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C과 보험기간을 2017. 4. 3.부터 2018. 4. 30.까지로 정하여 (차량번호 1 생략) 지게차(이하 ‘이 사건 지게차’)에 관하여 영업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고, 피고는 평택시 D아파트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의 시공사이며, E는 피고의 하수급인인 주식회사 F(이하 ‘F’)의 직원이다.
C은 2017. 12. 20. 피고의 하수급인인 협력업체로부터 지게차 임대 요청을 받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운전자인 G을 포함하여 이 사건 지게차를 임대하였다. G은 이 사건 지게차를 운전하여 위 아파트 조경공사현장 인근 공터(이하 ‘이 사건 공터’)에 도 착하여 대기하다가 협력업체의 업무지원 요청 연락을 받고 이 사건 지게차를 후진시키던 중에, 위 대기 장소 인근에서 조경작업을 지시 및 감독하고 있던 E를 이 사건 지게차로 충격하고 지게차 바퀴로 E의 다리를 누르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를 내었다.
E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아랫다리 기타 상세 불명의 으깸 손상의 상해를 입었고, 원고는 E에게 정당한 손해액의 범위 내에서 보험금으로 2019. 6. 20. 10,000,000원, 2020. 4. 6. 80,134,000원 합계 90,134,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1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청구원인의 요지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 제63조 본문에 따라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이행할 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이 사건 사고 발생 및 피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E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 중 피고의 과실비율 30%에 해당하는 27,040,200원(=90,134,000원×0.3)을 구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공터는 이 사건 공사 현장 외부에 위치하여 당시 그곳을 관리하던 병원(‘H병원’)이 전적으로 지배․관리하는 장소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공터에 출입하는 차량까지 관리하고 감독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또한 E는 사고 당시 F이 이 사건 공사현장 외부에 부지를 임차하고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하여 설치한 현장사무실에서 외부로 나오던 중이었는데, 피고가 피고의 하수급인이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현장사무실 주변에서의 교통사고까지도 미연에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사고가 G, E가 ‘작업을 하던 중’에 발생하였다고 볼 근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는 E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판단
공동불법행위의 성립 및 책임비율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 사업주는 기계의 운전을 시작하는 경우 일정한 신호방법과 해당 근로자에게 신호할 사람을 정하고, 신호방법에 따라 그 근로자에게 신호하도록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9조 제2항).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는 이 사건 공터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 및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 제89조 제2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공사차량의 운전을 신호할 인력 배치 등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공터는 이 사건 공사 현장 외곽의 조경작업이 이루어지는 곳과 맞닿아 있어 이 사건 공사 현장과 물리적으로 상당히 근접한 위치에 있다.
이 사건 공터는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된 작업차량의 출입로 및 대기 장소로 사용되어 왔고, 조경작업을 담당하는 하수급업체인 F의 현장사무소가 위치하는 등 공사 차량과 관련 인력의 통행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므로, 이 사건 공사를 총괄하는 시공사인 피고는 이 사건 공터에서 이 사건 사고와 같이 공사차량에 의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봄이 합당하다.
위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공터에 공사 관계자들의 안전보호 및 사고발생 방지를 위하여 신호수를 배치하는 등으로 공사차량들이 그 진행반경 내에 장애물이 있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할 의무를 부과하더라도 피고에게 지나친 부담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ㆍ증진함을 목적으로 하여(제1조) 그 보호대상자를 “노무를 제공하는 자(사람)”라고 규정함으로써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근로자’보다 보호대상을 확대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은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 또는 수급인 근로자의 작업 장소, 시설 등의 위험에 대하여 지배․관리권이 있다면 도급의 유형, 위험장소 여부 등에 관계없이 수급인 근로자의 안전․보건조치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이 사건과 같이 공사 현장에 인접한 공터가 작업차량의 대기 장소나 하수급인들의 현장사무소 부지로 사용되고, 그러한 사정을 도급인도 잘 알고 있으며, 공터가 공사현장과 물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도급인에게 공터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한 안전․보건조치 책임을 인정하더라도 도급인에 대하여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라면, 위와 같은 법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그러한 공터에서 수급인의 근로자가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대기하거나 이동하는 것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에서 정한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H병원’이 이 사건 공터에 대한 점유․관리권을 가진다 하더라도, 위 병원은 ‘공사차량 출입금지’라고 표시된 현수막을 거는 등 위 장소에 공사차량들의 출입을 용인한 바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차량들이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이러한 경우에까지 위 병원이 그 지배․관리권에 기한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사고 장소가 F의 현장사무소 인근이라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책임이 면책된다고 볼 근거가 없다.
앞서 살펴 본 여러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지게차 운전자 G의 주의의무 위반 및 피고의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에 따른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의 과실이 함께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인 E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및 관계, G과 피고가 각기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과 위반의 정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에 관한 피고의 책임비율은 30%로 봄이 타당하다.
구상금 지급의무의 발생
원고가 E에게 손해배상금 90,134,000원을 지급하여 피고가 공동면책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그 중 자신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27,040,200원(= 90,134,000원×0.3)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 27,040,200원과 이에 대하여 면책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최종 보험금 지급일 다음 날인 2020. 4. 7.부터 소장송달일인 2020. 6. 8.까지는 민법에 따른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정당하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와 같은 결론인 제1심판결은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권순호(재판장) 강희석 오연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