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31,021,684원과 이에 대하여 2024. 1. 15.부터, 원고 B에게86,316,556원과 이에 대하여 2024. 1. 15.부터, 원고 C에게 63,940,653원과 이에 대하여 2023. 8. 25.부터 각 2024. 4. 30.까지는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E 주식회사로부터 농작물, 가축, 농기계, 풍수해 보험 등의 손해사정업무를 위탁받아 이를 수행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와의 사이에 용역계약서(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고, 원고 A은 2020. 6. 15.부터 2023. 12. 31.까지, 원고 B은 2018. 5. 15.부터 2023. 12. 31.까지, 원고 C은 2016. 6. 10.부터 2023. 8. 12.까지 각 피고의 손해조사사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조사 업무에 종사하였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용역계약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그 실질은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당연히 피고가 부담해야 할 부분으로서 보안전산비용이라는 명목으로 원고들의 급여에서 공제하여 온 4대 보험 사용자 부담분도 원고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용역계약 관계에 있을 뿐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들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원고들을 4대 보험에 가입시킨 것은 E 주식회사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으로 원고들은 4대 보험의 사용자 부담분을 원고들이 부담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는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고, 원고들은 이 부분에 관하여 부제소합의를 하였다.
4대 보험 사용자 부담분에 관한 부제소합의 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4대 보험 사용자 부담분을 원고들의 비용으로 납부하는 데에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사회보험료 납부 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으나(을 제6호증의 1 내지 9), 4대 보험의 사용자 부담분 납부의무를 규정한 규정들(국민연금법 제88조 제3항, 국민건강보험법 제76조 제1, 2항,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4, 5항)은 모두 강행규정에 해당하므로, 위 확인서를 부제소 합의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는 강행법규 위반으로서 효력이 없다.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근로자성 판단에 관한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사정
을 제1, 2호증에 의하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은 2024. 5. 20. 원고 A의 실업급여 신청에 대하여 근로자 지위에 있지 않음을 이유로 반려하였고, 원고 A의 피보험자이직확인서 제출과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는 2024. 10. 2.자 조사보고서를 통해 ① 업무내용이 사용자가 아닌 원고 A 개인 재량에 따라 정해지는 점, ② 원고 A은 지각, 결근 등에 따른 제재를 받지 않는 등 피고의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의 적용이 없는 점, ③ 업무가 원고 A의 재량으로 결정되고 별도의 보고와 허가가 필요치 아니하며, 조퇴와 휴가 등도 원고 스스로 결정하는 점, ④ 근무시간, 근무장소의 지정이 없고 피고의 구속을 받지 아니하며 원고 A의 재량에 따라 결정되는 점, ⑤ 특히 원고 A이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점, ⑥ 겸업이 가능하고 보수가 원고 A의 조사량에 따라 받는 수수료에 해당하는 점 등의 사실이 확인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원고 A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성을 인정하여야만 하는 사정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4호증(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앞서 본 사정들에 불구하고, 원고들은 그 계약의 형식과 달리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들의 4대 보험 가입과 피고의 근로자 취득신고
피고는 원고들을 근로자로 취득신고하고 피고를 사용자로 하여 4대 보험을 가입하였고, 원고들은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였다. 피고는 4대 보험의 사용자 부담분을 원고들에게 전가한 점을 들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원고들을 근로자로 보지 아니하는 합의 가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피고의 강행법규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을 뿐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들의 직함 사용 등 피고 조직에의 편입 정황
피고는 원고들에게 피고 소속이 표시되어 있고 부장, 과장, 차장 등의 직책까지 표시된 명함을 사용하게 하고, 피고의 업무 조직도에도 피고 소속 정규직 직원들과 원고들이 구분되어 있지 않고 원고들의 직함이 그대로 표시되어 있으며, 원고들은 피고의 회사명 등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업무에 임하였다. 피고는 형식적으로 부여한 직함일 뿐 그에 따른 권한과 책임이 부여된 바가 없다고 주장하나, 이는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게 하는 사정이다.
