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4. 10. 선고 2020고단313 판결

2020

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2019고단2634)

피고인은 2018. 8. 3.경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상호불상의 커피숍에서, B을 통하여 피해자 C에게 "피고인이 운영하는 ㈜D에 1억 원을 대여해주면 3개월 내에 변제를 할 것이고, 이자는 월 100만 원 정도 줄 것이다. 현재 E에서 피고인에게 16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믿고 빌려주고 이자 수익이라도 받아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E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한 사실이 없었고, ㈜D의 자산은 700~800만 원 상당에 불과하였으며, 회사의 수익은 전혀 없는 상태이어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3개월 이내에 원금 등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8. 10. 10. ㈜D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F)로 1억 원을 송금 받아 편취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어떠한 행위가 타인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및 그러한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성격,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 ·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피해자의 재산적 처분행위나 이러한 재산적 처분행위를 유발한 피고인의 행위가 피고인이 도모하는 어떠한 사업의 성패 내지 성과와 밀접한 관련 아래 이루어진 경우에는, 단순히 피고인의 재력이나 신용상태 등을 토대로 기망행위나 인과관계존부를 판단할 수는 없고,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당해 사업에 대한 피해자의 인식 및 관여 정도, 피해자가 당해 사업과 관련하여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게 된 구체적 경위, 당해 사업의 성공가능성, 피해자의 경험과 직업 등의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일반적 ·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8829 판결 등 참조).

2)

한편,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고, 법관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를 가지고 유죄를 인정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057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1억 원을 송금받을 당시 ㈜D의 자산은 700~800만 원에 불과하였고, 별다른 수익이 없었던 사실, 피고인은 ㈜G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정책자금사업 지원금을 지원받거나,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피해자에 대한 1억 원을 변제하겠다는 막연한 계획만 가지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1억 원을 송금받을 당시 이를 변제할 만한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2)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1억 원을 편취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B이 '㈜D에 1억 원을 대여하여 주면, 3개월 내에 원금을 변제하고, 월 100만 원의 이자를 주겠다'고 말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나,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믿기 어렵다.

①

먼저 B이 1억 원을 "대여"하여 달라고 말하였는지 본다. 피해자가 송금한 1억 원에 관하여 추후 원금 반환이 전제되어 있다는 점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일치하여 진술하고 있으므로, 그 법적 성격은 대여금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2018. 12. 28.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받기 이전에는 위 1억 원을 "투자금"이라고 지칭하고 있으며(증거기록 제129쪽, 제130쪽), 피고인과 B 역시 "투자금"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이 2018. 8. 3. 피해자에게 1억 원을 "대여"해 달라고 말하였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②

다음으로 B이 월 100만 원의 이자를 주겠다고 말하였는지 본다. 피고인은 2018. 10. 23. 피해자에게 급여명세서와 함께 "총 입금액 : 1,302,260원 중 급여872,300원, 이율 329,000원, 초과입금액 100,960원(내달 공제 예정)"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메일을 보냈고, 2018. 10. 25. 1,302,260원을 지급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18. 2018. 11. 23. 피해자에게 급여명세서와 함께 "특이사항 : 투자금 이율 부분 564,000원입금 착오가 있었습니다. 다시 송금하시는 것보다 10월 초과분과 11월 잘못 송금되어 초과된 270,000원이 포함 상환되는 마지막 달에 공제하는 걸로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메일을 보냈고, 같은 날 834,000원을 지급하였다. 피해자 주장과 같이 사전에 이자로 월 1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면, 피해자는 미지급 이자에 대하여 피고인이나 B에게 이의를 제기하였어야 할 것이나,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피해자가 2018. 12. 28. 작성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는 이자가 "시중은행 평균 대출금리(4%) + 6%"로 기재되어 있는데, 이에 의하더라도 이자액은 월 100만 원에 미치지 못한다.

③

마지막으로 B이 E에서 16억 원을 투자받기도 되어 있다고 말하였는지 본다. ㈜D가 2018. 8. 10.경 ㈜G으로부터 실사 후 2억 원을 투자받기로 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증거기록 제81쪽), 비록 ㈜G의 투자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억 원에 관한 투자협약서가 작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위 2억 원의 투자금만으로도 피해자에게 1억 원을 충분히 변제할 수 있음에도 B이 굳이 16억 원의 투자를 받기로 하였다고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나)

피해자에게 직접 대여 조건을 전달하였다는 B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피해자에게 이자, 변제기, 원금 상환 여부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말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B과 피해자는 수시로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대화를 나누었는데, 위 대화에서 B이 피해자에게 1억 원의 대여나 투자를 권유하는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한편, B은 2019. 2. 11. 피해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피해자가 "내가 거기 돈 왜~ 빌려주기 전에 E에서 왜 거기 투자한다고 16억 투자한다고 설명회 하러 온다고 그랬죠? 들으러 온다고 그랬죠?"라는 질문에 "응~응~응"이라고 답변하기는 하였으나, 대화의 전체적인 취지와 맥락 등에 비추어 보면, B이 E이 16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D는 2018. 1.경 직무교육 플랫폼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창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H사업'에 선정되어 2018. 5.경 9,000만 원을, 2018. 9.경 3,000만 원을 각 지원받기도 하였고, 2020. 1.경 I정당의 J 구축사업에 입찰하여 일부 당원과 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여 그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D를 차주로 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해 주면서 그 차용금에 대한 보증채무를 개인 자격으로 부담하기도 한 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018. 10. 25. 429,960원, 2018. 11. 23. 834,000원, 2019. 1.635,710원, 2019. 3. 621,500원을 이자 내지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2019. 4. 2. 5,000,000원, 2019. 4. 22. 5,000,000원을 지급하여 합계 13,041,170원을 변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공소기각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2020고단313)

피고인은 서울 금천구 K건물 L호 소재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교육정보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하는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12. 23.부터 2019. 6. 19.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M에 대하여 2019년 6월 임금 1,330,00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2.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에 따라 근로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데, 기록에 의하면 M이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이후인 2020. 1. 30. '피고인이 2020. 1. 22. 체불임금 1,310,000원을 현금으로 지급하였고, 이에 M은 민형사상 고소에 대해 취하할 것을 합의하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합의서의 내용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고, 비록 M이 2020. 3. 11. 피고인으로부터 체불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니 위 합의를 취소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기는 하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명시적으로 표시된 이후에는 다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3405 판결 참조).

3.

결론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류희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