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1. 11. 선고 2020나59077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62,511,019원 및 그중 50,000,000원에 대하여는 2017. 12. 10.부터 2021. 11. 1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 12,511,019원에 대하여는 2016. 3.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 종로구에서 ‘D’라는 상호로 귀걸이 및 펜던트 등을 가공하는 공장을 운영하였던 사람이고, 원고는 2012. 12. 15.부터 2016. 2. 25.경까지 위 공장에서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6. 12.경 피고로부터 대금 8,000만 원에 위 공장의 보증금 및 집기 전체 등 물적 시설을 인수하고, 귀걸이 및 펜던트 가공을 위탁받는 내용의 ‘양도 및 위탁가공 계약’을 체결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원고는 2017. 2. 24.경 위 인수대금 8,000만 원을 완납하였다(위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위약금 청구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자재인 금을 선납하고, 매월 일정량 이상의 금을 공급할 의무가 있으며, 거래처로부터 제품대금을 수금하여 그중 일부를 원고에게 공임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위와 같은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의 위약금 조항에 따라 원고에게 위약금 1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원고가 자체적으로 조달한 금의 매입대금 청구

원고는, 피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계약상 금 공급 의무를 위반하여 자체적으로 금 128.423돈을 조달하여 제품을 공급하였는바(위 수량은 피고가 선입한 금 721.12돈을 공제하고 남은 수량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의 매입에 소요된 비용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원고는 금 1돈의 가액을 20만 원으로 계산하여 그 지급을 구하고 있다).

다.

퇴직금 청구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 3년 넘게 근무한 후 퇴직하면서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2,511,01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위약금 및 원고가 자체적으로 조달하였다는 금의 매입대금 청구에 관하여

1)

이 사건 계약상 위약금 약정의 성격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민법 제398조 제4항), 위약금이 위약벌로 해석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주장·입증되어야 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42632 판결 참조). 원고는 이 사건 계약상 위약금 약정이 실손해의 배상과 별도로 불이행에 대한 제재로서 지급하기로 한 위약벌의 성격을 갖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위약금 약정이 위약벌 약정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위 약정은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2)

금의 매입대금 상당액 청구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대한 합의가 있는 경우 채권자는 예정액 외에 실손해의 발생을 주장하면서 실손해 상당의 배상을 구할 수 없다. 살피건대,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자재인 금을 공급할 의무를 위반하였기 때문에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금을 매입하여 매입 비용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손해배상 예정액을 구하는 것과 별도로 이 부분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 사건 위 약금 약정이 위약벌 약정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위 약정이 위약벌로 해석될 수 없음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은바, 이러한 측면에서도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위약금 청구에 관한 판단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 증명력을 부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675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계약의 문언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에게 공장집기 등 주얼리 가공에 필요한 물적 설비는 이를 전부 넘기되, 원고는 가공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완성품의 대금은 피고가 이를 직접 수금하여 공임을 원고에게 지급하며, 필요한 경우 피고는 원자재를 원고에게 공급할 의무를 여전히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공장집기 등은 원고가 인수하되 원본, 디자인 등은 피고의 소유로 유보하여 둔 점에서도 위와 같이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이후 피고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주얼리 업계를 떠나게 되어 원고에게 선입해준 금 외에는 추가로 금을 공급한 적이 없고, 원고가 가공하여 거래처에 납품한 제품들의 대금을 수금하지 않았으며 그에 따른 공임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이를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설령 위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아무런 손해가 발생한 것이 없다는 취지로도 다투므로 살피건대, 민법 제398조가 규정하는 손해배상의 예정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으로서 그 목적은 손해의 발생사실과 손해액에 대한 입증곤란을 배제하고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여 법률관계를 간이하게 해결하는 것 외에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경고를 줌으로써 채무이행을 확보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채무자가 실제로 손해발생이 없다거나 손해액이 예정액보다 적다는 것을 입증하더라도 채무자는 그 예정액의 지급을 면하거나 감액을 청구하지 못하는 것이므로(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다4690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피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손해배상액 예정의 감액

당사자들은 원칙적으로 배상액을 자유롭게 예정할 수 있으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이를 감액할 수 있고(민법 제398조 제2항),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란 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손해액의 크기, 당시의 거래관행, 실제의 손해액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사회관념에 비추어 예정액의 지급이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하고, 법원은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여 그 사이에 발생한 위와 같은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다20922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하고 있는 위약금은 1억 원으로서 계약대금인 8,000만 원보다 더 큰 점, ㉡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물품대금을 수금하여야 했고 피고로부터 공임 등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원고 역시 그로 인하여 그에 상응하는 위탁료 등을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의무를 현실적으로 면하게 되었던 점, ㉢ 원고는 피고 명의로 등록되었던 D를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는바 원고가 귀걸이 등 주얼리를 직접 가공하여 완제품을 납품하고 대금을 수령하는데 있어 피고의 의무불이행으로 인하여 큰 장애가 발생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 원고와 피고는 친구였던 사이로서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피용자로서 오랜 기간 근로를 제공하다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게 된 점, ㉤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은 편면적인 것이 아니라 원고가 계약을 위반한 경우에도 동일한 위약금을 예정하고 있으며, 피고가 계약을 위반하여 위약금을 지급하게 되는 경우 선입한 금은 피고에게 반환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에 예정된 손해배상액은 5,000만 원으로 감액함이 타당하다.

5)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감액된 손해배상 예정액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2017. 12. 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7. 12. 1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1. 11. 1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퇴직금 청구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살핀 기초사실에 갑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퇴직금은 12,511,019.17원(다만 원고는 소수점 이하 부분을 포기하고 그 지급을 구하고 있다)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계약대금을 산정함에 있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까지 포함하여 정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이미 변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계약서 문언에 따르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기존 차입금에 관하여만 언급되어 있을 뿐, 퇴직금에 관한 것은 계약서에 서면으로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고, 달리 피고의 주장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이미 변제하였다는 항변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의 변제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2,511,01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16. 3.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원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석동(재판장) 이보람 구성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