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4. 30. 선고 2024가단20723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2,120,592원과 이에 대하여 2021. 3. 18.부터 2025. 4. 30.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보험업범 및 관계법령에 따라 보험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보험설계사로서 2023. 7. 1. 피고와 TM(Training Manager, 교육실장, 이하 ‘TM’이라고 한다)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그때부터 해촉된 2021. 3. 3.까지 피고의 영남권역, 부산센터, 경남사업본부(창원) 등에서 기존 또는 신입 보험설계사들의 교육, 육성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호증, 을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지휘, 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 소속 설계사들에 대한 교육, 육성과 관련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2,120,592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개인사업자로서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그 위임계약에 따라 피고가 위탁한 업무를 수행한 수임인에 불과하므로,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

3.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제5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피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지위에서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들을 교육, 훈련하는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1)

업무내용의 결정과 업무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 존재여부

가)

원고는 피고의 TM으로서 신입 보험설계사나 기존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보험 관련 교육, 보험설계사 육성 및 정착 관련 트레이닝 업무를 주로 담당하였는데, TM의 역할과 임무 등 업무내용은 피고가 정한 보험영업지침 중 TM 운영기준(이하 ‘이 사건 운영기준’이라 한다)에 의해 피고의 각 지점 소속 TM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나)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각 TM에게 강의주제, 작성기준과 분량, 준수사항을 알려주면서, 해당 주제에 대한 강의교안을 만들어 일정한 기한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하거나, 교육교재 제작을 위한 자료수집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는 주기적으로 TM 전략회의를 개최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본부장 당부사항 등 각종 지침들을 TM에게 전달하였다. 피고는 TM들에게 TM으로서의 역할과 수행업무, 소요시간 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고 요구하거나, 피고가 실시하는 교육에 필수적으로 참여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TM들은 정기적으로 피고에게 교육일정, 활동내역, 저차월 FC에 대한 육성방안, 저차월 FC에 대한 평가 등에 관한 사항을 정리하여 일간, 주간, 월간 보고를 하기도 하였다.

다)

이 사건 운영기준에 의하면, 연구강의나 강의 교안의 내용 등은 정성평가지표로 활용되어 TM에 대한 평가에 반영되고, 그 평가결과에 따라 보너스 수당 지급액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정량평가와 합산한 평가점수가 2회 연속 60점 미만이 되거나 정성평가결과가 2회 연속 D급 이하가 될 경우 해임기준에 해당되게 되므로, 원고를 포함한 TM들로서는 피고의 위와 같은 업무상 지시나 교육을 거부하기는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라)

원고가 강의내용이나 방법에 있어서 피고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일정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지적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강의 업무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이지 그 자체로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요소로 볼 수는 없다.

2)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 여부

이 사건 계약서 제2조 제2항은 ‘회사와 TM 간에는 근로기준법 및 기타 관련 법률상 근로관계가 성립되지 않으며, TM은 회사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93조 소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닌바(2002. 6. 28. 선고 2001다7797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운영기준은 TM의 근무조건, TM의 역할 및 임무, 수당 지급기준, 평가방법, 해임기준, TM↔BM/ FC 전환 규정 등 계약의 주요 조건을 이루는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다, 이 사건 계약서는 ① 제5조 제2항에서 ‘회사는 위탁업무와 관련된 회사의 규정, 지침 등을 변경할 합리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② 제9조 제1호에서 TM의 준수사항으로 ‘회사의 보험영업지침 관련 제규정 및 관련 기준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③ 제10조 제2항 제2호는 ‘TM이 고의 또는 과실로 위탁업무와 관련된 회사의 규정 및 지침을 위반한 경우’를 계약의 해지사유로 삼고 있는바, 결국 이 사건 운영기준은 원고 등 TM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이라고 볼 수 있다.

3)

근무시간과 장소, 근로제공의 계속성·전속성 유무

가)

원고는 그가 자유롭게 강의시간과 장소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피고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표준시간표’에서 정한 교육일정에 따라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교육장 내지 강의실로 출근하여 강의를 진행하였다.

