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위탁계약이라는 명칭 또는 형식과 무관하게 F 등의 위탁업체를 ㈜C의 기존 하부 영업조직으로 유지, 포섭하여 운영하였고, 근로자를 신규 채용하는 형식으로 인사 발령하는 과정에서 호봉 역시 기존 위탁업체와 연속성을 유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이 F에 입사한 당시부터 근로기간을 인정하여야 하는 점, ② 피고인이 공인노무사로부터 받은 회신자료는 여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민사소송 또는 고용노동부 진정 결과에 따를 것인지 정책방향을 결정하라는 취지에 불과한 점, ③ 피고인은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주체이므로 회사 내부 서류 뿐만 아니라 관련자들의 진술을 구체적으로 청취하고 면밀한 법리 검토를 거쳐 당시 사실관계를 확인하여야 함에도 공인노무사의 자문 및 회사 내부 자료를 피고인에게 유리하게만 해석하여 지급을 거절한 점, ④ 이 사건을 조사한 근로감독관과 D이 F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20004. 4. 10.부터 연차미사용 수당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며 제기한 민사소송(제1심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9가단107300호, 항소심 대구지방법원 2020나326015호, 이하 ‘관련 민사소송’이라 한다)에서 제1심 법원은 법률적인 해석만을 달리하였을 뿐, 적어도 D이 F에 입사할 당시부터 퇴사 시까지 근로기간의 계속이 인정된다는 결론에서는 동일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비록 사후에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도5700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주)C의 D에 대한 민사상 책임 유무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이 D에 대한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금품청산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여기에 이 사건을 조사한 근로감독관은 ㈜C이 F과의 위탁계약을 해지한 것의 실질은 ㈜C이 F의 영업 일체를 양수한 것이라고 보아 D의 근로기간을 D이 주장한 최초 입사일인 2004. 4. 10.부터 기산한 반면, 관련 민사소송에서 제1심 법원은 결론은 이와 동일하지만 애초에 ㈜C이F 등과 체결한 위탁계약 및 그 해지는 명칭 내지 형식과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C의 내부적 조직변경 또는 인력재배치라고 보았고, 항소심 법원은 유사한 취지로 D의 근로기간을 최초 입사일부터 기산하되, 그 최초 입사일을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2002. 6. 1.이라고 본 바, 이는 모두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퇴직금 등의 존부에 관한 다툼이 발생한 이후에 내려진 판단일 뿐만 아니라, 근로기간의 개시 시점에 대한 결론과 그 근거인 법률적인 논리도 상이하며, D이 ㈜C에서 퇴사하기 전인 2016. 7.경 ㈜C의 자문요청을 받은 공인노무사는 이와 달리 ‘불법파견관계가 성립하는지 여부’가 법률적 쟁점이라고 파악하고 그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 어려워 민사소송을 통해 판단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힌바(공판기록 51, 52쪽), 이렇게 법률적인 쟁점 자체가 무엇인지와 그 결론은 어떠한지에 대하여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주)C의 G 영업부문 아웃소싱 정책에 따른 위탁계약 체결과 직영화, F 직원들의 채용절차 등 관련 업무에 관여하지 않아 사실관계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피고인으로서는 D에게 퇴직금 등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법률적으로 정확하게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변성환(재판장) 이창섭 김찬영
각주1) 관련 민사소송의 제1심에서는 ㈜C과 F이 별개의 업체라는 전제 하에 양자 간의 위탁계약 해지가 명칭 그대로 위탁계약의 해지로서 고용승계와는 무관한지[(주)C 측의 주장] 아니면 실질적으로 고용승계를 수반하는 영업양도인지(D의 주장)가 주로 다투어진 것으로 보이나, 제1심 법원은 애초에 ㈜C이 위탁계약의 형식을 빌려 F 등을 하부 영업조직으로 유지・포섭한 바, 양자간에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해지한 것은 ㈜C의 내부적 조직변경 또는 인력배치에 불과하다고 보았고, 항소심 법원도 유사한 취지로 2001. 4. 1.에 있었던 영업위탁 및 2009. 1. 1.에 있었던 영업편입은 ㈜C과 F 등이 별개의 독립적인 사업체의 지위에서 영업부문을 위탁하거나 편입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F 등을 ㈜C의 하부 영업조직으로 계속 유지한 상태에서 그 형식 또는 명칭만을 영업의 외주(아웃소싱) 또는 위탁계약, 영업의 편입(인소싱) 또는 편입계약으로 사용하였다고 보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