되어야 하므로, 연봉제 근로자인 원고들에 대하여는 기존 연봉계약의 내용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삭감되지 않은 전체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

3.

경영평가성과급을 반영한 퇴직급여 차액 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원고들이 지급받은 경영평가성과급이 퇴직급여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이에 따라 경영평가성과급을 반영하여 산정한 원고들의 미지급 퇴직급여 차액은 별지 3 '경영평가성과급 반영 미지급 퇴직급여'란 기재와 같다(금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과 계산방법 및 그 결과에 대하여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3 '경영평가성과급 반영 미지급 퇴직급여'란 기재 각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별지 2 '퇴직일'란 기재 각 일자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급여 청구 부분

가.

임금피크제의 적용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급여규정 개정의 유·무효를 판단함에 있어서 우선 퇴직금 지급률이 전반적으로 인하되어 그 자체가 불리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급률의 인하와 함께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는 그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제반 상황(유리하게 변경된 부분 포함)을 종합 고려하여 그 유·불리를 함께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1807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3, 4, 5, 12, 13,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으로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채용을 증가시켜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노사 간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②

피고는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2급 이상 직원들의 경우 정년 이전 3년간의 임금지급률을 58세 해당연도의 경우 90%, 59세 해당연도의 경우 60%, 60세 해당연도의 경우 60%로 조정하였다.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임금지급률이 감소되기는 하였지만,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만 58세였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정함이 없던 연령 구간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원고들이 58세에 지급받은 임금 총액을 100으로 보았을 때 3년간 210%의 임금을 지급받게 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위 원고들이 불이익만을 입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④

피고의 직원연봉규정 시행세칙에 의하면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하여 임금피크제 적용 전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을 수 있고,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동안에도 연단위로 퇴직금을 정산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여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입게 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⑤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서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업무 능력 및 기관별 직위·직무 구조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직위·직무 부여가 가능하다'고 제시하고 있고,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인 2급 이상 직원들에 대하여 '전문직'이라는 별도의 직군을 신설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등 업무 강도를 경감해주었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것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개별적 근로계약의 효력이 우선 적용되는지 여부

1)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러한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97조를 반대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고 할 경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집단적 동의를 받을 것을 요건으로 정한 것이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4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근로조건은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서 자유로운 합의에 따라 정해져야 하는 사항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취지이다. 이러한 각 규정 내용과 그 취지를 고려하면,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 참조).

2)

그러나 위와 같은 대법원 2018다200709 판결의 법리는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경우를 전제하는 것인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 근거가 되는 직원연봉규정 및 그 시행세칙에 우선하는 개별적인 근로계약을 맺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살펴보면, 원고들은 매년 피고와 연봉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정해왔는데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조정된 임금지급률을 기준으로 각 원고들에게 연봉통지를 하였고, 원고들은 이에 대하여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동의함으로써 연봉 내용이 그대로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기찬(재판장) 황여진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