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8. 20. 선고 2023노1654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하였는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의하면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 각하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사실오인

2020고단3562호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B과 공사계약 체결 무렵 피고인의 회사가 건설업 무등록업체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건설업 등록 여부 및 직접공사 여부를 속인 것은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인은 애초부터 본건 공사를 제대로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2022고단2886호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회사가 건설업 무등록업체인 점은 피고인에게 공사수행의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추단케 하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에 해당한다. 피고인이 정상적인 공사수행능력이나 의사를 갖고서 공사를 수주했다가 피고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사정변경 등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공사를 완공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공사를 수주할 때부터 정상적인 공사수행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각 사기의 점은 유죄로 인정됨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양형부당)

원심의 위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공사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공사를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법원으로서는 공사도급계약의 내용, 체결 경위 및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그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등 참조).

2)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이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 심리과정에서 심증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

3)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4645 판결 참조).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형법상 인정되는 수준의 기망행위 및 사기의 범의를 갖고 있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사기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피해자 B에 대한 사기의 점(2020고단3562호)

원심이 인정한 사실 관계 및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덧붙여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사계약을 체결할 당시 건설업 등록업체로서 직접공사를 할 것처럼 또는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있는 것처럼 거짓말하여 피해자 B을 기망하였다거나, 공사대금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B은 ‘처음에 건설업 면허가 ㈜D에 있다고 저한테 얘기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은 ‘본건 공사를 완료할 수 있고, 법인 사업자에 건설업이라는 명칭이 있다고 말하였지 건설업 면허가 있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서로 진술이 상반되므로, 피고인이 처음 계약을 체결할 때 건설업 등록업체라고 말한 것인지 사업자등록증에 건설업 업종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말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②

피해자 B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 B은 처음 E빌딩 외벽 리모델링 공사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피고인에게 건설면허증을 요구하지 않았고, 중간에 엘리베이터 설치공사가 추가된 때 비로소 피고인에게 건설면허증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해자 B은 원심법정에서 ㈜D가 건설업 면허가 없는 업체임을 알았으면 절대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처음 계약 체결할 무렵에는 피고인에게 건설면허증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배치되고, 피해자 B이 피고인의 건설업 등록 여부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였다면 건설면허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피해자 B은 원심법정에서 ‘조감도를 마음에 들게끔 만들어줬고 금액 자체도 다른 데에 비해서 조금 저렴한 편이라 면허증을 보여주지 않는데도 결국에는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이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B은 피고인의 건설업 등록 여부보다는 피고인이 제시한 조감도와 저렴한 계약금액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은 인테리어 조감도 작성, 지하 1층부터 건물 내부 계단 페인트칠, 사무실 전기공사, 인테리어 목공사, 화장실 공사 등 상당 부분을 직접 진행한 것으로 보이고, U에게 전부 하도급을 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⑤

그 외에도 피고인과 피해자 B 사이에 체결된 공사계약서상 피고인이 건설업등록업체라거나 직접공사를 진행한다는 점이 계약 내용에 명시적으로 편입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 B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엘리베이터 설치 전문업체에 하도급을 주어 공사를 진행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일반적으로 건설 현장에서 공정별로 전문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고, 한 업체에서 모든 공정을 직접 하는 것이 오히려 드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계약 당시 피해자 B을 상대로 건설업 등록 여부 및 직접공사 여부에 대하여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⑥

나아가 ㉠ 피고인은 계약 체결 당시 다년간의 인테리어 공사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 ㉡ 피고인은 원심법정에서 이 사건 공사대금을 저렴하게 책정한 이유에 관하여 ‘공사를 잘해서 홍보 효과도 누리고 또 건축주가 인맥이 많아서 소개도 받고 해서 잘해보려고 공사를 맡았다’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의 위 주장은 자연스럽고, 피고인이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였다는 것만으로 계약 당시 공사수행능력 내지 의사 없이 이 사건 공사를 수주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 피고인은 2018년~2019년경 현장작업자들에게 임금을 체불하여 3건의 약식명령(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고약4110호, 같은 법원 2019고약8459호, 같은 법원 2020고약4684호)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나, 피고인이 운영하는 ㈜D의 매출은 2018년 약 9억 원, 2019년 약 12억 원, 2020년 약 8억 5,000만 원, 2021년 약 13억 5,000만 원, 2022년 약 7억 원이었던 것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계약 체결 당시 공사를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다른 현장에서 발생한 체불임금 해결 등을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 피고인은 2019. 6. 18.경 창호업자 AF에게 U을 대신하여 공사대금 700만 원을 지급하였고, 철거공사를 진행한 AB에게 철거공사비의 지급을 확약한다는 서면을 작성해 주었는데,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자신의 책임하에 공사를 끝까지 진행하려고 한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인이 공사현장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것이 민사상 분쟁대상이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이 애초부터 공사를 수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 피고인이 관계법령상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무등록행위 자체가 공사능력 내지 의사가 없음을 증명하는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계약 당시 본건 공사를 수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2)

