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8. 20. 선고 2024가합10578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시내버스 운수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피고는 2019. 1. 14. 원고에 입사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온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1. 2. 10. 경영난 등을 이유로 같은 해 3. 10.자로 피고를 해고한다고 통보하였다. 이에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가합110678호로 해고무효확인 및 2021. 3. 11.부터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23. 5. 19. 승소판결을 선고받았고, 이에 원고가 서울고등법원 2023나2024006호로 항소하였으나 2024. 1. 26. 제1심판결의 임금 청구에 관한 부분 중 원고 패소 부분 일부를 취소<1>하는 것 외에는 항소를 기각하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이에 대하여 다시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2024. 5. 17. 상고기각으로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선행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해고 기간 중인 2021. 7. 21. 체불임금과 관련된 고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하고 원고로부터 미지급 임금 3,141,000원을 수령하였으므로 선행판결에 따른 임금 채권 중 위 금액 상당은 변제로 인하여 소멸하였다. 또한 피고는 2021. 3. 26.부터 2021. 10.14.까지 실업급여로 8회에 걸쳐 합계 12,625,200원을 수령하였고, 해고기간 동안 다른 회사에 근무하면서 매월 급여를 수령하였으므로, 위 실업급여 12,625,200원과 다른 회

사에 근무하면서 수령한 급여의 30%인 32,167,746원(2,749,381원×30%×39개월)은 중간수입에 해당하여 선행판결에 따른 임금 채권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청구이의의 소에서 청구이의 사유에 관한 증명책임도 일반 민사소송에서의 증명책임 분배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따라서 청구이의 소송에서 권리 발생의 장애 또는 소멸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원고에게 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1285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1)

2021. 7. 21. 수령한 3,141,100원

가)

청구이의의 소에서 이의의 대상이 되는 집행권원이 확정판결 또는 조정조서인 경우에는 그 기판력과의 관계상 이의는 그 이유가 당해 소송의 사실심 변론이 종결된 이후에 생긴 것에 한하여 할 수 있고, 이보다 앞서 생긴 사정은 가사 채무자가 그러한 사정이 있음을 과실 없이 알지 못하여 변론종결 전에 이를 주장하지 못한 것이라 하여도, 청구이의의 이유로 삼을 수 없다(민사집행법 제44조 제2항, 대법원 2005. 5.27. 선고 2005다12728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기초사실에 따르면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는 선행사건의 제1심판결 선고일(2023. 5. 19.) 이전인 2021. 7. 21.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 3,141,100원을 변제하였다고 보이는바,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이는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발생한 사유로서 선행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할 적법한 이의사유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또한 위 돈은 선행사건에서 청구한 기간 이전에 발생한 체불임금이다).

2)

2021. 3. 26.부터 2021. 10. 14.까지 수령한 실업급여

원고는 피고가 2021. 3. 26.부터 2021. 10. 14.까지 수령한 실업급여 합계12,625,200원을 선행판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급여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지급받은 실업급여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해고처분이 무효로 확정됨에 따라 피고의 실업급여 수급자격이 인정되지 않아 반환하여야 하는 돈으로 원고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에서 공제할 성격의 것이 아닌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해고기간 동안 다른 직장에서 수령한 급여

가)

원고는 피고가 해고기간 동안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수령한 급여를 선행판결에 따른 임금 채권에서 공제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구체적인 법률적 근거를 밝히지 않고 있다.

나)

원고가 공평의 관념에 따른 손익상계를 주장하는 것이라면(대법원 2023. 11.30. 선고 2019다22423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이의의 소에서 이의의 대상이 되는 집행권원이 확정판결인 경우 그 기판력과의 관계상 이의는 그 이유가 당해 소송의 사실심 변론이 종결된 이후에 생긴 것에 한하여 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가 해고기간 동안 다른 회사에서 급여를 수령하였다는 사정은 선행판결의 변론 종결전에 발생한 사유로서 선행판결에 대한 적법한 청구이의 사유가 될 수 없다.

다)

원고가 상계를 주장하는 것이라면 자동채권이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전에 상계적상에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후에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고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1998. 11. 24. 선고 98다25344 판결 등 참조), 이는 적법한 청구이의 사유가 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해고기간 동안 다른 회사에 근무하면서 급여를 수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달리 보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에 대한 중간수입상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피고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임금 전액불의 원칙을 규정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43조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근로기준법 제43조<2>는 임금의 지불방법에 대하여 직접불 · 전액불 · 통화불 · 정기불의 원칙을 채택하였다. 전액불의 원칙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임금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나, 예외적으로 법령(조세, 각종의 사회보험료 등)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임금의 일부 공제가 인정된다. 이러한 직접불과 전액불의 원칙과 관련하여 임금채권의 상계가 특히 문제되어 왔는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한 채권 또는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임금채권에 대하여는 이를 상계할 수 없다. 상계금지는 근로자의 경제적 또는 사회적 종속관계에서 오는 근로자의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더욱이 상계는 상계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이 상계에 의하여 소멸될 수 있는 위험은 크기 때문에 임금채권의 상계는 엄격한 기준에 의하여 제한적으로만 인정되어야 한다.

(2)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

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고 판시하여 임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였다.

(3)

위와 같은 판례의 법리는 이른바 조정적 상계설을 수용한 것이다. 조정적 상계설은 초과지급이 있었던 시기와 정산시기가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정도로 합리적으로 밀접되어 있으면 공제가 허용된다는 견해인데, 이 견해는 임금의 정산, 조정적 상계를 일반채권에 의한 임금의 상계와는 구별하고, 그것에 시기상, 금액상 및 절차상의 제한을 가함으로써 근로기준법의 전액불지급 원칙의 입법취지를 살리는 한편 임금 지급 사무상의 실태를 긍정하여 그것에 일정한 틀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조정적 상계설의 근거에 대하여는, ①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이 전액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되었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다른 채권과의 상계와는 그 본질을 달리하는 임금자체의 정산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 ② 과불임금의 정산은 임금 그 자체의 계산에 관한 것이므로 전액불 원칙의 위반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허용되고, 또한 과불임금의 정산은 부당이득반환의 성질을 가지므로 전액불원칙의 적용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는 견해, ③ 계산착오로 또는 기술상의 문제로 임금이 초과지급된 경우 초과지급의 불가피성이 있는데다가 임금과 관계없는 다른 채권을 임금과 상계하는 경우와 달리 본래 지급되어야 할 임금은 전액 지급되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4)

위와 같은 학설의 근거 및 판례의 취지를 고려하면,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하여 발생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한데, 원고의 피고에 대한 중간수입상환채권은 민법 제538조 제2항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임금을 초과지급한 경우 등과는 달리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길(재판장) 김창수 김시정

각주1) 원고에게 2021. 3. 11.부터 피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2,749,381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 취소

각주2)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 지급)

①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②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