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 A은 서울 강서구 B, 1층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인테리어업을 경영하는 개인 사업자로, D으로부터 '서울 강서구 E 아파트 F호'에 대한 실내 인테리어 수리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아 시행하는 사업주로서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이 사건 공사 중 창호 제작 및 설치 · 해체공사를 G에 도급주었다.
H<1>는 창호 설치를 주된 업으로 하는 개인사업자로, G으로부터 창호 설치 공사를 재하도급받아 시행하는 사업주로서 소속 근로자에 대한 안전과 보건에 관한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사업주는 ① 중량물의 취급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추락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 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 ② 구조물, 건축물, 그 밖의 시설물이 그 자체의 무게 · 적설 · 풍압 또는 그 밖에 부가되는 하중 등으로 붕괴 등의 위험이 있을 경우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를 하여 근로자에게 미칠 위험성을 미리 제거하여야 하며, ③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 대해서 안전모, 안전대 등 보호구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하여야 하고, ④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 또는 기계·설비 등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작업발판 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해야 하고, 작업발판 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한편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위 ① 내지 ④항과 같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
H는 2021. 12. 2. 09:08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I(남, 43세), 피해자 J(남, 39세)으로 하여금 8층 발코니 난간에 전동도르래를 설치하여 1층에 있던창틀을 인양하는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
당시 그 곳 현장은 높이 약 18m의 추락할 우려가 있는 장소였고, 1989. 12. 준공된
아파트로 노후화되어 발코니 난간이 하중 등으로 탈락의 위험이 있었으며, 피해자들의 작업은 중량물인 무게 약 52kg의 창틀을 인양하는 작업이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H는 사업주로서, 피고인 A은 도급인으로서, 위 ① 내지 ④항과 같이 추락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피해자들로 하여금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고,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를 하여 피해자들에게 미칠 위험성을 미리 제거하여야 하며, 피해자들에게 안전대를 지급하고 이를 착용하도록 하여야 하는 등 소속 근로자 및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위와 같은 안전조치가 이루어졌는지 여부 등을 관리 · 감독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A과 H는 위와 같은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채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고,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아니하고, 피해자들에게 안전대를 지급 · 착용하도록 하지 아니하는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창틀 인양 작업 중 하중 등으로 발코니 난간이 탈락하여 중심을 잃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각각 약 18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게 하여 각각 두부 손상 등으로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A과 H는 공동하여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과 동시에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판단
피고인 A과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 A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가 아니므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나 도급인이 될 수 없고, 피고인 H는 피해자들의 업무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한 사실도 없어 업무상과실치사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구체적 판단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에 대한 판단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4호는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7호는 '도급인이란 물건의 제조 · 건설 · 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를 말한다'고 규정하며, 제38조, 제39조, 제63조에서는 근로자에 대한 안전조치와 보건조치 의무를 사업주와 도급인에게 부과하고 있는바,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재해조사를 하면서 피고인 A에 대하여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는 1인 개인사업자로 조사한 점(증거기록 2권 119쪽) 등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A이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A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사업주가 아니고, 사업주임을 전제로 하는 도급인도 아니므로 사업주와 도급인을 수범자로 하는 산업안건보건법과 그 위임에 따른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의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업무상과실치사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 A은 피해자들을 고용한 H의 원도급자인바,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 A과 발주자인 고객 사이의 인테리어공사 계약서에 첨부된 공사내역서에 "창호양중(사다리차포함)"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 A이 K에게창틀공사를 도급주면서 그 견적서에 사다리차 비용이 포함되어 있던 점(증거기록 2권92, 94쪽), H는 경찰 조사 당시 "현장책임자로서 망인들에 대한 작업지휘와 감독은 H가 하였고(증거기록 2권 206쪽), 창호 설치와 관련하여 피고인 A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지시·감독받은 사실이 없으며, 창틀 인양 전에 사다리차를 이용하지 않고 권양기를 사용하여 창틀을 올리겠다는 내용을 피고에게 알린 적이 없다"고 진술한 바 있고(위 기록 2권 213, 533쪽), 이 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증언한 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K이나 그 하수급인인 H가 계약내용과 달리 사다리차를 이용하지 않고 권양기를 사용하여 창틀을 인양할 것이라는 것을 피고가 알았다거나 피고가 창틀 작업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해자 J의 어머니로서 단독상속인 L이 피고인 A 등을 상대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가단87111호로 손해배상(기)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2024. 6. 13. 위 피고인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그 판결이 항소심을 거쳐 2025. 1. 1.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이 사고 현장에서 작업을 지휘·감독하고 있었다는 점, 작업자들이 사다리차가 아닌 위험한 권양기를 사용하는 것을 목격하였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론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재은
각주1) 이 사건의 공동피고인으로서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여 피고인 A에 대하여만 분리선고 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