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 2항 기재와 같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8. 5. 30. 건축주인 C으로부터 서울 동대문구 D 소재 3층 다가구주택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 받고, 이 사건 공사 중 골조공사를 E에게 하도급 주었으며, E은 위 골조공사의 현장소장으로 F을 고용하였다.
'G'을 운영하고 있는 원고는 F로부터 인력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2018. 6. 2.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인부들을 소개하였다.
이 사건 공사현장에 소개된 인부들의 각 팀장은 매일 원고로부터 작업확인서를 지급받아 이 사건 현장에서 작업을 마치고 F로부터 작업확인서에 서명을 받아 원고에게 이를 전달하였다.
인력사무실에서 인부들을 소개하는 경우 소개받은 건설업체는 보통 보름 또는 1달 단위로 인부들의 노임을 결재해 주므로 인력사무실은 건설업체 대신 노임을 미리 지급하되 나중에 건설업체로부터 이를 지급받는 방식의 건설업계 관행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소개한 인부들에게 소개 수수료를 제외한 일당을 팀장을 통하거나 인부들에게 직접 현금 또는 계좌이체를 통해 매일 선지급 하였으나 피고나 E으로부터 해당 인부들의 노임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원고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차전2028 노임(인건비) 사건에서 C을 상대로 '이 사건 공사현장의 F 소장으로부터 인부 공급을 요청받아 인부를 파견하였으나 이 사건 공사를 직영한 C이 4,174,000원만을 지급하였을 뿐 나머지 25,674,000원의 노임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지급명령을 받았으나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가단9181 청구이의의 소에서 'C이 이 사건 공사를 직영으로 시공하였다거나 노임을 직접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받았다.
한편 E은 피고 및 C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0가단8946 공사대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21. 4. 28. '피고 및 C은 연대하여 E에게 16,77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피고는 항소하지 않아 위 판결 중 E과 피고 사이의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다<1>.
이 사건 공사현장의 작업이 중단되자 C은 원고에게 1,5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6, 8 내지 13호증, 을제1, 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또는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다음의 각 사유로 금 15,674,000원(= 이 사건 공사현장 근로자들의 총 임금 29,848,000원 - 지급된 4,174,000원 - C이 지급한 15,000,000원 중 이 사건 임금에 충당한 10,000,000원)<2>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건설업체, 인력사무소, 인부 사이의 3자 합의에 따라 수급인인 피고가 공사하는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 F로부터 인력을 요청받아 인부들을 소개하고 해당 임금을 지급하였고, 피고는 노임을 책임지고 지급하겠다고 약정하였다.
근로기준법 제44조의2(건설업에서의 임금 지급 연대책임) 제1항은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에 따른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같은 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에게임금(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으로 한정한다)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하수급인 E에게 16,770,000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는바, 그렇다면 직상 수급인인 피고는 하수급인 E이 미지급한 임금에 대하여 E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이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
원고는 건설업계 관행에 따라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한 근로자에게 대신 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일용직 근로자의 임금에 대하여 연대책임이 있는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대신 지급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3>.
판단
먼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 인부들의 노임을 지급하겠다고 약정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제6, 8, 9호증의 각 일부 기재 내지 음성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오히려 위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연락하여 원고측의 입회하에 E에게 공사비를 지급함으로써 인부들이 노임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정리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인정될 뿐이다(갑 제6호증 중 5, 6쪽, 갑 제8호증의 음성, 갑 제9호증 중 16쪽)].
다음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44조의2(건설업에서의 임금 지급 연대책임) 제1항에 따라 E과 연대하여 원고가 소개한 인부들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상 수급인의 하수급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는 근로자의 보호라는 사회정책적 고려에 의하여 직상 수급인과 위 근로자 사이에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없음에도 법정의 채권채무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이는 건설도급에 있어서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자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그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한편, 근로자와 그 가족의 기본적 생계수단이 되는 임금의 지급을 확보하여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법 규정으로, 위 직상 수급인이 위 임금지급의무를 위반할 경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에 의하여 형사처벌까지 받도록 규정한 것이다(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와 같은 입법 취지 및 형사처벌 규정의 존재 등을 감안하여 보면, 원고는 인력소개업자일 뿐 하수급인 E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위 근로기준법조항을 직접 근거로 이 사건 공사현장 근로자들의 체불임금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원고의 제3자 변제에 의한 대위 취지의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는 변제로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하고(민법 제481조),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없는 자가 변제를 한 경우에는 변제한 자는 변제와 동시에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다(민법 제480조 제1항).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공사현장에 근로자를 소개한 자에 불과한 원고는 변제함으로써 당연히 대위의 보호를 받아야 할 법률상의 이익을 가지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고, 따라서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없는 자가 변제를 한 경우에 해당하여 채권자인 근로자들의 승낙을 받아야 하고, 민법 제480조 제2항, 제450조 제1항에 따라 지명채권양도의 대항요건, 즉, 채권자가 그 변제 내지 대위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승낙하여야 채무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할 것인데, 설령 원고의 변제자 대위에 관하여 채권자인 근로자들의 승낙이 추정된다 하더라도 채권자인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근로자들이 원고의 변제 내지 대위 사실을 채무자인 피고에게 통지하였다거나 피고가 이를 승낙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변제 내지 대위사실을 들어 채무자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어느모로 보나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위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 패소 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형권(재판장) 이민수 송승용
각주1) 한편 C은 위 판결에 대해 항소하여 C의 항소가 인용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21나63559 사건)
각주2) 구체적인 계산식은 이 사건 기록을 토대로 원고의 의사를 추단하여 기재한다.
각주3) 원고는 위 사실관계를 주장만 할 뿐 그에 대한 법리주장은 하지 아니하였으나 위 주장을 제3자 변제에 의한 대위 주장으로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