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용인시 처인구 C 지상 건물의 증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건축주이다.
원고는 2020. 9. 11. 09:00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시멘트를 메고 외부 철재 계단을 통해 3층으로 올라가던 중 가설재를 지지하고 있는 아시바 클립고정이 느슨한 2층 위치에서 균형을 잃고 3미터 가량 아래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경추 골절로 인한 척수손상 등의 상해(이하 '이 사건 상해'라 한다)를 입었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5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공사의 건축주로서 이 사건 공사를 건축주 직영공사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원고를 고용한 사용자로서 추락사고 등을 방지할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원고에게 이 사건 상해를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969,606,487원(= 일실수익 88,926,240원 + 기왕치료비 162,876,519원 + 향후치료비68,039,895원 + 개호비 1,048,009,199원 + 위자료 100,000,000원 - 공제금 498,245,36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건축주인 피고가 원고를 고용한 사용자임을 전제로 하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고용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먼저 본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는 "사업주라 함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3조 제1항은 "이 법은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건축주가 건물 신축공사를 시행함에 있어 건축공사 전부를 건축업자에게 도급주어 시공하지 아니하고, 직접 근로자를 고용하여 시공하거나 부문별로 일부 공사는 도급을 주어 시공하고 일부 공사는 직접 근로자를 고용하여 시공할 경우에는 건축주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에 해당하여 법 제23조 제3항 또는 법 제29조에 따른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3196 판결).
갑 제5호증, 을 제5, 6,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보험급여 지급확인원 등 산재보험 관련 서류에 소속사업장의 사업주가 피고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거시증거,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와 원고 사이에 고용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2020. 8. 19. D과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착공예정일 2020. 8. 20.', '완료예정일 2020. 10. 15.', '예상공사금액 8,100만 원 및 추가공사 2,300만 원','기성부분금 : 공정별 기성금 지급은 투입 전 협의하며, 결정사항이 없을 시 매주 정산한다(필요시 각 공정별 일정금 선지급), '준공금 : 각 공정별 공사 완료시 검사 완료후 대금(잔금) 지불 정산' 등으로 하고, 피고는 D에게 용역 대가로서 관리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관리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관리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관리용역계약의 내용은 그 상당부분이 공사를 위하여 체결되는 도급계약과 다르지 않고, D이 현장책임자로서 이 사건 공사 진행을 관리하는 것은 노무에 해당하나, 도급계약은 수급인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인데, '일을 완성'한다는 것은 '노무에 의하여 생기는 결과'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관리용역계약에 D에게 노무에 대한 대가를 별도로 책정하여 이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 사건 관리용역계약이 도급계약이 아닌 고용계약이라고 보기 어렵다.
D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항목별 공사업체를 직접 선정하였고(D이 직접 선정하지 아니한 업체는 이 사건 관리용역계약과 관련된 견적서 금액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도장', '창호' 항목 등의 공사였다), 공사대금의 지급 과정 또한, 피고에게 D의 요구에 따라 일정기간 일정 금액의 돈을 보내주면, D이 항목별 공사업체에게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의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감독은 D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반면 피고가 항목별 공사업체를 선정이나 이 사건 공사현장의 관리 등에 관하여 D에게 구체적인 지시나 관여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조적공사를 시행하는 공사업자가 소개한 줄눈공사 공사업자가 소개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출근하게 되었고, 원고를 이 사건 공사현장의 인부로 채용하기로 결정한 것도 D이었으며,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와 D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관리용역계약이 도급계약에 해당한다고 보는 이상, D이 피고를 대리하여 원고를 채용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D은 건설업에 종사하는 건축업자인 반면, 피고는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을 전혀 갖추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건축주로서 이 사건 공사를 건축업자인 D에게 맡기면서 그가 채용을 결정한 원고에 대한 작업 중의 안전조치까지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은 일반적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 내지 사업주로서 부담하는 보호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사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