나)

원고가 지정된 강의 시간 외에는 피고로부터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대해 엄격하게 제한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원고는 교육이 없는 시간에는 피고가 제공하는 사무실에서 강의준비, 피고로부터 요구받은 강의교안 마련, 자료수집, 보고서 작성과 FC에 대한 평가업무 등에 시간을 사용하게 되므로 피고의 업무를 떠나 다른 회사에서 강의를 하거나 겸직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피고가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다)

원고는 피고와 최초의 위촉계약을 체결한 이래로 1년 단위의 반복적인 재계약 및 자동 갱신으로 7년 9개월 동안 피고 회사에서 TM으로 종사하였으므로 업무의 계속성도 인정된다.

4)

작업도구의 소유관계, 자기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는지 여부 등

가)

원고는 피고가 제공하는 강의장소와 사무실, 비품 등을 사용하였고, 피고는 TM들에게 PC, 책상 등에 대한 수요조사나 환경개선 건의요청을 받아 필요한 설비 등을 설치하여 주었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제9조 제5항에 따라 위탁업무와 관련된 모든 장부, 보험안내자료, 영수증, 기타서류에 대하여 회사가 제시 또는 반납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즉시 이에 따라야 하는바, 이는 원고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작성하거나 참조한 각종 문서들이 애초에 피고가 제공하여 준 것이거나 원고의 소유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나)

피고는 원고 등 TM에게 법인카드를 교부하여 출장비, 진행비 등 필요 경비를 사용하게 하면서, 그 사용한도와 사용시간을 준수하도록 지시하고, 증빙서류를 갖추어 사용내역을 보고하게 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로부터 실비를 지급받고, 아래 5)항에서와 같이 급여를 지급받아 왔는바, 원고 스스로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창출이나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계약서 제7조에 의하면, 원고가 출산, 질병, 불의의 사고 등으로 위탁업무를 지속할 수 없을 경우에는 3개월 내에서 피고에게 위탁업무의 일시 중지를 요청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원고가 제3자로 하여금 업무를 대행케 할 수 있다는 계약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이와 같이 업무가 중단된 기간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영업지침에서 정한 바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5)

보수의 성격

가)

이 사건 운영기준에 따라 원고는 성과에 따라 육성수당, 조직성과수당, 본인 모집수당 등을 수령하였고, 구체적인 지급액은 매번 변동되기는 하였으나, 위임 당월 포함 6차월까지는 성과와 무관하게 월 400만 원의 수당지급을 보장받았다(위 기준은 2021년부터는 위임 당월만 400만 원을 보장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위임 후 6차월이 지난 이후에는 가장 낮은 실적을 내더라도 육성수당으로 200만 원, 조직성과 수당으로 150만 원을 지급받게 되어 적어도 월 350만 원의 수당지급을 보장받았다. 이처럼 원고는 육성 보험설계사의 수 및 정예화 인원의 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되는 육성수당 및 조직성과 수당을 지급받았으나, 실질적으로는 수당의 하한에 해당하는 기본급을 받으면서 매달 근무성과에 상응한 성과급 보수를 추가로 지급받았다고 볼 수 있다.

나)

이 사건 운영기준에 따르면, TM의 성과에 따른 육성수당, 조직성과 수당의 상한은 월 650만 원(육성수당 상한 : 월 350만 원, 조직성과 수당의 상한: 월 300만 원)이고, 원고는 실적에 따른 육성수당, 조직성과 수당에 본인모집수당, 경조수당, 장학지원수당 등을 합산한 수당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원고는 성과와 관계없이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최소한 월 350만 원 내지 월 400만 원의 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었는데, 이러한 기본보장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원고가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전체 보수에 비추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위 기본보장 수당은 원고가 제공한 근로에 상응하는 대가로 볼 수 있다.

6)

기타

원고가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서의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서 피고의 근로자로 가입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정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사정을 들어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다.

소결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 계산방법과 그 액수에 대하여는 다투지 않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퇴직금 32,120,592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1. 3. 18.부터 피고가 미지급퇴직금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4. 30.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2021. 3.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이 사건은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여부가 문제되는 사건으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므로,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따라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인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이율 적용을 배제하기로 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되,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재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