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서울 용산구 C 소재 D(이하 '이 사건 음식점'이라 한다)에서 2020. 8. 5.부터 2021. 8. 9.까지 주방조리업무를 하면서, 주 6일(월요일부터 토요일), 1일 11시간(12시부터 23시까지) 근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평일은 1일 10만 원, 토요일은 1일 11만 원의 일당을 현금으로 지급받았다.
원고는 2021. 8. 9. 14시경 피고와 말다툼을 하던 중 '못 해먹겠다'라고 말하였고, 피고는 같은 날 퇴근하려는 원고에게 '내일부터는 나오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이야기하였다.
원고는 2021. 8. 25. 피고로부터 해고예고수당, 퇴직금, 주휴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2022. 7. 7. 위 서울서부지청장으로부터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 2,965,068원, 임금(주휴수당) 3,889,964원,그 밖의 금품(해고예고수당) 2,400,000원 합계 9,255,032원을 체불하였음을 확인하는 내용의 체불임금 등 사업주확인서를 발급받았다.
피고는 위와 같이 원고의 해고예고수당 등을 미지급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3. 10. 25.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 퇴직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부분은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주휴수당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로 보아 피고에게 벌금 70만 원의 형을 선고하였고(같은 법원 2022고정739호), 항소심 법원은 2024. 7. 25. 위 주휴수당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 부분도 유죄로 보아 피고에게 벌금 100만 원의 형을 선고하였으며(같은 법원 2023노1410호), 위 판결은 2024. 10. 15. 상고기각(대법원 2024도13254호)되어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 주휴수당, 퇴직금 합계 9,255,03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가 자발적으로 퇴사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피고는 원고와 주휴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일당으로 정하기로 합의하고 그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는 2020. 9. 14.부터 주 6일, 1일 11시간씩 근무하였는바, 2020. 9. 14. 이전에는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으로 퇴직금 산정 계속근로기간에서 제외되어 계속근로기간이 1년이 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해고예고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가 2021. 8. 9. 원고를 해고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는 위 해고일로부터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 2,4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피고에게 '못 해먹겠다'라고 말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위 발언은 피고와의 말다툼 과정에서 이루어진 감정 표현에 불과할 뿐 위 발언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피고는 퇴근하려는 원고에게 '내일부터 나오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하며 근로관계 단절의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였다.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바(대법원 1990. 12. 7. 선고 90다카21886 판결 등 참조), 피고에 대하여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관련 형사판결에서의 사실판단이 이 사건에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아래에서 보는 미지급 주휴수당 및 퇴직금 청구 부분에 대하여도 관련 형사판결에서 유죄로 인정한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주휴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 · 야간 · 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0다224739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주휴수당을 일당에 포함하여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주휴수당3,889,964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주휴수당을 일당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약정의 존재를 증명할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원고와 피고는 주휴수당의 개념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은 그 규정의 존재를 알지 못하거나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자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이고, 원고의 근로형태 등에 비추어 실제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등 포괄임금약정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려운바, 원고와 피고가 상호 주휴수당의 지급을 논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그 지급의무를 면한다고 볼 수 없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2020. 8. 5.부터 이 사건 음식점에서 1주 15시간 이상 근로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965,06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2021. 8. 26.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의 근로감독관과의 전화통화에서는 '원고가 2020. 12. 10.부터 퇴사시까지는 1일 11시간을 일했고 1일 100,000원을 받았음'이라고 진술하였다가(을 제6호증), 2022. 5. 16. 위 서울서부지청의 조사 과정에서는 '원고는 2020. 9. 14.부터 2021. 8. 9.까지는 주 6일, 하루 11시간을 일하는 조건으로 일했다'라고 진술하였는바(을 제1호증 제4쪽), 원고의 근로시간에 관한 피고의 진술은 원고의 진술과는 달리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 근거 없이 피고의 기억에 의존한 것으로서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의 교통카드 이용내역(을 제7, 8호증)에 원고가 이 사건 음식점 근처인 E대입구에서 승하차한 기록이 나타나 있지 않으므로 이를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교통카드 이용내역만으로는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2020. 9. 14. 이전까지의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나아가 을 제7호증은 피고가 스스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작성의 근거가 되는 자료가 이 사건에 현출되어 있지도 아니하다).
피고가 작성한 원고의 근무일자 및 일당 지불 세부 내역 확인서(을 제2호증) 역시 사후적으로 작성된 것으로서 그 신빙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 등 합계 9,255,03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해고된 2021. 8. 9.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1. 8.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및 동법 시행령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채(재판장) 허일승 송승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