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10. 6. 선고 2022가단227217 판결

주문

1.

피고는,

가.

원고 A에게 29,646,25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3. 15.부터,

나.

원고 B에게 13,101,14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3. 15.부터,

다.

원고 C에게 25,119,426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3. 15.부터,

라.

원고 D에게 6,952,672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3. 15.부터,

마.

원고 E에게 5,945,688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17.부터,

바.

원고 F에게 24,555,316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3. 15.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아래 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해당 기간 동안 채권자로부터 위임받은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부제소 합의를 하였으므로, 이에 위반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의 내용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수수료를 받아 온 독립적인 사업자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할 당시 ‘본인은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세 납부의 대상이 되는 개인사업자로서 어떠한 형태로든 귀사와 근로관계의 성립을 원치 않으며, 앞으로도 본인이 근로기준법 기타 노동관계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귀사에게 어떠한 민․형사상 청구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합니다.’라고 기재된 각 서약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에 관하여 사전에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인데(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므로 위 부제소 특약은 효력이 없어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12739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회사에 근무하는 채권추심원 등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채권추심원 등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 등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165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3 내지 6, 8 내지 15, 20, 21호증, 을 제3, 4, 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는 본사 산하에 지역별, 채권별로 각 본부를 두고 그 아래 30여 개의 지점을 두고 있고,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지점에 배치되어 피고로부터 할당받은 채권을 추심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의 전산망에 당일 수행한 업무내용 등을 입력하고, 피고가 마련한 양식에 따라 보고서, 기안서 등을 작성하여 순환 근무를 하는 피고의 정규직 직원인 팀장 또는 지점장의 결재를 받아왔으며, 일별, 주별, 월별 목표치를 설정하여 소속 지점에 제출하는 등 피고에게 업무수행내용 및 과정 등을 상세하게 보고하여 왔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업무를 상시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함으로써 추심 실적을 향상시키는 한편 채권추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적절한 업무 처리나 개인정보유출에 따른 위험 발생 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이러한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근무 형태의 업무 방식을 채택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피고의 업무 방식의 특성상 전 지점이 유사한 방식으로 채권추심원들을 관리하여 왔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2)

피고는 각 본부와 그 산하 지점의 채권추심원별 일일 회수실적을 취합하여 비교 및 평가하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채권 회수 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치를 설정하게 하였으며, 채권추심원들에게 실적이 저조한 경우 채권배정, 계약 해지 등 불이익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으로 감독과 통제를 하였다.

3)

원고들이 담당한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주된 사업에 해당하고, 피고는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근무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각종 근태와 관련한 지침을 통하여 사실상 이를 구속하여 왔다. 원고들의 근무시간이나 장소가 관련 규정에 의하여 제한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적절한 업무 수행의 측면에서 위와 같은 제한을 자율적으로 준수하는 것을 넘어서 피고에 의하여 구체적인 근무시간 및 장소 등이 정해진 이상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종속적인 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4)

피고는 소속 채권추심원들에게 위와 같이 구체적․일반적 업무수행방법에 대한 지시․교육을 하고, 이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으로 업무수행방식을 통제하였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채권추심회사는 채권추심원이 신용정보법 규정에 따라 추심업무를 수행하도록 감독 및 교육하여야 할 의무가 있기는 하나, 피고가 소속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목표설정에서부터 채무자 방문, 집중근무시간의 설정, 추심목표달성 등 채권추심업무의 처리 과정에까지 관여한 이상 위 법령상의 의무만으로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5)

피고는 소속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 사무집기, 비품 등을 제공하였고, 전화․우편요금, 등․초본 발급비용 등의 비용을 부담하기도 하였다.

6)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 갱신되어 원고들의 근로제공에 계속성이 있었다.

7)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그 액수에 있어 당사자별․기간별로 차이가 있고,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그 지급이 결정되는 사정이 있으나,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그 액수도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위 수수료가 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8)

원고들에 대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않고, 피고가 원고들의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하였으며, 원고들이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사항들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들어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

5.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액수의 산정

1)

원고 A, B, D, F

위 원고들이 산정한 법정퇴직금 액수 자체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퇴직금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 ‘법정퇴직금’란 기재와 같다.

2)

원고 C, E

가)

주장의 요지

원고 C, E은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한 평균임금에 따라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원고들이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초로 한 1일 평균임금은 퇴직 전 1년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초로 한 1일 평균임금과 비교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과다하게 산정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 원고들의 퇴직금은 퇴직 전 1년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한 1일 평균임금에 따라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원고 C, E의 퇴직 전 3개월 동안, 퇴직 전 1년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과 그 비율이 아래 표<1> 기재와 같은 사실은 앞서 든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 원고들이 퇴직 전 3개월, 퇴직 전 1년 받은 각각의 수수료 합계액에 기초하여 산정한 1일 평균임금의 비율이 2배에 이르지는 아니하는바, 위 원고들이 퇴직 전 3개월 동안 받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초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와 같이 원고 C의 퇴직금은 25,119,426원, 원고 E의 퇴직금은 5,945,688원이 된다.

다.

피고의 지연손해금율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요지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은 개별 사건에서의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피고로서는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이익이 있어서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따라 연 20%의 지연이자를 가산하여서는 아니 된다.

2)

판단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의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임금이나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연하는 경우 가중 이율에 의한 지연이자를 가산하도록 한 것은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계 기초가 되는 임금과 퇴직금의 부당한 지급지연을 막고 사업 주로 하여금 조기청산을 유도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처럼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아니한 하급심 판결이 선고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 원고들이 퇴직하기 전에도 피고와 같은 신용정보회사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대법원, 하급심 판결이 많이 축적되어 있었고 피고도 이를 잘 알고 있었으며 그 판결에서 나타난 근로자들의 근로형태와 원고들의 그것이 크게 다르지 아니하다.

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인 근무형태를 따져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이 사건에서의 원고들의 입증 정도, 피고의 주장 내용과 그 근거로 제출된 증거를 모두 종합해 볼 때, 피고의 주장을 결과적으로 배척하면서도 피고가 원고들의 청구를 다투는 것이 적절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