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7. 5. 선고 2020노1364 판결

2020

주문

제1 원심판결과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8,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제2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피고인이 운영하는 유한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로부터 하도급 받은 E초등학교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이하 ‘이 사건 하도급공사’라 한다)를 2018. 9. 말경까지 대부분 완료하고, 추가 공사 부분에 대한 공사대금 문제로 J과 다투다가 2018. 10. 초경 상호 합의하여 이 사건 하도급공사 현장에서 철수하였으며, 그 후 J이 직영으로 이 사건 나머지 하도급공사를 진행하였다. 따라서 C은 2018. 10.경 제1 원심판결 범죄일람표 기재 F 외 74명의 근로자들(이하 ‘F 외 74명의 근로자들’이라 한다)과 제2 원심판결 범죄일람표(Ⅰ) 기재 M 외 24명의 근로자들(이하 ‘M 외 24명의 근로자들’이라 한다)을 관리․감독한 사실이 없으므로,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미지급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각 형(제1 원심판결: 벌금 5,000,000원, 제2 원심판결: 벌금 3,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제2 원심판결에 대하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C은 2018. 12. 30.경까지 이 사건 하도급공사에 대한 지휘․감독자의 지위에 있었고 노무비 신고도 하였으며, J은 C의 일방적인 현장 이탈로 인하여 이 사건 하도급공사를 수행하게 된 것으로 보이므로 C이 임금지급책임을 면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제2 원심판결 범죄일람표(Ⅱ) 기재 L 외 35명의 근로자들(이하 ‘L 외 35명의 근로자들’이라 한다)에 대하여도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인정한 제2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위 형(벌금 3,000,000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피고인에 대하여 제1, 2 원심판결이 각 선고되어 피고인이 이에 대하여 각 항소를 제기하였고, 검사는 제2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며, 이 법원은 두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에 대한 제1 원심판결과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제1 원심판결과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러한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제1 원심판결과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과 제2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들에서도 이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고, 제1 원심은 제1 원심판결문 3쪽 21행부터 6쪽 14행에 걸쳐, 제2 원심은 제2 원심판결문 3쪽 6행부터 4쪽 9행에 걸쳐 그 이유를 자세히 설시하면서,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C이 2018. 10.경 F 외 74명 및 M 외 24명의 근로자들과 사이에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미지급 공소사실에 관하여 모두 유죄를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당심에서 새롭게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드러난 것이 없고, 원심들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원심들의 설시 내용을 대조하여 볼 때 원심들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원심들이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들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과 같이 피고인은 F 외 74명 및 M 외 24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심들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은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인은 수사 단계에서 F 외 74명 및 M 외 24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을 미지급한 범죄사실을 일관되게 인정하였고, 다만, 제2 원심판결 범죄일람표(Ⅱ) 기재 근로자들(L 외 35명)의 경우, 위 근로자들이 수행하였다는 할석 공사는 공정상 C의 당시 공사와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제1 원심판결 수사기록 85쪽).

2)

① 제2 원심판결의 증인 P는 원심 법정에서 “(2018. 10.경부터 실제 이루어진 공사에 관하여) 골조공사, 건물을 지으면 파라펫이라는 옥상 층에 추가되는 벽체가 있고 각종 외부 스탠드니 뭐니 추가 공사한 것들이 있었다.”라고 진술하였다(제1 원심판결 공판기록 184쪽, 제2 원심판결 공판기록 148쪽). ② 같은 증인 M도 원심 법정에서 “2018. 9.경까지 골조공사가 마무리 된 것이 아니고 옥탑하고 파라펫하고 물탱크하고 남아 있었다. (C이 현장에서 철수하고 J이 직접 공사를 한다면) ‘우리는 손을 뗄 테니까 당신네들도 알아서 손을 떼던가’ 이런 말이 있었어야 했는데 피고인은 그런 이야기가 전혀 없었고, 저는 그 일을 맡아서 끝내야 하는 사람이라서 잔여공사를 10월에 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제1 원심판결 공판기록 158~159쪽, 제2 원심판결 공판기록 121~122쪽). ③ J이 당초 C 등에 제시한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범위에 피고인이 인정하는 물탱크실 등의 장비패드 공사(제1 원심판결 증거기록 35쪽) 외에 ‘옥탑 층, 파라펫 타설’이 포함되어 있었고(위 증거기록 28, 34쪽), 비계공사(증 제21호증)와 달리 이 사건 하도급공사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옥탑 층, 파라펫 타설 공사가 제외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이와 같은 사정에 따르면, C이 수행한 이 사건 하도급공사에 2018. 10.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시행된 옥탑 층, 파라펫 타설 공사 등이 포함되었다고 판단된다.