피해자 I, 피해자 M에 대한 사기의 점(2022고단2886호)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 및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덧붙여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각 인테리어 공사계약을 체결할 당시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 I, M에게 공사를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기망하였다거나 공사대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이 관계법령상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무등록행위 자체가 본건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설령 건설업 등록 여부를 공사능력 내지 의사 유무를 판단하는 요소로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 피고인은 계약 체결 당시 약 10년간 인테리어 공사업에 종사한 경력이 있었고, ㈜D를 설립하여 인테리어 공사를 한 지 5년 가까이 된 점, ㉡ 피해자 I, M의 진술에 의하여도 위 피해자들은 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에게 공사업 등록 여부를 확인하거나 건설면허증을 요구한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운영하는 ㈜D가 건설업 등록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곧바로 피고인에게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②

피고인은 피해자 I, M과 각 인테리어 공사계약을 체결할 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하였더라도, 피고인이 인테리어 공사를 완공할만한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하면서 표현을 과장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 이를 넘어서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공사를 완성할 것처럼 피해자 I, M을 기망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

③

피고인이 인테리어 공사기한을 넘긴 것은 사실이나, 공사계약 내용의 대부분을 시공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I, M이 각 주장하는 하자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채무불이행으로 볼 여지가 있다.

④

피해자 I는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의 공사 여부에 관하여 “정말 기본적인 것만 했고, 샤워기도 5월에 들어왔고, 에어컨은 10월, 11월까지도 계속 얘기했다”고 진술하면서도, 2020. 4. 6. 복싱장을 오픈하였다고 인정한 바, 피고인이 약정기한 내 샤워기, 에어컨 공사 등을 마치지는 못하였더라도, 적어도 복싱장을 오픈할 수 있을 정도의 기본공사는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⑤

피해자 M은 피고인에게 인테리어 공사대금으로 약 6,200만 원을 지급하였는데, 피고인이 공사한 부분을 철거한 후 다시 공사할 때 약 9,000만 원이 소요된 점에 비추어 보면, M은 당시 피고인에게 저렴하게 책정된 예산에 비해 무리한 요구를 하였을 가능성이 없지 않고, 피고인은 공사 진행 과정에서 피해자 M과 공사방법과 내용 등에 관하여 적지 않은 의견충돌을 겪어 그 때문에 공사 진행이 늦어진 측면도 있어 보인다. 설령 피고인이 M이 원하는 사항을 모두 충족하는 수준으로 공사를 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민사상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이고, 피고인이 계약 당시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검사 및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은 근로자 11명에 대하여 1,620만 원의 임금을 체불하였고, 수회에 걸쳐 무등록 위법공사를 하였다는 것으로서 그 내용에 상응하는 수준의 처벌이 필요한 점, 피고인은 현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인한 벌금형 등의 범죄전력 외에 이를 초과하는 내용의 전과는 없는 점,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 AQ, BE과 합의하여 위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 불원의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의 여러 가지 양형요소를 비롯하여,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않는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문 중 착오기재임이 명백한 것으로서, ① 원심판결문 제4쪽 제8~11행의 “피고인은 2020. 2. 11.경 I와 사이에 시흥시 J건물 5층 K~L호에 관한 인테리어 공사에 대하여 ‘공사대금 30,000,000원’, ‘공사기간 2020. 2. 12.부터 같은 해 3. 10.까지’로 하는 복싱장 인테리어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부분을 삭제하고, ② 원심판결문 제4쪽 제12행의 “J건물”를 “O아파트 P상가”로, 원심판결문 제8쪽 제15행의 “복싱장”을 “스터디카페”로, 제8쪽 제18행의 “2020. 3. 26.경까지”를 “2020. 8. 19.경까지”로 각 고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파기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