업무 개시의 피고 일방 지정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근, 근무장소, 근무시간 등과 관련한 사항은 자유로 한다"(제4조 제1항)고 규정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피고가 개별업무(개별계약)를 의뢰하고 원고들이 이를 수임하면 원고들은 '지체 없이 수임한 업무(재방문, 재조사 등 손해사정에 필요한 부수업무 포함)에 대한 사고조사, 보고서 작성 및 제출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므로(제5조 제4항) 사무의 개시시기를 재량으로 정하거나 위임인과 이에 대하여 협상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사실상 제3자 고용 불가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는 원고들이 본인의 권리와 책임하에 자신의 계산으로 손해사정 관련 법령에서 정하는 범위 내에서 팀원을 고용할 수 있는 것처럼 기재하고 있으나(제14조 제8항), 손해사정인의 보조인 고용은 보험업법 제186조, 보험업감독규정(금융위원회고시),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금융감독원세칙) 등에 의해 엄격히 규제되고 있고 손해사정인 자격이 없고 사실상 손해사정인의 보조인에 불과한 원고들은 손해사정법인인 피고의 별도 승낙을 얻을 수밖에 없는 등 사실상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할 수 있는 여지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원고들의 계속적·전속적 사용관계
원고들과 피고의 용역계약은 기간이 정해져 있기는 하였으나, 자동갱신조항(제3조)을 통하여 사실상 피고는 원고들을 계속적, 전속적으로 사용해 왔다.
매월 일정금액의 급여 보장
원고들의 보수는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실적을 기초로 산정되는데(제7조 제1항), 보수지급기준<1> 제1조 제1항, 제4항에 의하면 매월 일정금액(원고 A의 경우 120만
원)을 '기본활동비' 내지는 '선급금' 명목으로 지급하되, 실적이 없는 월에는 기본 활동비를 실적으로 보고 지급하고 이후 매출실적이 발생하면 원고들이 부담하기로 한 비용(사회보험료 등)을 공제한 후 정산하여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처럼 원고들이 지급받는 보수는 월단위로 일정금액을 보장받고 있어 생활임금으로서의 성격을 띤다.
피고의 명시적인 업무지시와 감독
원고들은 매일 조사지에 임하기 전 당일의 조사자와 조사지역, 조사명, 조사내용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올려 보고하였고, 해당 대화방에서는 관리자(F 상무 등)가 보고내용을 확인하고 조사방법과 현장에 도착하여야 할 시간을 정해주는 등 업무지시가 있었다.
피고의 지시에 따라 원고들은 매일의 조사내용을 엑셀 파일로 정리하여 업로드하고, 조사서 역시 스캔하여 업로드하였다. 피고는 스캔과 업로드 방법에 대해 스캔 순서와 사진 해상도 및 제출기한 등을 통일적인 방식으로 하도록 지시하였다.
피고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교육자료를 배포하고 교육일지에 서명하여 제출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때에 따라 일일 조사자 평균으로 피고가 실적을 재산출하여 균등하게 급여를 산출하겠다고 공지하는 등 계약내용과 달리 급여의 계산방식을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결정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원고들은 피고에게 종속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소결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의심할 만한 일부 사정들에 불구하고,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되어야 한다.
피고의 퇴직금 지급 및 4대 보험 부담금 반환의무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근로관계가 종료된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들의 별지와 같은 퇴직금 계산을 명시적으로 다투지 않고 있고, 원고들의 산정방식에 별다른 문제점이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를 그대로 인정한다. 또한 원고들은 4대 보험 사용자부담분을 원고들이 부담하기로 피고와 합의한 사실은 인정되나(을 제6호증의 1 내지 9), 4대 보험의 사용자 부담분 납부의무를 규정한 규정들(국민연금법 제88조 제3항, 국민건강보험법 제76조 제1, 2항,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4, 5항)은 모두 강행규정에 해당하는데, 사용자 부담분을 근로자인 원고들이 부담하기로 하는 합의는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이고, 이는 임금의 전액지급의무(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위반이기도 하므로, 피고는 공제한 금액을 원고들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는 원고들의 청구금액에 해당하는 돈을 공제하였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다투지 않고 있으므로, 역시 원고들의 청구금액대로 인정한다.
이에 따라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지급의무액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원고 A에게 31,021,684원과 이에 대하여 2024. 1. 15.(퇴직일로부터 14일 경과한 다음 날)부터, 원고 B에게 86,316,556원과 이에 대하여 2024. 1. 15.(퇴직일로부터 14일 경과한 다음 날)부터, 원고 C에게 63,940,653원과 이에 대하여 2023. 8. 25.(퇴직일로부터 14일 경과한 다음 날)부터 각 2024. 4. 30.(소장 송달일)까지는 근로기준법상의 이율 범위 내에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른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역시 근로기준법상의 이율 범위 내에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른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전부 인용한다.
판사 김동현
사건정보
사건
2024가단232671 근로에관한 소송
원고
A
B
C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유
담당변호사 김영미
피고
D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교
담당변호사 김상민, 박근덕
변론종결
2025. 10. 21.
판결선고
2025. 12. 23.
별지
<생략>
1갑 제1호증의 1, 5쪽 이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