3)

① 원심판결들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근로자였던 G, M, N는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일관되게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8. 10.경 이 사건 하도급공사를 수행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위 G 등과 근로자를 소개한 인력업체 대표 H뿐만 아니라 C의 Q은 원심 법정에서 모두 “C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이탈하면서 근로자들에게 ‘C은 더 이상 이 사건 하도급공사를 수행하지 않는다거나 공사를 중단하라고 고지한 사실이 없었다.”라고 진술하였다. ②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하도급공사 중 음수대 등 일부 잔여공사를 남기고 철수한 시점에 관하여 ‘2018. 초경’과 일관되지 못한 진술을 하고 있고, M은 원심 법정에서 “C 측이 자신과 함께 2018. 10. 중순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제1 원심판결 공판기록 162쪽, 제2 원심판결 공판기록 125쪽). ③ 피고인은 2018. 10. 초경 감리단의 승인 하에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감리단인 주식회사 AC는 C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승인 없이 철수하였다고 답변하였는바(이 법원의 주식회사 AC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2쪽), 피고인의 위 주장은 믿기 어렵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18. 9. 이전에 이 사건 하도급공사에 관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F 외 74명 및 M 외 24명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하부 공정으로 2018. 10.경 옥탑 층, 파라펫 타설 공사 등을 수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4)

C의 직원 Q이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2018. 10.분 이후 노무비도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제2 공판기록 194쪽 등). Q이 신고한 시점은 2018. 11.경인데, C이 J과 추가 공사대금 문제로 다투다가 현장에서 철수한 이후임에도 C 측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위와 같이 노무비 신고를 마쳤는바, C 측도 이 사건 하도급공사와 관련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C에 있다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P가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노무비를 직접 신고하면서 C의 명의를 대여하여 진행했던 다른 공사현장의 노무비를 위 노무비에 포함하여 신고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위와 같은 Q의 진술 내용에 반할 뿐만 아니라, Q이 신고한 노무비 내역에 다른 현장의 노무비가 포함되었다고 볼 만한 노임대장, 노임산정내역서, 작업일지 등의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바, 피고인의 위 주장을 믿기 어렵다.

5)

당심 증인 I은 당심 법정에서 “C이 2018. 9.경 이 사건 하도급공사를 마치고 2018. 10.경 철수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I은 “철수시점의 날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하여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철수시점을 ‘2018. 10. 초경’으로 특정하지 않았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C은 2018. 10. 중순경 이후에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I은 “P가 C에 타절하고 철수하라고 공문을 보낸다고 그랬다.”라고 진술하였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C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할 당시 감리단의 승인을 받거나 공사대금 정산이나 타절합의서 작성 등의 타절 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나 사정이 없는바, I의 진술만으로 원심의 사실인정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6)

J은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하도급인이고 피고인도 위 공사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하는 2018. 9.경 이전에도 J 측의 현장관리인이 근로자들에게 주도적으로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바, 2018. 10.경 C 측 현장대리인이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작업을 지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하도급공사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4.

검사의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제2 원심은 제2 원심판결문 5쪽 8행부터 6쪽 15행에 걸쳐 설시한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C이 L 외 35명의 근로자들과 근로계약 관계에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제2 원심이 설시한 이유에다가 위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L 외 35명의 근로자들이 2018. 10. 22. 이후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이 사건 하도급공사로 수행한 공사내역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있고, 원심에서도 이를 다투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L은 원심 법정에서 ’막노동일‘을 하였다고 진술하였을 뿐(제2 원심 공판기록 90쪽)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밝히지 않았고, 그 외 L 외 35명의 근로자들이 실제로 이 사건 하도급공사 중 어떤 작업을 수행하였는지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2)

제2 원심 증인 N는 원심 법정에서 “(M로부터) 이후의 노무비는 J이 직영 처리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이 사건 하도급공사) 거의 막바지인 10월 말 정도에 들었고, 공사가 끝났을 때 C에서 관여할 만한 일이 없으니까 11. 9. 출근해서 J과 근로계약서를 썼다. (이 사건 하도급공사가) 10. 30.부로 종료돼서 많은 작업자들이 다른 현장으로 가고 10. 11. 초에 필요한 인원만 데리고 온 것이다.”라고 진술하였고(제2 원심 공판기록 133쪽), 같은 증인 M도 원심 법정에서 “N에게 2018. 10. 말경 이후의 노무비는 AD이 직영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진술하였다(위 기록 123쪽). 이처럼 2018. 10. 말경에는 C이 음수대, 국기게양대 공사 등을 제외한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대부분을 완료하였고, 그 이후에는 J 측이 이 사건 나머지 하도급공사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3)

앞에서 본 바와 같이 Q은 2018. 10.분뿐만 아니라 2018. 11. 및 2018. 12.분의 노무비도 직접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J 직원인 T가 2018. 12. 5. Q에게 2018. 11.분 노무비 청구서자료 등이 첨부된 이메일을 보내면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주식회사 Z에도 이메일을 보낸 점(제2 원심 공판기록 64쪽), T가 2019. 1. 2. Q에게 보낸 이메일에 첨부된 C의 2018. 12.분 노무비 청구서에 계약상대방이 “주식회사 Z”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위 공판기록 72쪽) 등에 비추어 볼 때 C이 위와 같이 노무비를 신고한 사실만으로 C 측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완전히 철수한 이후인 2018. 10. 하순에 공사에 참여한 L 외 35명의 근로자들과도 근로계약이 유지되어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인식하였다고 추단할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제1 원심판결과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제1 원심판결과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각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하며, 제2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