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검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47 내지 59번 각 기재의 근로자들은 정규직 근로자와 그 업무 내용이 동일한 점, 업무장소 및 업무시간이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에 의하여 지정되어있던 점, 업무에 대한 재량이 없었고, 받은 보수 형태가 매월 고정적, 일률적이었다는 점,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대행이 불가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양형부당(쌍방)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에 대해서, 피고인은 너무 무거워서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피고인은 2021. 5. 26.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아 2021. 11. 30.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판시한 각 죄와 위 판결이 확정된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고 형의 감경 또는 면제 여부까지 검토한 후에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 사정 등을 종합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47 내지 59번 각 기재의 근로자들(이하 ‘개발 근로자들’이라 한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아래 사정 등을 원심 판시 사정에 보태어보면, 개발 근로자들은 종속관계에서 사용자인 D에 근로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개발 근로자들은 프로젝트별로 D와 계약을 하였는데, 프로젝트 기간(3개월, 6개월, 또는 1년)에 따라 그 근무기간이 달랐다. 개발 근로자들은 정보시스템 개발계약서가 작성된 반면, 정규직 근로자들은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는데, 전자의 경우 지체상금, 손해배상에 대한 규정, 품질보증에 관한 규정이 있었지만, D에서 기간제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실제 지체상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는 없었다.<1>
이 사건 업무형태는, D가 협력업체로부터 프로젝트를 받아서 D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D는 용역 받은 프로젝트에 회사 내 정규직과 개발 근로자들을 함께 파견하였고, 이들은 협력업체에서 근무를 하였다.
파견된 정규직 프로그램 개발자와 이 사건 개발 근로자들은 D의 프로젝트 관리자, 소위 PM(Project Manager)으로부터 업무배정을 받아 각각의 업무를 하는 등 그 업무내용에 있어서 차이가 없었고<2>, 프로젝트 스케줄에 따라서 계획에 맞춰 프로그램을 완성하게 되면 거기에 일자를 집어넣어, 주, 월 단위로 D사 PM이 원청회사에 보고하는 형태였다. 문제점이 있으면 위 PM이 조정을 하고, 원청회사에서 피드백도 받는데, 약간씩 늦어지거나, 추가 업무가 생기는 경우 조정을 하게 된다<3>. D의 관리자가 원청 사람들과 조율해서 업무를 진행하며,<4> 통상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하고, 정규시간내에 책임자가 준것에 대해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5> 출퇴근 관리도 D의 프로젝트 관리자들이 했으며 출퇴근시간을 지키지 않는 경우 구두경고만 있었을 뿐 달리 불이익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그렇다고 개발 근로자들이 무단으로 결근하는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6>. 또한 원심 증인 T은 출근 관리와 관련하여 딱히 서류를 만들어서 한 것은 아니나, D의 PM 등이 출근해있는 경우, 개발근로자들이 출근이 늦으면 말이 나오기 마련이고, 사회통념상 찍혔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7>.
개발 근로자들은 협력업체의 A/S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해외 AMOS 개선 업무 등을 한 것으로 보인다.<8> 이러한 업무들은 업무지시를 받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으로 같이 투입된 정규직 근로자나 다른 직원들이 대신할 수 있는 업무였지만<9> 개발근로자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 S는 원심 법정에서 업무에 재량은 없고, 배정받은 업무에 대해서만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이라고 진술하였다<10>.
한편, 개발 근로자들은 피고인의 회사인 D의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타사로 이직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지 않았으며,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 다른 회사에서 근무를 하더라도 D에서 달리 이를 제지하거나 제지할 방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11> 실제로 개발 근로자들 중 T, BG, BJ, S, BA은 프로젝트가 끝나고 D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도 업무를 했다고 진술하였다.<12>
원심 증인 T은 D와 정보시스템 개발계약을 하고 2012. 3.~4.경부터 중간에 쉰 적도 있지만 2020. 3.경까지 N 일을 했다, 처음부터 계약직으로 들어가서 정규직으로 전환은 선택사항이 아니었고 요구한다해도 가능성이 없었으며, 한번은 총무부 쪽 근무자가 ‘정규직으로 급여를 400만 원으로 낮추어서 할 의향이 있느냐’고 해서 ‘계속 다니면 낮춰서라도 하겠다’고 했으나 그 후로는 별 이야기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13>. 또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스케줄이 나오는데, 언제까지 마무리할지, 테스트할지, 이관은 언제 할지가 다 나오기 때문에 정해진 대로 한다고 진술하였다.<14>
개발 근로자로서 2020. 1. 19. 경부터 2. 14.까지 근무한 원심 증인 U은 근무장소는 D가 아니고 BC에 있는 BD 건물로 출근을 하였는데, 이는 프로젝트가 BD 프로젝트라서 그쪽으로 출근하였으며, 근무장소는 D에서 정하는 것이라고 진술하였다<15>. 또한 자신은 D 쪽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안해봤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와도 된다“고 해서 일을 시작했는데, 얼마후 퍼포먼스가 안나온다고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16>고 진술하였다.
위에서 본 개발 근로자들의 업무내용, 업무장소 및 업무시간은 D사 PM이 지정하고, 개발 근로자와 정규직 프로그램 개발자 사이의 업무에 차이가 없었던 점, 프로그램 스케줄에 따라 완성된 프로그램을 입력하게 되면, 주, 월단위로 D사 PM이 이를 취합하여 원청에 보고하고, 피드백을 받는 등 개발 근로자들이 그 스케줄에 맞춰 업무를 진행한 점, 또한 개발 근로자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업무를 대행할 수 있었다거나 그렇게 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개발 근로자들은 그 업무수행과정에서 D의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계약형식과는 달리 그 실질에 있어서는 종속적 관계에서 그 사용자인 D에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가사 앞서 본 바와 같이 출퇴근시간에 대한 불이익이 없었다 하더라도, 개발 근로자들과 D 사이의 계약은 단발성 프로젝트 계약으로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그 관계가 끝나는 것인바 추후 D와의 재계약이 보장되지 않는 개발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구두경고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고, 무단결근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또한 실근무기간인 프로젝트 기간 외에 다른 회사에서 업무를 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 사정만으로는 개발 근로자들의 계약기간내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며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 취업규칙, 복무규정의 적용여부, 임금체계<17>, 연차 사용방법의 차이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부분임에 비추어 그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
소결론
그러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주장은 이유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그 전부가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 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